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의 UTC위상과 차세대 열교환기 생산거점 의미
관련설비 구축으로 부산권 제조업의 고도화 및 글로벌화 달성

올해 1월 부산대학교가 세계적인 동력시스템 업체인 롤스로이스와 공동기술연구에 합의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번 합의를 통해 부산대와 롤스로이스는 올해 7월부터 첫 번째 공동연구과제인 ‘초효율 초경량 차세대 열교환기’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번 합의에 대한 의미와 자세한 내용을 부산대학교 기계공학부 하만영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다.

 

□ 롤스로이스와 공동기술 연구에 대한 합의를 이룰 수 있었던 계기와 의미는?
“작년 초 본교 기계공학부에서 롤스로이스(이하 RR)에 제출한 공동 연구를 위한 사업계획서가 계기가 돼, 작년 5월 RR의 CTO Ric Parker가 부산을 방문했고 그때 RR-부산대-부산시간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그 후 RR과 부산대학은 세부사항 협의를 위해 수차례 실무진의 왕래가 있었고 그 결과로 이번 합의를 이루게 된 것이다. RR은 외부 대학과의 협력체계가 잘 구축돼 있어 신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많은 연구를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다.

 

실제로 현재 RR은 영국 및 전세계 우수 대학에 UTC(University Technology Center)를 설립해 일정 부분 연구 개발비를 지원해 RR이 필요한 연구개발을 UTC에서 수행하도록 하고 있으며 UTC의 연구 결과는 RR의 가스터빈 엔진 기술에 적용되어 그들의 기술 수준을 향상시키는데 공헌하고 있다. 아울러 UTC에서 배출되는 박사급 인력을 RR에서 채용해 필요한 R&D인력을 공급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5개의 UTC가 운영 중이며 부산대학은 향후 26번째의 UTC로 선정되기 위해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아시아권 최초의 UTC로서의 위상과 세계 최고의 차세대 열교환기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뜻 깊은 의미가 있다.”

 

□주요 합의내용은 무엇이며, 합의사항 이행을 위한 준비과정과 진행정도는?
“이번에 영국에서 Ric Parker와 부산대학교 총장이 서명한 RR-부산대 공동연구 합의서에는 향후 공동으로 진행하는 연구에 관련된 모든 사항이 담겨있다. 즉 특허 및 지적소유권 등의 공유에 관한 사항, 법적 분쟁 발생시 해결방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합의서에 상호 서명을 함으로써 RR과 부산대학은 공식적으로 공동연구에 관련되는 모든 법적·제도적 절차를 마친 것이며, 1차 공동기술연구를 위한 연구원의 구성도 거의 완료된 상태이다.

 

그리고 현재는 향후 연구센터 설립을 위한 장소 확정 및 실험장비 구축을 위한 추가 재원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험장비 및 사무실은 지사과학단지 부산테크노파크 내에 설치하기 위해 부산시와 협의 중이다.”

 

□ 첫 번째 연구과제에 대한 설명과 제품에 대한 시장성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또, 앞으로의 연구과제는 어떻게 선정하게 되는가?
“민수용 항공기 엔진(가스터빈)은 현재 대기중으로 배출되는 고온의 폐열을 회수하는 재생시스템을 가지고 있지 않다. 향후 유럽을 중심으로 항공기용 엔진의 소음 및 오염물 배출에 대한 규제치가 지금보다 엄격해질 예정이다. 그러나 현재 가스 터빈 관련 어떠한 기술도 이러한 규제치를 만족할 수 없다. 유일한 대안으로는 폐열을 회수하는 재생시스템을 항공기 엔진에 채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차세대 열교환기 기술을 사용하면 엔진의 중량이 일부 증가하나 소음저감, 유해가스 배출 감소, 연료소비효율 상승 등의 성능 향상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차세대 열교환기 기술은 향후 가스터빈 시장의 주요한 기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차세대 열교환기의 연구개발 항목에 대해 RR과 협의해 1차 과제를 도출했으며, 부산대 연구팀이 롤스로이스 및 영국의 Oxford 대학 및 Loughborough 대학과 공동으로 연구를 수행할 예정이다. 또한 추가적인 연구개발 아이템들은 RR과의 협의에 의해 지속적으로 도출될 예정이다.”

 

□공동연구 결과는 항공·해양선박 및 에너지 분야의 제품에 활용될 예정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의 관련 산업발전에 어떠한 영향이 있는가?
“첫 번째 개발 목표인 항공기용 가스터빈의 열교환기는 Intercooler, CCAHX, Recuperator 등 약 50 Module 정도가 1개의 가스터빈에 장착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1년간 생산되는 전세계 민수용 항공기 엔진의 개수는 대략 5,000대 정도이다. 본 차세대 열교환기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서 대당 약 100만원 정도로 판매 가격을 예상해 본다면 5,000대×50모듈/대×100만원/모듈=2,500억원 정도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 국방, 일반 산업, 조선, 발전용 등의 활용을 고려한다면 수조원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고부가가치 열교환기를 제작하는 부산권의 우수 업체를 발굴해 중점 육성시켜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이 본 사업을 추구하는 또 하나의 큰 목적이다. 그러므로 본 공동연구의 수행은 향후 부산권 열교환기 관련 업체의 성장 및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 롤스로이스 본사 현지 인턴쉽 과정은 어떤 형태로 운영되며, 교과과정은 어떻게 구성되는지?
“우리대학은 2004년부터 RR본사와의 인턴쉽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본교 소속 학생들 중 RR에서 파견된 직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대상 학생들을 선발해 6개월간 RR 본사에 파견되어 RR 직원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항공기 개발에 관련한 업무를 배우고 있다. 현재는 RR과 부산대학과의 제도적 차이로 인해 인턴쉽 과정이 교과과정으로서 학점이 인정되고 있지는 않으나, 향후 6개월간 RR에 인턴쉽 학생으로 근무할 시 9학점을 인정하는 방안과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해 나갈 것이다. 향후에도 인턴쉽 프로그램은 주로 학부생 위주로 진행하고 대학원생들의 교류를 위해 RR이 설립한 UTC와의 인적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할 예정이며, Oxford 대학 및 Loughbourough 대학과는 이미 이와 관련 LOI(Letter of Intent) 협정을 맺은 상태이다.”


 

□이번 합의를 계기로 롤스-로이스 대학기술센터 수준까지로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어떠한 과제들이 필요하며, 싱가포르의 최신기술센터에 대한 소개한다면.
“이번 합의를 계기로 UTC 설립을 위한 기초 작업이 마무리되었다. 또한 1차년도 연구가 마무리되는 내년에 RR은 본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평가할 것이며, 이 평가 결과에 기초해 2007년 말 혹은 2008년 초 UTC 개소식을 할 예정이다. 이것은 RR이 UTC를 설립하는 일반적인 프로세스이다. 25개 UTC가 동일한 절차를 거쳐 UTC 개소식을 했다. 이러한 절차는 일반적으로 새로운 UTC가 설립되기 위하여 보통 3~4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본 대학은 이러한 일반적인 절차에 비추어 볼 때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싱가포르의 최신 기술센터는 연료전지 관련 기술의 개발을 위해 싱가포르 정부와 RR이 동일한 지분을 공동으로 투자해 설립한 기술센터이며, 상가포르 대학내에 위치하고 있다. 이 기술센터는 UTC와는 조금 다른 개념의 연구센터이다.”

 

□이와 관련, 앞으로의 계획은?
“본 연구가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대학/지자체/정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선 가장 필요한 부분은 성능평가 설비로 고온(730℃) 및 고압(50기압)의 조건에서 작동하는 시험설비가 구축되어야 한다. 이 장비의 구축에는 상당한 액수의 재원이 필요해 부산시가 재정지원을 할 예정이며 정부와도 협의하고 있다. 이 실험동이 구축되면 RR 뿐만 아니라 GE 등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협력해 부산의 차세대 열교환기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중점 육성할 예정이며, 아울러 부산권 제조업의 고도화 및 글로벌화를 달성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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