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크루즈산업, 한국만의 ‘포지셔닝’ 찾아내야”

 12월 16일 부산상공회의소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동시 개최

 

22년의 해운시장을 정리하고, 23년의 미래리스크 전망하는 세미나에서 임복순 한국국제크루즈연구원 원장이 “현재 동북아크루즈산업은 중국의 독과점적인 시장지배로 글로벌 선사들이 동북아시장을 떠나고 있는 상황”이라 밝히며 “크루즈산업의 현황을 정확하게 짚고, 향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한국만의 ‘포지셔닝’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한국은 외생변수로 주어지는 위험요인에 대해 대응을 넘어 산업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발전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2년 해양수산 미래 리스크 세미나’가 12월 16일 부산상공회의소에서 온·오프라인 동시 진행됐다. 이번 행사는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개최되었으며, ‘석학 초청 라운드테이블’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해운항만 변화’ 2개의 세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세션인 ‘석학 초청 라운드테이블’에서는 기조 강연으로 메이펑 루워(Meifeng Luo) 홍콩이공대학교 교수가 ‘코로나19가 글로벌 공급망, 컨테이너 운송 및 항만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한 발표가 이뤄진 후, 인하대학교 장영태 교수를 좌장으로 하여 HMM 김규봉 해사총괄, 한국해양대학교 윤희성 교수, 부산항만공사(BPA) 구자림 해외사업실 실장, ER-Marine Erik Roelans 대표가 참여한 토론의 자리가 마련되었다.
두 번째 세션인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해운항만 변화’에서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이호춘 실장의 ‘공급망 리스크로 인한 해운시황 변화 전망’ △경상국립대학교 김성기 교수의 ‘공급망 리스크로 인항 항만 물동량 변화 전망’ △한국국제크루즈연구원 임복순 원장의 ‘포스크 코로나 시대 크루즈 산업 리스크 관리’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KMI 김종덕 원장을 좌장으로 하여 뉴저지시티대학교 이은수 부교수, 팬스타앤터프라이즈 유다종 크루즈사업팀 팀장, 로지스퀘어 김병록 대표, 해양진흥공사(KOBC) 이석용 센터장이 참여해 발표에 대한 소견과 의견을 내보였다.

 

 
 

메이펑 루워, “해운업, 팬데믹 이전 많은 손실...
                  팬데믹 이후 손실 만회한 것뿐”

기조연설에서 메이펑 루워(Meifeng Luo) 홍콩이공대 교수는 ‘코로나19가 글로벌 공급망, 컨테이너 운송 및 항만에 미치는 영향’를 주제로 발표하며, 지난 3년간의 코로나19 확산추이와 코로나19로 인한 ‘컨’ 시장의 변화, 수요시장의 변화, 해운시장의 변화를 총체적으로 살펴봤다. 그는 “코로나19 기간에 선박 수가 빠르게 증가했지만, 평균적인 선복량, 컨테이너선의 규모는 그렇지 않았다”며 “이는 해운업에서 큰 선대를 건조하지 않았지만, 수요와 공급이 활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펑 교수는 향후 정기선시장에 대해 “올해(22년)와 내년(23년) 선복량이 상당히 증가할 것이다. 올해 많은 투자가 이뤄져 내년의 영업마진 증가가 예상된다”고 전망하며 “세계경제와 글로벌 수요 증가율이 2.7%로 소폭 상승이 예측되지만, 하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낙관적으로 볼 만 하다”고 밝혔다. 그는 23년 신조수주잔량이 “코로나19 이후 기존 선복량 대비 반등했다”며 “세계 경제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 앞으로 2년 내 기존의 구식선박들이 폐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코로나19가 해운과 항만업에 영향을 미치며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졌다. 그중 ‘컨’박스의 가용성이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컨’박스의 가용성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해운·항만업은 효율성에 중점을 두어야 하고, 지속해서 합리적인 수익마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하며 “팬데믹 이전엔 해운업에서 손실을 많이 보았기 때문에 팬데믹 이후에 그 손실을 만회한 것 뿐”이라고 견해를 드러냈다. 아울러 메이펑 교수는 “해운업은 시장에서 합리적인 수익마진을 유지하기 위해 협력 매커니즘을 활용할 수 있고, 연맹을 맺을 수도 있다”며 “마진이 높은 경우에는 시장의 매커니즘을 고려한 적절한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규봉, 실제 해운사, 미래리스크로
          ‘디지털라이제이션’ ‘탈탄소화’
          ‘선원공급문제’ 꼽아
윤희성, “다양한 분야의 집단지성 활용,
            예상치 못한 사건의 조짐 예측할 수 있어”

장영태 인하대 교수를 좌장으로 한 토론에서 김규봉 HMM 해사총괄은 해운선사가 실제로 느끼는 미래리스크로 ‘디지털라이제이션’ ‘탈탄소화’ ‘선원공급문제’를 꼽으며, 각 리스크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김 해사총괄은 무인화 선박에 대해 “비용 면에서 무인화 선박이 갖는 시설투자비, 개발비에 비하면 실제 글로벌 선원시장에서의 선원비 절감은 미미하다”며 “사이버공격, 나포·절도문제에도 대응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무인화 선박 도입에 대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비쳤다. 또한 “현재 탈탄소화로 가고자하는 목적은 명확하지만, 가는 방법에 대한 불확실성과 규제의 불확실성이 탈탄소화를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선원문제’에 대해서는 “선원에 대한 배려나 양성이 소홀하지 않았나”라고 지적하며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선원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어떻게 선원을 확보·양성할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윤희성 한국해양대 교수는 “정략적인 분석 이외에 여러 인재의 집단지성을 활용한다면 예상치 못한 사건들의 조짐을 더 잘 예측할 수 있다”며 “기술이외에 금융, 경제, 심리학, 물류, 기상학 등 다양한 지식을 활용해야 위기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협업수준이 낮은 점을 지적하며, “한 분야의 전문가가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와 위기를 자체적인 지식만으로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업하기를 희망했다.
에릭 로엘란스(Erik Roelans) ER-Marine 대표는 “한국의 해운산업에 기회가 있다”며 “부산항은 ‘디지털트윈 기술’을 적용하는 등 해운·항만이 디지털화되고 있다. 동 부분에 대한 개발이 촉진된다면 더욱 스마트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팬데믹을 예방할 수 없다 하더라도 위기가 도래했을 때 신속하게 대응할 준비가 갖춰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기, “공급망 변동, 파동형태로 영향...
            일정한 시차 후 긍정적으로 바뀌어”
임복순, 현재 동북아 크루즈의 주요 이슈,
          ‘연대’ ‘협업’

김성기 경상국립대 교수는 ‘공급망 리스크로 인항 항만 물동량 변화 전망’ 주제발표에서 공급망 리스크를 나타내는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GSCPI)’ ‘상하이 컨테이너 운임지수(SCFI)’ ‘컨테이너 정시성’ ‘항만혼잡지수’ ‘경제지표’를 근거로 항만물동량 변화 추이 분석결과를 공유했다. 그에 따르면, GSCPI와 SCFI는 코로나19 시기인 2020-21년에 크게 상승 추세를 보였지만, 컨테이너 정시성은 같은 시기에 크게 하락했다. 항만혼잡지수 또한 2019년 중반부터 계속해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 미국, 중국을 기준으로 분석한 경제지표에서는 “2020년 초반에서 중반까지 생산과 소매에서 한 차례 하락추세를 보였지만, 운송만큼 오래 지속되지는 않았다”며, 3개국 모두 비교적 빠른 회복 추세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산항, 상하이항, LA/LB항을 기준으로 물동량 추세를 분석한 결과, “2019-20년에 항만 물동량 성장률이 소폭 하락한 후, 2021년에는 20년 대비 큰 폭으로 물동량이 증가하여 회복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특히 김 교수는 공급망 변동이 컨테이너 물동량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해 “공급망 압력지수는 실제로 항만 물동량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었지만, 단순히 부정적인 영향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파동의 형태로 일정한 시차 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분석하며, 분석된 파동의 형태를 근거로 부산항 물동량이 23년에는 5.5%, 24년에는 3.5% 상승할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글로벌 공급망 변동을 나타내는 종합지표성격의 공급망 압력지수는 물론이고, 운송, 생산, 소비의 모든 측면에서 코로나19는 공급망 변동을 야기하는 요인”이라 강조하며 “그 충격은 소비나 생산측면보다 운송측면에서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의 변동은 항만물동량에 파동의 형태로 영향을 미쳐 항만수요의 파동성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항만에서의 대비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그는 GSCPI 등 공급망충격에 관한 여러 지수들을 모니터링해 충격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조기경보시스템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공급망 변동을 나타낼 지수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임복순 한국국제크루즈 연구원 원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크루즈 산업 리스크 관리’ 발표에서 “지난 3년간 크루즈만큼 산업 전반에 위험요인을 단기간에 극복해나가는 산업이 없다”고 크루즈 산업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 점을 강조했다. 임 원장은 지난 11월 싱가포르에서 크루즈를 탑승했던 경험을 청중들과 공유하며, “선사가 문제해결의 주체가 되어 전체 시스템을 바꿨다. 느낌상으로는 전혀 변한 것이 없었지만, 승선부터 기항지 관광까지 전 일정을 선사가 제공하는 앱을 통해 예약하도록 개선되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팬데믹이 크루즈 산업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크루즈 산업이 언텍트의 환경에서 안정과 편리함, 쾌적성을 추구하는 온택트로 전환했다는 것, 그것이 빠르게 산업에 적용되면서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게 했다는 점은 주목해볼 만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현재 동북아 시장에 대해 임 원장은 “현재 글로벌 선사들이 중국의 독과점적인 시장지배로 중국과 동북아시장을 떠나고 있지만, 중국 6개선사가 7척을 보유하고 있고, 23년 CSSC 카니발에서 2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즉, 중국은 2028년까지 약 9척의 선대를 구축하게 된다”며 “선박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등 동북아시장의 회복추세가 보이기 시작하면, 글로벌 선사들이 다시 몰려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중국의 크루즈산업 클러스터 구역 중‘장강삼각주 크루즈관광 혁신발전시범구’와 ‘환발해 크루즈관광 발전집결지역’이 우리나라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강조하며, 동 구역에서 크루즈산업이 활성화될 경우 우리나라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 기대감을 표했다.


임 원장은 “동북아 크루즈 시장이 멈춰있다고 해서 주변이 멈춰있지는 않다”며 “중국 크루즈산업 클러스터는 전방위적으로 개발되고 있고, 선사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는 우리에게 충분한 기회요인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크루즈산업 현황을 정확하게 짚고, 향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한국만의 ‘포지셔닝’을 찾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차이나플러스알파’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임 원장은 “한국은 외생변수로 주어지는 위험요인에 대한 대응을 넘어 산업의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발전전략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하며, 현재 동북아크루즈의 주요 이슈인 ‘연대’와 ‘협업’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한국, 중국, 대만, 일본, 홍콩, 필리핀 등 동북아 국가들이 지역적 특색과 경쟁력을 기반으로 ‘다모항 얼라이언스’ ‘동북아 서비스 표준 얼라이언스’ ‘동북아 크루즈 산업 얼라이언스’ ‘섬 크루즈 얼라이언스’ 등을 구축하여 시장에서의 차별화와 시장육성을 도모하고자 협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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