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 선진화를 위한 디딤돌을 놓다”

다양하고 복잡한 물류시장
다른 나라도 그러하지만, 물류관련 업종은 매우 다양하다. 운송업·보관업·하역업·터미널운영업·주선업·정보처리서비스업·부대서비스업.....등등. 물론 여기서 말하는 업종은 법적으로 분류된 업종을 말한다.


이렇게 업종이 다양한 것은 기본적으로 물류활동이 매우 광범위하고도 지속적으로 확대·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물류라는 개념이 도입되기 이전에 육·해·공의 운송, 보관, 하역, 화물주선 등 전통적인 업종들이 이미 있었고, 이에 관련된 법규들도 있어 왔다. 업종별로 별도법률로 규정하거나 유사한 업종들을 묵어 규정하기도 하며, 업종별로 담당하는 행정기관이나 소관부서 또한 다양하다. 요약하면, 물류라는 개념이 사용되기 이전부터 이미 다양한 관련 업종·법규·행정기관은 존재해 왔으며, 물류와 관련된 활동이 점점 확대되고 복잡해지면서 그 정도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러한 물류관련 업종이 너무 복잡하고 다양하니 모두 통합되어야 한다거나, 하나의 업종으로 인·허가를 받으면, 다른 업종에서 행하는 사업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이러한 논의는 일면 그럴듯해 보이지만, 사회경제의 발달로 인해 전반적으로 업종이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볼 때에는 한 꺼풀만 벗기고 나면, 상당히 비현실적이고 기술적으로 매우 어려운 사항이다. 현재의 유수 물류기업들도 처음에는 개별 업종에서 출발하여 부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다가 점차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거나 아니면 특정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즉 종합서비스를 지향하느냐, 개별전문서비스에 특화하느냐는 시장상황과 개별기업의 경영전략상의 문제다.

 

글로벌 물류기업의 동향
세계적인 제조기업들은 기술개발, 제품생산 등과 같은 핵심역량 강화에 전사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물류부문은 점차 아웃소싱하는 추세이다. 이에 따라 종합물류서비스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제조기업들은 물류비절감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다국적기업의 물류아웃소싱 사례를 살펴보면 Nat’l Semiconductor사가  FedEx와의 제휴를 통해 물류비용을 매출액의 2.9%에서 1.2%로 절감하고 제품배송시간을 60일에서 2~7일로 단축하였으며, GM자동차는 Menlo Logistics에 물류를 아웃소싱(’00. 12)하여 고객에게 자동차 공급기간을 55~60일에서 15~20일로 단축시키고, 물류비를 ’02년 22백만불에서 ’03. 9말까지 19백만불로 절감에 성공한 바 있다.


이제 선진국의 물류기업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추어 화주기업이 원하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 전반의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물류기업을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관련업종으로 확산되어 기존의 물류업체뿐만 아니라 국제특송업체, 국제포워더, 우편사업자들도 종합물류서비스 전문기업으로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자가물류·2자물류중심의 물류시장 구조
우리나라는 지난 50여년간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루어 선진경제의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경제성장의 신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물류산업의 현주소는 크게 개선되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낙후된 물류시스템으로 인한 높은 물류비부담이 인건비 등과 함께 제조업의 주요한 고비용·저효율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물류산업은 기업이 원하는 종합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전문물류업체가 육성되지 않아 화주기업들이 자가물류 구축이나 자회사육성에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인 물류산업의 발전양상을 보면 화주기업이 물류업을 병행하는 1자물류에서 물류업이 자회사로 분사되는 2단계 단계인 2자 물류를 거쳐 물류전문기업이 화주기업의 물류업을 위탁해주는 3자물류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3자 물류 비중은 물류선진화의 하나의 척도인데, 우리나라는 ’03년 기준으로 약 35.6%에 불과하여 선진국인 미국·유럽의 70%~80%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이렇게 3자 물류비중이 낮은 것은 우리나라 물류기업이 영세하여 화주기업이 믿고 맡길 수 있는 물류전문기업이 발달하지 못한데 그 원인이 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물류기업은 단순 수송이나 창고관리, 운송주선 등 부분적인 서비스제공에 그치고 있으며, 물류기업의 99% 이상이 종업원 100인 이하의 중소기업으로 구성되어 규모도 영세한 실정이다.


반면에 우리나라 경제가 선진화되면서 자재구매부터 소비자에 대한 판매까지 수송, 보관, 포장 등의 물류 전과정을 전략적으로 관리하여 물류비를 절감해 줄수 있는 SCM(Supply Chain Management)차원의 종합물류서비스에 대한 화주기업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대형 운송업체와 모기업에서 독립한 물류자회사 등을 중심으로 30~40여개 업체가 종합물류기업을 표방하며 등장하고 있으나, 물류기능중의 한 부분인 화물운송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고, 모기업의 물류비중이 높아 아직까지 명실상부한 종합물류기업의 위상을 갖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종합물류기업 인증제도의 개요
정부는 낙후된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발전을 선도할 물류전문기업인 종합물류기업을 집중·육성하기 위해 종합물류기업 정부인증제를 도입하였다. 종합물류기업 인증제란 물류사업을 종합적으로 영위하는 물류전문기업을 정부가 종합물류기업으로 인증하고 집중·육성하는 제도이다. 정부 인증을 통해 지원·육성할 종합물류기업은 3개 이상의 물류사업을 영위하면서 물류활동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른 기업으로부터 일정기간 유상으로 위탁받아 대행하는 사업으로 정의된다.


제도도입을 위해 연초 화물유통촉진법을 개정하여 인증제의 법적근거를 마련(‘05.1.27)하고 하위규정을 정비하여 2006.1.1.부터 시행중이다.
종합물류기업으로 인증 받은 물류기업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제적인 물류기업으로 육성·발전될 수 있도록 범정부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산업단지, 유통단지 등 공공부문이 조성하는 물류거점시설에 우선적으로 입주할 수 있도록 하고, 종합물류기업이 추진하는 주요 물류사업에 대해 자금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정부는 단순규모의 대기업 위주의 인증기준을 지양하고, 건실한 중소물류업체도 종합물류기업참여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특성을 반영한 인증기준을 마련하였다.
우선, 대기업의 물량을 전량 취급하는 대기업의 자회사인 물류기업들은 배제토록 하고, 단순규모보다는 종합적인 서비스제공 여부에 인증배점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자산형수(수송·보관) 종합물류기업과 비자산형(화물주선, 컨설팅서비스)종합물류기업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유형별 기준에 따라 별도의 배점을 적용함으로써 종합물류기업 특성에 따른 다양한 기준을 마련하였다. 아울러 중소물류기업들 간에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경우에는 제휴기업집단군에 종합물류기업을 인증할 수 있도록 하여 건실한 중소물류기업간의 기업결합을 통한 경쟁력 강화를 유도할 계획이다.


인증을 받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으로 최소 3개 이상의 물류사업을 영위함으로써 종합물류서비스 제공이 가능하고, 제3자 물류 매출비중이 일정비율 이상이어야 종합물류기업 인증신청이 가능토록 필수요건을 두고, 공통평가 항목으로 다양성, 대형화, 성장가능성의 3개 평가항목을 설정하여 각 항목별 득점을 합하여 전체의 70% 이상 득점시 종합물류기업 인증이 가능하다.

 

종합물류기업인증제에 거는 기대
현재 정부가 한국교통연구원에 설치한 종합물류기업인증센타에서는 물류기업들로부터 종합물류기업인증 신청서를 접수하고 있다. 4월 중순 현재 약 20개의 기업이 신청하였으며 그중 절반 정도는 전략적 제휴기업군이다.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인증심사단에서 공정한 심사를 거쳐, 5월경에는 최초로 몇 개의 종합물류기업 인증업체가 탄생할 것이다.


종합물류기업 인증제는 참여정부가 추진하는 동북아 물류허브와 물류효율화를 위한 범정부적인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것으로, 물류전문기업 육성을 통해 자가·2자물류 위주의 우리나라 물류산업 구조를 개선하고 물류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한 정책이다.


화주기업이 요구하는 종합물류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종합물류기업이 육성되면 제조업은 생산과 판매에 주력하고 물류는 물류전문기업이 담당함으로써 제조업과 물류업이 상호 Win-Win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여 물류비절감을 통한 국가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화주기업은 자가물류시설 확충을 위한 대규모 투자·유지 관리비용과 수송·보관비 등의 물류비용에 대한 감축이 가능하고 물류전문회사의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물류서비스를 활용하여 고객만족도 제고에도 기여함으로써 경영성과 향상이 가능하다. 물류업체의 입장에서도 업종전문화와 규모의 경제로 이윤극대화를 달성하여 물류산업이 제조업 위주의 성장이 한계에 이른 우리 경제에서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발전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종합물류기업 인증제는 낙후된 우리나라 물류산업의 혁신과 발전을 위해 정부가 시행하는 핵심적인 물류정책으로서, 이제 제도가 시행된 만큼 이를 활용하여 우리 물류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기회로 활용해야겠다.


그러나 종합물류기업 인증제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것은 강조하고 싶다. 복잡한 물류시장 문제를 인증제만으로 해결할 수 없으며, 자가·2자물류의 제3자물류로의 전환을 위한 시책, 물류시장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물류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각종시책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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