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BC, 민간금융 끌어들이는 시드머니적 역할 맡아야”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이후의 해운장기발전계획과 금융의 역할 모색

 

 
 

‘제3회 부산해양금융세미나’에서 KMI 김태일 본부장이 “최근과 같은 유동성장세 및 주식시장 활황기에 선박펀드로 세제지원하여 민간금융을 유인하는 유인책이 중요하다”며 “해양진흥공사가 정책금융보완기능을 확대하여 민간금융을 끌어들이는 시드머니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이에 대해 KOBC 성낙주 본부장은 “‘한국형 선주사 시범사업’이 올해 10월내로 완료될 예정이며, 동 시범사업을 통해 선주사업 운영경험 축적 및 실무적 시사점을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해양진흥공사(KOBC)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금융대학원이 공동으로 9월 30일 부산웨스틴조선호텔에서 ‘제3회 부산해양금융세미나’를 개최했다. 동 세미나는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해운 장기발전계획과 해양금융의 역할’을 주제로 실시되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독일 함부르크경영대학원 오레스티스 시나스 교수가 ‘최근의 해양금융 동향’을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으며, △KMI 김태일 해운물류연구본부장이 ‘해운장기발전 5개년 계획과 해양금융’ △KOBC 성낙주 해양금융2본부장이 ‘해양금융을 위한 비운항 선주사업’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어 한국해양대학교 해양금융대학원 이기환 원장을 좌장으로 해양금융의 역할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향점을 모색하는 패널토론이 진행됐다. 패널은 △한국수출입은행 송영호 해운산업팀장 △BNK부산은행 안병철 해양금융부장 △HMM 이영민 재무본부장 △해양금융연구소 이재민 대표 △부산광역시 임재선 금융블록체인과장으로 구성됐다.
김양수 KOBC 사장은 “해양금융분야의 전문가를 모시고 지식교류 및 정책제언의 장을 통해 해운산업과 해양금융이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며 “그간 KOBC가 해운재건을 위한 버팀목 역할에 충실했다면, 앞으로는 급변하는 환경변화에 대응하여 우리나라를 해운산업의 리더국가로 도약시키기 위한 새로운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종덕 KMI 원장 직무대행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앞으로도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나침반이 될 수 있는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기환 한국해양대 해양금융대학원장은 “앞으로도 해양금융대학원이 한국 해운의 미래 발전의 중추가 될 해양금융분야 특화 전문가 양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레스티스 시나스, “신·개조 추정비용 평균화 어려워...해양장비투자·신규건조 개선 가능”
독일 함부르크경영대학원(HSBA) 오레스티스 시나스 교수는 ‘최근의 해양금융 동향’이라는 주제에서 세계 해운금융을 친환경과 시장 잠재력의 관점으로 파악했다. 그는 해운시장의 자산규모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자산의 가치는 약 1,200억달러로 벌커, 컨선, 탱커 순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벙커의 가격은 향후 ESG, 친환경 등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선박 부채대출의 공급에 관해서 “현재 영국의 LIBOR 수준은 민감하며, EU은행들은 지속해서 후퇴하고 있다”라 현 상황을 짚고 “친환경 규제에 따른 연료가격 상승은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친환경 선박으로 전환이 안된 노후 선박은 시장을 떠나게 될 것이며, 선박은 친환경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개조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글로벌 니즈인 친환경을 위해 신규 자본이 필요하며, 신조는 대출 능력 대부분을 끌어들일 것”이라 예측했다.
오레스티스 교수는 “현재 선박금융조건은 강력한 화물시장과 안정적인 은행요금으로 좋은 상태”라고 기대하는 한편 “친환경으로 대체연료가 더 높은 가격에 책정될 수 있고, 기존연료에는 탄소세가 부과돼 이익률 향상이 억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SSS(Shortsea Shipping. 근해운송)’ 선박금융의 총 시장은 42억달러로, 동 금액의 약 70%는 선박 개조, 30%는 기존 선박에 설비장착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제언하며 “특히 유조선, 컨테이너선, 로로선은 설비장착 부문에서 다른 선박들보다 잠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시나스 교수는 “신조와 개조에 대한 추정비용의 선령관계가 없기 때문에 해양장비투자뿐만 아니라 신규 건조프로젝트의 평균화가 어려워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에너지 성능개선을 통해 향후 탈탄소화 벤치마킹에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김태일, “향후 해운산업의 비전, ‘미래전략 산업화’로 삼아야”
KMI 김태일 해운물류연구본부장은 ‘해운장기발전 5개년 계획과 해양금융’이라는 주제에서 제1-4차 장기발전계획의 변천과정을 설명하며 “2001년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차이나 이펙트(China Effect)로 세계경제가 크게 성장하게 됨에 따라 해운시황도 고운임을 구가하게 되었다. 그 시기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지속되었고, 그 과정 속에서 제1차 장기발전계획이 수립되었다”며 “당시 해운규제 완화, 국제선박등록제도·선박투자회사법·톤세제 마련, P&I클럽 설립 등 소위 해운선진국들의 제도들이 구비돼 한국 해운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기간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김 본부장은 정기선과 부정기선의 산업구조를 분석하며, “정기선 해운시황의 수급상황을 코로나19 상황을 배제한 순수한 수요공급상황으로 고려한다면 과잉공급으로 평가하고 있고, 코로나로 인한 항만적체, 내륙물류 지체 등 운용상의 수급을 고려한다면 공급부족상태로 평가할 수 있다”며 “글로벌 대형선사의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으며, 부익부 빈익빈 시장으로 변해갈 것”이라 우려했다. 또한 부정기선 해운시장의 산업구조 특성으로는 “정기선 시장과 달리 발주량 증가세가 되고 있고 수급악화 가능성이 앞으로도 커질 것이다. 환경규제로 화석연료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다면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하며 “특히 벌크선 시장 점유율에서 중국은 2015년도 2%에서 2020년 7%로 크게 상승한데 비해 한국은 지난 5년간 3%에 머물러 있다”고 국적선사의 해외진출 개척을 장려했다.


‘제5차 해운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하기 앞서 김 본부장은 “1차년도부터 4차년도까지 ‘해운강국, 해운부국’을 비전으로 삼았지만, 앞으로 해운산업의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미래전략 산업화’를 비전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른 목표로 △지속가능한 전환 △글로벌 경쟁력 △포용적 성장을 제시하며, △디지털·그린역량 확대 △혁신성장 동력 육성 △동반성장 생태계 조성 △미래해운 기반 구축의 4대 추진전략과 13대 수행과제를 제안했다. 특히 김 본부장은 동 계획이 성공하면, △해운 매출액은 2025년 51조, 2030년 70조 △원양 컨테이너 선복량은 2025년에 120만TEU, 2030년 150만TEU △지배선대는 2025년 1억 100만톤, 2030년 1억 4,000만톤 △연안여객선 이용객은 2025년 1,600만명, 2030년 1,800만명 △외항선 친환경 선박비중은 2025년 5%, 2030년 15% △자율운항선박 세계시장 점유율은 2025년 25%, 2030년 50% △우수선화주인증기업은 2025년 30개사, 2030년 48개사로 늘어날 것이라 전망했다.


특히 김태일 본부장은 2030년까지 정부가 ‘맞춤형 친환경 선박 보급 촉진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관공선 388척, 민간선박 140척이 지원될 계획이며, 외항화물선, 내항화물선, 여객선, 유·도선 등 선종별로 맞춤형 금융재정지원대책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항화물선은 2022년으로 완료되는 친환경 선박 보조금사업을 연장하고 정책금융으로 최대 30% 지원하는 등 KOBC의 보증 및 투자를 통해 민간금융을 적극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내항화물선과 여객선, 유·도선 등은 정부가 최대 20% 규모의 건조보조금을 지원하거나 대출이자의 2.5%를 지원하는 이차보전사업과 더불어 산업은행이 최대 20%, 해진공 보증을 통한 민간금융 등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어 김 본부장은 해운금융의 다변화 방안으로 △한국형 조세리스제도 도입 △선박펀드 세제혜택 부여 △국적선박등록제도, 제주선박등록특구제도, 톤세제안정화 △정책금융 보완기능 확대를 제시하며, “최근과 같은 유동성장세 및 주식시장 활황기에 선박펀드로 세제지원하여 민간금융을 유인하는 유인책이 중요하다”며 “해양진흥공사가 정책금융보완기능을 확대하여 민간금융을 끌어들이는 시드머니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BDI와 신조계약량이 동일하게 올라가는 현상을 통해 세계경기변동과 해운은 무관하지 않으며, 선사들은 전략적으로 영업을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역사적으로 추정적 투자를 하고 있다”고 분석하며 “코로나19 이후 금리가 올라가면 선사들이 고운임, 고이자를 주고 선박을 건조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향후 선박금융시기는 불확실성과 금융이 견인하는 시기로 흘러갈 것”이라 우려했다.

 

성낙주, “‘한국형 선주사 시범사업’, 10월 중 완료 예정”
KOBC 성낙주 해양금융2본부장은 ‘해양금융을 위한 비운항 선주사업’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KOBC가 진행하는 ‘한국형 선주사 시범사업’이 10월 중으로 완료될 예정이라 밝혔다. ‘한국형 선주사 사업’은 KOBC가 국적선사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선박매입 후 재용선하는 금융리스(BBCHP) 방식의 세일앤리스백(SL&B)에서 운용리스(BBC) 방식으로 국적선사에게 선박을 대여하는 사업이다. 동 시범사업은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시범사업 신청·접수를 받아 대상선박을 확정했고, 6월에서 7월까지 주요조건 협의를 거쳐 8월 투자승인을 완료했다. 최종계약이 체결된 후 투자가 실행되면, 공사는 시범사업을 통해 선주사업 운영경험 축적 및 실무적 시사점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KOBC는 ‘선주사업 추진의 타당성 검토 및 용역 수행’을 위한 선결과제를 도출하기 위해서 외부 연구용역을 지난 1월부터 시작했으며, 현재 마무리 단계이다. 성낙주 본부장은 “현재 해운사이클이 호황국면으로 들어가고 있어 컨테이너선, 벌크선, 탱커선의 선박가격과 운임이 올라가고 있다. 이런 타이밍에 선주사업이 적합하지 않아 지연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성 본부장은 선주사업을 대표적으로 ‘전략형·회사형(민간선주사)’ ‘금융형(금융선주사)’ ‘기금형(선박전용펀드)’로 구분하며, “공사가 처음 선주사업을 시작할 때 그리스나 일본처럼 정기용선(TC)방식을 이용한 용·대선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여건상 당장 그리스나 일본 쪽으로 시작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사가 진행하는 한국형 선주사업을 통해 여러 가지 제도·인프라를 개선함으로써 민간에서 전략형 선주들이 많이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선주사업의 속성을 ‘저비용으로 선박을 확보하여 운임, 선가변동 등 시장위험을 관리하며 용선사에 선박을 대선하여 용선료를 수취하고 선가가 높은 시황에서 재리스 또는 매각하여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이라 설명하면서, △시장성·사업성 중시 △선박자체에 대한 전문역량 보유 △사업의 일관성, 신속한 의사결정 △저렴한 자본 및 재무조달 능력 보유 △선박의 운항위험관리라는 특징을 설명했다. 특히 그는 “성공적인 선주사업을 위해서 ‘시장리스크 관리’ ‘재무구조의 건전성 및 저비용 자금조달’ ‘선박에 대한 관리’ ‘관련 제반 인프라의 정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KOBC, 민간 활성화된 선주사업으로 가는데 도움 줘야”
한편 이어진 패널토론에서 HMM 이영민 재무본부장은 KOBC의 정책과제 중 “민간공모펀드 활성화, KOBC보증지원 확대를 통한 지원은 해운사가 부담해야 하는 금융조달비용이 여전히 남아있게 할 것”이라는 한계점을 지적하며 “친환경 선박 발주 또는 개조를 위한 조세특례를 폭넓게 검토해 실질적으로 해운사가 친환경 선박 보급을 촉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한국수출입은행 송영호 해운산업팀장은 “변동성이 크고, 경기사이클이 긴 해운시장에서 공공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며 “결국에는 전문성을 갖춘 민간기업이 긴 호흡으로 선주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궁극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선박의 운항과 분리를 통한 전문성 향상이 선주사업의 지향점임은 분명하나 국내 해운업의 현실을 고려했을 때 선박오퍼레이팅과 선주사업을 병행하면서 점진적으로 선주사로서의 경쟁력을 쌓아가는 과도기적 형태의 모델이 향후 논의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산광역시 임재선 금융블록체인과장은 “선박금융 관련기관이 부산에 유치되면 안정적인 해양금융산업의 활성화를 도모하고 HMM 등 해양기업의 부산이전도 기대한다”며 “해양특화금융지역 육성을 위해서 지자체와 KOBC, 해양금융종합센터 등 선박금융 관련기관 간 협의체를 유기적으로 구성하여 협력사업 발굴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양금융연구소 이재민 대표는 “앞으로 녹색금융수요가 크지만 국내에서 금융기관, 해운사들이 준비가 안되어 있다”고 지적하며 앞으로 녹색금융과 관련된 준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NK부산은행 안병철 해양금융부장은 “우리나라 선박금융의 가장 시급한 점은 공급총량을 늘리는 것”이라 주장하며 “앞으로 민간은행이 선박금융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인센티브에 관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플로어에서 한국해운협회 조봉기 상무는 “민간 선주사를 육성하고 활성화시키는 것이 우리 해운산업의 전체적인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KOBC는 민간이 활성화되는 선주사업으로 가는데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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