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 국면이 1년 반 이상 지속되는 동안 인류의 비대면 활동이 일상화되고 백신접종에 따른 위드 코로나시대가 예고되면서 최근 코로나사태로부터 출구전략을 모색하는 각국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이와 함께 코로나로 위축되었던 소비가 회복되면서 전세계적인 교역물동량 증가도 지속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한 소비수요 증가가 두드러지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해운과 항만, 육상 등 전반적인 물류공급망에 과부하가 걸려 글로벌 해상운임이 사상 초유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일상에 필요한 물품을 적재하는 컨테이너와 이를 실어나르는 샤시 등 장비부족과 항만 및 내륙운송 관련 인력의 코로나 감염 등으로 ‘컨’박스의 운영효율이 떨어지면서 세계적인 물류혼란이 좀처럼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컨테이너는 수요대비 공급자체도 부족한데다가 공컨테이너의 회수가 제때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이 심화되자 글로벌 선사들과 리스사들의 신조 행진도 이어졌다. 이에 따라 컨테이너박스 신조 가격이 40피트의 경우 1만달러를 웃도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내 원양 정기선사인 HMM도 초대형 컨선 20척 발주에 따른 대규모 ‘컨’박스 수요를 위해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28만여TEU를 해양진흥공사의 리스 플랫폼금융을 통해 확보했다. SM상선 역시 같은 금융구조를 통해 북미항로에 이용되는 ‘컨’박스의 신조 확보가 추진되고 있다. 

 

 <세계 컨테이너지수-40’ 기준>                                                           *자료: 드류리
 <세계 컨테이너지수-40’ 기준>                                                           *자료: 드류리

코로나19 팬데믹(이하 팬데믹)의 장기화로 과열된 글로벌 정기선해운시황에서 화물을 적재하는 컨테이너 박스의 수급도 선박의 스페이스 못지않게 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컨테이너의 공급량은 팬데믹 이전부터 제기돼온 문제이다. 세계적인 주요 컨테이너 제조사가 모두 중국기업이다 보니 제조사 간에 컨테이너 생산시간의 단축을 담합하는 등 2019년부터 컨테이너박스의 연간 공급량이 축소됐기 때문에 수급문제는 이미 부각돼있었던 이슈였다.

전 세계 상위 6개 컨테이너 제조기업은 모두 중국회사이다. 글로벌 4대 컨제조사인 CIMC, Dongfang, CXIC, FUWA가 전 세계 컨테이너 생산시장을 과점(91%)하고 있다. 특히 상위 1-2위 기업은 중국의 국영선사인 COSCO가 소유하고 있어 이들이 타기업과 가격 및 생산량을 담합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2020년 기준 컨테이너 박스의 세계 7위 제조사의 생산량과 시장점유율을 보면, CIMC가 94만 8,000teu(4
1.8%), Dongfang은 61만 4,000teu(27%), CXIC가 33만 2,000teu(14.6%), FUWA는 16만 4,000teu(7.2%), Panocean는 11만 8,000teu(5.2%), Singamas가 8만  4,000teu(3.7%)이며 기타는 1만teu(0.4%)에 불과했다. 
2018년 연간 컨테이너 생산량은 410만teu였지만 중국 제조사들의 생산 감축으로 인해 2020년에는 신규    ‘컨’박스 공급량이 230만teu까지 줄어들었다. 드류리 자료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박스의 연간 신조 생산량은 2016년에 223만teu에서 2017년에는 370만teu, 2018년에 442만teu로 증가했다가 2019년 282만teu로 줄어들었으며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에도 271만 4,000teu였다.


때마침 코로나19 팬데믹사태가 겹치면서 지금과 같은 전 세계적인 컨테이너 부족난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컨테이너 제작에 사용되는 철판가격마저 2020년에 비해 30.5% 가량 증가함으로써 올해 들어 컨테이너의 신조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40’ 드라이컨테이너의 경우 2019년 2,000달러를 하회하던 신조가격이 올해 9월 중순에는 1만달러를 넘어서며 멈출 줄 모르는 정기선해운시황 상승의 또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컨박스의 부족현상으로 컨테이너의 중고가격도 함께 상승했다.   

이처럼 ‘컨’박스의 세계적인 공급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팬데믹 사태가 겹치며 ‘컨’박스의 부족현상은 표면화됐다. 미주 및 유럽의 항만과 터미널에서 화물적체가 심화되고 선박의 항해기간 증가 등에 따라 ‘컨’박스의 회전율이 떨어지며 컨테이너의 수급 불균형에 따른 부족상황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컨테이너박스의 신조가격은 지난해(2020년)부터 점진적으로 상승하더니 올해(2021년) 들어 급상승했다. 20’ 컨테이너 박스의 경우 2019년 말 신조가격이 1,600-1,800달러선이었는데 2020년에는 상반기에 2,000달러선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8월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12월에 3,000달러를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는 연초 기준 3,500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배의 제조가 상승을 시현했다.

컨테이너의 수급난이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원양항로에서 많이 이용되는 40’ 컨테이너의 건조가격은 상승세가 더욱 가파랐다. 9월 중순 40’ 컨박스는 1만달러가 넘어섰으며, 1년 전인 지난해(2020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9%가 증가한 수준이다.

Drewry가 공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컨테이너지수(World Container Index, WCI)의 올해 연평균 지수는 40’컨테이너 기준 6,888달러로, 최근 5년간 40’컨테이너의 평균인 2,396달러보다 4,492달러나 높다. 최근 연속 22주간의 신조가 오름세 끝에 40’ 컨테이너는 9월 23일 1만 377달러를 기록하며 상승을 멈추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299%나 올랐다. 이는 CMA CGM, Hapag Lloyd 등 글로벌선사들이 주요항로에서 스팟 해상운임의 인상을 중단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현상이다.


상하이에서 제노바까지 해상운임은 이 기간 1%(144달러)가 오른 40’ 컨당 1만 3,646달러였다. 반면 뉴욕에서 로테르담까지 해상운임은 같은 기간 40’ 컨당 8%(1,107달러)하락했다. 마찬가지로 로스앤젤리스에서 상하이와 상하이에서 뉴욕간 운임은 2-3%(1,404달러) 떨어져 40’ 박스당 1만 5,849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상하이에서 로테르담, 로테르담에서 상하이, 상하이에서 로스앤젤레스, 로테르담에서 뉴욕간 운임은 여전히 전주와 같은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후에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팬데믹의 반동으로 증가한 세계적인 해상물동량으로 인해 컨테이너공급이 부족하자 글로벌선사들과 리스사들은 올해 상반기까지 추가 컨박스 필요수량(약 126만teu)에 대한 신조발주를 앞다투어 완료했다. 중국 제조사의 공장별 생산가능 전체물량에 대한 수주가 완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관련업계는 최근 팬데믹 국면에서 글로벌 물류혼란의 한 축인 컨테이너 부족난은 높은 건조가격이 문제이지 신조를 통해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일부 글로벌선사들이 단행하는 스팟 해상운임의 인상에 대한 중단 조치가 컨테이너 부족에 따른 신조 ‘컨’가격의 고공행진에 브레이크를 걸 수 있을지 관련업계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시점이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