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를 통한 인적 네트워크의 두 가지 기능은 좋은 사람들과의 친분 형성 및 선박금융의 잠재적인 파트너라는 점이다. 연수를 받으며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들을 사귀었다는 자부심이 본 연수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향후 선박금융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비즈니스적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일거양득하는 그야말로 좋은 만남인 것이다.       

 
 
기업은행 인력개발부에서 전화가 왔다. 국토해양부 선박금융 전문가 과정이 있는데, 연수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물어보는 전화였다. 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렇듯이 지금 하는 일도 바쁜데 연수를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가졌다. 그러나 연수 교과 시간표를 보는 순간 본 교육을 수강하고 싶은 강한 애착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교과 시간표 내용이 해운관련 실무적인 내용들로 가득차 있고, 차별화된 교육을 통해 실무에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 때문이었다. 결국 인력개발부에 요청하여 본 과정을 수강 신청하였고, 결론은 대만족이다. 본 선박금융 과정은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 주었다. 해운관련 실무지식, 선박금융 실무지식, 인적 네트워크, 그리고 STX대련조선소 방문을 통한 현장지식 등이 그것이다. 지금부터 내가 얻은 것들을 조금이나마 글로 표현해보려 한다.

첫째, 해운관련 실무지식 습득이다. 나는 은행에서 선박금융을 담당하고 있지만, 평소 해운관련 지식의 부재를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었다. 선박금융은 말 그대로 선박의 취득을 위해서 파이낸싱을 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직업이 은행원이니 파이낸싱은 매일 하는 것인데, 정작 파이낸싱 대상인 선박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은 반쪽 지식에 불과한 것이었다.
 
 
 
그러나 본 연수를 통해서 많이 달라졌다. 해운업에 종사하시는 각계각층의 다양한 강사분들이 직접 강의해주셔서 해운 실무지식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선박의 취득 및 처분, 용대선, 해운기업의 수입과 비용 등을 통해 해운 관계자들이 사용하는 해운 전문용어와 실무지식을 알기 쉽게 습득할 수 있었다. 선박이 만들어지는 과정, 선박이 거친 파도를 가르며 운항되어지는 원리, 벌크선, 컨테이너선, 유조선 각각의 특징, 해운기업의 수익원천 중 하나인 용대선의 방법 등을 연수받으며, 해운 분야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 외 BDI지수의 역사적 추이를 통해 해운업의 파란만장한 과거를 공부하였으며, P&I 보험, 선체보험 등의 해상보험 교육은 실제로 선박 운항에 대한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보험을 가입하는 것은 필수이며, 보험 약관상 유의해야할 부분을 체계적으로 습득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특히 변호사님이 직접 선박금융계약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는데, 선박금융의 모든 과정을 법의 시각으로 해석해주어서 통상 선박금융의 근거법인 영미법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중국 선박금융세미나 진행모습
 중국 선박금융세미나 진행모습
둘째, 금융관련 실무지식 습득이다. 산업은행에서 실무자가 직접 나오셔서 파이낸스 교육을 해주었다는 점이 큰 도움이 되었다. 해운사에서 오신 수강생들이 특히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선박금융이 실제로 약정이 되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을 필요로 한다. 우선 해운사가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하고 금융기관을 물색 및 선정하게 된다. 이때 해운선사는 금융기관에 RFP를 요청하게 되고, 주간은행을 선정하여 Mandate를 작성한다. 선사와 대주단은 금리를 협의하고 금융구조를 구상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캐쉬 플로우(cash flow) 작성을 통한 대출원리금 상환가능성 분석이다. 대출만기, Ballon, 금리, 장기운송계약 유무, 해운사의 신용도 등을 모두 분석한 후 대주단은 대출여부를 결정한다.

그 후 SPC를 편의치적국에 설립하고, Loan Agreement를 비롯한 각종 영문계약서를 작성하고, 외환관리법에 따른 제반 인허가를 취득하면 결국 최초 인출이 나가는 것이다. 선박금융은 결코 단순한 대출행위가 아님을 다시 한번 알게된 계기가 되었다. 강사님께서 가상으로 선박금융을 직접 실습해보는 기회를 주셨고, 그것을 통해 선박금융 실무지식 향상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대출금리를 올리거나 벌룬을 낮추면 대출은행은 좋지만, SPC의 현금흐름이 나빠져서 자칫 부의 현금흐름이 나올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는 사실도 실습을 통해 깨달을 수 있었다. 결국 선박금융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는 해운사와 은행이 서로 협력하고 양보하여야 하며, 그 협력과 양보의 결과물이 바로 선박의 탄생이라는 사실도 알 수 있었다.   

 대련해사대학교 방문기념촬영
 대련해사대학교 방문기념촬영
세 번째는 인적 네트워크 형성이다. 본 연수는 인적구성이 해운업과 금융업 종사자들이다. 만약 본 연수가 은행원들만을 대상으로 했거나, 혹은 해운업 관계자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면 인적 네트워크 효과가 상쇄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본 연수는 인원이 반반씩 적절히 섞여 있어서 서로가 서로에게 질문과 답변을 하는 시너지 높은 관계형성이 가능했다. 해운업에서 오신 분들은 파이낸스가 생소했고, 은행에서 오신 분들은 해운업이 생소하여 서로에게 할 말이 많았던 것이다. 수업 도중에도 많은 질문이 쏟아져 나왔고, 많은 질문 때문에 수업진도가 원활하지 못한 적도 많았다. 연수를 통한 인적 네트워크의 두 가지 기능은 좋은 사람들과의 친분 형성 및 선박금융의 잠재적인 파트너라는 점이다. 연수를 받으며 인간적으로 좋은 사람들을 사귀었다는 자부심이 본 연수의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향후 선박금융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비즈니스적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일거양득하는 그야말로 좋은 만남인 것이다.       

 STX대련조선해양 조선소견학 기념촬영
 STX대련조선해양 조선소견학 기념촬영
네 번째는 실무 워크샵을 통한 현장지식 습득이다. 중국 대련으로 향하는 3박 4일(7월 5일~7월 8일) 일정이었다. 본 실무워크샵의 가장 큰 특징은 첫째날 대인 페리호를 타고, 승선체험을 하며 약 15시간을 항해하며 중국 대련항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대인 페리호는 화객선으로 짐도 싣고 사람도 타는 다목적선이었다. 배안에서는 우선 조타실을 견학하며 연수 중에 배웠던 선박의 구조에 대해 선장과 선원들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또한 흔들리는 배안에서 석식으로 콩나물국밥을 먹는 체험도 했고, 배안에서 샤워도 하고 다인실에서 수면을 취하는 등 다양한 승선체험을 하게 되었다. 결국 다음날 오전 9시 대련조선소가 눈에 들어왔고, 대인 페리호는 항구에 접안을 위해서 준비를 하고 있었다.

중국 입국 수속이 끝나고 가이드와 함께 대련 해사대학으로 이동했다. 캠퍼스 투어를 통해 대련의 해양인 양성소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 후 오후에는 중국 선박금융 세미나가 잡혀 있었다. 소중한 시간이었다. 상하이 푸동에 있는 국제금융 감독기관에서 온 Ling Zhuang은 중국의 최근 선박금융 정책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해 주었다. 특히, 현재 중국은 조선분야 육성을 위해서 각종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점과 해운강국을 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다음날 STX 대련 조선소를 방문했다. 규모에 놀랐고, 한국의 조선소가 중국의 거대한 대륙에서 배를 건조하고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 조선소 투어를 통해서 다양한 종류의 선박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고, 선박의 건조 과정을 체계적으로 눈에 익힐 수 있었다. 향후 STX대련 조선소가 뛰어난 선박건조 기술력을 발휘하여 세계적인 조선소가 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졌다.  

 여순감옥 내부 복도
 여순감옥 내부 복도
매주 화요일, 목요일 모여서 선박금융 연수를 듣고, 중국 대련 실무 워크샵 일정을 끝마치고, 우리들 모두는 협업에 복귀했다. 약 2개월간의 시간동안 해운 지식을 살찌우고, 인맥을 형성하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연수를 받기 전 나와 연수를 받고난 후의 내가 전혀 다름을 느낀다. 선박금융 담당자로서 해운업을 보다 자세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해운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인 선박금융을 할 생각이다. 선박금융은 단지 대출을 해주고 대출 원리금을 받는 단순한 작업이 아니다. 해운회사는 은행의 선박금융을 통해 고가의 선박을 취득하고, 운항수익으로 외화를 취득한다. 이렇게 국가경제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해운회사 뒤에는 항상 선박금융이라는 파이낸싱이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이를 위해 더욱 노력할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본 선박금융전문가양성교육을 주관해 주신 국토해양부, 해양대학교의 이기환 단장님을 비롯하여 금융연수원의 정병수 부장님, 해사문제연구소의 원경주 부장님, 김해두 부장님, 강영민 전무님, 강사님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선박금융 열심히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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