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사·화주 새로운 방안 긴급 모색, 공급망 재편

중국-유럽 연결하는 신 실크로드에 영향 끼쳐

전 세계적으로 러시아를 대상으로 한 제재가 확산되며 열차 운행에 기술적 결함은 없지만, 제재로 인한 운행중단이나 노선변경 등의 영향이 철도화물산업까지 미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관련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 세계 물류사들은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안전상의 문제와 제재로 예약접수를 중단했으며, 화주 또한 동 노선의 예약을 취소하고 다른 경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고객, 러시아·우크라이나행 열차 기피
물류사, “아직 직접적인 영향은 없으나 앞으로 상황 지켜봐야 해”


유럽복합운송업체 Metran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를 통한 철도 화물서비스는 지역 불안정이 시작된 1월부터 중단되었으며, “적어도 동사 고객들은 우크라이나를 통한 배송을 모두 취소했다. 현재 대부분 고객은 우크라이나를 경유한 운송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글로벌 물류사인 DB Cargo Eurasia는 “우크라이나를 통한 운송은 불가능하지만, 주요 경로는 오픈되어 있다”고 밝혔으며, 오스트리아 ÖBB의 화물 자회사인 RailCargoGroup(RCG)도 “현재 RCG의 화물 운송에는 영향이 없으며, 벨라루스나 터키를 경유하는 중국 내 철도화물운송 또한 현재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라며 “필요한 경우 대체 경로로 상품흐름 변화에 대응할 수 있으며, 현재로서는 상황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효과를 평가하거나 가능한 조치에 대해 보고하기에는 이르다”고 현재 상황에 대해 언급했다.

싱가포르 포워더 Neptune Logistics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폴란드 루트(Izov-Hrubeszow. 폴란드 국경)를 통해 폴란드 스와프쿠프(Swavków)에 도착하는 철도운송과 기타 국가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는 열차의 운행이 중단되었다고 공지했다. 특히 주요 노선인 카자흐스탄-러시아-벨라루스를 경유하는 열차는 평소와 같이 운행되고 있으며,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의 혼잡은 우크라이나를 통과하는 열차노선 변경으로 인해 증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함부르크 항만물류회사(HHLA)는 오데사항이 폐쇄되어 오데사의 HHLA 터미널 운영도 중단되었다고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했으며, 유라시아 철도물류주식회사(UTLC ERA)는 “영향을 받은 서비스가 없으며, 카자흐스탄, 벨라루스, 러시아를 포함한 광역 네트워크에서 철도 화물서비스의 대부분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RZD Logistics 또한 “현재 아직 영향이 많지 않다. 그러나 상황이 변덕스럽기 때문에 하루 아침에 바뀔 수 있다”라며 “이 순간에도 화물열차가 운행되고 있지만, 사람들은 우려하고 있고, 열차의 목적지 변경도 이에 따른 결과”라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물류기업인 C.H. Robinson는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부다페스트행 열차를 말라셰비체(Malaszewicze)로 우회했으며, 시안의 플랫폼 업체는 우크라이나 촙-부다페스트 열차를 당분간 말라(Mala)-부다페스트로 우회시켰다.

신 실크로드, 중국 내 운송 이상 無...벨라루스 지역 지연 우려
우크라이나향 노선, 폴란드·벨라루스·칼리닌그라드향 노선으로 변동


러시아군이 공격한 우크라이나의 크라마토르스크, 하르키우, 오데사, 키이우 등은 신 실크로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유럽복합운송업체 Metrans의 실크로드 부문 책임자는 “이는 우크라이나만의 문제가 아니며, 신 실크로드의 철도화물운송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실크로드 관련 기업들은 신 실크로드 서비스의 지속을 위해 시안과 우크라이나 촙(Chop) 사이의 서비스는 폴란드를 통해 일시적으로 노선이 변경했다. 중국 물류사 ACE Logistics은 “중국을 오가는 운송은 아직 방해받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실크로드 내 벨라루스 철도가 컨테이너보다 군사장비 운송을 우선시할 수 있기 때문에 벨라루스 지역의 지연을 우려하고 있다”라고 우려하며 “현재 EU 제재에 따라 유럽 지도자들이 러시아를 상대로 전면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리투아니아와 러시아 간의 철도 교통이 크게 방해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독립국가연합(CIS)지역 철도운영전문업체인 RTSB의 신 실크로드의 운영자는 “현재 동 지역을 통과하는 열차는 없다”라며 “열차는 벨라루스와 칼리닌그라드를 경유하도록 목적지가 변동됐다”고 말했다.

눈너 로지스틱스-티에다다, 터키 경유하는 중국-독일 우회경로 구축
 

 
 

네덜란드 포워더 눈너 로지스틱스(Nunner Logistics)와 중국 파트너인 티에다다(Tiedada)가 협력하여 중국에서 독일 허브까지 터키를 경유하는 우회 경로를 구축했다.

우회경로는 중국에서 카자흐스탄까지, △카스피해(Caspian Sea)를 거쳐 아제르바이잔(Azerbaijan)까지 △조지아(Georgia)를 거쳐 이즈미트(Izmit)까지 연결돼 터키의 이스탄불(Istanbul)까지 중간 회랑(Middle Corridor)을 따른다. 화물은 이스탄불에서 다시 선박에 재탑재되어 트리에스테(Trieste)에 도착하며, 아드리아해 항만도시(Adriatic port city)에서 화물은 뒤스부르크(Duisburg)로 향한다.

터키를 경유하는 경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통과를 피하는 방안으로 많은 회사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그동안 중간 회랑은 카스피해나 흑해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벨라루스-러시아-카자흐스탄을 운영하는 주요 노선에 비해 훨씬 경쟁력이 떨어졌었지만, 현재 실행 가능한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이란과 터키를 관통하는 남쪽 회랑은 제3의 대안이지만 이란도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어 현재로서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또한 눈너는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나고 있는 충격적인 사건과 인명적 비극을 배경으로 아시아와 유럽 간의 공급망을 손상시키지 않고, 유럽과 세계 고객들이 필요한 물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뒤스부르크-암스테르담 열차는 뒤스부르크에서 최종 목적지인 영국과 기타 목적지로 FCL와 LCL를 인수한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위기로 공급망 재편...세계 무역 평탄화
키엘 무역지표, “2월 세계 무역은 전월 대비 5.6% 감소”


최근 팬데믹으로 인한 공급망 마찰이 완화되어 많은 지역에서 컨테이너 처리가 개선되었지만, 일정 신뢰도(schedule reliability)가 30.9%로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운임 면에서 스팟시장은 다소 완화됐지만, 장기계약으로의 전환은 더 높은 컨테이너 관세가 적용되었다. 이와 함께 외신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공급망에 지속적인 혼란이 야기될 것이며, 공급망 개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끝났다”는 지적이 제시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주요 EU 무역파트너 없지만 여러 국가와 밀접 연결
원자재시장 수출입 피해...EU의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 높아


우크라이나의 글로벌 상품 수출입 비중은 0.3%에 불과한 반면, 러시아의 수출 점유율은 1.9%, 수입 점유율은 1.4%이다. 세계 상품무역에서 두 나라의 몫은 작지만 석유, 가스, 곡물의 주요 수출국이며 발트해 연안국가, 기타 동유럽 국가,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핀란드, 라트비아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평균적으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동 4개국 무역의 40%가 러시아와 진행되었고, 이는 상품 수출입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파트너로서 가치가 있다. 그중 리투아니아와 불가리아는 러시아 부가가치의 최종수요가 약 6%에 달한다는 점에서 보다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한편 2015년과 2020년 사이에 우크라이나와의 무역 점유율은 리투아니아가 1.9%, 헝가리 1.7%, 폴란드 1.5%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공급망에 미치는 가장 큰 타격은 여러 유럽국가가 의하고 있는 러시아 에너지 수출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밀, 옥수수와 인도, 중국, 네덜란드, 이집트에서 주로 소비하는 해바라기 기름 등 농산물 수출하는 것 외에도 철강, 팔라듐, 백금, 니켈 등을 대량으로 수출하고 있다.

실제로 EU의 Extra EU-27 수입품 중 니켈 광석과 정광(concentrates)의 81%가 러시아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EU는 니켈 수입의 30.1%, 철 또는 강철 반제품의 48.5%, 구리, 백금의 20% 이상을 러시아에서 수입하고 있다. 벨기에와 덴마크는 러시아로부터 반제품 철강의 EU외 점유율에서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라트비아는 비료의 92%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다. 또한 철강 반제품에 대한 독일의 EU외 수입에서 러시아의 점유율은 74%, 구리 46.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U의 광범위한 자체제재·공식제재...올해 무역에 큰 영향 미쳐
러시아 선박·항만 폐쇄...노선변경 등으로 지연과 불확실성 야기


EU 국가들은 러시아로의 첨단 제품, 장비, 재료, 기계의 수출을 금지하고, 제재 범위를 벨라루스로 확대했다. 제재 제품들은 러시아향 수출상품에 최소 40%를 차지하며, 광범위한 자체 제재와 공식제재는 올해 무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러시아를 오가는 해상운송이 금지되어 상품 흐름이 정체되었으며,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아시아와 유럽 간의 ‘실크로드’ 철도운송이 중단되어 양국 간의 운송은 불확실한 상황이다. 키엘 무역지표(Kiel Trade Indicator)에 따르면, 2월 세계 무역은 2월 마지막 주에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월 대비 5.6%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유럽의 수출 관련 자체규제와 러시아 선박과 항만 입항 제한으로 불가피한 노선변경이 지연과 불확실성을 야기하고 있다.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의 60%를 통제하고 있는 MSC, Maersk, CMA CGM, Hapag Lloyd 등은 안전상의 이유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를 오가는 비 필수 화물예약을 중단했으며, 결과적으로 목적지로 가는 화물이 항만에 쌓이고 있다. 화물이 러시아로 선적되고 지불이 가능하더라도 제재조치로 인해 추가 세관검사를 받게 되어 유럽 항만에서의 취급과 선적이 지연되고 있다.

“공급망 문제와 높은 인플레이션·운임, 무역 전망에 추가적인 하방 위험 제기”
한편 외신에서는 “세계 무역은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급격하게 약화될 것이며, 팬데믹 이후 계속되는 공급망 문제와 높은 인플레이션과 운임은 무역 전망에 추가적인 하방 위험을 제기한다”라며 “러시아로 수출하던 여러 제품에 대한 제재, 자발적인 수출 금지, 석유 및 가스 수입을 줄이기 위한 행동들이 모두 올해 세계무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2022년 세계 무역량의 소폭 성장 또한 예상하며, “전쟁이 계속된다면 무역성장은 0% 영역 바로 위에 머물 수 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무역흐름은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실크로드 전 경로 적체
 

 
 

외신에 따르면, 신 실크로드(New Silk Road)의 모든 경로 지연수치가 연초보다 낮아진 것으로 밝혀졌다. 공식 수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물류 업계는 중국과 유럽 간 주요 노선의 서비스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현재 러시아와 벨라루스 노선을 원하지 않는 고객과 운송사의 목록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인 New Silk Road Intermodal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으로 인해 중국-유럽화물열차서비스에 대한 신규 예약이 이번 주에 급격히 감소했다. 대부분의 화주들은 철도 운송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몇 달 동안 최고의 운송 효율성을 기록함에 따라 전반적인 운송 시간이 크게 단축되었다”고 밝혔다.

2021년 신 실크로드의 정체가 심각한 문제로 꼽혔지만, 2022년 첫 번째 주 중국 춘절로 인해 중국의 생산이 느려지고 서부행 열차공급이 평소보다 줄며 동 기간에 백로그(backlogs)를 처리하고 최소화하게 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되기 전 미국 물류회사 C.H. Robinson은 “현재 폴란드까지의 운송 시간은 몇 주 동안 20일 미만이며 지난주에는 두 개의 열차가 폴란드 마와슈비츠(Małaszewicze)에 14일 이내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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