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운물류학회는 2월 16일 서울의 삼성동 코엑스에서 ‘무역 1조달러 시대를 대비한 해운물류산업’을 주제로 정기학술발표회를 가졌다.
이날 학술발표회에서는 <한국무역의 현황과 전망-현오석 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소장> <무역 1조달러 시대를 향한 해운물류산업-이재균 해양수산부 해운물류국장> <한국해운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구축 전략-장두찬 한국선주협회 회장> 등 3개 주제발표가 있었으며, 조강해운의 이광희 사장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정봉민 박사, 계명대학의 하영석 교수, 매일경제신문의 온기운 논설위원 등이 종합토론에 참가했다.
이날 발표내용을 요약 정리했다.

 

<한국무역의 현황과 전망-현오석소장>
반도체, 선박 주요품목 3년연속 수출성장 주도
현오석 소장은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률을 5% 내외로 전망하면서 올해 경상수지는 전년에 비해 소폭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 소장은 국민소득 1만달러에서 정체된 국가들(대만, 포르투갈, 그리스, 한국)과 2만달러 이상 국가들(미국, 일본, 홍콩)을 비교하면서 1만달러에서 2만달러 이상 그룹에 진입하는데 통상적으로 9.2년의 시일이 소요됐다고 분석했다.


현 소장은 ‘기로에 서 있는 한국경제’를 둘러싼 환경 요인으로 △성장동력 둔화(저투자 고임금 구조로 전환) △사회적 갈등 확산(지역 및 계층 갈등과 고용불안·노사갈등) △중국의 급부상(산업전반에 걸친 경쟁심화) △세계화의 급진전(개방압력 가중과 개방화 진전)을 꼽았다. 고령화사회로의 진입은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기술경쟁력 △높은 수준의 인적자원 △지식기반시대의 적응력 △성공에 대한 경험 축적 등 긍정적인 요인도 있음을 설명했다. 


현 소장은 수출은 한국경제의 희망이라며 수출성장과 국민소득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무역의존도가 30% 이하에 머무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등은 60-80년대까지 우리나라보다 소득수준이 높았으나 90년대 이후 역전되었다며 무역의존와 국민소득이 상관관계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수출성장과 소득성장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음을 그래프로 보여주며 2005년 우리경제의 수출경제성장 기여율은 60%를 상회한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한국무역은 3년 연속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현 소장은 한국무역이 5,0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고 밝히고, 이는 선진통상국가로의 발돋움을 의미한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이날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한국의 수출은 2004년에 비해 12.2% 증가해 호조세를 지속했으며 이는 2003년이후 3년 연속 두자리수의 증가율을 시현한 것이라 분석했다. 이러한 수출증가는 반도체와 자동차, 선박 등 주요 품목이 이끌고 있어 대기업의 수출주도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10억불 이상의 국내 수출업체는 모두 31개사인데, 이들이 전체 수출업계에서 차지하는 쉐어는 62%로 집계됐다.


우리나라의 수출교역상대국중 중국은 미국(14.6%)을 제치고 1위(21.6%)가 되어 있으나, 한국에서 중국으로 수출되는 품목중 반제품과 원자재 등의 비중이 높아 중국에서 가공해 재 수출되는 비율을 감안하면 아직도 대미 수출비중이 커 미국시장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현 소장은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호조는 해외경기의 호조와 주택상품의 생산성 향상에 주로 기인한다면서, 과거 환율이 수출호조의 중요한 요인이었으나 최근(1998년-2004년)에는 생산성 요인이 31%에서 49%로 크게 확대되었고 해외수요도 37%에서 48%로 대폭 증가했다고 흥미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주력품목인 반도체와 자동차, 휴대폰, 선박은 △신제품의 개발능력 △품질개선 및 신차종 출시, 달러망 확대 △디자인 경쟁력 강화 등의 요인에 따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2006년 수출입 전망과 관련해서는 △세계경제의 성장세 지속 △달러 약세 △중국의 부상과 경쟁심화 △유가불안, 국제 원자재가 상승 등의 대외환경에 처해있다. 세계경제는 4%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고, 환율은 최근 980원대로 하락하고 있으며 2006년에는 강보합세가 예상되었다. 국제유가는 고유가지속이 예상되지만 상승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았으며 수출은 11.5% 증가한 31.75억달러 달성을 전망했다.


현 소장은 한국무역의 트랜드부문에서는 주력품목의 성장과정을 설명하며 자동차 부품은 흑자로 전환된 상품인 반면 의류와 신발, 인형 어류 등을 적자로 전환된 상품으로 꼽았다.
한편 한국무역의 문제점으로는 (1)자본재 및 부품소재 산업의 취약 (2)수출구조의 특정부문 의존도 심화 (3)주력 수출산업의 질적 경쟁력 미흡 (4)기업환경 개선 미흡을 지적했다. (1)의 경우 낮은 부품 국산화율과 수출 및 내수간의 괴리, 대일무역적자의 누적, 저성장의 함정 등이 최종재 산업과 경제전체의 저성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되었고 (2)는 수출의 품목과 국가, 기업집중으로 다변화 요구가 증대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기업의 경쟁력을 반증하는 환경이기도 하다.


한편 △무역 1조달러의 비전 △무역 1조달러 달성을 위한 발상의 전환 △FTA 확대노력 △중국 및 BRICs 시장진출 △복합무역의 구현 △기업환경 개선이 한국무역의 과제로 지적됐다. 

 

<무역 1조달러 시대를 향한 해운물류산업-이재균 국장>
서비스부문 중 해운비중 30-40% 기여도 높다


이날 발표회에서는 해양부 이재균 국장을 대신해 해운정책과 김현태 서기관이 참석했다.
김현태 서기관은 지난해 해운서비스의 수출실적이 약 191억불로 2004년 182억불에 이어 약 4.5%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97년 한국은행이 집계한 국제수지 통계에 의하면 해운을 포함한 서비스부문에서 해운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수준의 기여도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운수부문에서 해운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상회한다고 발표했다.


김 서기관은 변화하는 해운물류산업의 환경을 설명하면서 해운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조했다. 해운은 무역을 촉진하고 국제수지를 개선하는데 기여하는 한편 전후방관련산업(철강, 조선, 보험, 금융 등)을 촉진하며, 고용촉진, 비상시 제 4군의 역할 등을 수행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해운이 전후방 관련산업의 발전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에 김 서기관은 집중했다. 현재 한국의 해운은 세계 8위이며, 철강은 6위, 조선은 1위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보통 해운과 조선, 철강산업중 선진국의 경우도 어느 한 산업이라도 약세인 사례가 흔한데, 한국은 해운과 조선, 철강산업이 모두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서기관은 해운물류산업의 또다른 환경변화로는 해운경영의 글로벌화를 꼽았다. 세계 경제의 중심축이 그리스-베네치아-네덜란드-영국-북미-아시아 등 계속 서진(西進) 중이며, 아시아에서도 南에서 北으로, 동북아시아에서는 東에서 西로 중심축이 바뀌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기선해운산업이 ‘초국적 경영체제’로 변화하고 있으며, 설비의 투자보다는 인수합병(M&A)를 통한 시장지배력 강화의 방법을 해운기업들이 선택하는 현상을 변화한 환경으로 분석했다.


SWOT분석을 통해 우리 해운물류산업의 강점과 약점, 기회요인과 위협요인을 지적했다. 정부에서 보는 한국해운물류산업의 강점은 △선진해운제도 도입 △중심항만으로서의 입지적 우위 △해운·조선·철강산업의 균형발전이, 약점으로는 △낮은 국적선대의 증강속도 △중심항만으로서 인프라 부족 △항만관리체제의 비효율적 운영이 꼽혔다. 기회요인은 △동북아 역내 배후시장 급성장 △범정부차원의 지원과 의지 △높은 성장 잠재력 보유가, 위협요인으로는 △주변항만과의 경쟁 심화 △항만 노무공급 체계의 비효율성 △항만물류산업의 집적화제도 미비가 지적됐다.


이어서 김 서기관은 해운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한 추진전략들(△톤세제도 도입 △선박투자회사제도 활성화 △국적외항선사의 수출입화물 적취율 제고 △우수 국적 해기사의 외국인 선원고용 확대 △부산항 신항 및 광양항의 차질없는 개발 △물류협력을 통한 신규화물 창출 노력강화 △항만지원산업의 육성 및 집적화 △항만노무공급체제의 개편 △항만관리체제의 민영화·지방화 추진)을 설명했다.  

 

<한국해운산업의 글로벌경쟁력 구축전략-장두찬회장>


장두찬 선주협회 회장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광복당시 20톤 이상의 기선이 855척·10만 9,000gt이던 우리해운이 2005년 10월말 현재 1,034척·3,168만3,000gt의 지배선단을 보유한 세계 8위의 해운국으로 성장했다. 특히 2005년에는 외항해운 수입이 240억불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우리 해운산업이 안고 있는 문제점으로 장 회장은 △자본의 영세성 △노후선의 처리 △해운산업의 인력부족 △해운인프라의 취약성 △선사간의 과당경쟁 △컨테이너 물동량에 대한 정확한 진단부족을 지목했다. 이에따른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선사간 제휴강화 △노후선의 처리 △해운산업 인력양성 △해운인프라 구축 △독립된 산업으로서의 위상확립 △간판 해운기업의 육성 △물류산업의 중심축 역할 등을 제시했다. 장 회장은 이른바 CHINDIA로 통하는 중국과 인도의 급속한 경제성장과 더불어 세계는 본격적인 자원전쟁에 돌입했으며, 고유가와 신조선의 대거 시장유입, 근해선사들의 채산성 위협 등 해운이 넘어야할 파도가 높아만가지만, 힘을 모아 극복하는 것이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구축하는 유일한 길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광희사장 “금융·조선·해운 협조 중요”


주제발표에 이은 종합토론에서 KMI의 정봉민 박사는 “무역량 증가와 선복량의 증가는 순행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해운국이 아닌 화주국으로 불려야 적당하다. 화주보호를 강화하기 위해 선주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이다. 선원확보 문제도 장래 해운산업 발전을 위해서 해결돼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이것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는다면 해운산업의 위상은 사상누각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발표했으며, 하영석 대전대학 교수는 “해운산업의 성장은 해운수입에 국한하지 말고 물류전체의 입장에서 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조광해운의 이광희사장은 “일본의 한국계 회사인 시도해운이 200여척을 신조했다. 이것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국내 조선소들이 한국해운을 쉽게 보는 경향은 없는지 점검하는 것은 선주협회의 몫이다. 앞으로는 금융과 조선, 해운이 잘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자가선대의 확보는 요원하다”고 국적선사들의 선대확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종길청장 “선주협회 연구개발 기능 강화돼야”


김종길 前 부산해운항만청장은 “선주협회의 연구개발 기능이 부족하다. 노르웨이는 30여년전에도 300여명의 스태프로 보험사와 선사, 브로커 등과 연계한 교육을 실시했다. 그 결과 현재 세계 해운시장을 석권하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전세계의 기초자료도 제공해 실무적으로 많은 것을 알고 있는 한국선주협회가 해야나가야 할 것”이라며 해운업계가 정부에 의탁하기 보다는 협회를 통해 스스로 R&D에 신경을 쓰고 후진의 양성에도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현규이사장 “대량화물운송권 국부유출 경계”


한국해사문제연구소의 박현규 이사장은 “국내 대량화물의 장기운송물량을 일본에 빼앗긴 이유는 일본과 한국의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우 대량화물 운송권을 외국선사에 넘겨주는 일이 극히 미미하다. 우리나라도 국가의 전략적 물자에 해당하는 대량화물의 장기운송이 자국선대에 의해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대량화물 장기운송권의 국부유출에 대해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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