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MI,공급망 위기 대응책 제안, 운항비용 절감 및 정시성 높이는 기대효과
터미널 운영사업 장기 물동량 확보 등 투자 리스크 상존

 

국적선사의 해외 터미널 확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다만 해외 터미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높은 투자 대비 장기적인 물동량 확보라는 투자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수행하기 어려운 제안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7월 2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을 보도자료를 발표하고 국적선사의 해외 터미널 확보에 대한 정부 지원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동 자료에 따르면, 지금의 세계 경제는 코로나 팬데믹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연속된 위협으로 인해 스태그플레이션의 늪에 빠지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 저하는 다시 세계 경제의 침체를 부추기는 설상가상의 상황에 처해 있다. 공급망의 안정성 저하는 전 세계 무역의 80% 이상을 담당하는 해상운송 부분에 있어 그 영향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KIM 측은 “2020년 초 팬데믹 확산으로 인한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 감소는 선박의 임시결항횟수를 증가시켰으나, 2020년 후반 시작된 경기회복은 급격한 컨테이너 운송수요를 증가시켜 항만의 장치율과 선박의 항만 대기, 그리고 선박 운항시간의 증가를 야기했다”며 “이로인해 정기선서비스의 생명과 같은 정시성을 하락시키는 등 공급망의 안정성을 저해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클락슨에 따르면, 글로벌 컨테이너선의 항만 대기는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19년 평균 7.12일에서 2020년 7.55일, 2021년 11월 8.56일까지 증가했다. 올해 5월기준으로 선박 대기일수는 평균 9일로 기록됐다. 이와함께 아시아-북미항로 ‘컨’선 평균운항 시간은 2020년 초 평균 19.64일에서 2021년 초 30.28일로 대폭증가하여 올해 초 46.65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5월에는 평균 31일로 내려갔다.

 

 
 

이러한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 글로벌 하이브리드형 선사는 자사의 터미널을 이용하여 항만 대기시간을 단축시키고 정시성 서비스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 터미널 운영이라는 비즈니스 다변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 자료에 따르면, 선사이자 터미널운영사인 일부 하이브리드형 선사는 자사의 터미널을 이용하여 항만 내 대기시간을 최소화하여 선박운영의 정시성을 확보함으로써 서비스의 안정성을 도모하고 있다. 주로 미서부 항만을 주로 이용하는 미국의 Matson사는 자사가 100% 소유한 LA/LB항의 SSA Matson 터미널을 이용하면서 항만 대기일수를 ‘0’으로 유지하였으며, 대만의 Evergreen사도 LA/LB항의 Everport를 이용하면서 타 선사가 아시아-북미 항로에서 평균 47일의 운항시간을 가지는 동안 36% 수준인 17일의 운항시간을 가져 팬데믹 이전 운항시간(2019년 평균 19일)보다 빠르게 선박을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하이브리드형 선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물동량을 운송하는 머스크(Maersk), 코스코(Cosco), 에버그린(Evergreen), CMA CGM, NYK Line, K Line, 양밍(Yang Ming) 등으로 전 세계 122개국에 240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터미널의 시설능력은 연간 4억 7,000만TEU이다. 우리나라에는 HMM이 유일하며 8개 터미널 운영 및 지분에 참여하고 있다. 
KMI는 국적선사가 해외에 터미널을 확보함으로써 선박의 항만 내 대기시간을 절감할 경우 선박의 운항비용을 절감을 우선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북미항로 기준 2021년 평균 47일이 소요된 점과 동일 항로의 평균 선형인 9,000TEU급 선박의 2021년 평균 용선비용이 1일 6만 9,992달러인 것으로 감안할 경우 1척당 연간 1,882만 4,000달러의 용선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선박의 운영비용 절감이 아니라 정시성 확보를 통한 선사의 신뢰성 확보와 더불어 공급망 위기에 대응한 국가 경제의 강건성 확보에도 기여한다고 KIM는 강조했다. 


다만 국적선사가 해외터미널을 매입하거나 지분 참여를 하려고 해도 터미널 운영사업은 높은 투자비 대비 장기간에 걸쳐 물동량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투자 리스크가 존재하는 점이 문제점으로 꼽힌다. KMI 측은 “국적선사가 해외터미널 확보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나아가 국가차원에서 공급망 위기에 취약한 국가경제의 강건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선사가 투자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체계를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KMI는 △터미널을 새롭게 개발하는 그린필드 사업 △기존 시설을 인수하거나 합작하는 브라운필드 사업 등 투자방식의 다양화를 도모하고 △해외터미널 확보 위한 정책펀드 조성 및 전문운영기관 운영 △다양한 사업발굴 및 투자리스크 최소화 위한 다자개발은행 협력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방향에서의 정책적 지원체계 마련을 제시했다. 한편 해외항만개발협력지원센터에 따르면, 해외항만개발협력사업을 2009~2022년 6월까지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남미 등 총 35개국 대상으로 45개 사업 중 43개 사업을 완료했다.
김종덕 KMI 원장은 “세계 사회·경제의 복잡성과 변동성 증가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성 약화는 수출입의존도가 높은 우리경제의 취약성을 의미한다”며 “공급망 안정성 강화를 위한 국적선사의 해외터미널 확보는 단순히 선박운영비용의 절감 및 선사의 수익 창출을 넘어 글로벌 위기상황에 노출된 우리경제의 취약성을 극복하고 나아가 강건성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적인 장기프로젝트로 추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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