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물류기술의 현주소, 자동화부터 AI·빅데이터화까지

4월 18-21일 킨텍스서 개최...1,043개사, 4만여명 참여
19-20일, ‘2023 물류패러다임 변화, 혁신 그리고 NEXT Level’ 마련

 

 
 

올해 국제물류산업대전에는 물류창고를 그대로 재현한 듯한 공간을 마련해 자동화 물류로봇과 기술을 시연하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창업한 물류 관련 스타트업들이 참여해 새로운 기술을 선보이며 물류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물류에 관심이 있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첨단 물류기술의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국제물류산업대전이 4월 18일부터 21일까지 4일간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약 1,043개사가 참여하고 관람객 4만여명이 방문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국토교통부가 후원하고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주최하는 국제물류산업대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물류 전시회로서, 2011년부터 개최되어 올해 제13회를 맞이하였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물류서비스에 활용되는 다양한 로봇이 대중들에게 시연됐다. 물건을 스스로 운반하는 자율주행 배송로봇, 사람을 따라다니는 대상 추종 운반로봇, 물건을 규격이나 특성에 따라 자동으로 분류하는 분류시스템 등 물류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올 다양한 물류 로봇이 전시됐다. 특히 적은 힘으로 무거운 화물을 들 수 있게 해주는 근력보조 웨어러블 로봇이 소개되어, 힘이 약하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이 로봇기술을 통해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그중 무인지게차 및 물류자동화 솔루션기업인 비전나비로보틱스는 전시장에서 무인지게차의 작업 과정을 관람객들에게 선보였다. 동사의 무인지게차는 표준 팔레트, 비표준 캐리어 등 캐리어가 없는 화물상자를 좁은 통로를 지나 화물의 특징과 종류를 3D센서로 구분하여 물류창고 내 다층·고층 적재작업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연하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최근 업계 내 관심이 높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물류기술도 선보였는데, 물류 운송과정에서 최적경로와 운송모드를 알려주고, 물류비용을 분석해주는 물류 솔루션 기술이나 데이터를 활용해 배차를 효율화하는 미들마일 화물운송 플랫폼 등이 소개됐다.

CJ대한통운은 인공지능·빅데이터기술로 실시간 최적 운임을 찾아내고 빠르게 화주와 차주를 직접 연결시켜주는 운송플랫폼 ‘the unban(더 운반)’을 올해 전시회에서 홍보했다. 동 플랫폼은 화주가 화주용 운반웹에 가입 후 출발지, 도착지, 화물종류, 수량 등의 정보를 올리면 차주가 모바일 앱으로 해당 정보를 확인, 선택 후 운송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the unban’에서는 “화주와 차주가 플랫폼을 통해 직접 연결되기 때문에 중간과정에서 중개업자에게 지급되던 과도한 수수료가 낮아질 수 있으며, 화주의 물류비용이 낮아짐과 동시에 차주 수입은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대자동차그룹 사내벤처팀이 런칭한 실시간 선복공유플랫폼인 ‘SURFF’도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SURFF’는 선박 내 화물 적재 공간인 선복을 수출입기업들이 실시간으로 공유·거래하는 플랫폼으로, 선사·선박별 선복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물류업체 간 유휴 선복 거래를 중개해 원활한 해운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동 플랫폼은 ‘항로별 운임 조회 서비스’와 ‘선복 데이터 기반 해운 마켓플레이스’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앞으로 ‘항로별 부킹가능 운임조회’ ‘운임예측서비스’ ‘평균부킹운임안내’ ‘Smart Tracking Report’ 등을 런칭할 계획이다.

아울러 씨에어허브는 수출입 물류플랫폼인 ‘여기G’를 선보였다. ‘여기G’ 플랫폼은 수출입기업을 비롯하여 물류주선기업, 해외바이어, 물류유관업체가 모두 집결하여 물류절차를 자동화하고 최적의 업무프로세스를 제공하는 무역산업의 One-Stop 솔루션으로, 평균 18개의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9개의 절차로 최소화해 누구나 간단하고 편리하게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환경 보호, 안전 강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할 수 있는 첨단 물류기술도 전시됐는데, 그중 화물운송 과정에서 대개 일회용으로 소모되는 팰릿(pallet)을 재활용하여 탄소 배출을 저감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과 창고 내 화재 초동 대응을 위한 자율주행 화재진압 로봇이 전시됐다.

남영수, “전통적인 포워딩·3PL의 설자리 줄고, 선사·플랫폼기업 늘어나”
송상화, “물류기술, 지난 역사 파악하고 있어야 미래 전망할 수 있어”
정동일, “기술적인 데이터 분석·활용보다 데이터 수집에 포커스돼야”


국제물류산업대전과 함께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주관하는 ‘2023 물류패러다임 변화, 혁신 그리고 NEXT Level’ 세미나가 4월 19일과 20일 양일간 진행됐다.

첫째 날에는 ‘물류 패러다임 변화: 물류 산업 변화, 물류 기술 혁신과 안전’, 20일에는 ‘물류 NEXT Level: 모빌리티 혁신’을 주제로, 물류로봇 자동화 동향, 자율운송을 위한 디지털트윈 구축방안, 자율주행 화물운송 서비스 등 인공지능기술을 활용한 물류기술과 공간정보·모빌리티 등에 대한 물류전문가들의 세미나가 진행됐다.

19일에는 △UPS 김홍주 이사의 ‘이커머스 시장 환경의 변화 및 대응전략’ △밸류링크유 남영수 대표의 ‘글로벌 공급망 변화와 해운서비스의 대응’ △삼성SDS 최봉기 상무의 ‘주목받는 디지털 포워딩 시장’ △인천대학교 송상화 교수의 ‘지난 10년간의 물류기술 변화를 통한 미래기술 예측’ △MiR 이주연 이사의 ‘물류트렌드 변화에 따른 Autonomous Mobile Robot의 활용’ △로아스 김광일 부사장은 ‘AI기반 물류로복 자동화 구축 사례 소개’ △트레드링스 정동일 PL의 ‘빅데이터 기술로 바라본 물류시자의 변화’ △쉐퍼시스템즈 Jens Nikolai National Sale Manager △삼성화재기업안전 연구소의 ‘2023 물류창고 화재안전 분석 및 안전대책’의 주제발표가 진행됐다.

남영수 밸류링크유 대표는 “우리나라는 해운과 항공이 막혀버리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는구조이다. 글로벌 공급망은 무역이나 제조에도 중요하지만, 실생활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국제 물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남 대표는 운송의 3요소로 Mode, Node, Link를 강조하며, “전 세계 Node 중 중국으로의 직기항이 늘어남에 따라 홍콩항이 글로벌 허브항만 중에서 가장 많은 변동이 있었다. 올해는 허브항 탑10 순위에서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글로벌 허브 항만별 환적 물량에 따라 또 한 번의 노드(Node) 변화가 도래할 것”이라 덧붙였다.

남 대표는 해운기업이 종합물류업으로 진출하는 이유에 대해 “팬데믹 이전과 이후를 비교했을 때 해운선사들이 선적한 화물물동량은 비슷했지만, 전 세계적으로 운임이 늘어나 해운기업들은 큰 돈을 벌었다”며 “해운기업들은 운임이 상승하지 못하면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새로운 방향으로 생존의 길을 모색하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이에 그는 “글로벌 해운기업이 종합물류서비스로 나아가다 보니 기존에 없던 WMS, OMS, VMS, TMS, FMS 등 종합물류시스템이 필요하기 시작했다. 동 시스템은 국가, 업체마다 다르다 보니 선사가 이를 통합하지 못하고 플랫폼을 통해 통합하기 시작했다”며 “글로벌 해운기업들은 종합물류기업화를 하는 과정에서 통합플랫폼서비스가 필요해졌고, 현재 많은 기업이 통합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영수 대표는 머스크의 종합물류화사업을 사례로 들어 설명하며, “머스크가 2018년 이후 물류와 IT, 플랫폼, 재정, 금융, 보험 등을 융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운은 부분화되어 일부 서비스로 줄어들고 있고, 종합물류로 가기 위해서 국제물류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커머스와 풀필먼트, 플랫폼 서비스 등을 구축하는 등 디지털 기술까지도 서비스를 확대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영수 대표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방식의 포워딩과 3PL의 설 자리는 줄어들며 선사나 플랫폼기업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해운기업과 같이 직접 서비스 컨텐츠를 만드는 회사도 있고, 활용하는 회사도 나타날 것이며, 이를 통해 여러 비즈니스를 만드는 기업들이 향후 나오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인천대학교 송상화 교수는 DHL이 격년으로 발표하는 물류기술개발 및 비즈니스 모델 사업화 관련 동향 분석보고서를 기반으로, 2012년부터 2022년까지 물류 디지털 기술의 역사를 돌아보며, “‘블록체인’과 ‘3PL’ 기술의 위치는 처음 발표된 후 변동이 별로 없었다. 반면 ‘로봇’은 순위는 기술이 발전하고 이커머스산업이 활성화되며 순위가 상승하는 등 산업 내 임팩트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물류 기술 중 송 교수는 ‘3D프린터’ 기술은 지난 10년간 별다른 분화없이 변동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로켓 등 특수 분야를 중심으로 의미있는 성과가 창출되고 있다”고 평가했으며, ‘로봇’의 경우 “복잡한 고객 주문 및 짧은 서비스 리드 타임으로 높은 수요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하여 이커머스 풀필먼트 센터의 자동화가 로봇 기술 도입의 확산을 리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기대를 많이 받았던 ‘드론’의 경우 ‘메인스트림으로 갈 수 있는 기술인가’ ‘밀도가 높은 지역에서도 운영이 가능한가’라는 논의점이 있고, 자율주행차량은 “기술적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디지털 트윈’에 대해서는 “시뮬레이션 기술 발전으로 다양한 자동화시스템을 빠르고 수월하게 테스트할 수 있게 되었고, 설계 단계에서의 활용뿐 아니라 실시간 관리 영역과 최적화에 도움이 돼 도입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송상화 교수는 ‘AI’ 기술에 대해 “그동안은 AI와 데이터분석과의 차이점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생성형 AI가 나오며 판도가 바뀌었다”고 강조했다. 송 교수는 “모든 기술은 처음에 나오면 관심을 가졌다가 실망하는 UP & DOWM이 있으며, 올라갈 때마다 발전할 수 있는 돌파구가 있다”며 “기술은 과거부터 시작된 역사를 파악하고 있어야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고 물류 기술의 역사를 강조했다.

또한 물류 기술 고도화 방향성으로 그는 △소프트웨어 중심의 물류기술 고도화 △물류 자동화의 핵심 요소: SCALE & 유연성 △물류기술 혁신은 병목현상(Bottleneck)에 초점 △통합된 end-to-end 시스템 형태로 기술 개발 △첨단 물류 기술 수용성: B2B 기술 특성 반영 필요를 제언하며, “기술은 당장만 놓고 보면 어렵겠지만, UP & DOWM을 거치며 미래에는 점차 누적이 된다. 여기에는 유연한 처리가 필요하며, 결국에는 쓰기 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레드링스 김광일 부사장은 빅데이터의 활용단계 중 ‘데이터 수집’을 강조하며, “데이터 분석이나 활용에 사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부분에 주안점을 두기보다는 어떠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는지 등 수집 자체에 포커싱되어 있을 때 스타트 포인트를 제대로 끊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부사장은 물류 시장의 빅데이터 활용 방안으로 △스케줄링 △수요예측 △창고관리 △운송 △재고계획 △유통을 소개했다.

특히 그는 물류 시장 내 빅데이터 활용의 함정으로 “SCM 전 과정의 공급망 플레이어 간 데이터 관리 방식과 데이터를 처리하는 기술이 상이하여 데이터 일원화 및 통합이 어렵다”며 “이는 빅데이터로의 전환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며, High-Level 기술 보유군의 표준화 전락을 Low-Level 기술 보유군에서 따라가기 어려우며, 데이터 수집 단계에서 필수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공급망 내 플레이간의 낮은 데이터 협력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한편 이커머스 시장의 트렌드에 대해 UPS 김홍주 이사는 “이커머스 시장이 2023년 전체 소매 판매의 23%로 증가할 것이며, 나스닥의 전망에 따라 2040년 이커머스는 전체 소매 매출의 95%를 차지할 것”이라 전망하며 “전 세계 이커머스 무역확장을 위해 DT, 물류 자동화 베이스에 통관부분을 세팅해야 장기화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삼성SDS 최봉기 상무는 “디지털 공급망 관리는 ‘재고 파악 오류 감소’ ‘운송 최적화·창고 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 ‘판매·운영 계획의 자동화’ ‘안전재고 감소’를 통해 공급망 관리의 운용 효율성을 더한다”며 “고객들이은 물류사에 높은 IT역량을 기대해왔으나 고객들의 IT서비스의 만족도는 매년 일정하다. 디지털 물류를 적극 추진하여 IT Gap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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