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항과 자본 분리시대에 들어섰다”

국내 최초로 선박투자회사제도 기반의 선박펀드를 출시한 (주)한국선박금융의 초창기부터 8년째 수장을 맡고 있는 김연신 사장이 제 15회 ‘바다의 날’ 산업포장을 수여받았다. 선박투자회사제도를 통해 국적선대의 확충에 기여하고 한국의 선박금융 발전에 일조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

 

김 사장은 대우중공업에서 선박영업담당 임원을 거쳐 대우전자 국제금융담당 임원, 에넥스와 교보문고의 영업담당 임원을 역임한 선박과 금융, 영업 관련 ‘다채로운 이력’을 소유한 인물. 그를 해운업계와 인연을 맺도록 한 선박투자회사제도는 지금 시행 초기와는 달리 변화한 환경에 부합할 수 있는 발전방향을 모색하며 ‘진화과정’에 있다.

 

한국선박금융 ‘캐피탈’방식으로

이와 더불어 한국선박금융도 선박운용사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급변하는 선박금융시장에 걸맞는 조직으로의 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동사는 올초 한국선박금융으로 사명을 바꾸고 증자한도 증액 등 선박금융전문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기초작업을 마치고 해양금융의 중심지를 모색하는 부산으로 내년 여름경 본사를 이전할 계획이다.

 

6월 9일 김연신 사장이 해운전문지 기자단과의 오찬 간담회를 통해 (주)한국선박금융의 발전방향과 최근 국내 선박금융의 움직임과 한국선박금융의 발전방향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선박금융은 일단 ‘캐피탈 방식’의 선박금융기관을 지향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선박확보 프로젝트가 과거 선주의 주도하에 진행된데 반해 현재는 금융이 프로젝트를 만들어서 주도하는 형태로 바뀌어가는 최근 선박금융의 경향을 진단하고 “운항과 자본이 분리되는 초입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며 ‘시의적절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과거 총이 하나 있었다면 지금은 총에 수류탄 하나를 더 가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비유로 선박금융수단의 다양화 추세를 설명했다.

 

운항과 자본의 분리경향 시의적절

그는 또한 이같은 선박금융 환경의 변화가 “선박관리업 등 방계산업의 발전을 이끌 것”이며 해운계 밖에서 자금이 해운으로 유입되는 현상을 반가워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제 2금융권의 선박금융 참여도 그런 맥락에서 보아 해운업의 발전에 나쁘지 않다는 입장이다.

 

김 사장은 우리 사회의 다양한 자금이 해운계에 유입이 되어야 해운에 대한 일반국민의 인식도 개선될 수 있으며 해운업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해운업계의 돈만이 선박금융시장에서 돈다면 의미가 없다”며 “저축은행의 자금이 해운계에 유입되면 해운자금이 되는 것이다. 국민연금 등 좀더 다양한 분야에서 해운으로 자금이 유입되어야 한다”고 말하며 100여개의 선박펀드 중 말썽을 일으킨 펀드는 그리 많지 않음을 널리 알려 해운 외곽의 자금을 해운계로 끌어들이는 것이 장차 해운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임을 강조했다.

 

방계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서는 “현재 시장을 놓고 구획정리해서는 안된다. 외국시장의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며 국내 선박관리업의 취약성과 발전방향에 대해서도 간략하게 언급했다. 국제경쟁력을 갖춘 선박관리업의 육성은 금융이 주도하는 선박확보의 선박금융 경향속에서 더욱 시급한 과제임을 시사하는 멘트이다.

 

선박펀드 실적형추세로 진화과정

변화한 금융환경하에 선박펀드의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에 대해, 김연신 사장은 선박투자회사법의 개정 움직임과 새로운 펀드의 경향을 전했다. 변화한 환경에 부합하기 위해 선박펀드의 구조와 운용방식의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개정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선박운용사들도 실적형 펀드를 출시하는 등 다양한 금융기법을 개발하고 있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정부에서도 선박운용사들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 중이다. 그는 늘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가정사를 예로들어 선박펀드도 변화하는 환경에 때론 적응하고 때론 극복하며 진화해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김연신 사장은 한국선박금융이 설립 초년인 2003년을 제외하고 6년간 줄곧 흑자경영을 이어왔다면서 첫 선박펀드 ‘동북아 1호’의 고객인 현대상선에 대한 각별한 고마움을 표했다. 국내 최초의 선투사법에 기반한 선박펀드인 ‘동북아 1호’는 올해로 수명을 다하고 해산하게 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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