이진방 선주협회 회장 · 박현규 해사문제연구소 이사장

 

 

박현규 이사장 안녕하십니까. 해양한국의 신년호 응접실에 나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이켜 보면, 2008년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다난했던 한해였습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해양수산부가 폐지되어 국토해양부로 흡수됐는가 하면, 밖으로는 미국발 금융대란으로 세계금융시장이 극도로 경색되면서 세계경제가 급속도로 침체되었습니다. 또한 해운시황은 전세계적인 금융경색의 여파로 반년 사이에 역대 최고의 호황에서 역대 최악의 불황으로 추락하였습니다. 대담에 앞서 지난 한해를 회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이진방 회장 먼저 2009년 기축년을 여는 희망찬 새해에 해양한국의 지면을 할애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주지하시다시피, 지난 한해는 우리 해운산업 종사자 모두에게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준 한해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지난 5월 하순 부정기건화물선 시황의 명암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가 사상 최초로 1만1,800포인트를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불과 5개월 뒤인 10월 하순에는 1,000 포인트 이하로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당초 대부분의 시황분석기관들이나 해운업계에서는 부정기건화물선 시황이 오는 2010년을 전후하여 조정받을 것으로 예상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9월15일 미국의 초대형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의 파산신청으로 세계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면서 부정기선 시황이 사상 유례없는 폭락현상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여파는 부정기선시장 뿐만 아니라 정기선시장에도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경제가 침체되고, 이로 인해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되면서 아시아발 미주 및 유럽향 컨테이너물동량이 크게 줄거나 정체되었습니다.  

 

박현규 이사장 부정기선 시황의 이같은 폭락은 세계금융시장 불안에 기인했지만 중국의 원자재 재고증가 등으로 인한 수입억제도 하락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금융경색의 영향이 전산업계에 전파되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의 블랙홀이라고 불리며 세계의 원자재를 흡인하던 중국이 멈춰선 충격이 컸던 것 같습니다.

 

이진방 회장 부정기선시황이 짧은 시간에 이 같이 가파르게 하락한 것은 세계금융시장 불안요인 말고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미국발 금융대란에 따른 세계금융시장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세계경제가 침체되고, 세계적인 금융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부족으로 신용장(LC) 개설이 대거 취소됨에 따라 해운수요가 격감한 것입니다.


이와함께 유동성 부족에 직면한 투기세력들이 부정기선 선물시장 등에서 철수한 것과 전반적인 시장심리 위축도 시황폭락에 한몫을 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철광석 재고량 증가에 따른 철광석 수입규제와 브라질 광산업체와의 수입협상 지연도 시황하락에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만, 이 또한 금융경색으로 인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듯합니다. 금융권에서 신용장 개설이나 대출을 전면 중지함으로써 수입이 여의치 않았던 것 같습니다.


또 부정기선시황을 견인해 온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이 금융시장 불안 이후 크게 줄었습니다. 지난해 9월까지는 20% 가까이 증가했으나, 11월에는 3,252만톤으로 8% 감소하였습니다. 2008년 10월말 현재 전세계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814척 가운데 400여척이 중국시장에 집중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중국의 영향력은 실로 절대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밖에 호주 주요항만의 체선현상 해소도 해운시황 하락에 일조한 측면이 있습니다.

 

박현규 이사장 최근의 시황하락으로 우리 선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80년대 해운산업합리화 시절에 버금가는 시련기 같습니다. 당시보다 우리 해운산업의 규모가 크게 확대된데다가 금융경색과 맞물린 상황이기에 더 힘든 것이지요. 이 같은 어려움은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가 겪고 있는 공통의 현상인 것 같습니다. 우리 해운기업들이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은 무엇이며, 이러한 어려움들을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있는지요.

 

이진방 회장 최근의 어려움은 우리 해운업계 뿐만 아니라 세계해운업계와 조선업계 모두가 실감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벌크선을 운항하는 해운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은 크게 △다중구조의 용선체인 △신조선 및 중고선 금융문제 △유동성 문제 등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먼저, 다중구조의 용선체인 문제를 들여다 보면 이는 운임폭락에 따른 것으로 국제적인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시황하락에 따른 용선료의 폭락으로 유동성 흐름이 경색되면서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용선체인상에 있는 선사들이 책임감을 갖고 협의한다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신조선과 중고선 금융문제도 시급히 해결되어야 할 사안입니다. 국내 시중은행들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신조선과 중고선 도입시 약속했거나 계약했던 대출을 중단함에 따라 선사들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신조선의 경우는 금융권의 대출기피로 중도금 납입이 지연됨에 따라 그 피해가 조선업계로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신조선 중도금 미지급시 해운산업과 조선산업이 동반몰락할 우려가 있습니다. 이러한 여파는 결국 금융권의 피해로 이어질 것입니다. 이에 따라 협회에서는 재정경제부와 금융위원회, 전국은행연합회 등에 건의서를 제출하고 계약된 신조선 금융을 재개하여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12월5일 국회와 공동으로 해운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세미나를 열고 선박금융을 조속히 재개하여 줄 것을 촉구하였습니다.


셋째, 유동성 문제입니다. 우리 해운업계는 지난 4년간 해운시황 호황으로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습니다만, 운임이 최근 5개월 사이에 95% 이상 하락함에 따라 일부 선사들이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해운기업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의 해운시장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많은 해운기업들이 어려움에 봉착할 것입니다. 금융권에서 대출금 조기회수와 연장불허를 강행할 경우 우리 해운기업들이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흑자도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 이에 따라 협회에서는 정부와 금융권에 건의서를 제출하고 대출금의 조기회수 계획을 철회하고, 대출금을 연장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습니다.


이와함께 협회는 유동성 부족에 따른 선박의 헐값 해외매각에 대비하여 선박자산관리회사 설립을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지난해 11월19일 NH투자증권과 유동성 해소를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데 이어 선사들을 대상으로 매각대상 선박들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국토해양부에서도 우리 선사들의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고 있고 국회 역시 해양산업의 위기지원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며 도와주고 있어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박현규 이사장 외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7일 런던의 운임선물거래(FFA) 시장에서 최소 6개 선사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고 용선체인상에 있는 선사들이 용선료를 받지 못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우리 해운기업들도 이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문제는 용선체인 상의 선사들끼리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대화해 나가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밖에 길이 없을 것 같습니다.


신조선과 중고선의 금융문제의 경우, 전세계적인 신조선가 하락으로 신조선의 건조계약 파기사례가 잇달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신조선 중도금 지원중단으로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이미 계약된 신조선의 발주계약 파기는 불가피하고, 이는 곧 조선소의 유동성 부족과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게 됩니다. 해운과 조선의 위기는 별개가 아니기에 함께 묶어서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해운조선발전협의회를 통해 우리 해운과 조선의 동반위기 문제를 잘 해결해나가야 하겠습니다.


이상의 문제들 외에도 원화가치의 급격한 하락에 따른 현행 외화환산회계제도가 우리 해운기업들을 더욱 어렵게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재무제표의 왜곡으로 인해 해운기업의 대외신인도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인데, 선주협회가 이의 개선을 위해 애쓰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진방 회장 이 문제는 오래 전부터 우리 협회에서 정부와 한국회계기준원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개선을 요청해 왔던 사안입니다. 현행 회계기준은 원화가치의 등락이 없을 경우 적용하는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원화가치가 급격히 하락하거나 상승할 경우 문제의 심각성이 큽니다.

 

기업의 경영성과와는 관계없이 원화가치의 변동에 따라 실질적으로는 흑자를 시현했는데도 적자로 표기해야 되고, 적자인데도 흑자로 표기해야만 합니다.
이러한 현상은 실현되지 않은 미래에 갚아야 할 장기외화부채를 당해 연도말 환율기준의 원화로 환산하여 당해 연도 재무제표에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원화가치의 변동폭이 큰 우리 현실에서는 재무제표가 왜곡될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의 급상승으로 외화부채가 주류를 이루는 해운산업부문에서 대규모 외화환산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2008년 12월 중순 현재 기준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1,300원대인데 이는 2007년 말(기준 환율 936원) 대비 무려 364원이 상승한 것으로 이러한 추세가 연말까지 이어질 경우 외항해운업계는 3조8,000억원의 외화환산 손실(2007년말 외화부채 105억$ 기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같은 대규모 평가손실 발생으로 영업이익을 실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재무제표가 적자로 표기되며, 이에따라 외항해운업계 평균 부채비율이 2007년 158%에서 2008년 228%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는 곧 국내외에 신인도 저하를 초래하여, 해운기업의 금융조달 비용상승과 금융권의 선박금융 조기상환 압박, 신규대출 제한 등의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선진국들은 경제위기로 인한 자국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기업보유 주식 및 채권 시가평가 유예’ 조치를 마련하여 지난해 10월부터 시행하는 등 회계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에 우리 협회에서는 최근 금융위원회와 한국회계기준원에 현행 외화환산회계제도를 시급히 개선하여 줄 것을 강력히 요청하였습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회계기준원이 외화부채가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 회계전문가들과의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고, 구랍 18일 경제·금융대책회의에서 ‘외화환산 관련회계처리 개선방안’을 확정되었습니다. ‘기능통화 회계제도’ 도입으로 외화기준의 회계장부를 작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 해운업계의 환율변동에 따른 재무제표 왜곡현상도 2008년분까지 해소될 것입니다. 동 개정안은 이달 중순경에 회계기준원을 통해 기업회계기준 등이 개정·공표될 예정입니다. 

 

박현규 이사장 세계금융시장이 급속도로 경색되면서 해운산업을 비롯하여 조선, 금융 등 모든 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선주협회가 위기극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선주협회의 역할을 더욱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이진방 회장 선주협회는 해운시장의 극심한 침체로 우리 해운업계가 어려움에 직면함에 따라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위기극복에 전력투구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해운위기 극복을 위한 선제대응을 위해 지난해 10월17일 금융위기 상황점검 및 시황전망 발표회를 시작으로 사장단 긴급대책회의와 회장단회의를 개최하여 해운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어 국토해양부와 선사 사장단으로 위기대응 T/F팀을 구성하여 매주 주간상황 점검 및 대응방안 논의하고 있습니다.


조선업계와 공조체제 확립에도 주력하고 있습니다. 11월에는 조선업계에 공동협력체제 구축을 제안했으며, 지식경제부 주최 해운·조선 시황 전망회에서는 해운 과 조선산업의 위기극복을 위한 대책을 제안했습니다. 또한 해운 · 조선업계 CEO 와 임원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토해양부 제2차관 초청 조찬간담회를 갖고 해운 및 조선산업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는 한편, 민관합동대책기구 설치운영과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마련키로 하였습니다. 12월17일에는 해운·조선산업발전협의회를 개최하여 공동으로 금융권에 대해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협의했습니다.


특히 12월6일에는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과 공동으로 해운산업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제안세미나를 개최하여 해운과 조선산업 지원을 위한 국회의 공감대 형성을 위해 노력하기도 했고, 구랍 26일에는 국토해양위원회 박상은의원을 위시한 60여명의 국회의원이 동참한 ‘국민경제 위기극복을 위한 해양산업 지원 촉구 결의문’이 채택되었습니다. 앞으로 협회는 업계의 위기극복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것입니다. 

 

박현규 이사장 이번 해운불황을 계기로 과연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문제점은 없는지,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해운업계 모두가 생각해볼 때입니다. 물론 지금 당장의 문제가 워낙 커서 이를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진정 우리가 해운강국을 지향한다면 반드시 점검해야 할 문제일 것입니다.

 

저는 최근 들어 기회가 닿을 때마다 대량화물의 국적선 이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국민경제의 근간이 되는 전략화물의 국적선 이용은 지금과 같은 해운위기에 더욱 절실합니다. 그런데 일부 대형화주가 최근에도 지속적으로 일본선사를 운송부문 파트너로 선정해 물의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정부는 물론 일반 국민들이 해운산업과 국민경제와의 밀접한 관계와 국익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 같아서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대형화주를 비롯하여 조선, 금융 등 연관산업과의 상생의 협력관계 구축 필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는 시기입니다. 이들 연관산업과의 협력현황과 향후 관계증진 방안에 대해 말씀해 주시지요.  

 

이진방 회장 우리나라는 해운의 불모지에서 최근 반세기만에 3,700여만톤의 선박을 보유한 세계 6위의 해운국으로 발전하였습니다. 특히 우리 외항해운은 지난 2003년 이후 해운시황이 호전되기 시작하여 5년 가까이 호황을 누리면서 양적으로 크게 성장하였습니다.


우리 협회 회원사는 2000년말 36개사에 불과했으나, 2005년 64개사, 2006년 92개사, 2007년 129개사, 2008년 12월말 164개사로 급증했습니다. 외항해운기업 수의 증가는 해운시황의 호황과도 영향이 있으나, 지난 1999년 10월 해운법 제27조(등록기준) 개정으로 외항화물운송업 등록기준이 대폭 완화됐기 때문입니다.

 

짧은 기간에 외항해운기업들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해운에 정통한 해운전문인력 수급문제가 주요현안으로 부각되었으며, 특히 중소형 선사들은 초급해기사 구인난으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해운세제와 제도 측면에서 지난 2000년 이후 선진해운제도를 잇따라 도입함으로써 큰 문제는 없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국내 선박금융시장이 유럽의 해운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관계로 금융비용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하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나아갈 방향은 해운기업들이 보다 내실을 다짐으로써 보다 좋은 금융조건으로 선박을 도입할 수 있도록 체질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현재의 위기만 잘 넘기면 우리 외항해운기업들의 체질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동안 화주들과는 협력관계를 돈독히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우리 협회와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2007년 6월22일 당시 해양수산부 장관과 산업자원부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양 협회장이 무역업계와 해운업계간의 협력을 위한 협약서(MOU)를 체결했습니다. 이어 양 협회와 업계는 매년 정례적으로 선화주 선상워크샵을 통해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등 협력증진에 주력하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 서로 만족할만한 수준으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전이나 POSCO, 한국가스공사 등 대형화주들과의 협력관계는 다소 엇박자가 있습니다. 이 문제도 지속적인 협의를통해 개선해 나갈 계획입니다.
우리 협회는 또 조선업계와의 협력증진을 위해 지난 2003년 7월에 해운조선산업발전협의회를 구성하여 양 업계의 협력방안을 논의해 왔습니다.

 

더구나 최근 해운 및 조선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해운 및 조선산업의 협력관계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됨에 따라 지난해 12월17일 해운조선산업발전협의회를 열고 협의회 운영을 활성화시켜 나가기로 합의하는 한편, 금융권에 대해 선박금융 재개를 공동건의키로 하는 등 서서히 진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금융권과의 협력문제는 매우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진전이 없는 상황입니다. 협회 차원에서도 금융권과의 협력증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문제는 해운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보다 튼튼해지면 저절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박현규 이사장  금융권과의 협력문제에 대해서는 일본의 사례를 배워야 합니다. 일본에는 선박금융을 특화한 은행이 있습니다. 중앙정부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해운과 조선을 묶어서 특화하고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습니다. 지금 금융권이 자체 유동성의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는 형편입니다만 ‘해운업=부침이 있는 산업’이라는 측면에서 반드시 시황은 다시 올라갈 날이 있을 것입니다. 금융권이 장기적인 측면에서 해운업을 바로 봐 주었으면 합니다.  


세계 해운업계는 지금의 해운시황이 과연 언제까지 갈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이 위기를 넘길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지요. 향후 전반적인 해운시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십니까?

 

이진방 회장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해운시황은 지난해 12월에 저점을 찍고 금년 1/4분기 이후에는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운시황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선진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이 금년부터 강력한 경기부양시책을 시행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획기적인 경기부양책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습니다. 자국기업 유동성 해소를 위해 7,000억달러의 공적자금 등 모두 1조달러를 투입한데 이어 조만간 1조달러를 추가투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유럽연합(EU)도 최근 2조유로 이상의 구제금융 투입에 합의하는 한편, 2,000억유로의 공적자금을 추가 투입키로 하는 등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부양을 위해 GDP의 18%에 해당하는 자금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일본도 GDP의 5%에 해당하는 26조9,000억엔 규모의 경제대책을 추진키로 하는 것과 동시에 15조~20조엔을 추가하는 신규 경기부양책을 추진키로 잠정 결정했습니다. 중국 역시 경기부양을 오는 2010년까지 4조위안(약 800조원)을 기반시설과 건설, 저소득층 지원확대 등 경기부양에 투입키로 결정하였습니다.


이러한 경기부양책이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세계금융시장 불안은 조만간 극복되고, 해운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와함께 벌크선 신조건조 계약파기도 시황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부정기 시황은 금년 1/4분기 이후 회복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부정기선 시황을 견인해 온 중국이 경기 부양에 주력할 경우 상승폭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여집니다.


한편 원양정기선 해운시장은 미국과 EU의 경기회복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봅니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선진국들의 공조체제가 세계 금융시스템의 신뢰성과 유동성을 조기에 회복시킬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원양정기선 시황은 2009년 상반기 중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더구나 머스크라인을 비롯하여 CKYH 얼라이언스, 뉴월드얼라이언스 등이 20% 내외의 선복량 감축을 추진하고 있어 시황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박현규 이사장 지난해 11월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가 발족됨에 따라 해양산업의 위상이 제고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 회장을 맡고 있으신데, 앞으로 동 협회가 어떤 활동을 하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이진방 회장 해양산업에 대한 대국민 이미지 개선과 위상제고, 해양산업의 건전한 동반발전을 통해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세계 5대 해양강국 도약을 위한 해양단체 간 협력증진을 모토로 지난해 11월10일 해양관련 32개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발기인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해양산업이 어려운 시기에 발족돼 위기극복에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5일 전국해양산업총연합회와 국회의 ‘바다와 경제 국회포럼’이 공동으로 국회의원 22명과 해양산업 종사자, 금융권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해운산업의 위기극복을 위한 정책제안’ 세미나를 개최하였습니다.

 

이 세미나를 통해 해양산업의 중요성을 전파하고, 해운산업에 대한 지원의 당위성을 국회의원을 비롯한 여러 분들에게 알리는 등 해운산업의 위기극복을 위해 나름대로 기여하고 있다고 봅니다. 총연합회는 2009년 1월12일에 전국교통단체총연합회와 공동으로 육·해·공 물류산업 경제인들이 모두 참여하는 신년교례회 주관을 시작으로 해양산업의 위기극복을 통한 동반발전을 위한 사업도 적극 추진해 나갈 계획입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