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와 북극항로 개통으로 ‘핫’한 북극

12월 5-9일, 부산서 ‘협력의 시대, 북극을 만나다’ 주제로 열려

 

 
 

전 세계 다른 지역보다 약 4배의 기후온난화 충격을 받는 북극의 해빙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 북극의 얼음두께 또한 얇아지고 있어 ‘2022 북극협력주간’ 동안 북극권·비북극권 국가들이 협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달궈졌다. 이와 함께 북극 해빙 감소로 북극 오픈기간이 장기화되자 향후 몇 년 내로 ‘북극항로’가 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공존하였다.


‘2022 북극협력주간(Arctic Partnership Week 2022)’이 12월 5일부터 9일까지 부산에서 온·오프라인 동시에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협력의 시대, 북극을 만나다(Pursuing the New Partnership for the Global Arctic)’를 주제로 열렸으며, △5일 개막식 △6일 정책의 날 △7일 과학기술의 날 △8일 해운의 날 △9일 시민의 날 날짜별로 분야별 현안을 논의하고, 협력방향을 모색했다. 이외에도 5일부터 8일까지 매일 저녁 8시 ‘온라인 극지 상식 골든벨 대회’가 진행되는 등 일반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북극협력주간’은 국내외 전문가가 함께 모여 북극 관련 정책과 과학연구에서 산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슈를 논의하는 국제적 협력의 장이다. 특히 올해는 북극 다산과학기지 개소 20주년이자, ‘제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을 통해 우리나라가 ‘극지활동 추격자에서 선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한 의미 있는 해이다. 올해 행사는 그간 우리나라 극지활동의 성과와 미래 비전을 널리 알리고, 북극권 국가들과 공유함으로써 우리나라가 북극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하고, 북극권 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개막식 행사에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개회사를 통해 지난 11월 22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제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의 주요 내용을 소개했다. 이어 ‘대국민 극지 비전 선포식’에서는 ‘국민을 위한 극지선도국가’라는 대한민국 극지활동의 미래 비전이 대중들에게 천명되었다. 선포식에는 세종과학기지 월동대원, 한국해양대학교 장학생 등 다양한 연령대의 국민대표들이 함께하였으며,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고, 미래로 도약하는 극지활동에 대한 의지를 선보였다. 이어진 시상식에서 ‘제13회 청소년 극지논술공모전’ 대상의 부산국제고등학교 류영현 학생에게 해양수산부 장관 표창장이 수여됐으며, ‘제1회 극지연구 전문인력양성 장학사업’의 장학생으로 선정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이예림, 포항공과대학교 환경공학부 양승훈 학생에게 장학증서가 전달됐다. 기조연설에서 헨리 부르게스 국제북극과학위원회(IASC) 회장은 IASC에 대해 소개한 후, 지난 2년간 코로나로 겪은 어려움이 해소되고 있는 중인 북극연구가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로 불확실성이 확대되었다고 우려했다. 또한 그는 “북극 전 지역에서 국제협업,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데이터 공유가 이루어져야 기후위기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개방적이고, 야심찬 국제적인 과학협력과 파트너쉽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송, 미·중·러에게 북극해,
       ‘차기 에너지 패권의 요충지’
김기태, “러시아, 서방국가 제재에도 북극해항로를
           국제해상운송로로 만들려 노력”
예병환, “NSR·NWP·TPP 사고통계자료,
           북극해 해상보험요율 책정에 중요한 자료”

‘첫째 날’에 개막식과 함께 ‘갈등의 시대, 북극협력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주제로 ‘북극연구세미나’가 개최됐다. 동 세미나에서 이송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박사과정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북극정세 분석’ 주제발표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북극권 공간에 대한 인식이 변화되었으며, 북극 군비 경쟁이 심화되었다”며 “북극이사회(AC. Arctic Council)’가 러시아 보이콧을 선언하며, AC의 활동이 러시아의 광범위한 북극권 영토·해양에 접근하지 못하게 되는 등 러시아 연구자와의 협력이 불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7월 31일 푸틴 대통령이 새로 승인한 ‘해양 독트린’에 북극 지역 및 북극항로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었으며, 미슈스닌 총리가 ‘2035년까지 북극항로 개발 계획’에 서명했다고 짚어냈다. 이에 반해 미국의 ‘북극해에서의 국가전략서(National Strategy for the Arctic Region)’에는 북극권의 평화, 안전, 협력, 미국의 북극정책 발전과 원주민 협력에 초점됐으며, “최근 미국의 중·러 북극권 협력 경계가 시작되었다. 최근 북극해빙현상으로 항로와 에너지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며 에너지 패권 전쟁이 예상된다”고 미국, 중국, 러시아가 북극해를 차기 에너지 패권의 요충지로 인식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국은 AC 회원국, 옵서버 국가들과 협력하는 인도적 차원의 지원과 협력에 중점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천대학교 최수범 동북아물류경영연구소 박사는 ‘북극항로 발전현황과 해운선사의 참여방안’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그는 현재 북극항로(NSR) 주요 개발현황으로 △21년 NSR 수역 디지털 서비스를 위한 통합플랫폼 △인공위성 Arktika-M 1호기 △부유식 원자력 발전소 Akademilk Lomonosov △LNG 환적 터미널 △북위도·Belkomur·Karskomur 등 철도 △북극해 안전 감시 및 모니터링 △20년 800teu 연중항해 쇄빙 ‘컨’선 등을 설명하며, 그중 DP World가 Rosatom과의 합작회사를 통해 NTC(Northern Trasnsit Corridor) 운송물류투자 구축 및 운영을 위한 투자기금 20억달러를 약속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 발표에 대한 토론에서 김기태 영산대학교 교수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국가의 대러 제재에도 러시아는 북극해항로가 국제해상운송로가 되도록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평가하며 “러시아는 북극에서 생산된 석탄과 석유를 북극해항로를 통해 중국으로 운송했으며,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여 러시아 ‘컨’선 ‘Sevmorpout’호가 극동과 발트해 사이에서 운송이 이루어지도록 지원했다”고 북극해항로가 국제운송로로 거듭나기 위한 러시아의 노력에 주목했다. 한편, 러시아 정부의 2024년 북극해항로 8,000만톤 목표에 대해 “달성가능해 보이지 않는다”고 소견을 밝혔다.
이어 예병환 배제대학교 교수는 ‘북방항로 운항의 위험요인과 해상보험’에서 2021년 해운업에서 발생한 해상사고 3,000건 중 전소사고는 총 54건(약 2%)으로 2012년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영국 해상보험사들의 공동으로 설립한 JHC(Joint Hull Committee)에서 밝힌 북극해 선박 운항의 위험요인에 △해빙과의 접촉(빙하 포함) △해빙에 의한 프로펠러, 방향타 및 기타 기계장치의 손상 △해도에 표시되지 않은 암초에 의한 좌초 △결빙(11-3월) △안개(6-7월이 가장 극심) △충돌 △멀리 떨어져 있음에서 발생하는 구조의 지연·부족 △안전항 항만에 대한 정보 부족이 있으며, △좋지 못한 해도 △부족한 수로도 및 기상 자료 △부족한 위성항법 정보 및 통신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이사회(AC)가 발간한 ‘2009년 북극 해상운송 평가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주요 북극 해상운송로의 상당한 부분에 대한 해도가 부족하며, 캐나다 북극해 제도 및 보퍼트해가 가장 심하고, 북부해항로(NSR) 상에 있는 카라(Kara)해, 랍테프(Laptev)해, 동시베리아해에서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또한 AC는 북극 해양환경의 가장 큰 위험으로 ‘선박의 기름방출’을, 추가적인 잠재적 환경영향으로 ‘북극해 운항선박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해양 포유류에 대한 선박 공격’ ‘해양 포유류의 이주패턴 파괴’ ‘인공소음 발생’ 등을 제시했다. 예 교수는 북극해 선박운항과 해상보험과 관련해북극항로 통항 선박에 대한 보험을 취급하는 보험사, 재보험사와 중개인들의 공통적인 애로사항으로 ‘보험료 책정을 위한 자료의 부족’이 있다며.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보상하기 위해서 보험사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요율을 책정하여 왔으며, 경우에 따라 보험사가 보험부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선체보험(H&M)의 고려사항으로 △유빙으로 인한 좌초, 설비고장, 해빙충돌에 의한 선체의 손상 △냉해로 인한 장비의 오작동 또는 선박 운항의 불가능성 △선박 운항과정에서 짙은 안개와 눈폭풍으로 가시범위가 축소돼 충돌에 의한 선체의 손상위험을 꼽으며, “북극해를 항해하는 선박에 대해 일반적으로 5만-12만 5,000달러의 기본 보험료에 최대 40%를 할증한 보험요율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P&I에 대해서는 “해상사고 시 부족한 구조설비와 수색구조 능력, 원거리 등의 요인에 의해 구조와 부상선원의 이송에 상당한 비용이 발생한다”며 “북극항로의 전문인력 양성은 P&I 보험료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 교수는 북극항로별 해상위험과 해상보험을 살펴보며, ‘북동항로(NEP)’에 대해 “선체 손상의 대부분은 해빙의 상태가 안 좋은 북극항로의 동쪽, 시베리아와 추크치(Chukchi)해에서 발생했으며, 해상사고의 약 10%는 단독으로 항행할 때 발생했고, 60%는 쇄빙선을 따라 항행할 때, 나머지는 30%는 견인, 좌초 및 다른 운영과정에서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북서항로(NWP)’에서는 “건현의 제한, 좁은 해협, 극심한 해빙, 관련 인프라의 부족이 보험에 영향을 주는 주요 위험요인”이라며 “잠재적으로 선체에 대한 위험성이 높아 보다 할증된 선체보험비용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극지횡단항로(TPP)에 대해 가능성을 검토한 결과 “해안선을 따르는 다른 항로들에 비해 보험비용이 높을 가능성이 많다”고 제언했다. 특히 그는 “북극해에서의 해상운송은 다른 부분들과 다르게 아직 해상보험에 관련된 국제적인 협약이 존재하지 않는다. 북극에 관한 실증적인 자료와 통계가 부족하여 보험사들이 북극의 다양한 항로와 관련된 위험분석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며 “북극 운송과 관련된 해상보험은 개별 케이스마다 다르고, 비싸며, 자가보험이 요구되는 경향이 있다. 북극 운송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P&I”라고 강조했다. 이어 “NSR, NWP, TPP에서 일어날 수 있는 사고 및 사고율에 관한 통계자료는 북극해 해상보험의 효율적인 보험요율을 책정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편, 그는 러시아가 발표한 통계의 신뢰성과 유효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북극권 대사관, “북극 기온상승 다른 지역보다 빨라...   
                      전 세계 협업 필요”
마크 란테인, “2035년, 중앙북극해 통과 가능...
                  환경, 안보·법적문제 야기”
서민정, “극지산업, 아직 뚜렷하지 않아...

           선도적인 기술개발로 주도하고자”
행사 둘째 날인 ‘정책의 날’에는 ‘북극해 정책포럼’이 개최됐다. 포럼 중 ‘북극 라운드테이블’에서는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김종덕 원장을 좌장으로 하여 ‘신(新) 국제관계와 북극협력’을 주제로, 외교부 홍영기 극지협력대표, 극지연구소 강성호 소장, 주한 캐나다 대사관 루슬란 캣츠(Rouslan Kats) 참사관, 주한노르웨이대사관 안네 카리 한센 오빈드(Anne Kari Hansen Ovind) 신임대사내정자, 주한스웨덴대사관 요하네스 안드레아손(Johannes Andreasson) 참사관이 북극 거버넌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보고, 북극 거버넌스에서의 다양한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안네 노르웨이 대사내정자는 북극 지역이 다른 지역보다 3.8배 더워지는 등의 기후변화문제에 주목했다. 그는 “노르웨이는 지속가능한 북극을 만드는데 공동의 책임을 갖고 친환경 정책에 대대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북극해, 노르웨이 해안 인근에 해양쓰레기가 모이는 상황을 지적했다. 요하네스 스웨덴 참사관 또한 북극의 기온상승이 다른 세계의 어느 지역보다 빠르다는 점을 우려하며, “북극이 더워지면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생기는 만큼 스웨덴과 노르웨이는 파리협약에 따라 북극의 온난화를 최대한 제한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루슬람 캐나다 참사관은 “북극의 기후변화는 캐나다의 다른 지역과 비교해 약 4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북극 정책에서 기후변화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성호 극지연구소장은 다산연구기지의 20주년을 축하하며, 2027년부터 운영될 차세대 쇄빙연구선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2척의 차세대 쇄빙연구선으로 남, 북극 2곳에서 과학연구선을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이러한 인프라 확충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북극해연구는 더욱 강화되고,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 소장은 “현재 북극권에서 진행 중인 문제가 한국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만큼 북극권 국가들과 밀접한 협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불안정한 현황 속 지속가능한 북극협력을 위해서는 북극의 국제적 가치와 균형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다자간 협력을 하기 전 북극권 국가와의 양자간 북극과학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북극 전문가 주제발표’에서 마크 란테인 노르웨이 북극대학교(UiT) 교수는 ‘북극 거버넌스의 전망’을 온라인으로 전했다. 그는 “빙하가 해빙되며 2035년에는 선박이 중앙북극해를 여름에도 통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이는 환경적 문제뿐만 아니라 안보·법적인 문제도 야기하게 된다”며 “EEZ가 없는 지역에서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된 예로 캐나다와 미국이 ‘북서항로’ 주권에 대해 논쟁한 사례를 설명했다. 마크 교수는 “북극에 빙하가 녹으며 항로가 다양하게 열리게 되었다”며, 그중 가장 흥미로운 항로로 ‘북극항로’를 꼽았다. 그는 “북극항로는 북유럽, 동북아시아 국가에게 아시아와 유럽을 횡단하는 가장 빠른 항로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매력적이다. 또한 러시아가 지난 몇 년간 계속 개발하려는 항로이기도 하다”며 “현재 ‘중앙북극선’은 통과하기 어렵지만, 15년 뒤에는 쉽게 개발될 것”이라 예측했다. 이와 함께 항로가 개발되며 극지해상운송이 늘어남에 따라 통항량 증가에 따른 환경파괴가 우려돼 지난 2017년 민간선박의 환경보전을 목적으로 극지코드(Polar Code)가 마련됐다고 설명하며, “극지코드가 북극 환경규제의 중요한 첫 발자국이긴 하지만, 통항량이 많아지는 만큼 북극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더 많은 개정안과 보충안이 필요하다”고 국제적인 개선 움직임을 촉구했다.


서민정 해수부 극지정책팀장은 우리나라의 ‘제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를 국내외 북극 관련 전문가들에게 공유했다. 그는 “기후온난화와 이상기후가 점점 빈번해지고 심각해지는 가운데 극지는 기후변화의 열쇠를 찾을 수 있고, 해법을 만들 수 있는 최전선의 공간”이라고 시사하며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극지안보와 관련한 전략을 수립하고 친환경 분야의 투자를 늘리는 것이 트렌드”라고 밝혔다. 특히 2026년에 건조가 완료될 차세대 쇄빙연구선에 대해 “우리나라가 남·북극에 2개 기지와 2척의 연구선 인프라를 갖게 되면 전 세계 4위의 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그는 우리나라의 연구성과는 14위이지만 논문증가율은 1위를 기록했고, 극지 관련된 특허는 대부분 극지선박과 관련되어 있지만 3위이며, 전체적인 극지 관련기술이 미국에 비해 75% 수준이지만 지속해서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 팀장은 ‘제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의 비전을 ‘국민을 위한 극지선도국가: 미지를 향한 도전, 미래를 향한 도약’으로 삼았다며, 이에 따른 추진 목표 △미지의 영역 진출 △기후변화 대응 △극지신산업 기반 마련과 9개의 프런티어 과제를 설명했다. 이와 함께 △남·북극 미지의 영역 탐사 확대 △기후·환경 문제 해결 주도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극지산업기반 마련 △다원적 국내외 협력 생태계 조성 △참여하고 소통하는 극지활동 강화 5가지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서 팀장은 “극지산업은 아직 전 세계적으로 뚜렷하게 형성돼있지 않지만,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술개발을 선도적으로 수행하여 향후 극지산업을 주도해나가고자 한다”며 “향후 북극항로가 열릴 것을 대비하여 선박기술이나 관련 장비기술을 준비하고자 한다. 현재 친환경 컨테이너선에 대한 기획연구를 추진 중이며, 2026년도에는 관련 기술을 확보해 실증해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양은진, “현재 북극 이슈 해결 위해
            북극해 국제공동연구 필수”
매드 프레드릭슨, “북극해항로, 북극지역의
                       ‘게임 체인저’”

셋째 날인 ‘과학기술의 날’에는 북극 다산과학기지 개소 20주년을 맞이하여 ‘제3회 한국 북극과학연구세미나’와 ‘한국북극연구컨소시엄(KoARC) 세미나’ 등이 개최돼 그간 국제협력의 우수사례를 공유하고, 2026년에 건조될 차세대 쇄빙연구선을 활용해 추진할 수 있는 북극 국제공동탐사 등 새로운 협력 과제들을 발굴했다.
‘제3회 한국 북극과학연구 세미나’는 ‘한국의 북극 연구 20년: 북극에서 찾는 지속가능한 미래 환경’을 주제로 개최됐으며, 그중 ‘해양’을 맡은 양은진 극지연구소(KOPRI) 해양연구본부 본부장은 ‘북극해 온난화-해양생태계 변화 감시 및 미래 전망’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우리가 북극에 주목하는 이유로 그는 “북극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현재와 미래, 인류의 삶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 현재 북극해를 덮고 있는 해빙은 점차 사라지고 있으며, 2020년 기준 북극해 해빙면적의 약 50%가 사라져 전 지구 역사상 역대 2번째로 낮게 기록되었다. 더욱 심각한 상황은 북극의 해빙두께가 ‘일년빙’으로 점차 얇게 변해가고 있다는 점”이라며 “북극 해빙의 감소는 인류에게 위협이 되지만, 자원활용과 북극항로 등과 같은 기회로 다가오기도 한다. 북극해 해빙이 점차 사라지며 바닷길이 열리면서 물류를 운반하는 북극항로의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다. 북극항로를 운항하는 선박의 안전을 위해 ‘해빙정보’ ‘해양환경’ ‘기상’과 같은 다양한 정보 획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기온뿐만 아니라 북극해 바닷물 온도도 주기적으로 상승하며 2019년 북극해 바다온도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영구동토층이 녹으며 북극해로 담수유입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양 본부장에 따르면, 북극해빙이 녹으면 오픈수면적(water area)이 증가하고, 북극 생태계를 이루는 1차 생산력은 증가한다.

 

이에 반해 북극해빙을 유년시설 서식처로 살아가는 북극 대구는 20-30년 후 그들의 서식처를 잃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극해는 태평양과 대서양이 유입되는 2개의 게이트를 가지고 있는데 최근 태평양으로 유입되는 따뜻한 물이 지속해서 증가하여 러시아와 캐나다로부터 담수유입이 증가하는 등 태평양 북극해의 해양생태시스템에 큰 변화를 겪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태평양 북극해는 북극항로가 지나가는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그는 북극해 온난화와 관련해 KOPRI에서 진행 중인 ‘Korea-Arctic Ocean Observing System (K-AOOS)’와 ‘Korea-Arctic Ocean WArming & Responses of Ecosystem(K-AWARE)’을 소개했다. 양 본부장은 “어느 한 기관, 한 나라가 단독적으로 북극해를 연구할 수 없기 때문에 북극의 현재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북극해 국제공동연구는 필수적”이라고 주장하며, 현재 ‘아라온호’보다 몸집이 2배 정도 크고, 최첨단 시스템을 갖춰 쇄빙능력이 향상될 것이라 예상되는 ‘차세대 쇄빙연구선’에 대해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건조된 이후 북극해 연구활동은 다가올 미래의 기후위기와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북극해 현안이슈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이므로 북극해 연구에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이어 ‘우리나라 극지 산업·기술의 미래와 북극권 진출 강화 방안’을 주제로 개최된 ‘KoARC 세미나’에서 북극경제이사회 매드 프레드릭슨(Mads Qvist Frederiksen) 사무국장은 “노르웨이 스발바르(Svalbard)는 전 세계 다른 지역에 비해 온난화가 4배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북극 지역에 온난화가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며 전 세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지만, 새로운 항로도 열리고 있다”며, 북극항로를 이용하기 위해 인프라가 구축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극이 하나의 ‘운송허브’가 될 수 있다고 시사하며. “기후변화로 북극의 해빙이 줄어들며 새로운 운송항로 등장으로 해운업에 큰 영향이 미칠 것이다. 북극해항로(NSR)가 북극지역의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러시아 전쟁이 발발하며, 러시아를 오가는 선박의 척수가 크게 주는 등 현실적으로 NSR에 접근해야 함을 경고했다. 매드 사무국장은 “NSR이 금방 수에즈운하나 파나마운하를 대체할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다. 장기적으로는 추가적인 해상교통로가 될 수 있지만, 파나마나 수에즈운하와 경쟁은 안된다”고 제언했다. 그는 NSR를 활성화하기 위해 ‘아크(ARC)7급 쇄빙선 투자’와 ‘수소 개발’을 제안했다. 마크 사무국장은 “수
소야말로 가장 중요한 해운업의 발달이다. 수소의 발전양상은 해운업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김현수, “30-50년 북극 오픈기간 알아야
           정확한 사양의 선박 건조 가능”
최중효, “북극 사고, 감당할 수 없어...
           세밀히 선체 기획해야”

‘극지 운항 친환경 쇄빙컨테이너선 개발과 미래 전망’을 주제로 발표한 김현수 극지기술연구회 회장은 현재 개발 중인 쇄빙 ‘컨’선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수에즈 운하 ‘에버기븐호’ 좌초사건 등을 통해 북극항로가 하나의 가능성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며 “북극 환경이 변화되며 오픈기간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2030-50년에는 북극 오픈기간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있어야 조선소에서 보다 정확한 사양의 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머스크와 같은 대형 해운사들이 제기하는 북극 자연환경 훼손 우려에 대해 그는 “선박이 친환경으로 건조돼 탄소배출이 안된다면, 경제적 이익이 있는 북극항로를 해운사가 거부하고 활용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반박했다. 김 회장은 앞으로 북극 해빙들의 강도가 줄어들고, 얼음범위가 작아지며 ‘ARC7급’ 쇄빙선이 운항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 예상하며, “쇄빙선과 야말(Yamal) 쇄빙LNG선 등이 길을 만들어놓으면 그 길을 따라 운항함으로써 선박이 효율을 얻겠다는 계획이 해운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컨’선 대체연료에 대해 “LNG나 암모니아, 메탄올 등의 저장용량이나 선박의 사이즈 등 다양한 기술적인 부분이 아직 상용화되지 못했다”며 “운항 기획연구에는 ‘현장 데이터’가 중요하다. 극지의 해빙이나 조류, 바람 등 다양한 정보들이 정확히 전달된다면 필요한 사양에 맞는 선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굉장히 터프한 극지환경에서 화물이 꼼짝도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이를 대비하기 위한 기술도 필요하다”며 극지에서의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장비도 선박에 탑재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최중효 대우조선해양 책임연구원은 ‘북극 진출을 위한 기술개발: 세계 최초 쇄빙 LNG선 개발성과와 미래전망’에 대해 ‘야말(Yamal) 쇄빙LNG선’을 개발했던 성과와 이후의 준비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야말 LNG’는 영하 52도와 최대 2.1m의 얼음두께에서도 운전이 가능하고, 일반 LNG선과 같은 선속을 내는 선박으로, 총 15척의 수주에 성공했다. 동 선박은 2017년 처음 NSR 통과한 이후 사베타(Sabetta)항에서 중국까지 일반 LNG선과 같은 평균 11.8노트로 7일 17시간 만에 통과한 기록이 있다. 이에 최 책임연구원은 “전쟁 상황으로 운송상태가 좋진 않지만, 다음 프로젝트부터는 겨울철에 운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말 LNG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북극의 해빙, 저온, 흑야 등의 자연환경을 디자인으로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으며, 약 10여년 이상 넘는 기간의 연구개발을 통해 사업화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다수의 선박이 해빙으로 손상 입은 적이 많다는 점을 짚으며, “아직 해빙에 대한 통계 데이터들이 정확하지 않고,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북극은 접근성이 곤란한 지역이라 사고가 나면 감당할 수 없다. 북극에서 배가 멈추거나 손상을 입은 경우에는 대규모 재앙으로도 번질 수 있기 때문에 세밀히 선체를 기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기단 반도에 대량의 LNG 매장이 추정됨에 따라 상당량의 LNG선이 추가 발주되었으며, 현재 러시아에서 ‘아틱(Arctic) LNG-2 프로젝트’와 ‘부유식 LNG 저장설비’가 추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야말 LNG보다 향상된 아이스퍼포먼스를 가진 선박을 개발해 수주·건조하고 있고, 현재 총 6척을 건조 중이다. 부유식 해상설비도 ‘ARC4급’이다”라며, 이와 함께 스마트쉽 플랫폼 육상센터, 그린쉽 기술 등 현재 개발 중인 기술들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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