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지 특성 파악이 제지물류의 첩경”

제지물류 경쟁력 관건= 출판단지 집적된 경기 서북부 거점 확보
 “자가와 아웃소싱 병행체제가 이상적 물류체계인 듯”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많은 자원들 중에 가장 흔한 것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상위권에는 ‘종이’가 포함돼 있을 것이다. 매월 구독하는 잡지에, 일상생활을 적어두는 노트, 그리고 연일 접하게 되는 전단지는 물론, 투표용지와 지로용지가 속하는 특수지까지. 책과 노트속에 파묻혀 사는 학창시절에서 뿐만이 아니라, 현대인들에게 종이는 흔하디 흔한 필수품 중 하나이다.

 

그 소비량을 국내 제지사들의 월 생산량으로 엿볼수 있는데 그 규모가  15만톤. 그야말로 상당한 규모이다. 제지산업은 이렇게 굵직한 규모로 국내 산업의 중핵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중간재라는 특성상, 일반인에게 기업의 인지도는 다소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을 누가 부인할 수 있을까. 그 중심에 무림페이퍼가 있다.


1956년 설립된 무림페이퍼는 한솔제지와 한국제지 등과 함께 국내 제지산업을 이끌고 있는 중요 기업으로 성장했다. 무림페이퍼의 생산품은 아트지를 비롯한 고급 인쇄용지와 다양한 특수지로 현재 연간 50만톤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작년 한해 매출로 약 7,000억원을 올리며 국내 상위 제지사로 활약하고 있는 무림페이퍼는 현재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작년 동종 중소기업인 동해펄프를 인수하고, 2011년까지 연산 능력을 100만톤으로 확대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는 것. 연산 능력 확대와 함께 새로운 물류지도를 그리고 있는 무림페이퍼의 향후 물류계획과 제지물류의 특성을 들어보았다.

 

■귀사의 물류형태와 그 규모에 대해.

무림페이퍼 최영훈 SCM팀 CS센터
무림페이퍼 최영훈 SCM팀 CS센터

국내 제지업계의 대표적 물류는 자사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지를 인쇄소에 공급하는, 한마디로 중간재 공급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이에 자사 국내 시장에서의 물류흐름은 진주와 대구에 위치해 있는 공장에서 전국 각지의 고객사에 공급하는데, 이의 40% 이상이 파주와 일산 등의 경기 서북부 지역에 집적돼 있다. 내수물류부문의 물류활동은 아웃소싱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물동량은 월간 2만5,000톤에서 3만톤 규모로 물류비만 20억에 달한다.
   
■제지물류의 특성에 대해?
우선 창고부지가 넓어야 한다. 종이의 단위무게가 생각보다 무겁다. 보통 파렛트 하나의 적재 높이가 1m 40cm정도 되는데 이의 무게가 약 1.2톤가량 된다. 때문에 파렛트 이동에 중장비가 수반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제지품질에 직접적인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3단 이상을 적재할 수 없어, 평당 적재가능 규모가 3~4톤에 불과하다.
자사 월간 처리규모의 절반을 보관하는 데만 3,500평 이상의 창고부지가 필요한 셈이다. 한마디로 창고 단위면적당 적재효용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할 수 있겠다. 제지무게가 무거운 탓에 내륙운송수단으로 화물차보다는 철송이 더욱 효율적이라는 것도 제지물류의 특징이다. 이와 함께 제지산업과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는 인쇄업계가 출판단지로서 경기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어서, 이곳에서의 물류거점 확보가 또 하나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종이의 규격과 특성이 모두 제각각이라는 것이 제지물류가 지니고 있는 최대의 특성이자 가장 중요한 이슈이다. 실제로 이를 파악하는 것이 전문 물류사들에게는 가장 난제로 여겨지고 있기도 하다.
 
■제지물류의 고유특징이 있는 만큼, 제지사 전문공동물류에 대한 생각은?
쉽지 않은 문제다. 특히 우리산업은 생산품에 대한 시장진출입이 용이하다. 때문에 시장경쟁력은 각 사의 제품경쟁력에서보다는 시장 동향과 고객의 니즈파악에서 가려진다. 이런 특징 때문에 전체 기업활동에서 독립성이 더욱 요구되고 있는 만큼, 제지업계의 공동물류는 쉽게 형성될 수 없을 것이다.  


■물류 아웃소싱과 관련, 업체 선정시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은 ‘고객서비스’이다. 그것은 모든 화주사들 공히 가장 우선적으로 꼽는 항목일 것이다. 그 다음은 ‘배송의 전문성’이다.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제지물류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제지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배송하는 것이다.

 

제지는 규격도 천차만별이지만, 같은 규격이라고 해도 종이의 결이 ‘횡(橫)’이냐 ‘종(縱)’이냐에 따라서도 인쇄결과가 확연히 달라진다. 때문에 오더 내용을 정확히 인식하고, 그에 맞는 종이를 올바르게 배송하는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다.

 

실제로 아웃소싱 도입 초기 이부분에서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 가장 애를 먹은 부분이기도 하다. 여기에 더해지는 것이 ‘정시성’이다. 착오없이 납기를 맞추는 일, 이것은 물류에 있어서 가장 중요도 있게 꼽히는 사안이면서도 제일 어려운 부분이기도 한 것 같다.

 

■물류 효율화방안에 대한 평소 생각과 향후 계획에 대해?
전문물류업체를 활용하고 있지만 우리와 같이 산업의 특성이 뚜렷한 경우는 자가물류 체계를 갖추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물류사들이 제지의 특성을 일일이 알기는 역부족이다.

 

때문에 현재 자사물류를 처리하고 있는 물류사와의 안정화단계까지 6개월 정도가 소요됐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양사 모두 더 많은 노력과 신경을 써야 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전체 물류흐름 중 중요부분을 자가물류로 처리하면서 3자물류를 함께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자사 제품의 특징을 우리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한 가지 덧붙이자면 결국 물류를 아웃소싱한다는 것은 물류사가 인쇄소와 우리를 연결해주는 고리역할을 하는 셈이다. 이는 배송부문에서 가끔 서로 다른 손익계산에 의해서 난처할 때가 종종 생기는데, 가끔 예정 배송스케줄 외 긴급 배송 오더가 발생할 때가 있다.

 

회사입장에서는 인쇄소의 니즈에 최대한 부합하려고 하지만, 이를 수행해 주어야 하는 물류사 입장에서는 그들 나름의 채산성을 따져야 하는 서로 다른 상황이 빚어질 때는 난감하다. 이러한 경우는 명목상의 효율화 방안과는 다소 거리가 있긴 하지만 우리에게는 중요한 부분이 아닐 수 없다.

 

■3PL관련 정부지원 정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책에 대한 홍보가 활성화됐으면 한다. 기업활동을 하면서 일일이 정부 홈페이지에 방문해 관련정보를 얻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다면 정부의 다양한 정책들, 특히 기업대상 정책이 마련되면, 이를 손쉽게 알 수 있는 별도의 루트가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참여방법도 좀 용이해졌으면 한다. 참여의사가 있어도 그에 따른 요구조건이 다소 까다로워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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