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조선실적 지난해 수주량 84%↓ 건조량 14%↑

조선협회, 2010년 조선시황 서서히 회복세 보일 듯
수출액 6.5% 감소 430억 달러, 건조 10% 감소 전망

 

세계금융위기에 이어 지난해 세계 조선수주량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저조한 수주실적에도 불구하고 건조량은 견실한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세계 경기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2010년 조선산업은 공급과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 본격적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갑작스런 경기침체로 해운·조선산업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중국 상해국제항운연구중심 장지에슈는 12월 7일 발표된 2010 해운전망에서 ‘세계 및 중국 조선산업의 회고와 전망’을 발표하고, 조선협회 장석주 부장은 12월 9일 전경련에서 ‘2010년 조선산업 전망’을 발표해 주목받았다.


조선산업은 세계 경제와 밀접한 경기 순환산업이다. 세계 조선산업은 1980년대 평균 1,500만GT, 2000년 이후 평균 7,500만GT로 약 5배 증가했다. 조선산업은 2003년부터 2008년까지 최대 호황기를 맞았으며, 세계금융위기 이후 경기(수주)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건조량은 1980년대 평균 1,500만GT에서 2000년 이후 약 4,300만GT로 약 3배 증가했다. 장석주 부장은 “조선산업 호황에 따른 설비확충과 생산성 향상으로 2005년 4,600만GT, 2006년 5,200만GT, 2007년 5,600만GT, 2008년 6,600만GT로 건조량이 급증했고, 2009년 피크(8,000만GT 예상)를 기록한 이후 건조량이 감소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장지에슈는 금융위기 이후 조선산업은 발주 취소와 계약 재협상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르웨이 선급의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492척의 신규 발주가 취소됐으며, 약 3,720만DWT 규모 가운데 건화물선 325척, 한국 194척, 중국 161척이 취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미쯔비시 중공업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 10월부터 2009년 5월까지 전 세계 신규 발주 취소량은 807척으로 나타났으며, 중국 공업정보화부장비국의 잠정통계에 따르면 2009년 1월부터 5월까지 총 55척(232만DWT)의 발주취소와 2008년 10월부터 2009년 5월말까지 누계 발주 취소량은 152척(439만DWT)에 이르는 것으로 기록됐다.


특히 해운시장의 침체로 국내외 선주의 채산성이 악화됐으며, 선주에 대한 은행의 지원감소로 자금난이 가중되고, 선박 수출시장의 침체로 조선업체의 자금난이 가중되어 더욱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조선산업 세계점유율 38% 차지
조선협회에 따르면 세계 TOP 10에 현대중공업 등 국내업체 7사는 현상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제경쟁력 향상으로 세계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것으로 분석됐다(1995년 23%→2008년 38%). 또 고부가제품 비율도 확대되어 세계 수주잔량 기준으로 LNG선 71%(세계 69척 중 49척), 초대형컨선 83%(8,000TEU 이상), 드릴쉽 39척 중 38척을 차지했다.


외환위기 이후 5대 핵심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한 한국 조선산업은 2009년 수출금액 460억불을 기록하여 사상최대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나 부실 조선사의 선박건조 중단과 선주들의 계약변경 발생 등으로 연초전망(544억불) 대비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조선산업은 1980년대 이후부터 현대화 산업기반을 구축하여 본격적으로 수출선을 수주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낮은 임금과 군함건조기술, 안정적 내수시장의 성장기반을 마련, 최근 조선시황의 호황으로 인한 기술습득과 학습 효과를 배가시키고 있으며, 세계경제위기 이후 신조선 발주취소와 인도연기가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국은 자국에서 필요한 선박은 자국에서 조달한다는 원칙을 유지하고, 2009년 2월 조선산업 육성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3년내 신규 조선소 건설을 불허하고 2011년 중국의 세계 점유비율을 35%까지 확대한다는 목표아래, 2011년까지 고기술 선박 세계 점유율 20%, R&D/해양설비분야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조선소 측에 충분한 운영자금을 공급하고 선주들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를 통한 정부의 조선산업 지원을 확대해 나간다.


중국의 조선산업조정진흥규획에 따르면 ▲생산안정-수출선에 대한 구매자신용 확대로 계약취소 방지 ▲수요확대-내수용 원양선에 대한 자금지원 정책 2012년까지 연장 ▲수요확대-노후선 대체 및 단일선체 탱커 퇴출 장려정책 시행 ▲기업합병과 구조조정 강화-향후 3년간 현존 조선소의 설비 신설 중단 ▲Offshore부문 발전, 기술력 제고 및 기자재산업 발전-고기술 신형선박, Offshore 장비 및 기자재 연구개발 지원 등을 핵심적으로 추진한다.
일본의 조선산업은 내수선박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1990년대 40%→70%). 건조설비 규모도 1979년 도크 수 315기에서 2005년 195기로 변화했으며, 조선인력도 1975년 26만명에서 2005년 7만 6,000명으로 감소했다.


최근에는 30%대의 시장 점유비를 유지하기 위해 정부지원과 산학관의 제휴·협력을 지속해 나가고 있으며, 조선인력 고령화로 기능인력 확보를 위해 민관 합동으로 다양한 인력유치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또 IMO와 국제표준화 등 국제협약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유럽의 조선 산업은 국제경쟁력 약화에 따른 산업생산기반이 축소됐으며, 이에 따른 건조능력도 감소됐다. 고용인력은 1975년 46만명에서 2007년 13만 8,000명으로 감소했으며, 덴마크 오덴세 조선소가 폐업하는 한편, 수주가뭄 등으로 일감이 부족한 실정이다.
유럽의 조선소들은 조선분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표로 첨단선박을 건조하기 위한 기술개발투자와 기술보호를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수요확대와 신규발주 유도차원에서 정부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또 숙련 기능 인력을 유치하기 위해 조선 산업의 이미지 개선활동을 전개해 나간다.

 

2010년 조선시황 서서히 회복될 듯
지난해 1월~11월 세계 수주량은 전년 동기대비 84%감소한 651만CGT를 기록했다. 세계 조선산업은 2003년~2008년 최대 호황을 보였으나 세계 금융위기 이후 발주량이 급감했다. 그러나 중국의 시장점유율은 2006년 27%, 2008년 35%, 2009년 1~11월 48%로 급증했다. 2009년의 경우 선박금융 등의 정부지원과 자국발주 물량으로 중국의 점유율이 50%에 육박하나 전체물량이 워낙 작아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1월 세계 건조량은 전년 동기대비 14% 증가한 3,900만CGT로 저조한 수주실적에도 불구하고 견실한 수주잔량을 바탕으로 증가세를 기록했다. 중국의 건조량 점유율도 2006년 15%, 2008년 21%, 2009년 1~11월 26%나 증가했다.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세계 수주잔량은 전년 동기대비 19% 감소한 1억 5,800만CGT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2009년 1~11월 수주량이 전년 동기대비 98% 감소한 23만CGT, 건조량 전년 동기대비 5% 증가한 957만CGT, 수주잔량 전년대비 22% 감소한 4,475만CGT로 집계됐다.


중국의 장지에슈는 “세계 경제의 하락세가 진정국면에서 조정기에 진입했으나 해운시장의 선박과잉은 조선시장의 최대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또 2010년에 세계 해상물동량은 2009년 대비 다소 증가할 전망이나 심각한 선박과잉으로 국제 해운시장 회복에는 일정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조선산업은 ‘발주취소와 계약 재협상’이 더욱 증가하고, 누적된 대량의 수주잔량으로 2010년도의 신규 수주량과 선박가격의 회복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또 건조능력 과잉현상은 더욱 심각해지고, 선박 해체량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장지에슈는 조선업계가 지속적인 비용절감과 함께 선박용 엔진의 에너지 효율성을 개선하고 선박프로펠러(추진기) 기술을 고도화하는 등 선박 설계와 건조 수준제고, 건조 원가 절감을 위해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협회 장석주 부장은 “경기와 물동량 회복에 따라 선박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나 선주들의 계약변경(발주취소, 인도지연)에 따른 공급이 감소하고, 해양플랜트 발주 계획 등 해양부문에 주력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 예상보다 빠른 경기회복세에 따라 세계 교역량도 반등할 전망이라며, 조선용 후판가는 안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장 부장은 “2010년 세계 조선시황은 서서히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나 본격적인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2009년 대비 수주규모는 증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2010년 수출금액은 전년대비 6.5% 감소한 430억 달러가 되고 건조량은 10% 상당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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