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 Around 2013’ 5대 실천전략 추진

 

 

‘위기의 해’였던 2009년 한해 한진해운호가 험난한 불황의 파고를 헤치며 선방하는데 선장역을 한 김영민 한진해운홀딩스및 한진해운 대표이사 사장이 12월 18일 해운전문 기자들과 만나, 취임 1년을 되돌아보고 한진해운의 미래에 대해 밝혔다.

 

김영민 사장은 “해운의 위기상황으로 인해 참 어려운 한해였다”면서 “연초 취임하자마자 노선을 합리화하고 인력의 구조조정과 유동성 확보 등 위기를 넘기기 위한 여러 자구노력을 펼쳐왔다”며 숨가쁘게 지나간 2009년의 역정(歷程)을 회고했다. 또한 “현 해운시황을 심각한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며 따라서 2010년은 수입보존 중심의 경영으로 기필코 흑자전환을 실현하기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초부터 발생한 대규모의 적자상황에 대해 김 사장은 유동성의 확보를 최우선 경영과제로 두었다. 회사채 발행과 매출채권의 유동화, 캠코의 Sale & Lease Back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2009년 한해 총 1조 6,000억원의 자금줄 대기에 성공했다. 한진해운의 유동성확보가 대부분 상반기에 성사된 것은 이러한 선제적 대응의 결과라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한진해운은 적자의 주원인인 유럽항로의 노선합리화와 북미항로의 회복을 위해 TSA 차원에서 추진되는 2010년초 ‘비상운임 조정’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번 해운위기를 통해 한진해운은 회사의 취약점을 강화해 장차 세계적인 SCM Service Provider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재설정하고, 이를위해 중기 청사진 ‘Turn Around 2013’을 마련 중이다. 한진해운 미래경영의 방향이 담겨 있는 ‘Turn Around 2013’은 ■수익성 강화 ■인력과 조직의 체질개선 ■재무구조의 개선 ■위기대응형 조직체계 구축 ■사업포트폴리오의 최적화가 골자이다. ‘Turn Around 2013’는 특히 임직원 모두가 참여해 마련한 실천전략이라는 점에서 전직원의 참여와 실효성이 기대된다고 김 사장은 설명했다.

 

김영민 사장은 경기고등학교와 연세대학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주)대우 수출팀을 통해 사회에 입문했으며 이후 1981년-2001년까지 씨티은행에서 근무하며 미국과 홍콩, 태국 등 다양한 해외경험을 쌓은 뒤, 2001년 9월 한진해운의 롱비치터미널운영법인인 TTI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한진해운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3년간 TTI 근무를 거쳐 2004년 한진해운의 부사장으로 관리본부장을 맡아 국내에 입성했으며 같은해 12월에 총괄부사장의 중책을 맡게 됐다. 이때부터 2008년 12월말 한진해운의 사장직에 취임하기까지 4년여는 그에게 실질적인 경영수업 기간이 되었고, 올해 12월 1일부터 지주회사체제를 갖춘 한진해운홀딩스와 한진해운 공히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되면서 해운 전문경영인으로서 본격 부각되었다.

 

김 사장은 시티은행에서의 장기근무 경험 때문에 해운보다 금융의 전문가로 일컬어진다. 그러나 정작 그는 이를 반박한다. 사회 초년시절 (주)대우에서 BL과 인보이스를 취급한 경험과 씨티은행에서도 무역 관련업무를 해왔고 2001년 TTI사장직을 맡으면서 해운업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은지 10년이 되어간다며 ‘비해운전문가’라는 표현을 거북스러워했다. 오히려 그는 자신을 오랜 해외경험을 토대로 한진해운의 글로벌화를 이끄는 ‘글로벌 매니저’나 ‘Cross Cultural Manager’라 부르기를 희망했다. 실제 그는 시티은행 뉴욕 본사에서 근무할 당시 글로벌 기업및 투자금융 담당임원을 역임하면서 국제적인 감각과 전략적인 마인드를 겸비한 ‘국제비즈니스 전문경영인’으로 평가받았다. 그럼에도 김영민 사장의 금융계 경험이 해운의 위기상황에서 한진해운에 어떻게 보탬이 될지는 향후에도 세간의 관심이 될 것같다. 불황 시발이 세계 금융의 위기에서 비롯되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김영민 사장의 해외경험은 그의 말대로 큰 강점이다. 해외현지 관리능력은 글로벌기업인 한진해운의 CEO가 갖추어야 할 필수덕목이기 때문. 실제로 그는 한진해운이 2006년에 해외 6개 전용터미널의 운영과 관련 맥쿼리은행의 인프라펀드인 MKOF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부사장 취임이후에는 해외 현지마케팅 강화와 얼라이언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쉽 강화도 이끌어왔다. 위기극복을 위한 선복감축과 운임회복 등이 개별선사의 노력보다는 여러 선사들이 동참해야 실현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국제 해운무대에서의 유대와 활약이 중요한 시점에서, 그의 활동은 주목할만하다.

 

지주사 체제전환후 김 사장은 급변하는 해운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새로운 리더쉽 요구 상황을 강조하며 현장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역본부장 회의다 해외출장이다 연말의 바쁜 일정 중에 시간을 낸 김영민 사장의 표정은 밝고 차분했다. 그는 2010년 경영은 ‘수익방어’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영민 사장이 최은영 회장과 ‘경영콤비’를 이루며 어떻게 ‘2010년 흑자전환’과 ‘Turn Around 2013’을 실현해나갈 지 궁금하다.

 

◇한진해운 사장 취임 1년의 회고

2009년은 참 어려운 해였다. 1월 취임해 노선합리화, 인력구조조정, 유동성 확보 등 여러 가지 자구노력에 집중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겪고 배웠다. 지난 1년간 ‘호된 며느리생활’을 했다고 본다. 힘들었지만 직원들과 한팀이 되어 일한 위기가 준 기회도 있어 보람있는 한해였다. 그러나 해운산업의 회복속도가 느린 점과 선복증강 경쟁에 따른 운임인하 경쟁심화 상황이 아쉽다.

 

◇지난 1년 경영의 역점사업은

대규모 적자에 대비한 유동성 확보가 1·2분기의 최우선 경영과제였다. 회사채 발행과 매출채권 유동화, 선박매입프로그램 활용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2009년 한해 총 1조 6,00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유동성 악화에 선제대응한다는 재무상 과제는 괜찮은 성과를 보았다. 하반기에 들어서는 영업측면에서의 적자요인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에 역점을 두었다. 이에따라 상반기 주요 적자요인이던 유럽항로의 안정화가 시도되고 지금은 북미항로의 ‘비상 운임인상(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TSA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위기를 통해 본 한진해운의 취약점은

그간 동서항로의 의존도가 너무 높았고, 사업 포트폴리오에도 다소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앞으로 양적성장보다는 질적성장을 위해 수익보전 중심의 경영을 펼칠 것이며 이를 위해 ‘Turn Around 2013’을 마련 중이다.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력도 미약해서 개선해나가고 있다. 또다른 문제는 인식과 조직문화에 있다. 실제로 글로벌 회사이면서도 보수적인 회사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포트폴리오의 취약성을 해소하기 위해 컨선과 벌크선 주축의 균형잡힌 사업구조(벌크확대) 3자 물류 확대, 수리조선소 운영, 선박관리업및 전용터미널 사업 등 연계사업의 다각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Turn Around 2013’은 어떤 내용

우선 단기적으로는 2010년에 흑자전환이 실현될 수 있도록 수익보존 중심의 수익강화 경영에 역점을 두는 한편, 중기적으로는 조직의 체질개선을 통해 SCM서비스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5대 전략을 마련했다. 내용은 ■수익성 강화 ■인력및 조직의 체질개선 ■재무개선 ■ 위기대응형 조직문화 구축 ■사업 포트폴리오의 최적화이다. 이번 경영비전의 실천전략은 과거 탑다운(top down)형식이 아닌 직원들과 함께 논의를 통해 도출해냈다. 현실성과 아울러 전사적인 일체감 형성으로 추진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한다.

 

◇금융계 경험으로 볼 때 선박금융과 해운시황의 관계

타 산업에 비해 해운은 각국 정부가 금융지원을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캠코와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등이 금융을 준비했거나 준비 중이지만 충분히 시행되지는 않았다. 2010년에도 금융지원이 계속될 것이다. 선박금융이 선복수급 차이 조절에 일조할 것으로 본다. 컨테이너부문의 경우 580만TEU가 신조 어더북으로 나와있지만 이중 금융조정이 안된 사례가 많다. 아마도 이러한 선박금융 경색상황이 공급을 자연스럽게 조절해 시황회복을 앞당기는 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

 

◇2010년 컨테이너부문이 더 어렵다는 전망과 대책

‘더블딥’을 우려하는 일부 시각에 근거하는 어두운 전망인데, 아직까지는 그런 상황이 아니다. 공급도 13-14%가 예정돼 있었지만 7-8%선에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급에 따른 더 큰 악화는 없을 것으로 본다. 오히려 내년 시황이 얼마나 나아질 것인가에 관심이 간다.

 

북미항로에서 비상운임 조정을 시도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전략이다. 이 비상상황을 극복하는데는 흑자전환을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가 최우선이다. ‘현업의 정상화’가 제일 중요하다는 말이다.

 

◇Super Slow Steaming 전략과 기대효과

선박의 운항속도를 12-14노트로 줄이는 감속전략을 말한다. 우리회사가 선두로 실행했고 얼라이언스 차원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유럽과 북미항로에서 복항에 실행하고 있는데, 향후 왕복 양방향에서도 Slow Steaming을 확대할 계획이다. 많은 선사들이 Slow Steaming에 동참할 것으로 본다. TSA 차원에서 미 FMC에 이를 논의 중이기도 하다. 감속운항에 대한 공감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 실행은 시간과 과정의 문제로 남았다. 감속운항의 기대효과는 벙커비용의 절감과 선복활용 확대, 친환경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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