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 전문화된 물류네트워크 구축 필요하다”

건설 수주급증하나 전문인력·국산기자재·정보력 약해
선박·항만·물류기지 활용, 개도국 진출기반 확보 필요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이 500억불을 돌파, 700억불 수주목표 달성이 임박했다. 그러나 수년간 수주가 확대되며 해외건설 전문인력 부족문제가 심화되고, 원천기술과 금융경쟁력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 해외건설물자가 빈번히 외국적선에 의해 운송되며 부가가치 효과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바다와 경제국회포럼’은 9월 6일 세미나를 개최하고 양 산업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선주협회와 해외건설협회가 동반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해외건설협회 손태홍 박사가 ‘해외건설 산업의 현황과 전망’, KMI 임종관 본부장이 ‘해운과 해외건설의 전략적 동반성장 방안’이라는 주제를 발표했다.

 

해외건설 산업 부가가치 제고 필요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 손태홍 박사

올해 세계 건설시장 규모는 6조 5,000억불로 추정된다. 해외건설시장은 현재 전체 시장의 8%인 5,000억불 정도로 추정되고 있으나 원전, 고속철도, 도시개발 등의 확대로 향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최근 해외건설시장은 발주처에서 기술이전, 금융제공, 현지기업 하도급 비중 강화 등 지속적으로 다양한 요구를 하고 있으며, 부동산 개발이나 발전소·도로 BOT(Build-Operate-Transfer), 자원연계 인프라 개발 등 금융을 동반한 프로젝트가 증가하고 있다. 또 중국 등 개도국 업체는 물론 최근에는 유럽, 일본 등 선진국 업체와의 가격경쟁도 심화되고 있으며,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 증가로 우리기업간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해외건설시장은 단기적으로 중동 산유국에서 플랜트와 인프라시설 발주를 지속하고 싱가포르, 인도, 베트남 등의 아시아 지역에 대한 건설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고유가가 지속될 전망으로 중동지역 플랜트 발주가 지속될 전망이다. 또 아제르바이잔 등 신흥 산유국의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고, 북아프리카, 이라크 등의 본격적인 개발이 이뤄지고, 저탄소 녹색성장 부문의 프로젝트 추진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건설 수주현황을 살펴보면 올해 8월 31일 기준으로 총 7,572건을 수주했으며, 금액으로 3,999억불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중동지역이 2,913건 2,483억불, 아시아 3,661건 1,145억불, 중남미 112건 84억불, 아프리카 292건 117억불, 기타 594건 170억불을 수주했다.


올해 수주현황은 중동 플랜트 공사를 위주로 8월 31일 현재 506억불을 기록하고 있다. 지역별(억불)로는 중동이 379(75%), 아시아 94(19%), 중남미 12, 아프리카 4 등이며, 공종(억불)별로는 플랜트 417(82%), 토건 72(14%), 용역 9 등으로 나타났다. 발전과 가스전개발, LNG 등 중동산유국의 플랜트 위주로 수주가 지속되고 있다.

 

중동지역 중심 발주 증가 지속
세계 건설시장은 최근까지 몇 년간 플랜트건설과 인프라시설의 확대로 활황을 유지해왔다. 2000년대 초부터 시작된 고유가가 2008년까지 이어지면서 중동 산유국의 플랜트 시설 발주가 급증했다. 또 동남아, CIS 등 개도국의 인프라와 주택건설도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2009년 초 발주물량이 감소하고 투자사업 추진 중단 등의 상황이 이어졌으나 하반기부터 유가가 상향 안정되면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산유국을 중심으로 발주가 증가하고 있다. 또 중국과 인도 등 후발 개도국 업체들의 추격도 심화되고 있다.

 

2010년 상반기 수주금액은 364억불을 달성했으며, 2010년 8월 23일 500억불을 돌파했다. 또 연중 총 해외건설 수주누계가 4,000억불 돌파와 함께 올해 수주 전망치인 700억불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9월 현재 계약 대기와 네고중인 공사가 203억불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중동지역의 경우 국제유가의 상향 안정과 함께 사우디, UAE 등에서 발주가 지속되고 있다. 사우디 발전 플랜트를 포함한 대규모 프로젝트의 입찰 결과를 대기 중에 있으며, UAE에서도 발전소 프로젝트 등 입찰결과를 대기 중이고, 리비아, 카타르, 모로코 등에서도 대형 플랜트와 토목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싱가포르와 인도, 베트남을 중심으로 한 수주 증가도 예상된다. 싱가포르와 인도의 공공부문 프로젝트, 베트남의 ODA 공사 등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며, 향후 부동산 부문을 중심으로 투자개발형 사업이 재개될 경우 대규모 수주도 가능하게 된다.


이밖에도 아프리카에 기 진출한 앙골라, 나이지리아에서 석유, 가스 관련 공사수주를 추진하고, 콩고, 가나 등을 중심으로 자원과 연계한 패키지딜형 사업과 대규모 부동산개발사업 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남미 지역에서는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등에서 철도, 발전소, 고속도로 등의 대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건설 정보 네트워크 미흡
이처럼 대규모 수주가 예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해외건설사업의 지역적 편중과 수주 공종의 편중, 정보네트워크 미흡 등의 문제가 해결해야 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2010년 현재 수주금액의 약 74%가 중동지역에 치우쳐 있다. 올해 전체 수주금액 506억불 중에 379억불이 중동지역이다. 앞으로 아프리카, CIS, 남미 등의 신시장 개척을 통한 시장다변화 노력이 필요하다. 수주공종도 2010년 현재 전체 506억불 중에 417억불이 플랜트 수주금액으로 원전과 고속철도 등의 녹색성장 관련 신상품 개발을 통한 공종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시장환경도 급변하고 있으나 기업의 해외정보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가 미미하여 정보력 약화에 따른 수주기회를 상실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중소건설업체의 해외진출이 증가(2008년 진출업체의 80%가 중소)하고 있지만, 해당국의 리스크, 외환거래, 조세, 공사관행 등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위험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또 최근 수년간 수주가 확대되면서 해외건설 전문 인력 부족문제가 심화되고 있으며, 플랜트 공사의 상세설계와 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능력은 세계 최고수준으로 평가 받고 있으나 사업 발굴, 기본설계 등의 원천기술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밖에도 최근 수년간 해외건설 수주가 급증했지만, 인력진출 효과와 국산기자재 사용비율 등이 낮아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실정이다.


해운-해외건설 동반자적 상생방안 모색 KMI 임종관 해운산업연구본부장
해외건설의 공종이 토목에서 플랜트로 다변화되고, 참여부문도 노동집약적 비교우위에서

기술집약형태로 발전해가고 있다. 또 계약도 하청에서 원청으로, 건설현장도 중동,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에서 중남미 등 글로벌화되고 있다. 이처럼 해외건설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물류관리 니즈도 고도화되고 있으며, 해외에 진출한 건설업체 대부분이 물류관리를 자체적으로 수행하던 것을 전문화·네트워크화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건설자재에 대해서도 입찰준비단계에서부터 자재물류관련 많은 정보가 필요하며, 실제로 많은 양의 자재물류수요가 광범위한 지역에서 발생함에 따라 물류관련 인적·물적 손실이 매우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장비와 부품의 반출입에 대한 국가별 다양한 규제에 대응하고 후진국의 열악한 장비관련 여건을 극복하기 위해서 전문화된 물류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에 해운과 해외건설이 상생할 수 있는 협력방안이 필요하다.


상호협력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사업타당성 조사 용역사업에 KOICA(한국국제협력단) 지원사업을 활용하고, 교통, 통신, 에너지 등의 사업에 EDCF(대외경제협력기금)사업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이를 공동활용하기 위해 KMI와 해운회사, 건설사는 KOICA 자금을 활용하여 공동조사로 타당성을 검증하고, 건설회사는 EDCF, 수출신용, 해당국자금, 물류시설 운영사 투자자금으로 해당공사(항만 또는 물류시설)를 시행하며, 해운회사는 현지자본과 합작운영사를 설립하는 방안이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건설회사는 해당국 건설공사 수주기반을 확보하고 해운회사는 해당국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한편, 금융기관과 KMI는 개도국 연구시장을 개척하고 개도국 DB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또 현지국은 물류인프라를 확보하여 수출입 통로를 구축하고 물류산업을 육성하여 합작운영사를 설립할 수 있다.


해운회사와 해외건설회사는 모두 개도국시장의 진출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건설회사는 수많은 공사를 통해 물류수요를 창출하여 해운회사에 공급하고, 해운회사는 물류네트워크 구축차원에서 물류시설공사를 건설회사에 공급하는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또 건설회사는 우수한 시공능력으로 양질의 물류시설을 건설하고, 해운회사는 우수한 서비스 능력으로 양질의 물류서비스를 공급하게 된다.


이에 따라 북미와 유럽지역에 막대한 인프라 재건수요가 있으나 건설회사의 진출이 미흡하고 해운회사는 짜임새 있고 광범위한 물류네트워크를 운영 중이기 때문에 해운회사의 물류망과 건설회사의 물류수요를 결합하는 제휴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아프리카 중남미, 동남아지역에서는 선주협회와 해외건설협회, 금융기관이 해운·건설 합동조사단을 구성하여 지역별 해운·건설 물류인프라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진출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밖에도 KOICA, EDCF, 수출신용, 글로벌물류펀드, 기타자금을 운영하고 연구기관과 금융기관, 법무법인, 회계 전문가로 투자분석팀을 구성하여 해외진출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종합토론>


건설물류 15조 규모, 국적선 참여율 저조
세미나 이후 토론회에서는 해운업과 해외건설업계간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STX팬오션 양경호 상무
해외건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며 중량물 수송이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외국선사가 운송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자국선이 자국화물을 운송하고 있고 중국도 ‘국화국운’정책으로 자국선박을 활용한다. 그러나 우리나라만 저가경쟁입찰을 통해 외국적선을 이용하는 실정이다. 국적선사에게 운송권을 부여하여 해외경쟁선사보다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야 한다. MOU 체결은 시의적절하고 구체화할 수 있는 실행 기구를 상설해야 한다.

 

해외건설협회 김석화 플랜트지원실장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EPC(Engineering, Procur
ement & Construction) 업체는 한국밖에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건설업체들은 납기의 강점밖에 없다. 기자재의 경우 65%를 차지하고 설치부문이 35%를 차지한다. 기자재 65% 중에 물류가 3~7% 차지한다. 9월 현재까지 507억불을 수주했다. 물류는 약 15조원 규모이다. 건설사에는 구매, 조달 파트에 포워딩 파트를 별도로 갖추고 있다. 플랜트 협의회에 참여하여 국적선사를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다.

 

현대상선 김종화 상무
EPC 업체들이 선사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포워딩 경쟁이 심화되며 최저가 입찰을 통해 선사를 선정하게 된다. 운송능력이 미달되는 선사를 선택할 경우 안정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저가입찰보다는 국내선사를 선정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운송품질에 맞는 운임체계를 만들어 국적선사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해야 한다.

 

GS건설경제연구소 이상호 소장
연관 산업의 경쟁력이 향상되어야 해외건설의 경쟁력이 향상된다. 해운업과 해외건설의 협력이 필요하다. 우선 해외건설업체가 물류네트워크를 갖추어야 한다. 중견, 중소건설업체의 경우 신규로 해외진출시 많은 애로사항을 가지고 있다. 해외건설업체와 선사가 함께 진출할 수 있는 공동지원 방안이 필요하다. 또 해외건설업체는 공종의 다각화, 시장의 다변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해운업계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정보를 공유할 경우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자국화물을 자국선으로 운송하기 위한 비용을 고민해야 한다. 해외건설업체들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가격이 수주와 직결되기 때문에 최대의 이익을 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KMI 임종관 해운산업연구본부장
해외건설업체들은 운임 체계상의 애로를 해결하기 위해 운임경쟁력을 갖춘 해운선사를 확보해야 한다. 현지에서 건설물량 발주초기부터 물류업체와 공동으로 진출방안을 모색한다면 금전적, 물질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물류차질에 따른 장비의 과다투입 등 손실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신시장 개척시 물류네트워크를 신속히 구축, 물류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해운업계와 해외건설업계가 해외시장진출을 위한 전략적 동반관계를 구축했다.


한국선주협회와 해외건설협회는 9월 6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외항해운산업과 해외건설산업의 전략적 동반발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해외건설 원자재와 장비 등을 국적선으로 운송키로 합의했다.


이번 MOU체결로 양 협회는 국적선을 활용해 해외건설 현장에 필요한 원자재를 운송하고 구체적인 상생모델을 만들기 위해 T/F팀을 구성키로 했다. 또 해외건설 기자재의 국적선 운송을 제도적으로 장려할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키로 했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