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대비한 경쟁력 갖출 적기다”

5년전 재계의 이목을 끌며 새출발한 STX팬오션이 그간 내·외형의 성장을 실현하며 해운계의 성공적인 M&A기업으로 자리를 굳혔다. 동사는 금융위기에서 촉발된 전대미문의 해운위기 상황도 꿋꿋하게 헤쳐나가며, 오히려 이를 기회로 발빠르게 미래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STX팬오션은 M&A당시(2004년 11월)보다 2.5배의 매출신장으로 외형성장을 이루었으며, 사업내용에서도 드라이벌크 사업 일변도에서 탈피해 LNG선과 컨테이너선, 탱커 등 비벌크 사업의 비중을 22%까지 확대함으로써 사업다각화의 기반을 다졌다.


최근 들어서는 노후선을 해체하고 신조선을 추가 확보하며 선대를 확충하는 한편, 중량물운송사업 진출 등 공격적인 신규사업을 펼치고 있다. 2010년 사선대 95척을 포함해 총 500여척의 선대를 운영하고 있는, 동사는 현 시황을 경쟁력 강화의 좋은 기회로 보고 선대의 현대화와 확충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12년경 사선대를 총 120척을 넘어서는 규모로 선대를 확충한다는 계획하에 장차 ‘초우량 선사’로 거듭날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
M&A이후 동사가 성장모토로 내걸었던 ‘사업다각화’와 ‘글로벌화’의 진척정도와 최근의 공격적인 영업과 투자행보가 궁금해 3월 17일 오후 이종철 부회장을 만나, 지난 5년간 회사의 내외형 변화와 위기대응력의 원천, 미래를 대비하는 행보들에 대해 들었다.


79년 범양상선에 입사한 이래 30여년 인생을 STX팬오션과 함께해온, 이종철 부회장은  STX팬오션 출범당시 대표이사에 선임되어 STX팬오션의 순항을 지휘해왔다. 그는 특히 STX그룹과 팬오션, 두 회사의 장점을 융화시켜 성장을 이끌었고 해운위기 국면에도 잘 대응함으로써 성공한 ‘전문 해운경영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이는 지난 5년간 STX팬오션의 대표이사 자리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STX그룹의 부회장직을 겸임하며 그룹의 경영에까지 관여하고 있음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이종철 부회장은 STX팬오션의 위기대응력에 대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균형전략과 장기안정 발전에 필요한 화주와의 장기관계 유지전략, 조직에 밴 위기관리능력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하고 특히 “해운의 경쟁력도 ‘사람’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해운업의 특성상 위기는 항상 내재되어 있다. 이번 위기도 금융위기와 함께 발생했다는 것이 특별한 것이지, 실상은 호·불황의 부침 상황일 뿐”이라며 선사의 위기대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현 시황에 대해,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적기’라고 언급하며 “올해는 ‘건강한’ 회사라면 ‘충분히’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바로 지금이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의 체질을 개선, 강화해 미래의 경쟁력을 대비할 때”라고 거듭 밝혔다. 이러한 그의 견해는 최근 STX팬오션의 선대확충과 조직개편, 영업강화, 신사업의 개시 등 경영행보에 그대로 녹아나 있다. 그는 “‘차기 10년’을 대비해 선대확충과 사업의 균형성장, 신시장 개척 등을 공격적으로 전개함으로써 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향후 경영방침”이라고 밝히고, 올해 자사의 경영전망에 대해서는 이미 작년 하반기에 흑자전환했음을 상기시키며 “흑자경영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단언하고 ‘흑자규모’가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중국이 위기로 작용할 미래에 대해 업계와 관계당국이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한편 “금융의 경쟁력 확보가 시급하다”며 한국해운의 미래를 걱정하고 지속적인 성장발전의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STX 팬오션으로 새 출발한 지 5년이 지났다. M&A이후 성공적으로 성장발전하고 있다는 평판이다. 그간 내·외형의 주요 변화에 대해.

먼저 외형에서는 매출액이 2004년 20억불에서 올해 50억불대로 약 2.5배 성장한 점이 두드러진 변화다. 내용면에서는 과거 드라이벌크 전문선사로만 인식되어 왔으나 사업의 다각화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비 벌크(Non-Bulk)부문의 매출액 비중이 20%이상으로 성장해 벌크부문과 비벌크부문의 균형을 통해 사업다각화의 기반을 구축했다는 점이 큰 변화이다.


드라이벌크 전문선사에서 숙원사업이었던 LNG 수송사업 진출에 성공했고, 컨테이너 분야도 한중일의 근해항로에서 더 나아가 동남아지역과 중동, 호주지역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아시아역내(Intra-Asia) 선사로 자리를 잡았다. 탱커분야도 꾸준한 투자를 통해 케미컬 탱커 위주에서 MR과 VLCC 등 40여척의 다양한 탱커를 운용하는 선사로 발전했다. 아울러 Heavy-Lift 중량물 운송 개시와 곡물 터미널 합작투자 등 꾸준히 사업 다각화의 기반을 다져왔다. 중량물 운송은 잠항선 1척으로 사업을 시작했으며, 2차선의 발주계획이 확정된 가운데 준비 중이고, 장기적인 중량물 관련 선대확충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


당사는 앞으로도 장기적으로 사업의 균형성장을 추구해나갈 방침이다. 2009년에 Non-Bulk 분야 매출액 비중이 20% 이상으로 확대되는 성과를 거두었지만, 당초 사업다각화 계획으로는 벌크의 점유율을 더 줄였어야 했다. 그러나 과거 4-5년간 폭발적인 중국효과로 Dry Bulk 시장이 대호황을 누림에 따라 Non-Bulk 매출액의 비중이 계획보다 큰 진전을 보지 못한 측면이 있다. 사업 다각화와 각 사업분야의 균형성장은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경영방향이다.

 

지난해 해운위기 속에서 적자폭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드러나 위기 대응력이 있는 선사로 꼽히는데, 그 배경과 위기극복에 역점을 둔 점은?
해운업은 본질적으로 시황의 주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업종이다. 계절에도 사계가 있듯이 해운업은 호황과 불황이 마치 계절처럼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 따라서 호·불황을 염두에 둔 사업 포트폴리오의 구축과 화주와의 장기적인 관계,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다.


이러한 맥락에서 우선 해상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선사로서 당사는 시황의 싸이클에 대비한 포트폴리오의 전략적인 구성이 주효했다고 본다. 또한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발전을 담보해주는 화주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고객기반을 확대했다. 특히 지난해 국내외 주요 화주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영업전략을 펼치면서 탄탄한 ‘고객기반’과 긴밀한 ‘장기거래’ 관계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여기에 40여년의 오랜 경험에서 축적된 ‘위기관리’ 능력과 시스템, 그리고 전문성을 갖춘 당사 임직원들의 ‘맨파워’가 어우러져 위기를 조기에 극복해나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부한다.  


당사는 철저한 통합적 위기관리와 풍부한 유동성 확보를 기반으로 국내 주요 선사들 가운데 가장 양호한 실적을 거두었다. 이는 2009년 3분기 순이익 기준 흑자전환에 뒤이어 4분기에는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위기 대응력을 강조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당사는 2007년 업계 최초로 영업부와 해외법인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던 선박운영 및 관리 시스템을 전사적으로 통합, 'SAIMS'라는 STX팬오션만의 경영혁신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를통해 해외 현지법인 및 해외사무소 등 30곳의 영업 및 운용 효율성을 높여 전 세계 물동량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했기에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


당사의 저력은 불황에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용선대를 관리한 것에서 출발한다. 벌크시장이 초호황기였던 2008년 5월 500여척에 달하던 운용선대를 2009년 1월엔 280척까지 축소하면서 운항원가 부담을 대폭 줄였다. 반면 원가경쟁력이 있는 선대는 지속적으로 확충, 수익성의 개선을 추구했다. 이후 시황의 회복시기에 다시 370~400여척으로 운용선대를 확대하는 등 시황의 움직임에 능동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고 있다.
또한 당사는 드라이벌크 시장이 지난 수년간의 '수퍼 사이클'을 끝내고 화물영업과 원가 경쟁력이 중시되는 전통적인 해운업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고 화물 영업력 강화에 힘썼다. 그 결과 2009년 한해 총 9,820만t 가량의 물동량을 실어나르며 호황기였던 전년물량을 넘어서는 실적을 달성했다.


2009년 매출에서 화물영업과 대선영업의 비중은 8:2였다. 무엇보다 브라질ㆍ중국ㆍ호주 등 주요 원자재 공급지를 적극 공략했다. 7월 중국의 안강제철과 10년간 1,700만톤 규모의 철광석 장기운송계약(COA)을 체결한 데 이어 9월 브라질 최대의 광산업체 발레사와 25년간 7조 규모의 COA를 성공적으로 체결했다. 이같은 COA는 벌크시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회사의 수익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왔다.


지난해 장기불황의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모든 경영활동의 초점을 유동성 확대에 맞추었다. 불필요한 신규투자를 자제하고 철저한 비용관리, 재무구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타인자본 조달 등 다양한 유동성 강화방안을 적극 강구했다. 현금성 자산을 1조원 이상 유지함으로써 최악의 상황에서도 버틸 수 있는 기초체력을 다졌다.  

 

해운위기 탈출후 미래의 사업비전과 계획은?


지난해와 올해의 어려움이 특별한 것은 아니다. 해운업의 특성상 위기는 항상 내재되어 있다. 문제는 불황의 시점이다. 특히 이번 위기는 금융도 어렵다는 점이 문제이다. 최근의 해운시황은 자체만으로 어렵다고 보지 않는다. 오히려 현 시황은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적기이다. 이 때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체질을 개선, 강화해 미래의 경쟁력을 대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당사는 현시황을 경쟁력 강화의 호기로 보고 이를 위해 역량을 매진하고 있다. 신사업을 통한 포트폴리오의 균형을 강화하는 것은 이러한 맥락에서이다.


시황의 등락에 좌우되지 않는 안정적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기존시장은 물론 브라질과 러시아 등 신흥경제국들의 해운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벌크와 비벌크 전분야에서 장기계약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고, 현재의 우량 화주 및 차기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신규 화주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확보하는 데 총력을 경주할 것이다. 아울러 수익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저비용 선복을 지속적으로 유입하고 보유선대의 ‘원가 낮추기’ 작업을 추진하여 시장지배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선대 경쟁력’ 갖추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신사업으로 Heavy-Lift, Offshore 등 기타 특수부문들을 강화해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나갈 것이다.


또한 서울중심의 영업을 대서양, 인도양, 아프리카 등 미래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시장 현지 중심으로 다원화해 신시장 개척에도 노력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태평양과 대서양 담당 영업본부로 조직을 재편했다. 


경영효율을 높일 수 있는 조직문화의 구축도 추진된다. 내부프로세스 개선과 통제강화를 통해 체계적이고 빈틈없는 영업·기획·관리조직을 만드는데 만전을 다할 것이다. 조직 간에 유기적인 공조체제를 확립하여 중복되거나 비합리적이라고 판단되는 업무프로세스는 과감히 버리고 조직간 ‘협력과 분업’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업무환경을 구축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네트워크의 확충도 강화한다. 자원부국과의 전략적 파트너쉽을 전개해나가면서 가능성 있는 해외 틈새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해 ‘미래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현재 당사는 8곳의 해외법인과 33개에 달하는 해외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이고 과감한 자세로 영업기회를 포착할 것이며 ‘작은 실패’를 두려워해 ‘실기’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다.

 

5년전  벌크와 특수선의 사업포트폴리오를 5:5로 가져가겠다고 했는데, 현 사업 포트폴리오와 선대 현황과 계획은?
당사는 일찍이 벌크부문의 확장과 물량 확보에 노력하는 한편 균형성장을 위해 벌크와 비벌크 부문 투자규모를 5:5 수준으로 유지하려 노력해왔다. 그 결과 2004년 이후 비벌크 부문의 매출액은 꾸준히 증가해 2008년 9.8%에서 2009년에는 22.2%로 크게 성장했다. 장기적으로 컨테이너, LNG, 자동차선 등의 비벌크부문 비중을 30%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사업다각화의 두드러진 성과는 30년만에 고부가가치 해운사업중 하나인 LNG 수송사업에 진출한 것이다. LNG 전용선 1차선인 ‘STX KOLT’호는 한국가스공사가 예멘에서 수입하는 LNG 수송에 20년간 투입되었고, 2차 LNG 전용선 ‘STX FRONTIER’호는 국내선사 최초로 노르웨이 호그(Hoegh)사와의 합작을 통해 렙솔(Repsol)의 LNG 수송 프로젝트에 참여할 예정이다. 폐쇄적이고 진입장벽이 높아 신규 참여가 제한적인 글로벌 LNG 수송시장에서 거둔 쾌거라 할 수 있다. 헤비리프트 선박을 이용한 중량물 운송사업 진출 또한 당사가 추구한 사업다각화의 대표사례이다.  


선대는 2010년 사선대 95척을 포함한 총 운영선대 500여척 규모이다, 향후 2012년에는 총 사선대 규모 120척을 넘어섬으로써 글로벌 초우량 선사로 거듭날 방침이다.

 

최근 노후선박 해체와 신규선박의 도입 현황과 향후 선대확충 및 운영계획은?
선가구조로 볼 때, 지금이 필요선박을 공격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적기이다. 원가인상 요인이 강한 현상황에서 앞으로 선박의 원가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고 본다. 또한 단기적으로 공급과잉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금융위기로 경색된 선박금융 상황으로 장기적으로는 공급의 위축상황이 올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위축이 또다른 공급의 애로를 야기할 것이라는 말이다. 준비된 선사에게는 지금이야말로 노후선대를 정리하고 경쟁력있는 선박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판단된다. 당사도 지금을 투자시기로 보고 미래를 대비한 선대정비를 조기에 마칠 방침이다. 그동안 유동성을 확보해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노후선은 지속적으로 해체하고 주력선종은 확보하며 ‘차기 10년’을 대비해 선대를 확충할 시기이다.


이러한 노후선 대체 노력을 지속함으로써 올해 당사의 선박들의 평균선령은 9.8년이 되고 2013년이며 7~8년이하로 낮추어진다. 향후 3~4년 동안에 장기적인 미래에 대비한 적극적인 선대확충에 주력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글로벌시장 영업력 확대에 주력할 것이다.

 

인재중심의 경영과 관련, 인력운영 및 교육에 대해
해운은 자본력이 요구되는 장치산업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을 회고하면 해운의 핵심역량도 ‘사람’임을 알 수 있다. 1인 체제의 뛰어난 리더쉽보다는 조직에 체질화된 ‘집단지성’이 요구된다는 측면에서 해운기업의 경쟁력의 원천은 사람이다. 전문성과 창의성을 갖춘 사람과 시스템에 의해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번 위기를 통해 ‘규모의 경제’가 아닌 ‘리스크 관리’가 중요함이 드러났다. 때문에 당사는 신입사원부터 최고경영자에 이르기까지 전 직급에 맞는 체계적인 교육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일견 과도하다고 할 정도로 다양한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에 대한 투자는 시설투자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해운의 경쟁력이 사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당사가 추진하는 인재육성 방향은 핵심가치 공동체 구축, 차세대 리더의 전략적 양성, 글로벌 역량 강화이다.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해운실무 교육이 시행되며 입사 3년차 시기에 보다 심화된 내용으로 교육을 시행, 평가결과를 대리승진 심사대상에 반영한다. 대리급 이상 직원은 ‘Global Pioneer'라는 프로그램으로 해외지사 파견제도를 시행한다. 이는 주니어 직원들의 니즈 충족과 함께 글로벌 역량강화를 통한 예비주재원및 지역전문가 양성을 도모하는 것이다. ‘승선교육’도 30여년동안 이어오고 있다 육상직원들을 당사의 사선대 승선교육을 통해 해운업무의 전문성과 특수성을 체득하고 운항업무 지원능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해상직원과의 상호 이해를 촉진하고 있다. 대리~과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매년 사내 해외주재원공모 Pool 제도를 통해 ‘해외지사 주재파견’ 특화 프로그램으로 언어교육과 해외지사 현지 지원업무 및 개별 연구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그밖에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영국, 싱가폴, 미국 등지의 유수의 해운전문기관 및 대학에서 개설중인 교육과정에 장단기 교육생을 파견하는 ‘해운관련 해외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고급과정으로는 ‘STX-MBA', ’Global-MBA'도 시행된다. 과장및 부장급 직원중 선발해 그룹의 전략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개발하고 차세대 리더로 양성된다. 전 세계를 무대로 43년간 해운업을 영위해 온 당사의 가장 큰 원동력은 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며 얻은 경험이다. 그 소중한 경험을 지속적으로 직원들에게 전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STX그룹과 팬오션의 문화가 어떻게 융화되었는지
두 기업의 문화가 잘 어우려져 ‘연착륙’했다고 본다. 팬오션은 전문가 근성과 보수적 집단성향에서 나오는 응집력은 있었지만 ‘성장DNA’가 부족했다. 그러나 합병이후 팬오션의 전문성과 응집력과 STX의 성장추진력이 결합해 지금의 성장을 이끌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STX 편입 이후 STX팬오션의 인력의 외부유출은 전혀 없었으며, 이는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을 달성하는데 크게 일조했다. 과거 근무했던 범양상선의 직원들도 대부분 경쟁업체보다는 유관기업과 산업군에 종사하며 회사발전에 직·간접적으로 지원군이 되고 있다.
 
올해 당사의 경영과 해운시장의 전망은?
여러 전문가들이 내놓고 있는 예측보다 나을 것으로 본다. ‘건강한’ 회사라면 ‘충분히’ 이익을 내는 시장이 될 것이다. 선박금융의 애로로 선박공급이 예상보다 발주량의 50-60% 정도가 억제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중국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의 경제도 최악의 상황은 지난 것으로 보여 일정한 수준의 물량증가가 예상된다. 여기에 중국과 인도 등 신흥경제국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만큼 SOC의 투자가 과거 10년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경제상황이 개선될 경우 각 항만의 체선현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물류에서 상당한 비효율을 초래할 것으로 보이며 해운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특히 벌크 부문은 중국의 작은 회복조짐에도 파급효과가 크다. 석탄과 철광석의 해상이동이 조금이라도 회복되면 체선이 심화될 것이다. 인프라의 미비로 인한 물류의 비효율은 드라이벌크시황을 강력하게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당사는 경영방침을 ‘선대확충과 사업다각화, 신시장 개척을 통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린다’로 설정했다. 당사는 작년 하반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러한 흑자경영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본다. 흑자규모가 관심사다.

 

중량물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데, 그 배경과 계획은?
국내선사로는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는 반잠수식 자항선 ‘STX ROSE1’호를 활용해 프로젝트성 중량화물을 운송하는 헤비리프트 시장에 진출, 성공적인 첫 항차를 마쳤다. 중량물 운송시장에의 진출은 미래 10년을 준비하는 신사업/신시장 개척의 일환이다. 2008년 전사적인 차원에서 신성장동력 발굴에 매진한 결과물이 바로 중량물 운송업 진출이다. 지난해 정기선본부 내에 ‘프로젝트 개발팀’을 신설하고 마케팅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주력화물인 철재 및 일반화물과의 시너지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


중량물 운송은 네덜란드와 독일 등 유럽선사들이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고 고비용의 선박투자가 수반되는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우리나라는 이제막 ‘태동기’를 맞았다. 최근 두 번째 항해를 함께 완수한 젠후아 로지스틱스 그룹과 MOU를 체결하고 상호협력을 제공하기로 했다. 향후 헤비리프트 신조선박의 추가발주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총 10척 이상의 ‘중량물 운반선대’를 구축, 운용할 계획이다.


중동과 아프리카 등에서 건설붐이 일고 있다. 특히 중국과 우리나라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새로운 건설 플랜트의 수요로 앞으로 중량물 수요의 성장이 기대된다. 따라서 중량물 운송시장의 성장속도에 맞추어 선대를 정비해나갈 계획이다. 국내는 물론 중국의 수요를 겨냥하고 있다. 이미 2차례의 운항도 중국수요를 처리한 것이다. 중량물 운송은 이제까지 유럽중심이었지만 그 실물경제 축이 점차 한중일로 옮겨오고 있어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유망하다.


기존 자항선이 블록전용이라던데, 기타화물의 수송과 사업성은?
기존의 자항선이 실제 블록운송 용도로 건조됐고 당사로 이관되기 전까지 조선해양의 블록을 주요화물로 취급했다. 그러나 당사로 이관된 이후 일부 개조해 대외영업 준비를 갖추었다. 현재로는 어떤 유형의 float on-off, roll on-off 화물운송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 사업성에 대해서 구체적인 수치를 언급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매출측면에서 기존 벌크부문 대비 운임이 높은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화물 자체가 고가인데다 고가의 선박이 투입되고, 운송기간 동안 안전과 적기운송의 중요성이 커 운임이 높다. 여기에 아프리카의 건설 프로젝트 수주, 해외 원전 사업 등 세계 경제의 흐름 또한 동 사업에 긍정적인 전망을 더해준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건설 수주액이 2008년 사상 최대치 462억달러 달성에 이어 2009년 490억달러마저 넘어서면서 향후 2,3년 내에 이들 건설사와 엔지니어링 업체들의 프로젝트성 중량물 운송 수요가 대거 쏟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STX팬오션맨이자 해운인으로 지내온 30년을 회고하면?
그간 해운업에 대한 열정을 가진 선후배, 동료들과 동고동락했던 것이 보람되고 행복했다. 워낙 뒤를 돌아보지 않는 성격이어서인지 앞날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특히 한국해운의 미래에 대해 고민이 깊다.


이제까지 기회로 작용했던 중국시장이 장차 위기로 다가올 것에 대한 대비책 강구가 고민거리다. 과거의 중국은 대규모 운송수요를 창출하며 해운시장의 기회로 다가왔지만 앞으로는 우리 해운과 조선에 있어 위기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국화국운정책, 자국 건조주의, 해운을 지원하는 금융경쟁력,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화주들의 물량, 원가경쟁력을 갖춘 육·해상 인력 등에 대해 비교우위를 갖추지 않으면 중국은 한국해운의 성장에 큰 제약요인으로 다가올 것이다.


특히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장기적인 지원정책이 시급하다. 선박금융시장의 전문화와 대형화 없이는 해운과 조선, 항만물류를 아우르는 물류융합산업의 발전은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스와 일본의 해운업도 자국 내 장기적 선박금융지원 시스템에 따라 국제경쟁력을 갖추게 되었다. 최근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국도 자국의 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금융지원에 적극 나서며 장기적인 성장성 확보로 이어가고 있다.


해운, 조선 등 국내 기간산업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국내 선박금융시장의 규모를 키워나가고 선박금융기법을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위기로 다가올 중국의 변화를 주시하며 그에대한 관계당국과 해운업계의 선제대응전략이 필요하다. 해운의 부침은 통상적으로 되풀이되는 것인데, 불황기에 선박금융이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업종에 대한 금융의 이해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다. 해운업의 더 큰 발전은 금융경쟁력에 달려 있다. 다행히 정부와 업계에서 선박금융의 활성화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획기적인 금융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


끝으로 해운물류산업에 대한 우리사회의 이해와 관심이 미흡해 모든 산업의 경쟁력의 원천인 물류산업이 너무 평가절하되어 있는 점이 아쉽다. 현재 한국선사들은 충분한 국제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수준으로 국내선사 전체 보유선대를 합해도 일본 NYK의 선대규모보다 적다. 그런데도 국가차원에서 산업간 협업과 분업 전략에 따른 전문화에 주력하기보다는 대량화주기업들의 자가화물 운송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우리 해운물류기업의 전문화와 국제경쟁력 확보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우려된다. 일본의 사례처럼 금융, 조선, 화주기업, 선사 등 산업간 협력을 강화하고 해운물류기업의 규모와 전문성을 제고하는 것이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도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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