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특집(2) - 국내마리나 시설현황과 확충 계획

 

충무마리나, 세일요트·모터보트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해양부-문광부 해양관광 기반시설 확충 위해 업무협약
당진군 “2010년까지 국내 최대 마리나시설 마련하겠다

 

충무마리나 리조트 전경.
충무마리나 리조트 전경.
휴양의 적격지로 산과 바다를 두고 매년 고민을 해보지만 역시 여름여행지로는 바다가 제 맛이다. 모래사장을 뜨겁게 달구는 여름햇볕은 가벼운 옷차림에 더욱 따갑게 느껴지지만 눈앞에 펼쳐진 시원한 바다를 보고 있노라면 가슴부터 시원해진다. 제각각 튜브나 비치 볼을 하나씩 끼고 잦아지는 파도에 몸을 맡겨 떠밀리는 것은 그야말로 여름바다에서의 백미.
하지만 이제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현재 운영중인 마리나 시설을 이용해 해양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가하면 해양수산부를 중심으로 마리나 시설확충에 대한 계획이 구체적으로 수립되고 있는 것. 이러한 움직임으로 해수욕만을 즐기는 바다는 이제 진부한 과거사가 될 날이 머지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마리나 시설 운영현황과 지금까지 발표된 향후 발전계획을 알아보았다.

 

마리나 우리말 표기 ‘해안유원지’로 결정
마리나(Marina)는 일반적으로 해변을 이용한 놀이시설에서 한 단계 발전된 개념으로 방파제 등을 이용해 파도가 없는 수역을 확보하고 그 곳에 요트를 정박시킬 수 있는 시설(계류시설)과 육상에 요트하우스 등 요트를 타는데 필요한 모든 시설을 갖춘 항구를 의미한다.
유럽은 물론 가까운 나라 일본 등지에서는 이러한 시설들이 이미 많이 갖추어져 있고 해양레포츠에 대한 실질수요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국민소득 2만불 시대를 앞두고 최근에는 우리나라에서도 마리나 시설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에 국립 국어 연구원 우리말 다듬기에서는 마리나를 쓰기 쉽고 이해하는데 편리한 우리말로 다듬기 위한 운동을 펼쳐 ‘해안유원지’로 결정하기도 했다.

 

충무마리나, 해양스포츠 상품 다양화 노력
현재 우리나라에 마련된 마리나 시설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경남 통영시 도남동에 위치한 충무마리나. 충무마리나는 조성면적 11만9,000㎥로 계류시설은 해상 55척, 육상 30척 규모이며 부대시설로는 요트클럽하우스, 요트수리소, 요트 적치장 등이 있다.
충무리조트에서는 세일링 요트와 모터보트를 즐길 수 있다. 세일링 요트는 풍력을 이용하는 것으로 선체가 1개인 단동형과 2개인 쌍동형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두 가지 모두 완비되어 있다. 특히 쌍동형 요트는 선체의 폭이 넓어 안전하게 요트를 이용할 수 있어 가족단위가 승선하는데 유용하다. 승선정원은 25인, 11인, 6인 등으로 나뉜다.
모토보트는 동력을 이용해 항해하는 것으로 세일요트보다는 속력이 빠르고 해상관광이나 낚시에 적합하다. 승선정원은 9인이다.
충무마리나의 요트상품은 운항소요시간 30분 ~ 2시간가량의 다양한 상품으로 운영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일몰 세일요트 투어’를 새로 도입해 일몰 시간대에 한산도 일대를 관광할 수 있다.
또 초보자를 위한 상설요트스쿨도 운영 중이다. 3월부터 11월까지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2박 3일 일정으로 마련돼 있다.
 
해양부 = 동·남·서해 각 1개의 마리나 거점 마련
해양스포츠가 이미 발달한 나라들에 비하면 우리나라의 마리나 시설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시설규모도 협소한데다 해양스포츠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평이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양수산부에서는 향후 동 분야에 대한 국민수요가 증대될 것에 대비해 국내 마리나 시설확충에 관한 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을 이미 마쳤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주요 거점지역에 대한 실태조사와 이에 대한 향후 국가 수요를 보다 면밀히 검토해 올 10월경에는 국가차원에서의 국내 마리나 시설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동해, 서해, 남해에 각각 1개씩 3개의 거점지역을 중심으로 건립할 확률이 높다. 예상 시설규모는 100여척의 요트가 동시에 항해할 수 있고 5,000여척이 정박할 수 있는 정도이다. 여기에 수리시설과 해양레포츠 교육시설, 리조트 등을 완비할 예정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해안의 특성이 마리나 시설을 건립하는데 취약하다는 것이 해양부의 고민이다. 동해는 파도가 세고 수심이 깊어서 건설비가 많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고 서해는 조수간만이 크다는 것, 남해는 어민 양식장으로 대부분의 해역이 활용되고 있다는 것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더욱 365일 5m이상의 수심을 확보하는 등 선박이 계류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곳은 이미 항만이나 어항이 자리잡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최소비용으로 최적지를 찾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에 해양부에서는 기존 항만이나 어항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편 해양부는 마리나 시설은 물론 해양관광 기반시설 확충 등을 보다 원활하게 도모하고자 작년 10월 문화관광부와 업무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공동 노력을 통해 관광인프라, 관광지와의 연계 등 해양관광 활성화에 적합한 지역을 발굴해 마리나 지구 선정에 협력한다는 것. 이에 현재 해양부와 문광부는 ‘해양관광 실무추진 사업기획단’을 구성해 보다 원활하게 업무협의를 해 나가고 있다.

 

국산 모터보트·요트 기술개발로 활성화 기여
국내 개인 소유로 등록된 세일링 요트 400척, 모터보트 2만 5,000척. 적은 숫자는 아니지만 국내 전체 가구 수를 생각하면 해양레포츠를 즐기는 이들은 채 1%가 되지 않는다. 이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국민들이 해양스포츠를 너도나도 즐길 만큼의 여건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한다. 법적으로도 그동안은 레저선박 등은 고급사치품으로 분류돼 특별소비세를 부과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국민적 관심과 더불어 정부를 중심으로 이에 대한 활성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세법도 완화 적용하도록 개정됐다. 또 해양부에서는 모터보트와 세일링 요트를 보급형 레저선박으로 선정하고 국산화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가 우리나라 해양레저 환경에 적합한 선체구조를 갖춘 안전성이 뛰어난 선박기술을 직접 개발해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하겠다는 것.


이 사업으로 패밀리보트는 이미 출시돼 현재까지 11대(2004년 8대, 2005년 3대)가 판매됐고 요트는 작년 시연회를 거쳐 현재 마지막 성능테스트를 통해 2007년 1월경 첫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패밀리보트는 주로 2~3인승의 오픈된 모터보트가 주종을 이루는 외국산과는 달리 가족 및 낚시 동호회 등 주요 이용자를 고려해 6~8명 가족단위의 승선이 가능하며 식탁, 간이화장실, 샤워기 등이 배치돼 있다. 또 우리나라 연안해역의 파도 및 조석 등 해상특성을 고려해 안정성과 편리성을 갖추도록 설계·제작됐다는 장점이 있다.
보급형 패밀리보트의 가격은 2,900만 원대이다(해외의 유사선종 모터보트 5,000만 원 이상).


내년 1월 출시예정으로 이미 5대가 예약판매된 세일링요트는 4~6명 단위의 가족승선이 가능하며 작동이 어려운 기존의 세일링 요트와는 달리 모든 작동 시스템을 인간공학적으로  초보자도 간편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보급형 세일링 요트는 30피트급의 중소형이지만 가족단위 이용을 고려해 식탁, 화장실 등 편의시설을 배치했으며 경기를 즐기는 동호인들을 고려해 비교적 큰 크기의 세일을 장착하고 고속이 가능한 선형을 채택했다. 동 요트의 가격은 8,000만 원 이하로 보급될 예정이다(해외 유사선종가 1억~2억 원 수준).
동 사업의 연구기관은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가 맡았으며 민간사업자로는 (주)어드밴스드마린테크이다.

 

문광부 = 남해안관광벨트 4개 권역으로 7개년 사업추진
문화관광부를 주축으로는 남해안관광벨트에 대한 개발이 2003년부터 오는 2009년까지 7개년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부산광역시, 전라남도, 경상남도의 남해안에 접한 24개 시·군 등을 대상지역으로 하고 있는 이 사업은 남해안을 국제적 수준의 관광거점 지역으로 개발하고 외자유치를 통해 국가경제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관광지 연계개발로 시너지 효과를 제고해 새로운 해양지향적 국토개발의 축으로 형성한다는 목표이다.
남해안관광벨트는 크게 4개 권역으로 나눠 부산도시관광권, 해양레저스포츠권, 종합휴양관광권, 역사문화관광권 등으로 정비되고 있다. 


권역별 해당 지역은 ▲부산도시관광권 - 부산, 김해 ▲해양레저스포츠권 - 창원, 마산, 통영, 거제, 고성, 진해 ▲종합휴양관광권 - 하동, 남해, 사천, 광양, 순천, 여수, 보성, 고흥 ▲역사문화관광권 - 장흥, 강진, 완도, 해남, 진도, 목포, 신안 등이다.
해양레저스포츠권내에 추진되는 구체적 사례는 △창원 - 주남저수지 생태공원 △통영 - 통영항지구, 통제영복원, 오비도 집단시설지구 △거제 - 해금강 집단시설지구, 간곡지구, 거제조선테마공원, 동백테마공원, 고성 - 백악기공룡테마파크, 두포관광지, 소을비포성지, 소가야문화촌 △진해 - 진해해양공원조성 등이다.

 

당진군 = “국내 최대 마리나 시설 2010년까지 건립”
마리나 시설에 대한 개발계획은 정부에서 뿐만 아니라 해안에 접한 지자체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그중 최근 당진군이 약 15만 3,000여평 규모의 마리나 시설 개발계획을 확정·발표해 주목되고 있다. 석문면 석문방조제 전면해상에 2,655억원을 투입해 국내 최대규모의 마리나 시설을 2011년까지 설립하겠다는 것.


계획에 따르면 해양경관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10층 이하의 건축물을 조화롭게 배치하고 녹지공간도 30% 이상 확보된다. 리조트내 주요시설로는 계류시설(1,200척 수용), 클럽하우스, 해양체험교육장, 실내풀장, 웰빙 스파, 요트 교육센터, 요트박물관, 랜드마크(전망대), 씨푸드상가, 고급호텔, 콘도미너엄 등이다.
당진군은 이 사업을 2010년까지 완료하고 활성화 추이를 검토해 3,000척 규모의 2단계(2020년) 개발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당진군은 1단계 사업을 위한 사업비의 약 25%인 660억원의 민자를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이고 계속해서 민자유치 활동을 적극 펼치고 있다.

당진군 마리나시설 계획 조감도.
당진군 마리나시설 계획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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