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 미래 방향성 확립 시급하다”

  

 
 

세계 해운업계를 휘청거리게 한 금융위기의 파괴력을 피한 해운기업들이 여럿 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위기는 저력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전대미문이라는 수식을 단, 이번 해운위기의 파고를 잘 타고 넘기고 있는 선사들도 저마다의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견선사인 장금상선이 그에 속한다. 장금상선은 2009년의 혹독한 불황기에 매출의 증대는 물론 큰 폭의 영업이익을 실현하며 흑자기조를 이어감으로써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164%라는 영업이익의 신장이 특히 괄목할만하다.


1989년 창립해 최초로 한중 컨정기선을 투입한 장금은 98년에 울산과 광양을 직기항하는 한중서비스를 최초로 개설한데 이어 2001년엔 컨테이너 사업의 불모지였던 평택-중국간 서비스를 처음 시작하는 등 서해안 물류시대를 선도했다. 이후로 서비스영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해온 장금은 이제 동북아시아지역의 근해항로는 물론 아시아역내 항로의 전문서비스 선사로 성장해 있다. 


장금을 따라다니는 ‘최초’란 수식어는 금융위기가 도래한 2008년에 한번 더 붙었다. 세계 최초로 26만톤급 대형유조선(VLCC)을 광석전용선(VLOC)로 개조하는 사업을 시도한 것. 때마침 급습한 금융위기와 맞물려 우려도 깊었지만 유조선의 벌크선으로의 개조작업은 기술적으로나 비용조달 측면에서 큰 무리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로써 장금은 현재 개조 벌크선 6척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 선박은 영업이익 실현에 한몫하고 있다. 컨테이너선사였던 장금은 개조 벌크선 등  벌크사업 확대를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도 이뤄내고 있다. 


창립 22년차를 맞은 장금상선은 그간 국양해운과 국양 로지텍, 조강해운, 위자창, 한성라인, 경평물류, 시노코엔지니어링 등의 자회사들을 설립, 서로 다른 분야에서 상호 시너지효과를 배가시키며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자회사들은 벌크사업과 특화된 정기선항로 서비스, 복합운송, 육상물류, ‘컨’유지보수 등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장금 그룹의 중심은 장금상선의 대표이사이자 자회사들의 회장인 정태순 회장이다. 정 회장은 1971년 한국해양대학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동남아해운에서 17년간 근무한 뒤, 장금상선을 창립한 ‘해기사 출신’의 성공한 기업인이다. 컨테이너분야에서 후발주자인 장금이 신시장 개척과 서비스 확대를 통해 이룬 컨테이너선복량 기준의 세계 46위는 정태순 회장을 축으로한 전직원의 노력의 결과로 평가된다. 20여년간 여러 차례 위기에 봉착할 때마다, 장금은 꿋꿋하게 극복했다. 그리고 그 때마다 동사는 건실함을 더했고 최근의 해운위기 국면도 잘 넘기면서 오히려 경쟁력 강화의 기회로 삼고 있다. 


한편 정태순 회장은 바다정화 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바다살리기운동본부의 총재와 부산항만공사(BPA)의 의결기구인 항만위원회 위원장직을 수행하며 해운·항만업계의 리더로서 관련업계의 미래발전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해운산업의 총체적인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하는 장금상선의 ‘숨은 힘’과 부산북항의 위기상황과 관련 부산항의 미래상, 그리고 바다정화 사업의 진행경과를 알아보기 위해 ‘어렵사리’ 정태순 회장을 만났다. 정 회장은 특유의 소탈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해주었고, 장금의 저력을 궁금해 하는 질문에는 단답식에 가까울 정도로 짧고 담백하게 코멘트했다. 자신의 생각과 말을 앞세우지 않는 모양이 해운계나 회사내 직원들로부터 신망이 두터운 이유를 알려준다.


정태순 회장은 장금의 위기대응력을 묻는 기자에게 대뜸 “운이 좋았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운만 좋아서는 안되는 것이 세상사, 장금만의 저력을 찾아보려 여러 자료를 검토한 결과, 몇가지 남다른 점이 보인다. ‘끊임없이’ 새로운 시장과 사업에 ‘도전’하고, 이를 성사시키기 위해 무진 애를 쓴 ‘노력’이 주목받을만하다. ‘최초’라는 수식이 많음과 아시아역내 선사로 자리잡은 현재의 위상이 입증해준다. 또한 장금은 변화하는 상황에 대처하는 ‘탄력성’과 ‘결단력’이 돋보인다. 신사업의 개척은 물론 필요시에는 과감하게 합리화 조치를 취하는 경영진의 결단력은 이번 해운위기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한때 붐을 이룬 중동서비스에 위기가 닥치자 가장 빨리 서비스를 철수한 순발력과 세계 해운시장에서 퇴출될 운명의 단일선체 유조선을 매입해 벌크선으로 개조해 활용한 프로젝트, 불황기에 노후선을 대거(9척) 해체한 사실 등이 위기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처한 모습이다. 이는 경기순환의 특성을 가진 해운업을 영위하는 선사들에게 중요한 경영덕목이다. 특히 탄력성은 해운경기 순환의 주기가 짧아지고 불규칙한 현상황에서 더욱 필요하다는 면에서 장금의 위기대응력을 평가할 수 있다. 


BPA 항만위원장인 정 회장은 부산항의 발전 방향에 대해 “컨테이너부두 일변도에서 탈피해 종합적인 항만으로 거듭나는 항만정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항과 북항의 역할 분담을 통해 화물의 종류에 따른 다양한 부두와 선용품과 수리조선 등의 다양한 기능을 발전시키는 것이 미래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 정 회장은 국적선사 상선대의 규모는 세계 6위에 이를 정도로 확대되었으나 2만톤 이상의 선박을 수리할 곳이 국내에 없는 현실을 지적하며, 부산항내 수리조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해외수리조선 활용이 국부유출이라는 면에서 장차 국내 수리조선의 확보는 국가 기간산업 차원에서 추진해야할 중차대한 현안임을 상기시켰다.


정태순 회장은 신항으로의 이전과 맞물려 심각하게 드러난 북항의 문제와 관련 “부산항 미래의 방향성 확립은 화급하다. 운영주체는 물론 하역사와 선사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거듭 언급했다.

 
 ●장금은 해운위기 국면을 잘 넘기고 있는 선사로 꼽히고 있다. 장금만의 위기 대응력과 해운시황 전망에 대해
“특별한 위기 대응력이라고 할 것은 없었다. 운이 좋았을 뿐이다. 부정기선 분야에서는 좋은 시기에 선박개조를 수행하였고, 정기선 분야에서는 근해항로 중심으로 선대가 운영되다 보니, 원양항로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타격이 덜했던 것이 우리회사가 현상유지를 할 수 있던 이유인 듯 싶다. 특히 부정기선 부문은 사업비중이 화물과 선박 어느 곳에 두느냐가 큰 영향을 미친다. 불황기에는 화물에 치중한 해운사업이 덜 위험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우리회사는 이번 금융위기 도래시기에 선박보다는 화물에 치중한 사업 비중 때문에 큰 어려움을 비껴간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 해운 시황의 어려움이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이제부터 시작일지도 모른다. 과거 해운 경기의 싸이클이 10년을 주기로 변하는 패턴이 있었다면 현재는 그런 패턴이 짧아지고 불규칙적이다. 경제, 정치, 사회적 영향을 받고, 언제 어떻게 변할 지 모르는 변수가 많은 시대가 된 것이다.”

 

쪾장금은 국내 ‘최초’라는 수식을 단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설, 확대해 왔다. 많은 어려움이 뒤따름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항로개척 사례는 경영철학에 근거한 것이란 생각이다.

한중항로 등 선구자 역을 한 항로에서 장금의 역할을 초기와 현재로 비교하면
“장금상선의 태생이 한·중간에 첫 합작기업이고 기타지역에서도 처음 개설한 해운서비스가 많다 보니,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은 것 같다. 컨테이너부문에서 후발주자였던 장금의 설립 초기 기존선사들이 전통적인 서비스를 잘 하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기존시장에 진출해 시장을 혼란시키는 것보다 새로운 사업을 모색할 수 밖에 없었다. 새로운 사업은 리스크를 동반하기 마련이어서 초창기 어려움이 많았다. 새로운 항로를 개시할 때마다, 그때 그때의 새로운 리스크를 안고 시작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 고비들을 운 좋게 잘 넘겨 왔다.


한중항로에 있어 과거와 현재 장금의 역할을 묻는다면, 비중의 차이라 말할 수 있다. 장금상선이 한중간 서비스를 시작한 1년 후, 위동훼리를 비롯한 경한해운, 흥아해운 등이 서비스를 시작하는 정도였는데, 현재는 35개의 선사들이 서비스를 하고 있다. 우리회사가 서비스를 시작한 초기에 비하여 경쟁이 상당히 치열해져 있다.” 
 
●장금상선의 계열사 현황과 상호 시너지 효과에 대해

“장금상선은 우리나라와 중국간에 외교관계가 수립되기 전인, 1989년에 최초로 한중 직항로를 개설하고 정기선을 취항시켰다. 현재는 컨테이너 정기선 서비스와 부정기선 서비스를 함께하고 있다. 국양해운, 조강해운, 한성라인 등의 회사를 통하여, 특화된 부정기선 서비스 등을 추진해오고 있다. 다른 회사들의 경우엔, 하나의 사업부문과 같은 규모나 역할을 하는 회사들이지만, 우리의 경우에는 사업성격이 서로 다른 회사들을 분리하여, 독자적인 경영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이로써 우리 그룹내의 어떠한 사업부문이 다른 사업부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소화하여 각자의 역할들을 잘 수행해나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장금 그룹의 선대운영 현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장금상선은 6척의 컨테이너선박과 7척의 벌크 선박으로 총 13척의 자사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계열사인 조강해운은 벌크선 3척을 보유하고 있으며, 한성라인은 컨선 1척, 벌크선 1척 등 2척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국양해운은 2척의 컨테이너선박과 3척의 벌크선을 보유하고 있다. 장금 그룹사가 보유하고 있는 선복규모는 총 23척·178만 2,309dwt·4,318teu·99만 3,950gt이다. 그밖에 스팟용선과 정기용선 6척 정도의 용선대를 운영하고 있다. 계열사간의 선대운영계획은 특별히 회사들이 어떤 선대를 어떻게 운영하라는 지침이 있는 것은 아니다. 각 회사의 CEO들이 각 회사의 특성을 잘 살려 선대를 운영한다.”
 
●장금상선 지난해 경영실적은
“작년과 재작년 금융위기 여파로, 여타의 조선소나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선사들이 큰 타격을 많이 받았다. 장금상선 역시 그 영향력 속에 있었다. 그러나 근해를 중심으로 항로가 구성되어 있다 보니, 현상유지가 가능했다고 본다. 알려진 바대로 2009년 우리회사는 6,490억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854억원, 당기순이익 463억원을 실현했다. 매출의 경우 전년에 비해 미미한 증가세를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64% 신장했으며 당기순이익은 전년비 15% 감소했지만 463억원의 흑자를 실현했다. 올해도 해운시장이 하루가 다르게 격변하여 회사의 경영목표를 설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회사가 살아남을 것이며, 얼마만큼의 성과를 거둘 것인가는 더 연구해봐야 할 것 같다.”
 


●창립 22년차 장금의 성장사에 대한 회고와 향후 사업계획은
“새로운 항로와 사업을 개척하다보니, 위기도 여러 차례 있었다. 창립이래 맘 편히 잔 적이 없었다. 기업은 잘되나 못되나 장래를 위해 투자하고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한다. 이 때 한번의 판단으로 위기를 맞기도 성공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회사 뿐만 아니라 초일류기업도 마찬가지일 게다.


20여년간 크고작은 어려움이 많았지만, 회고할만한 위기는 평택항에서 중국서비스를 시작할 때와 중국항로에 8척의 배를 한꺼번에 배선했을 때, 그리고 최근에는 VLCC를 VLOC로 개조해 활용하는 과정에서 겪었다. 평택항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항내에 CIQ기관이 없었다. 그래서 검역을 위해 30-40km 떨어진 천안의 검역관을 모셔 세관을 했다. 당시 평택항은 해수부(현 국토부)의 조직도 없었고 세관도 없었던 그야말로 ‘해운서비스의 불모지’였다. 당시 장금은 3-4년간 적자를 보았다. 그때 참 어려웠다. 그 후에 1996-1997년에 동사는 한중항로에 선박을 대거(8척) 투입함으로써 운임이 폭락해 한중선사들 모두가 적자 때문에 문을 닫을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를 극복한 뒤로 동남아항로에 진출초기 어려움이 있었다.


최근 금융위기 시기에는 타 근해선사들이 그렇듯이 나쁘지 않았다. 단지 부정기선 부문에서 6척의 단일선체 유조선을 매입해 벌크선으로 개조하는 과정에서 금융과 기술적인 부문의 염려가 있었지만 모두 다 잘 해결되어 지금은 6척의 개조 벌크선박 모두가 시장에서 화물을 실어나르고 있다. 개조 당시 설계와 감리는 국내에서 시행했고, 중국에서는 설계한 대로 개조작업을 했다. 유조선의 벌크선 개조는 500명에서 1,000명 정도의 인력이  6개월간 작업하는 쉽지 않은 프로젝트였다. 이 때 감리를 맡은 한국선급의 감리기술이 세계적임을 새삼 확인했다.


우리나라의 대외 무역의존도는 국민총생산 대비 90% 이상이며, 무역의 99%를 해운이 담당하고 있다. 지난 50여년간 눈부신 경제성장과 함께 우리나라는 해운강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장금상선 그룹도 우리해운의 발전수준에 발맞추어 나가는 것이 미래 사업의 목표이다.”
 
●오에스쉬핑, 오에스마리타임 등 금융위기 전후로 설립한 선사와  장금과의 관계는
“언급하신 회사들은 금융위기 이후에 어려운 선사들이 위기를 타개해 나갈 수 있도록 금융회사와 선사간 협의 하에 운영되는 구조조정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국부라 할 수 있는 선박들이 헐값에 외국으로 매각되지 않도록 금융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과도기의 회사라고 할 수 있다. 장금은 이런 회사들에게 선박운영에 대해 지원해왔다. 금융권과의 윈윈 측면으로 보면 된다.”
 
●올해 본격적인 신항시대를 맞아 부산북항의 기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데, 항만위원장으로서 부산항 컨터미널의 효율적인 운영방향에 대해

“현재 각 지방자치 단체에서 경쟁적으로 항만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일본, 중국 등 주변 국가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이대로 가면 항만시설 공급은 컨테이너 화물량 수요보다 더 빨리 늘어나 어쩔 수 없이 공급과잉이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유휴항만들이 생겨날 수 밖에 없다. 특히 중국의 항만들이 현재 자국의 화물만 처리하기에도 부족한 항만시설의 개발이 모두 완료되고 나면 한국 등 주변국가에 빼앗긴 환적화물 등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 때가 되면 우리나라의 항만들은 더 큰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부산 북항과 같이 기능이 점차 축소되는 항만은 다양한 방법으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설로 변화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


●부산항의 장기발전에 역점사업 방향에 대해
“항만은 단기간의 정책이나 경쟁력만으로는 발전할 수 없다. ‘장기투자’와 ‘거시적인 경쟁력’이 필요하다. 10년전의 항만계획이 현재를 반영하고, 현재의 항만계획이 향후 10년, 더 나아가 수 십년에 거쳐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부산항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항만들이 화물처리량 감소 등의 이유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산항도 세계적인 터미널 운영사의 선석반납 문제로 인하여 큰 위기에 봉착하고 있다. 비단 항만만의 문제가 아니다. 항만이 잘 되어야 선사가 잘 되고 선사가 잘 되어야 항만도 잘 되는 건 당연한 이치이다. 각계 각층의 상임, 비상임 항만위원님들과 그 상생의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부산항의 향후 방향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전세계 선대로 볼 때, 컨테이너선대는 15-20% 정도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항만들이 컨테이너선 위주의 항만정책을 펼치고 있다. 부산항도 마찬가지이다. 항구란 원래 컨테이너 항만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화물과 여객을 수용할 수 있는 부두가 마련되어야 하고, 수리조선과 유류공급, 각종 선용품의 공급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개념이 항구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부산항의 미래는 북항과 신항의 역할분담을 통해 다양한 기능을 갖추는데 달려 있다고 본다. 벌써 신항으로의 이전과 맞물려 북항의 문제가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다. 서둘러도 그 결과는 5년이후에나 얻을 수 있다. 부산항의 미래 방향성의 확립은 화급하다.”

 

●부산항의 방향성 재설정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반응은
“부산항은 컨테이너화물만이 아닌 다양한 화물과 선형의 배를 수용할 수 있도록 전환되어야 하며, 수리조선과 유류기지, 선용품 기지, 크루즈 모항 등 종합적인 항만기능으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는 일단 형성되어 있다고 본다. 특히 수리조선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취급해야할 현안이라는 공감대가 정부와 업계에 형성되어 있다. 현재 국내에 2만톤 이상의 선박을 수리할 곳이 없어 우리 선박들이 수리를 위해 해외로 가야만 한다. 수리조선의 확보건은 개별 회사 차원에서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 노력이 필요한 사안이고 파급효과가 매우 큰 프로젝트이다.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누가 어떻게 경쟁력 있게 할 것인가’를 검토할 단계인 듯하다. 제 3차 해운장기발전계획에도 수리조선의 문제와 부산항의 방향성 전환 문제가 반영될 것으로 본다.”  

 

●선사 CEO가 항만위원장을 맡은 것이 부산항의 사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선사는 항만의 고객이다. 따라서 항만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주체에 ‘고객의 눈’을 제공할 수 있다. 선사가 항만을 기항할 때는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항만의 가장 큰 고객인 선사의 니즈를 잘 알 수 있다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본다. 특히 선사들은 세계의 여러 항만들을 기항하며 개개항만의 장단점을 평가할 수 있다. 외국항만과의 비교평가를 통해 이용자의 니즈를 반영할 수 있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부산항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서 발전시키면 선사에게도 좋은 결과가 돌아갈 것이다.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컨테이너요율의 불합리성에 대해서도 부산항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시각에서 접근하면 될 것 같다. 운용주체인 BPA는 물론 하역사들의 적정이윤 보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사에게도 유리하다고 본다. ”


작금의 부산항내 컨터미널간의 과당경쟁 상황은 결코 '제로섬(zero-sum)' 게임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에 현재 11개의 개항장이 있는데, 이들 항만이 모두 동북아의 중심 컨테이너부두가 되겠다는 구호를 내걸고 개발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포퓰리즘에 의한 과잉투자 상황이다. 일본과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전철을 우리나라와 중국은 빤히 보면서도 뒤따라가고 있다. 중국도 경쟁적인 항만개발로 과잉투자가 발생하고 있다. 국가차원의 안목에서 조정되어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다. 지금이라도 국내 컨항만의 과잉투자의 난맥상을 시정해야 한다.”
 
●‘바다살리기운동본부’ 총재를 맡고 계신데, 현재 활동현황과 계획에 대해

“바다살리기 운동본부는 그야말로 우리나라의 수출입 역할을 하는 ‘소중한 바다를 아끼고 사랑하자’는 단체이다. 취임 초기부터 이벤트성 행사보다는 전 국민이 공감하고 동참할 수 있는 지속적인 역할을 갖도록 연구하고 있다. 취임초기 해운업계로부터 많은 지원도 받았다. 지금은 해운의 불황기로 업계의 지원은 크게 줄었지만 바다청소와 같이 운동본부의 본연의 사업인 ‘바다정화’ 활동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보조금도 받은 바 있다. 해운업황이 좋아지면 다시 지원은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바다살리기 운동본부의 활동이 활성화되려면 일반 개인회원이 많아져야 한다. 연간 회비는 1만원이다. 개인회비는 100% 바다정화 사업에 이용된다. 나머지 사무실 운영등 제반 운영비는 총재단에서 담당하고 있다.”
 
●경영관과 직원 복지관에 대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일하고 즐겁게 살자’가 인생관이자 경영관이라고 할 수 있다. 직원에 대한 복지관이 별도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의 월급쟁이 시절의 입장에서 직원들을 대하고 있다.”

 

<정태순 회장 약력>
△1948년생 △68년 동성고 졸업 △71년 한국해양대학 항해과 졸업 △89년 동남아해운 상무이사(72년-89년 동남아해운) △89년 4월 장금유한공사 대표 △99년-현재 장금상선 대표이사, 국양해운 회장, 조강해운 회장, 한성라인 회장, 장금마리타임 회장, 국양로지텍 회장, △2007년 (사)바다살리기국민운동본부 총재-현재 △2010년 1월 BPA 항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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