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광·우련·영진 등 인천하역사 전국항만 대상 개발·투자
장비현대화자금 지원 등 투자환경 개선 사업추진 활발
해외 네트워크 강화 및 정부 정책적 배려는 여전히 과제

 

지방에 뿌리를 둔 토종 항만물류업체들이 중소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전국 항만은 물론이고 해외를 대상으로 하는 투자와 항만운영을 계획하는 등 생존경쟁을 위한 치열한 일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인천지역의 토종하역사들은 남항부두로의 진출, 타지역 항만에 대한 투자 강화, 인천신항 사업참여 등 내항의 단점을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사업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선광 서해안에 집중된 항만투자 실시

인천 남항에 위치한 선광의 SICT터미널
인천 남항에 위치한 선광의 SICT터미널
선광과 영진공사, 우련통운 등 인천 토종하역사들은 인천 지역을 기반으로 나름대로 기업 확장 등을 이루었지만 재경 6사에 비해 사업 규모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실정이다. 그러나 생존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는 노력만은 재경사 못지 않게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내항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90년대부터 남항의 개발과 운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인천항의 늘어나는 물동량을 원활히 처리하고 있으며 우수한 핵심인재의 영입을 통해 신규 사업 진출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


한 예로 (주)선광은 작년 10월 남항에 컨테이너 전용터미널(SICT)을 개장하고 영업을 개시하면서 증가된 인천항 컨테이너 물량 처리의 첨병 역할을 했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대중국 교역화물의 증대에 따른 수요증대에 부응하려는 노력으로 군산, 평택 등 서해안에 집중된 투자와 함께 인천 북항 다목적 부두에 대한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이러한 투자활동이 수년간 이어지고 있어 단기간에 투자비 회수가 쉽지 않은 항만산업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가시적인 성과는 아직 기대하기 힘들다.


선광의 한 관계자는 “대중국 교역의 증가에 따른 고객의 물류서비스 수요증대에 부응하고자 수년전부터 서해안을 중심으로 한 항만개발에 역량을 집중시켜왔다. 아직은 가시적인 성과가 미흡하지만 계획된 물동량 추이로 미루어볼 때 조만간 운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영진공사·우련통운 해외사업 진출로 사업역량 강화
선광뿐만이 아니다. 영진공사도 남항에 최초의 민자부두인 1만톤급 부두를 운영하며 내항의 단점을 극복한 정시 원스톱서비스를 하고 있다. 또한 평택 서부두에 2개 컨테이너·잡화부두를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1977년부터 중동 바레인에 지점을 설치하고 바레인의 항만과 공항업에 진출해 물류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처럼 40여년동안 향토기업으로서 인천지역 경제에 일조하며 항만하역과 화물운송 및 보관을 주요업종으로 국내 중견 물류종합회사로 성장했다.


우련통운도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다양한 분야에 사업투자를 하고 있다. 인천 내항 TOC 부두 운영을 기본으로 하는 하역업과 평택항 서부두 공동출자 운영, 중국에 컨테이너 운송사업 등 비교적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는 것.


이처럼 인천의 토종 하역3사(선광, 우련통운, 영진공사)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성장에 머무르지 않고 전국을 뛰어넘어 해외에까지 그 투자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중소규모 토종하역사 성장은 지금이 기회
항만하역사업은 노동집약적인 형태에서 탈피해 이미 장치산업으로 변화되고 있어 신규시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이유로 상대적으로 중소규모에 속하는 향토하역사들은 시설에 대한 신규 및 재투자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었다.


그러나 투자촉진을 목적으로 정부가 중재하고 항만물류협회와 항만공사가 지원하는 ‘항만장비현대화 자금지원’도 조만간 이뤄질 예정으로 있어 투자환경 또한 날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 이에 맞추어 인천 하역사들도 자금지원을 신청해놓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또한 인천항의 대중국 교역물량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기때문에 신규투자에 대한 전망은 밝은 편이다.


또한 인천신항을 두고 국내외 대형 항만건설사는 물론이고 하역사와 선사의 관심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업참여 제의가 항만공사에 끊임없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는 물론이고 머스크를 비롯한 허치슨, PSA 등 해외 항만운영사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것.
이같은 분위기에 따라 인천항에 기반을 둔 하역 3사(선광, 우련통운, 영진공사)도 작년 전문연구용역기관의 자문을 통해 인천신항의 선석개발에 대한 사업타당성과 개발방안을 마련하고 인천해양청에 사업의향서를 제출하는 등 사업참여의 강한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전국항만 목표보다 해외로 눈 돌려야
한편 토종하역사가 안정적인 사업영위와 신규성장을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부분도 존재한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와의 물류네트워크 구축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천 향토기업에게만 한정되는 과제가 아니다. 재경 하역사는 물론 향토기업도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해외기업과의 유대관계 강화와 함께 자체적인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 최근 부산신항 2단계 운영사 선정결과에서 대형하역사가 운영사 선정경쟁에서 고배를 마시는 예로 보듯 해외 네트워크를 완비하지 못한 기업은 이미 국내에서도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인천항만공사의 한 관계자는 “민자부두건 정부개발부두이건 운영은 물량 창출이 유리한 기업이 맡는게 초기 물량 확보에 더욱 도움이 될 것이고 안정적인 사업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내용을 다시금 환기시키고 있다.

 

향토기업 지원을 위한 제도개선도 필요하다
또한 정부와 관련기관간의 유대관계 강화를 통해 긴밀한 정책 협조가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말한 ‘하역장비현대화 자금지원’과 관련해서도 이미 대형하역사 등은 저리의 융자를 통해 장비의 도입·교체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향토기업은 상대적으로 원활한 신규투자에 어려움이 있다.


이번 자금지원을 신청했다 취소한 ICT의 한 관계자는 “현대화자금 지원사업 지침에 의하면 자금 융자가 비교적 저리로 운영될 예정이지만 5년이라는 짧은 기간과 3개월 이내에 장비도입계약을 체결해야 한다는 조항이 시기상으로 회사 실정과 맞지 않아 신청을 취소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집중적인 자금소요에 비해 단기간에 그 수익을 얻기 어려운 항만산업의 특성상 상환기간 재조정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인재육성을 통한 내부역량 증대도 향토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요한 요소로 꼽히고 있다.


부산의 지방하역사들은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재경하역사로서의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는 반면 인천 토종하역사들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놓여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개별기업별 노력으로 사세 확장은 물론이고 틈새분야에 사업역량을 집중시키며 고유한 영역에 독보적인 위치에까지 이르고 있다.


여기에 이들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와 업계 등의 노력이 비로소 결실을 맺으며 성장환경까지 더욱 좋아지고 있다. 각계의 노력을 기반으로 아직도 부족하기만한 지역인프라를 뛰어넘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사업에까지 참여하는 지방하역사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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