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예선 수급계획의 정착과 공제사업 활성화에 노력하겠다”

 
 

한국예선업협동조합의 수장으로 4년만에 돌아온 김일동 이사장이 올해 11월 조합의 창립 40주년을 기념해 해운기자단과 인터뷰를 서면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김일동 이사장은 재임기간 2017년에 도입된 항만별 적정예선 수급계획의 정착과 공제사업의 활성화, 친환경 예선 도입 등을 중점사업으로 펼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 이사장은 평택·당진항의 공동배정제 도입을 역점사업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히며 “조합원사들이 과당경쟁을 줄이고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공동배정제 시행에 따른 예선료 체계 일원화에 반발이 큰 대산항의 중소형 유조선사와의 예선료 조정 논란에 대해 “수차례 협의해왔다. 선사와 예선업체가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합의안을 끌어내려고 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시범운영에 들어간 예선서비스의 평가제 도입에 대해서는 “예선업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라며 “이번 평가제도 도입을 서비스 품질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최근 부각된 대형화주의 예선입찰제 도입과 관련해 김 이사장은 “예선업은 항만안전에 큰 역할을 하는 일종의 공공재”라며 “조합 차원에서 공동배선추진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대형화주 운송선박까지 공동배정의 틀 안에서 예선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며 대형화주에게 공개 경쟁입찰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한 김 이사장은 관련업계인 화주와 선사에는 “공동배선제와 예선요율 준수에 협조해주기를..” 요청하는 한편, 정부에는 “국가적 친환경 정책에 부응하려는 예선업계의 친환경 예선 도입을 적극 지원해주기를..” 건의사항으로 덧붙였다.


◆4년 만에 다시 예선업협동조합 수장으로 돌아오셨는데, 소감 한 마디 해주시죠.
“40여년간의 노하우와 경험을 살려 예선업 발전에 헌신하고 봉사하겠다는 저의 평소 소신이 있었고 여러 예선업계 대표들도 예선조합을 위해 마지막으로 힘써 달라는 요청이 있어 이번에 다시 이사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4년 전 제가 재임할 때 항만별 적정 예선 수급 계획과 조합원 공제사업 도입의 큰 틀을 마련했는데 후임 이사장님과 임·직원들이 이를 잘 발전시켜서 조합이 한 단계 더 성장한 것 같습니다. 이 같은 성과를 토대로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내실 있는 우수한 조합으로 평가받아 기쁘게 생각합니다. 앞으로 예선업의 건전한 발전과 조합원의 복리증진을 적극 추진해 기대에 부응할 계획입니다. 장학사업 사회봉사활동 등 조합의 위상을 제고할 수 있는 대외협력사업도 함께 벌여나가겠습니다”

 

◆해운시장이 사상 초유의 호황을 기록하고 있는데, 예선업 시장 상황은 어떠합니까?
“상품 수요가 급증하고 코로나19 여파로 선박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해운산업이 모처럼 호황을 누리는 것으로 압니다. 참으로 고무적입니다. 하지만 예선업은 국내 해운시장이 호황임에도 그 혜택을 받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해운업은 물동량이 증가하면 운임을 인상하거나 초대형 컨테이너선 투입 등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수익 창출이 가능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선박에 예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받는 대가가 주 수입원인 예선업은 상황이 달라요. 물동량보다 선박 입·출항 횟수가 매우 중요한데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들은 오히려 줄어 시장 호황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부산항은 선박이 대형화한 데다 중국 환적화물 감소로 선박 입출항 횟수가 동반 하락했습니다. 포스코 물량을 대부분 처리하는 포항항도 예선 지원 물동량이 크게 감소해 예선업체들의 경영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경영 여건을 개선하고 항만 안전에 필수적인 예선서비스가 안정적으로 지원될 수 있도록 조합이 역할을 해야 합니다. 예선사용료 조정 등 관계기관 등과 협의를 적극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취임이후 예선 수급 제도 정착과 공제사업 활성화를 조합의 주요 추진사업으로 제시하셨다. 어떤 내용입니까?
“과거 등록제 도입 이후 예선업체 신규 진입이 늘면서 경쟁이 과열되고 불공정거래, 예선서비스 품질 저하 같은 문제가 발생했어요. 예선업체 수입이 감소하고 적자기업이 늘어나는 등 예선시장이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따라 경영난 해소와 예선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게 주요 과제였습니다.

예선조합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정부 측에 수급 계획을 초과하는 항만엔 예선 등록을 제한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정부와 국회도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인식해 2017년 10월 선박입출항법을 개정해 항만별 적정 예선 수급 계획을 도입했습니다. 예선 수급 제도 도입으로 과잉 공급이 해소되다 보니 업체 간 과도한 경쟁과 예선료 덤핑, 리베이트 등의 불공정행위도 함께 사라졌죠. 앞으로 해양수산부, 해운협회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항만별 예선업 여건과 운영 실태를 모니터링해 적정예선 수급 계획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공제사업의 경우는 공제료 비용 부담을 줄이고 조합원에게 다양한 혜택을 드리려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예선업은 항만 내에서 선박의 입출항을 돕고 하역작업을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연근해 운항선박에 비해 사고율이 현저히 낮아요. 하지만 보험료는 다른 선박과 동등하게 부과되는 불합리한 점이 있었습니다. 이를 개선해 보험료 부담을 줄이고, 공제사업 수익은 조합원 복리후생에 활용하고자 2017년 공제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현재 절반 이상의 조합원이 우리 조합 공제사업에 가입했어요. 조합에서 자체적으로 공제사업을 하면서 공제료가 인하된 데다 사고가 났을 때 신속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돼 조합원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앞으로 공제사업이 더 활성화할 수 있도록 대다수 조합원의 가입을 독려해 나가겠습니다. 아울러 장학사업이나 대출자금 지원 같이 공제사업 수익금을 조합원사에 되돌려주는 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평택·당진항을 제외하고 전국 대부분 항만에서 예선 공동배정제를 실시하고 있는데, 예전에 비해 달라진 점은 무엇입니까? 평택·당진항도 전환 계획이 있는지요?
“부산, 인천 등의 주요 항만에서는 오래전부터 공동배정제가 정착됐습니다. 하지만 여수·광양항 등의 항만에서는 사용자인 선주와 대리점이 예선업체를 선택해 자유계약하는 단독배정제를 시행해왔고 과도한 경쟁과 예선사용료 덤핑, 리베이트 등의 여러 불공정행위도 함께 발생했어요. 공동배정제로 전환하면서 이런 폐단이 사라지고, 공급 과잉도 해소되는 추세입니다. 특히 여수·광양항의 경우 공동배정제 전환 이후 사용자와 예선업체가 협력해 단계적으로 과도한 덤핑요율을 지양하고 문란한 시장 질서를 개선해 대내외적으로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평택·당진항은 가스공사와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같은 대형화주와 선사, 예선업체, 해운대리점 사이에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아직까지 자유계약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 조합원들도 공동배정제로 전환할 필요성을 인식하고 시행 시기와 배정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고 있죠. 이사장에 다시 취임하면서 정한 역점 사업 중 하나가 평택·당진항의 공동배정제 도입입니다. 조합원사들이 과당경쟁을 줄이고 서로 협력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대산항 등에서 공동배정제 도입 이후 선사와 요율 갈등이 커지고 있어 중재 등 조합 차원의 대책이 필요해 보이는데요.
“그동안 대산항은 단독배정제로 운영되다 보니 경쟁이 심화돼 기준 요율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예선서비스를 지원해왔습니다. 3년마다 중앙예선운영협의회를 열어 예선료를 소폭 올리면 뭐하나요. 선사들의 강한 압박에 못 이겨 조합원들은 어쩔 수 없이 최고 70%까지 할인된 가격을 제공했습니다. 앞으로 남고 뒤로는 밑지는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선박입출항법 개정에 맞춰 2018년 3월부터 공동배정제를 도입했습니다.

대산항 예선업체들은 공동배정제로 전환하면서 업체마다 천차만별이던 예선료 체계를 일원화했습니다. 동일한 예선서비스는 동일한 요율을 부과한다는 원칙을 세운 것이죠. 요율 체계를 조정하면서 일부 선사에서 인상 요인이 발생했으며, 비싼 값을 내던 선사는 되레 인하 혜택을 보기도 했습니다.

과거에 과도한 할인율을 적용받던 일부 중소형 유조선사들은 상대적으로 인상폭이 커 반발을 하는 상황입니다. 현재 대산지부와 이 문제를 놓고 협의 중입니다. 그동안 우리 조합과 대산항의 조합원사는 중소형 유조선사와 예선료 조정 방안을 수차례 협의해왔습니다. 선사와 예선업체가 서로 상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합의안을 끌어내려고 합니다”

 

◆정부와 도선사협회, 해운협회 등에서 예선서비스 평가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죠. 이에대한 조합의 입장은 어떠한지요?
“예선서비스 평가제도는 예선 운영의 안전성과 이용자 만족도를 평가하려고 예선 수급 계획과 함께 도입돼 올해 시범 운영에 들어갔습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관계기관 등과 여러 차례 협의해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평가항목은 예선사업자 경영평가 40%, 사용자 만족도 조사 60%로 구성돼 있어요. 우리 조합에서는 예선서비스 평가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해수부와 평가용역기관에 자료를 성실히 제공하는 등 적극 협조하고 있습니다.

예선업도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예선 문제로 사고가 난 사례가 많지 않지만 이번 평가제도 도입을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선박을 잘 관리하고 선원 교육도 철저히 해서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사용자들이 만족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가스공사, 현대제철, 한전, 현대글로비스 등 대형 화주가 도입을 추진하는 예선 입찰제를 두고 대형 화주의 갑질이라는 지적이 있는데, 이사장님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항만 안전에 큰 역할을 하는 예선업은 일종의 공공재입니다. 대형 화주나 조선사업자, 외항화물운송사업자는 예선업을 할 수 없도록 선박입출항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시장 지배력이 있는 대형 화주가 예선업에 진출해 예선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걸 막겠다는 의도이죠. 해수부가 항만별로 예선이 적정하게 확보되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도 결국 예선업체들의 부당 경쟁과 불공정 거래를 줄여 항만 안전을 도모하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부 항만에서 대형 화주와 선사들이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공개 경쟁 입찰을 도입해 예선사업자를 선정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대형 화주는 자신들의 영향을 받는 예선사를 설립해 입찰에 참여시켜 사업자로 선정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대형 화주가 편법으로 예선업에 진출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예선업계는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공개 입찰에 응할 수밖에 없는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어요.

공개 입찰을 하면 과당 경쟁과 덤핑 경쟁이 되살아나 조합원사의 경영이 악화되고 예선시장은 다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조합 차원에서 공동배선추진위원회 같은 기구를 만들어 대형 화주 운송 선박까지 공동배정의 틀 안에서 예선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예선업이 갖는 항만 안전의 공공 기능을 충분히 고려해 공개 경쟁 입찰을 자제해 줄 것을 대형 화주들에게 부탁드립니다”

 

◆조합의 중단기 사업계획은 어떤 것이 있는지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예선 수급 계획을 정착시키고 공제사업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친환경 예선 도입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정부의 황산화물이나 탄소 배출규제에 적극 협력하려고 합니다. 유럽이나 미주 일본 등 선진국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해 친환경 예선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현재 국내 첫 LNG 예선인 5,000마력 ‘송도’호가 지난 8월부터 인천항에서 예선서비스를 지원하고 있으며,  6,900마력 규모의 하이브리드 예선도 내년 12월 건조돼 부산항에 투입될 예정입니다. 다만 비용이 문제죠. LNG 예선은 100억원 가까이 신조 비용이 듭니다. 같은 규모의 디젤 연료 예선은 60억원이면 지을 수 있습니다. 40억원이 더 들어갑니다. LNG 충전 시설이나 전기 충전 시설 같은 인프라 확충도 시급합니다. 안전한 예선 서비스를 지원하고 중대재해특별법 시행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해 국내 항만 안전관리 지침서를 제작하는 것도 중요 사업 중 하나입니다. 내년경에 제작해 조합원사에 배포해 활용토록 할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올해 11월 예선조합이 설립한 지 40주년을 맞습니다. 기념행사와 조합 40년사 발간을 준비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아직 진정되지 않아 부득이 행사 개최를 연기했습니다. 내년에 40주년 행사가 열리면 많은 분들이 참석해서 축하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정부나 업계에 당부할 말씀이 있신지요.
“앞서 말씀 드렸듯 예선업은 선박의 안전한 입출항을 지원하는 필수 공공서비스입니다. 그렇다 보니 적정 예선 수급 계획 제도를 도입했고 예선료도 3년마다 선사 대표, 예선업체 대표, 전문가들로 이뤄진 중앙예선운영협의회에서 물가상승률, 유류비 등의 인상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정하도록 제도화하고 있습니다. 사용자인 선사와 화주는 이 같은 제도를 충분히 이해해 공동배선제와 예선요율 준수에 협조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정부에도 국가적인 친환경 정책에 부응하려는 예선업계의 노력을 감안해 친환경 예선 도입에 적극적으로 지원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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