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의 개요
일본의 해사관련 핵심사항을 해사관계자에게 국내외의 저명인사가 강연하는 ‘해사포럼 in 칸사이’가 지난 10월 16일 오사카 상공회의소에서 있었다. 일본해사신문이 단독으로 주최하던 지금까지와는 달리 제3회인 본 포럼은 일본해사신문과 한국해사문제연구소가 공동주최하였다. 일본 국토교통성, 일본선주협회, 해사진흥연맹, 오사카상공회의소, 오사카시 항만국, 코베시 항만국 등이 후원하였다.


칸사이지역은 오사카, 코베, 쿄토 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일본의 종합상사와 전기전자 등의 일본의 주요 메이커가 기반을 두고 있고, 또 우리나라와 경제적, 문화적 유대가 깊은 지역이다. 금회는 한일간 해운물류 협력을 배경으로 양국을 대표하는 해사언론인 일본해사신문과 한국해사문제연구소가 공동으로 한일양국을 둘러싼 해운항만의 주요이슈를 양국의 기업과 연구자의 시점에서 각각 2명이 발표하였다.


발표에 앞서 일본해사신문의 오오야마 사장과 한국해사문제연구소 박현규 이사장의 주최측 인사가 있었다. 한국 측 발표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물류기업인 범한판토스의 최대현 상무와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정봉민 박사가 각각, ‘한국기업의 국제물류전략과 로지스틱스’, ‘동아시아의 해운산업성장잠재력’에 대하여 발표하였다. 일본 측 발표자는 미츠이물산의 이토요이치 부장과 코베대학 명예교수로 코베시립공업고등전문학교 교장인 쿠로다가츠히코 박사가 각각, ‘종합상사의 시점에서 본 동아시아물류’, ‘국제 컨테이너수송시장의 현황과 전망’에 대하여 발표하였다.


8,000엔이라는 비싼 참가비에도 불구하고 150명 이상이 참가하였고, 4시간 이상에 걸친 강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경청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었다. 그만큼 일본 해사관계자들이 한국 측 참가자들의 발표에 대하여 갖는 기대가 컸고 또 칸사이지역의 특성상, 부산이나 한국의 해사산업과 물류에 대하여 배우려는 자세가 돋보였다. 하지만 본고에서는 본지 독자들을 위하여, 또 일본 측은 동아시아 물류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어떤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지 알기 위하여 한국 측 발표 보다는 일본 측 발표자의 내용을 상세하게 기술하고자 한다.
 
종합상사의 시점에서 본 동아시아 물류- 미츠이물산 이토부장
이토 부장은 일본을 둘러싼 무역 및 물류구조의 변화, 한중일의 특징과 한국의 장점, 한중일의 상관관계, 한중일 이음새없는(Seamless) 물류, TSR과 TCR을 이용한 수송 등의 순으로 발표하였다.


일본을 둘러싼 무역 및 물류구조의 변화는 먼저 과거 10년간의 주요 상품무역의 변화, 과거 10년간 주요 지역별 무역액의 변화로 설명하였다. 일본의 수출은 1999년 47조 엔에서  2009년 54조 엔으로 증가하였고, 수입은 1999년 51조 엔에서 2009년 35조 엔으로 감소하였고, 양자모두 최고점은 2007년이었다. 상품별로 살펴보면 일본의 핵심주력상품이라고 할 수 있는 가전(1999년 2700억 엔에서 2009년 983억 엔으로 감소)과 자동차(6조2천억 엔에서 5조8천억 엔으로 감소), 금속(3조9천억 엔에서 2조 엔으로 감소)은 모두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동 기간 수출이 증가한 것은 화학공업품으로 3조4천억 엔에서 5조8천억 엔으로 증가하였다. 가전의 경우, 수입이 크게 증가하여 1999년에는 4491억 엔이었던 것이 2009년에는 6547억 엔으로 증가하였다. 지역별 무역액의 변화를 살펴보면 서유럽(9조 엔에서 7조 엔으로 감소), 북미(14조 엔에서 9조4천억 엔으로 감소) 등의 전통적인 시장에 대한 수출은 크게 감소한데 반하여 아시아시장에 대한 수출은 18조 엔에서 29조 엔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은 2조7천억 엔에서 10조 엔 이상으로 급증하였고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도 2조6천억 엔에서 4조4천억 엔으로 배 가까이 증가하였다. 우리나라뿐 만 아니라 태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도 마찬가지로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수입의 경우, 서유럽은 일부 증가(5조4천억 엔에서 6조1천억 엔으로 증가), 북미는 크게 감소(8조5천억 엔에서 6조3천억 엔으로)하였지만 북미를 대체하는 시장으로 아시아(14조 엔에서 23조 엔으로 증가), 특히 중국이 두드러짐을 알 수 있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은 4조9천억 엔에서 11조 4천억 엔으로 증가하였는데, 이는 타 아시아 국가로부터의 수입 증가율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이다.


따라서 일본의 무역은 수출의 경우, 물량보다 금액이 중시되며 구미의 시장보다는 아시아 시장이 우선시되는 구조로 바뀌었다고 할 수 있다. 수입의 경우는 어패럴, 잡화, 식품, 가전제품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일본의 핵심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자동차도 예를 들어 닛산자동차는 주력 소형차인 마치를 태국공장에서 생산하고 일본으로 역수입하려고 하고 있는 등 수입으로 무역구조가 전환하려고 하고 있다.


일본을 둘러싼 물류의 변화를 살펴보면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이 중시되면서 원양보다는 근해항로가 우선되고 수출물류는 증가하지 않는데 반하여 다빈도, 소단위, 도어 투 도어(door-to-door) 수송 등 고급 서비스가 중시되고, 항공화물과 컨테이너선의 중간을 메우는 수송수단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의 물류거점 기능이 재고형에서 통과형으로 기능이 변화되고 있다.


한중일의 특징과 상호관계에 대하여 먼저 일본의 특징은 “좋은 물건을 만드는 것에 집착하고 극한을 추구한다.”고 보았고 일본의 장점은 미국에서 시작된 편의점을 성공시킨 것에서 보듯이 계속적으로 추진하는 힘, 다양하게 궁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에 대하여 한국의 특징은 “뜨거운 정열과 쿨(Cool)한 구미스타일의 합리성”이라고 보았고 장점은 아시아 통화위기 등의 역경에도 강하며 항만이나 공항에서 알 수 있듯이 고도의 전략을 수립, 실행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중국의 경우,“스피드와 다이너미즘”을 특징으로 보았고, 상하이의 외항인 양산심수항 건설에서 보듯이 인프라 개발과 세계의 공장이면서 세계의 시장이라는 점이 장점이라고 하였다. 하지만 한중일 3국은 서로 경쟁하면서 공존관계를 모색해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이토 부장은 ‘강하고 용맹스러운 한국’이라는 최고의 찬사로 한국의 물류와 국제화에 대하여 배워야 함을 강조하였다. 1억3천만 명의 인구를 가진 일본의 해외거주자가 76만 명에 지나지 않는데 비하여 인구 4천8백만 명인 한국의 해외거주자가 전 인구의 10%에 달하는 500백만 명이라는 사실에 한국의 뜨거운 국제화 열의를 알 수 있다고 보았다. 부산항의 2009년 컨테이너 물동량이 일본의 주요항만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다는 점에 대하여 이는 한국의 강하고 용맹스러운 산업유치 전략과 항만정책이 뒷받침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예를 들어 부산항과 오사카를 비교하여 임대료와 분양가격, 우대조치 등에 압도적인 차이가 있고, 상해와 비교해도 보관 물류비가 우위에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항만물류특구 조성이 매우 전략적인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하였다. 이러한 배경으로 미츠이물산이 부산신항에 대규모의 물류거점을 조성 중이라는 점도 소개하였다. 한국은 자유무역협정에서도 일본보다 앞서가고 있다는 점도 높이 평가하였다.


한중일의 무역도 상관관계가 있어서 한중 간에는 한국이 3.4조 엔의 흑자를, 한일간에는 일본이 3.1조 엔의 흑자를 계상하고 있지만 일중 간에는 일본이 1.9조 엔의 적자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이 일본의 핵심소재를 가공한 중간재를 중국에 공급하고 일본이 중국으로부터 소비재를 구입하는 상호 의존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다. 따라서 한중일간에 물류애로요인을 최소화한 이음새없는 물류가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토 부장이 말하는 심레스 물류란 RORO선이나 카페리를 활용하여 트럭이나 트레일러가 직접 선내에 적입되어 통관이나 검역검사를 차상에서 행하고 화물을 공장에서 창고까지 도어 투 도어로 일관 수송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동아시아의 RORO 네트워크는 인천과 부산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지만 신선식품, 어패럴 등의 대상화물 증가와 함께 보다 조밀하고 폭넓은 네트워크가 형성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하지만 차량의 출입국 상호인정, 통관과 검역검사의 신속화 및 합리화, 자유무역협정체결로 무역자유화, 항만행정 및 보안문제에 대한 해결방안 지시 등의 과제는 해결되어야만 할 것이라고 보았다.

 

 

국제 컨테이너 수송시장의 현황과 전망 -쿠로다 가츠히코 코베대학 명예교수
쿠로다 교수는 De Fact형 경제통합이 심화되는 동아시아, 시장경쟁과 선사의 대응, 세계컨테이너 항만의 실태 순으로 발표하였다. 먼저 시장통합과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아시아 경제로 인하여 일본만이 우위에 선 사회가 아니라 소득이나 시장구조가 평준화되는 사회가 실현되고 있다고 보았다. 이는 동아시아 지역의 GDP성장률 추이로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경제가 통합되고 있는데 이는 지역 내 수출입비율, 아시아 역내의 부품무역, 소비재무역의 자료로 설명하였다. 지역 내 무역의 심화를 살펴보면, 부품의 경우, 아시아 역내무역 비중이 1997년 1108억 달러에서 2007년 3319억 달러로 3배 증가하였고, 소비재는 1544억 달러에서 2325억 달러로 역내무역 비중이 증가하였다.


세계 컨테이너 수송시장은 매우 치열한 경쟁시장으로 선사는 선형의 대형화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편의치적선 제도를 활용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인수합병을 통한 시장과점을 추구, 선사간 제휴와 기항지의 집약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등의 방식으로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선박의 대형화 흐름이나 편의치적선 활용에 대하여는 타 자료에서도 많이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여기서는 설명을 자제한다.


쿠로다 교수는 주요 컨테이너선사의 인수합병으로 선대규모가 확대됨에 다라 일본선사의 지위가 하락하고 있음을 우려하였다. 1992년 세계 4위와 6위권의 규모를 갖고 있던 일본의 유력선사들이 2006년에는 10위권 이하로 하락하였다는 점을 지적하고 일본선사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하였다. 일본선사는 인수합병보다는 선사간 제휴(Alliance)를 통하여 대응하고 있는데 구체적으로는 항로의 공동운항, 컨테이너 야드의 공동이용, 선내 스페이스의 차터이용, 내륙운송 및 컨테이너의 상호융통, 컨테이너 공동보유, 정보시스템의 공동개발과 이용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보았다. 하지만 일본 화주들이 항로별로 선사를 선정하는 이유에 대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저렴한 비용, 과거의 실적과 신뢰성, 양질의 서비스, 적절한 기항지를 경유하고 있다는 점의 순으로 나타났고, 일본선사라는 이유나 얼라이언스에 속한 선사라는 점은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얼라이언스의 기항지를 중심으로 한 항로구조를 설명하면서 부산, 카오슝, 홍콩, 싱가포르, 심천, 상해 등이 허브포트의 역할을 수행하고 일본항만에 기항하는 선박은 기항횟수는 전년과 유사하나 선형은 상대적으로 소규모라는 점을 지적하였다. 따라서 일본항만도 동아시아의 컨테이너항만 개발에 뒤지지 않도록 동경만과 오사카만을 중심으로 전략항만을 개발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1980년, 일본의 코베항이 아시아의 허브항만 기능을 수행하였지만 2007년에는 일본항만들이 부산항의 전략에 따라 피더항만으로 전락하였다고 하면서 유럽항로와 북미항로에서 일본항만에 기항하는 기항 루프(Loop)가 감소하고 있다는 자료를 근거로 설명하였다. 그 배경에는 동아시아 주요항만의 경우, 상해, 부산신항 등 수심 16미터 이상의 대수심 항만의 개발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반하여 일본은 오사카항에서도 2개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일본의 항만이 낙후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 GTO(Global Terminal Operator)에 대하여도 일본기업의 대응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였다.


한편 일본을 100으로 할 경우, 부산은 64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항만비용이 높고 리드타임도 미국이나 독일이 1-2일, 싱가포르가 24시간 이내인 것이 비하여 3.1일로 많이 걸린다는 점에서 향후 슈퍼중추항만에서는 1일 이내로 단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였다. 이를 위하여 NACCS와 항만 EDI를 통합한 Single Window화를 통하여 인터넷 기반의 항만정보시스템 구축을 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코베대학 명예교수인 쿠로다 교수는 코베항의 현황에 대하여도 매우 심도 있는 분석을 제시하였다. 코베항의 배후권역이 축소되고 있음을 GIS지도 정보를 활용하여 설명하였다. 우선 코베항에서 환적화물이 없어지고, 일본 국내 수출입의 경우에도 1989년까지는 일본서부지역 전역을 대상으로 하던 것이 2004년에는 세토내해지역을 중심으로 한 지역으로 극히 축소되었다고 하였다. 이유는 일본의 지방항만이 분산 개발되면서 코베항을 허브항으로 하던 지방항만으로부터의 내항수송 집화체계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해외항만으로 피더운송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1994년 25개 지방항만 중 한국 부산항로가 있는 항만이 20개항만 이었지만 2004년에는 60개 지방항만이 개발되면서 58개의 항만이 부산항과 항로를 개설하여, 일본의 지방항만들이 부산항의 피더항만으로 전락한 실태를 설명하였다.


따라서 일본의 전략항만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오사카와 코베가 하나로 된 한신항, 요코하마, 가와사키, 도쿄가 하나로 된 케이힌항과 같은 전략항만으로 어떻게 일본의 지방화물을 집화할 것인지 고민하여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내항해운 활성화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규제완화가 필요함도 주장하였다. 그 골자는 내항선박의 연료에 부가되는 세금의 면제, 내항해운 구조조정 사업의 폐지로 시장진출입 자유화, 개정된 에너지 절약법의 내항해운 적용 폐지, 선박대형화 지원, 외항컨테이너터미널에서 내항 컨테이너선 우대, 지방항의 외국선박유치 인센티브 폐지 등이다.
 
총괄

이토 부장와 쿠로다 교수는 동아시아 역내무역의 증가와 상호 긴밀화되는 물류네트워크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하였지만 그 대응책은 달랐다. 이토 부장이 종합상사 물류부장의 시점에서 동아시아의 물류를 얼마나 신속하게 저비용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인가를 중시하여 RORO선을 중심으로 한 심레스 물류시스템을 제안한데 반하여 쿠로다 교수는 일본의 전략항만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하여 지방항만의 외국선박 유치 인센티브제도를 폐지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일본의 항만정책이 전략항만을 축으로 자국항만의 적극적인 육성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전략이 요구된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한중일 간의 상호의존이 심화되면서 동아시아 역내무역에 적합한 RORO선과 같은 선박과 선형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항만을 집중 육성하여야 한다는 과제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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