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당사자간 협업, 관점의 변화로 시장기반 솔루션 도출해야 해소 가능”

코로나19 팬데믹 시국에 발생한 글로벌 컨테이너해운의 대혼란 상황은 각국이 위드코로나를 진행하고 있는 현시점에서도 여전하다. 특히 미국 서안항만을 통해 미국 내륙으로 유입되는 컨화물의 물류병목이 심각한 실정이다.

 

로스앤젤리스(LA)항과 롱비치(LB)항에 기항하는 선박중 체선, 체화로 인해 대기하는 선박이 10월중순 기준으로 80여척에 달하는 등 항만적체가 심각해지자 미국정부(LA시)가 직접 나서 터미널의 24시간 풀가동을 선언하는 한편, 일정기간을 넘긴 항만내 체류 컨테이너화물에 대해서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11월말경 블랙프라이데이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관련 수출입화물의 원활한 물류를 돕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미국 정부의 조치가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있을 지는 지켜볼 일이다.

 

미서안 항만의 물류혼란 해소와 자국 화주를 보호하기 위한 미국정부 차원의 움직임에는 FMC(미연방해사기구)도 일정한 역할을 맡고 있다. FMC는 올해 하반기경부터 일부선사들을 대상으로 항만혼잡에 관한 할증료 부과 시기와 타당성을 조사하는 한편, 또다른 일부선사에 대해서는 SC 계약상 위반을 이유로 해사법 위반을 조사하는 등 미국 수출입화물의 원활화를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조사와 논의를 통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11월 5일 부산항만공사가 주최한 ‘2021 BIPC(부산국제항만컨퍼런스)’의 ‘팬데믹이후 물류 대혼란과 향후 과제’ 세션에 연사로 참여한 FMC의 해운담당행정관 레베카 다이(Rebecca F. Dye) 위원은 이날 컨퍼런스 발표에서 미 서안항만이 팬데믹상황에서 겪고 있는 심각한 운영난은 “처음이 아니다”라며 “팬데믹 이후에도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그는 지금의 물류혼란을 해소하려면 관련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함께 협력해 화물운송시스템의 퍼즐을 맞추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레비카 FMC 위원은 오랫동안 경험한 결과, “물류공급망과 관련한 이해당사자간 상호 이해가 부족하고 협력할 의지도 미흡해 공급망(SC)의 조화를 실현하기 어렵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해당사자간의 협력을 통해 계약상 선복량의 가격과 물량을 확보할 수 있어야 불확실성이 해소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현재 미서안항만의 적체를 비롯한 미국내 물류혼란은 “금융위기이후 지속되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라는 견해를 개진하고, 이같은 미국내 물류공급망의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TF를 5-12명으로 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국제화물의 운송은 매우 복잡한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기반한 솔루션을 도출해야 한다”라며 “문제를 확인하는 것은 쉬운 일이고 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시장 솔루션을 도출하고 또한 그 반응을 예측하는 것이 어렵다 ”고 국제물류 혼란을 해소가 쉽지 않은 문제임을 강조했다. 이에따라 서플라인 체인상 이해 관계자들이 지금의 물류혼란을 전체 공급망의 관점에서 조망하며 협업해야 모두가 번영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레베카 위원은 향후 혁신TF의 구성 계획을 밝히며, 관련기업들이 법률담당 임원을 두고 이해 당사자들과 협의할 것을 권했다. FMC 차원에서도 기업의 법률담당 임원이 컨택 포인트가 된다고도 밝히며 “멈출 수 없기에 항만에 입항한 화물량이 처리되지 못하는 물류혼란의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해나갈 것”는 문제해결 의지를 표명했다.

아울러 그는 가족이나 지인을 잃었거나 경제적 손실을 입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원활한 물류공급망의 작동을 위해 FMC는 전략적으로 적재적소에 개입할 것”이라면서 “미래 지향적 솔루션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변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성장과 발전을 이룰 수 없다”라며 “관점의 변화로 개인과 사업장의 위치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항만도 신속한 하역과 빠른 내륙운송 지원 등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레베카 위원은 “미국항만의 현재 적체와 물류혼란의 어려움은 전세계 다른 지역의 어려움과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물류공급망 행위자와 이해당사자들에게 “변화해야 한다”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했다.

 

 

LA・LB항, 과징금제도 도입, 11월 15일부터 내년 1월말까지 시행

장치기간 1일 초과시 과징금 100달러, 매일 100달러씩 부과

한편 로스앤젤레스(LA)과 롱비치(LB)항은 11월 1일부터 항만 내에서 일정기간의 장치일수가 초과한 컨테이너에 대해 과징금제도를 도입하고 15일부터 징수에 들어갔다.

과징금 제도의 도입기간은 90일간이며, 내년(2022년) 1월말까지 시행된다. 각 터미널의 혼잡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연장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로컬(트럭) 컨테이너는 9일째부터, 철도는 6일째부터 부과되는 동 과징금은 100달러로 1일 연장될 때마다 100달러가 올라간다. 이에 따라 과징금은 9일째가 100달러이지만 10일째는 300달러가 부과된다. 이는 1일마다 100달러가 추가되기 때문에 10일째가 200달러이지만 9일째의 100달러도 합산한 금액이 된다.

과징금은 당초 화주로부터 징수한다는 얘기가 나왔으나 LA・LB 양 항만당국의 홈페이지 상에는 ‘Ocean Carrier’가 대상으로 공지돼 있다. 과징금 부과 대상이 선사이지만 실제로는 화주에 그대로 전가된다. 선사측은 특히 새로운 서차지(Surcharge)류를 도입해 LA・LB 양항만당국이 부과하는 과징금을 그대로 화주에 청구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11월 15일 현재 8일이상 체류한 컨테이너에 대해서는 모두 9일 체류한 것으로 간주해 징수대상이 되며 인수 시까지 요금은 누적된다. 선사는 과징금 대상 컨테이너에 대해서 인수 화주에게 발행한 인보이스에 과징금을 기재하고 이에 상응해 청구한다.

또한 세관검사를 위해 보류된 컨테이너는 과징금 대상에서 제외되지만 샤시 부족 등을 이유로 과징금을 면제해주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LA・LB 양항이 과징금제도 도입을 결정한 것에 대해 “항만혼잡의 원인으로 인한 체류 컨테이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LA시 항만국은 밝혔다. 특히 항만터미널을 창고로 삼안 조기에 반출하지 않는 화주들이 있어 항만의 혼잡이 악화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도입된 것이다.

LA항에 따르면, 본선에서 하역된 컨테이너가 로컬로 반출될 때까지 평균 체류일수는 10월 18일 기준으로 최근 90일간은 6.8일이며 최근 60일간은 6.7일이다. 최근 30일간은 5.4일로, 반출일수는 서서히 개선되는 추세이다.

 

“터미널 부족과 드라이버 부족으로 반출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지만 이 데이터대로 통상적인 오퍼레이션을 하고 있으면 과징금을 부과하기 전에 반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라고 LA항만측이 조기반출을 촉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한편 미 교통성은 캘리포니아주와 협력해 항만 인프라를 정비하기 위해 수십억달러 규모의 융자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연방정부가 시가 관리하는 인프라에 이렇게까지 관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다.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올해 항만정비에 2억 5,000만달러. 오클랜드항 주변의 정비에 2억 8,000만달러를 투입한다고 표명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항만혼잡은 인프라 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연방정부와 주정부가 인프라 정비를 지원함으로써 LA・LB 양항의 항만기능 향상에 대한 기대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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