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준비에, 쉬어 갈 수 있나”

지난 10년간 ‘뚝심’ 있게 크루즈선 인테리어 부문 투자
전략적 고급인력 양성과 세계 유수기업과 협력관계 구축

 

▶크루즈선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99년도로 기억하는데, 삼성중공업에서 크루즈선 인테리어에 관심있는 기업들을 모아 관련교육을 시작했다. 삼성중공업의 거제조선소 현장시찰을 통해 선박건조 공정을 이해하고, 크루즈선의 특성과 관련기법을 관찰하기 위해 미국과 홍콩 등지에 가서 현재 운항 중인 크루즈선을 방선하는 등 삼성중공업이 리드하고 관심있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참여하는 형태의 교육이 시행됐었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관련사업이 정부의 중기거점과제로 선정돼, 지금은 주로 정부주도의 교육과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인테리어 업계의 동 사업참여도에 대해
사업초기 관심있게 참여했던 인테리어 업체는 24개사였다. 그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쉬지 않고 줄곧 연구에 참여한 기업은 2개사만이 꼽히는 것 같다. 처음 관련사업이 추진될 때만해도 국내 조선업계는 곧 국내수주를 자신하며 독려했었다. 그 후로 어느덧 10년이 지나고 있다.


그 사이 많은 인테리어 업체들이 경영상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동 사업을 포기했다. 실제로 현재 크루즈선을 준비하는 조선사는 대형사 중심으로 나름 신사업에 대한 투자의 여력이 있지만, 인테리어 업계는 상황이 달라 장기화되고 있는 관련사업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다. 

 

▶동 사업에 참여해온 소회는
한 번도 쉬지 않고 참여한 2개 기업 중 하나가 우리회사이다. 지난 10년간 동 사업에 배치한 설계인력 인건비에, 수차례 크루즈선 방선을 비롯한 현장견학 비용까지 생각한다면, 꽤 많은 비용이 이 사업에 투입됐다. 지금까지 투자된 비용은 어쩔 수 없다치더라도, 앞으로 또 얼마를 더 투자해야 하는건지 알 수 없다. 이런 와중에도 동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는 것은, 크루즈선 인테리어 사업은 새로운 사업아이템이자 차세대 성장기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투자해서 그 이익이 당장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크루즈선 사업은 분명 우리가 가야할 방향이고, 준비하지 않으면 쟁취할 수 없는 분야이다. 지금의 연구성과가 발휘되는 시점이 앞으로 5년 후가 될지 10년 후가 될지 알 수 없지만 후대를 위한, 미래의 먹거리로서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는 생각이다.

 

▶인테리어 업계에서 보는 크루즈선 건조사업의 시장성은?
크루즈선은 조선사 건조분과 인테리어 시공분을 굳이 비율로 따지면, 각각 절반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인테리어 부문이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면서도 그 사업비가 기존 육상사업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상당하다. 거기다 전 세계적으로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고 있는 현 추세에 레저사업은 수요증대를 기대할 수 있고, 특히 크루즈선의 인테리어 부문은 선박의 수명 내내 리모델링과 리노베이션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장성이 있다.

 

▶동 사업에 투입된 인력현황과 그간의 성과는?
사내 크루즈선팀은 총 8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3명은 부산지사 인력으로서 경남권 조선소의 여객선 부문에 지금도 참여하고 있다. 특히 선상 주거시설에 관여하고 있어 동 사업기반 마련에 도움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8척의 여객선 설계참여를 비롯해 해양관련 선박 20척의 설계시공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본사에는 이태리의 크루즈 설계 관련 대학원 교육을 마친 2명의 고급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보다 전문적으로 동 사업을 준비하기 위한 본사의 방침으로 전략으로 양성된 이 인력들은 실제로 이태리 크루즈선 설계사무실에서 2년간의 직무경험도 쌓고 온, 국내에서는 거의 유일한 인력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기다 본사는 핀란드와 독일 등 현재 관련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유수 기업과의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에 실전사업 초기에는 이들 업체와의 컨소시엄으로 실제 적용과정에서의 노하우를 다져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도 노동부가 지원하고 조선협회가 진행하고 있는 크루즈선 인력양성 관련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크루즈문화가 서양 중심으로 발달한 것이어서, 인테리어 양식 또한 국내보유 기술과는 사뭇 다를 것 같은데. 실전기술적인 한계는?
디자인은 크게 기획설계와 실시설계로 나뉘는데, 한마디로 기획설계는 컨셉에 맞는 디자인을 창작해 내는 것이고, 실시설계는 기획된 설계를 구현해 내는 것이다. 국내 디자인은 대개 실시설계에 집중돼 있다. 반면 크루즈선 인테리어는 기획설계에 해당된다. 크루즈선 인테리어분야는 배 안에 하나의 도시를 압축시켜 놓는 것으로서 컨셉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하지만 몇 년 동안 관심있게 연구해본 결과 바다 위에 떠야 하는 배라는 특성과 한계공간에 설계하는 것인 만큼, 어느 정도의 규칙이 있다. 또 운영선사마다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각 선사들은 인테리어 부문에 자신들이 추구하는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다. 선사별 아이덴티티에 대한 이해는 그간의 크루즈선 방선이 도움이 되어 이제는 머릿속에 담겨져 있다.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아직 많다. 육상 인테리어와 상이한 부분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선급규정에 따른 방화규정이라든지, 진동과 소음에 대비한 설계 등은 해상 부유물이란 선박의 특성에 의한 특수설계에 해당된다. 여기다 유럽 고유의 화려한 장식적인 요소는, 마에스트로라 불리며 예술가로서 인정받으며 발달해온 목공이나 석공들에 의한 예술품들이 가미된 것이어서 국내에서의 공급이 힘든 부분이다. 어떤 일이든 한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처음부터 엄청난 수익창출을 기대해서는 안 될 일이다. 사업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수입에 의존할 수밖에 없겠지만 어느 정도 시장성이 확보되면, 국산화율 상승도 가능해질 것이다.

 

▶조선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대형 조선사에 비하면 인테리어 업체는 영세수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0년간 줄곧 동 사업에 매진하고 있는 것에 대한 충분한 격려와 관련기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최대한 제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우리 회사를 포함해 인테리어 업계가 동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크루즈선 국내 수주’라는 가능성을 보고, 미래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조선업계와 추구하는 바가 같다 하겠다. 빨리 현실화돼서 합심으로 그간의 연구결과들을 성공적으로 실현해 낼 수 있었으면 한다.

 

(주)우원디자인은=

74년 건립된 전문 인테리어기업으로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본사를 두고 있다. 디자인 연구와 기획, 실내설계, 감리, 시공, 전시영상사업, 건축디자인, 환경디자인, 크루즈디자인 등을 영위하고 있으며 100여명의 직원이 종사하고 있다. 우원디자인은 90년대 국내 주5일제 근무확산과 함께 여가시장 수요확대를 간파하고 선진국의 워터파크 개념을 벤치마킹해 피닉스파크, 타이거월드, 스파비스(아산), 워터파크(나주) 등의 국내 워터파크를 확산시켰다. 또 롯데시네마(홍대입구관, 동래관, 노원관, 부산관 스타시티관 등 다수)와 C.G.V(신도림 프라임, 용산11, 주안9, 김해9 등 다수), 씨너스(평택, 이수 등 다수), 프리머스(울산 7 등 다수) 등 유명 멀티플렉스를 성공적으로 시공해, 국내 선진화된 여가공간 확산을 주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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