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위원회가 지난해부터 오는 2018년까지 10년간 펼치게 될 해상운송전략(Maritime Transport Strategy 2009-2018)의 내용의 골자를 KMI의 해운연구실에서 정리한 내용을 필자의 허락을 얻어 게재한다.
-편집자 주-

 

EU 위원회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실물경제의 위축과 해운산업의 충격에 대응하여, 유럽 해상운송 산업의 지속적 발전을 담보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적 처방이 필요하다고 인식하였다. 특히 현재와 미래의 해운산업에 있어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핵심적 해운인력과 기술의 확보가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EU 위원회는 2018년까지의 시간범위를 가진 정책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EU 위원회의 해상운송 장기 발전전략은 기존 EU 차원의 운송정책, 해양정책, 에너지 및 환경 정책 등의 보다 큰 정책적 범위를 가진 계획과 일관성있게 수립되었다. 아울러 많은 회원국의 전문가, 해상운송 전문가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계획이 수립되었음을 밝히고 있다.


아래에서는 EU 위원회의 해상운송 장기발전전략을 ⅰ) 인적자원 육성, ⅱ) 환경·보안규제 강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ⅲ) 근해운송 활성화, ⅳ) 연구개발·혁신을 통한 발전추구 등 4가지 관점에서 검토하고자 한다.

 

인적자원 육성
EU 위원회가 인적자원 육성을 발전전략의 가장 앞에 제시한 것은 그만큼 해상운송산업에서의 인적자원 부문이 중요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다. EU 위원회의 추정에 따르면, 해운관련 일자리의 약 70%가 지식집약적이고 높은 수준의 육상업무 일자리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육상업무 전문직 일자리의 잠재적 인력 풀인 해기사, 부원 등의 부족현상이 심각하다는 점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다. 즉 해기사, 부원 등에 대한 직업 매력도의 제고 없이는 EU 해상운송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속적으로 전문 해운산업 일자리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적자원 육성에 대한 중요성 인식에 기초하여 다음과 같은 실행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해상운송 클러스터에서 일생동안의 경력관리가 가능하도록 지원한다. 구체적으로는 해기사의 고급 숙련 및 자질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그들의 고용여건을 개선하는데 주안점을 둔다. 아울러 부원이 해기사가 될 수 있도록 경력관리를 지원한다. 둘째, 해운과 해상근무의 이미지를 개선한다. 예를 들어, 해상근무 일자리 기회에 대해 홍보를 강화하고, 해상운송산업에서의 전직(labour mobility) 을 활성화한다. 셋째, IMO 및 ILO 등에서 추진하는 선원에 대한 공정한 처우와 관련된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추진한다. 넷째, EU에서 보다 많은 그리고 보다 나은 선원직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정책틀을 재평가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


다섯째, 바다에서의 삶의 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정보·통신 기술의 사용을 장려한다. 특히 위성을 통해 해상에서의 건강관리, 원거리 학습, 개인적 통신 등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한다. 여섯째, 선장 등이 행정적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업무의 간소화 조치를 시행한다. 일곱째, 선원에 대한 훈련, 자격부여 등에 대한 표준을 설정하는 국제협약의 요구조건을 완벽히 시행하는 것을 추진한다. 여덟째, 복잡해지는 선박구조, 보안·안전 강화를 위해 선원의 능력 향상과 관련된 유럽의 훈련 기관 간의 협력을 증대한다. 예를 들어 ‘우수해상인력자격’(maritime certificates of excellence) 제도를 도입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인적자원 육성 정책이 제안되고 있다.


환경·보안규제 강화에 대한 적극적 대응
EU 위원회는 환경·보안규제 강화에 대하여 매우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이 대응전략의 제목은 “Quality Shipping as a Key Competitive Advantage”라고 명명되어 있는 바, EU 위원회는 유럽 해상운송산업의 경쟁력을 차별화하는 핵심적 지렛대로 환경·보안규제 강화 추세를 인식하고 있는 것이다. Quality Shipping 전략은 크게 ⅰ) 해상운송의 환경친화성 강화, ⅱ) 해상운송에서의 안전강화, ⅲ) 해상운송에서의 보안강화, ⅳ) 해상운송의 감시 강화, ⅴ) 에너지보안의 핵심요소로서 해상운송 강화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째, 해상운송의 환경친화성 강화를 위해 EU 위원회는 해상운송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IMO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IMO의 선박재활용 협약의 실행에 적극 나서며, 육상전기 사용을 통해 항만에서의 환경오염을 저감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2008년 10월 IMO에서 수정한 MARPOL 부속서 Ⅵ의 원활한 실행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둘째, 해상운송에서의 안전강화를 위해 “제3차 해상운송 안전 패키지”(3rd Maritime Safety Package)에서 도입된 다양한 조치들을 신속히 이행하고 각종 EU 및 국제 규칙의 시행에 우선순위를 둔다. 아울러 “EU 해상안전기구”(European Maritime Safety Agency)의 역할을 재검토한다. 이외에도 IMO 등의 국제기구 및 국제사회에서 요구하는 다양한 안전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셋째, 해상운송에서의 보안강화를 위해 테러공격, 해적, 무장 강도 등에 대한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넷째, 해상운송의 감시강화를 위해 2018년까지 해상 및 내륙수운의 모든 선박에 대해 식별, 관찰, 추적, 보고가 가능한 통합된 정보관리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AIS, LRIT, SafeSeaNet, CleanSeaNet 등의 현재에도 사용가능한 자원과 Galileo, GMES 등의 개발 중인 자원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섯째, 에너지 보안의 핵심요소로서 해상운송 강화를 위해 기술적 표준 및 선원의 자질을 강화할 계획이다.

 

근해운송 활성화
EU 위원회는 2006년 38억톤의 해상물동량이 2018년에는 53억톤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따라서 항만, 배후지 연계수송망, 해운선박량 등의 인프라 투자가 필요함을 밝히고 있다. 먼저 항만시설의 증대를 위해 EU 항만 정책에서 발표된 다양한 정책적 조치를 실행하고, 항만부문에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여건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아울러 유럽 근해 운송을 강화하기 위해 “해상고속도로”(Motorways of the Sea)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유럽횡단 운송네트워크”(Trans-European Network Transport), Marco Polo, 지역개발 정책 등에 대한 재정지원을 강화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유럽의 도서지역과 원거리 여객수송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특히 혼잡문제가 심각한 도로운송의 대안으로서 근해운송을 활성화하기 위해 세재, 과징금, 배출거래제도 등을 통해 운송수단의 이용대가에 대해 공정한 가격이 부과될 수 있도록 한다(getting the prices right)는 방침이다.

 

연구개발·혁신을 통한 발전추구
EU 위원회는 환경, 에너지, 안전, 인적자원 육성 등의 다양한 도전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 및 혁신이 촉진되어야 함을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선박 디자인, 안전 및 환경적 성과를 제고하는 장비의 개선 등에 연구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적재산권 보호 강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WATERBORNE” 기술 플랫폼과 같은 RTD(Real Time Decision, 실시간 의사결정) 플랫폼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연구개발 및 혁신을 통한 해상운송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시사점
EU 위원회의 해상운송 장기 발전전략은 EU 차원의 해상운송산업에 대한 장기적 정책틀을 정리하고 정책의 일관성 있는 추진을 약속함으로써 글로벌 금융위기 속의 EU 해운·항만산업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분명히 제시하고 있다. 특히 인적자원 육성, 환경·보안 규제를 경쟁력 차별화의 지렛대로 활용하는 등의 전략은 앞으로 우리나라 해운산업의 성장전략 마련에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와 같은 유럽의 전략을 참조하여 향후 우리나라 해상운송산업을 지식기반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해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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