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조선시장 경쟁구도 전망>

 

韓國 “2025년까지 한국조선이 선도적 지위 유지”
中國 “2015년에 세계조선 1위국으로 우뚝 선다”


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현재 세계 조선시장의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 나라는 한-중-일 3국이다. 이들 국가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80%이상. 세계 주요 조선국이자 개별국가간에는 치열한 경쟁구도가 형성돼 있다.


올 상반기 중국은 수주량에서 일본을 제치고 2위국으로 부상했다. 2000년대 들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일본이라지만 중국의 맹추격은 세계시장을 놀랍게 하고 있다. 향후 2~3년 안에는 수주량 뿐만 아니라 건조량과 수주잔량 모두 일본을 제치고 2위국으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


이에 현재로서는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과 무서운 성장세로 보이고 있는 중국, 여기에 재도약을 꿈꾸는 일본조선시장간의 경쟁구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이에 대한 서로 다른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향후 20년 이상 한국조선이 오늘과 같은 ‘선도적 지위’를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가하면 2015년 세계조선대국을 목표로 삼고 있는 중국이 그 목표를 순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많다.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조선시장 전망에 대한 자료가 발표돼, 이 자료들을 토대로 각국이 평가하고 있는 서로의 경쟁력과 향후시장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하나금융그룹 “LNG선 수요급증, 국내 조선사에 이점”
하나금융그룹의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지난 6월 말 하나산업정보를 통해 한국 조선산업의 선도적 위치는 10~2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선 올 1분기 수주잔량을 기준으로 세계시장을 38.5% 점유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 5년간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무난하고, 고유가에 의한 영향도 우리나라 조선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것.


양 연구원에 의하면 2006년 들어 고유가에 의한 원거리 원유 및 정유수송 수요증대로 탱커와 LNG선의 발주량이 급증하는 동시에 해양석유 추가개발 수요로 인한 해양플랜트의 발주량 증가추세는 이 부문에서 한국조선이 독보적인 경쟁력과 시장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만큼 호재이다. 선박의 대형화추세 또한 초대형 건조설비가 집중돼 있는 한국조선산업 성장에 디딤돌 역할을 한다. 특히 국내 초대형 3대 조선소는 계속되는 기술개발과 우수인력, 대형설비 등으로 향후에도 별다른 위협 없이 독보적 위치를 지킬 것이라고 예견했다.


한편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국제해운 선복량 수요증가와 노후선 교체가 겹치는 호황을 맞아 90년대 한국조선업계가 대형설비와 기술개발에 쏟은 전폭적인 투자전략이 빛을 발했고, 바로 이 시기에 한국조선이 일본을 제치고 조선대국으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인건비 지속 상승과 이공계 기피현상이 부담요소
양 연구원은 3국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에 대해 일본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가장 높다고 평가했다. 또한 일본 조선산업에 대해 높은 신뢰도와 기술력을 갖추고 큰 규모의 내수시장을 가지고 있지만 기술인력 이탈이 경쟁력 저하의 주요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은 높은 신뢰도와 풍부한 기술인력을 바탕으로 고유가 기조에서 호황을 누리고 있는 대형 선종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인건비의 상승과 이공계 기피현상, 중국의 빠른 추격 등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아직까지 기술력과 신뢰도가 낮지만 저임금에 의한 원가경쟁력과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정책과 투자, 그리고 풍부한 내수시장의 성장이 큰 기회요인으로 작용함으로써 향후 일본의 점유율을 잠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중 등 빅 3 조선소 위상 10년이상 지속 될 것”
한국 조선산업은 세계 신조선 시장에서 선가가 2003년 이후 꾸준한 증가추세에 놓여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선가상승은 특히 LNG선 등 고부가 선박부문에서 두드러져 더욱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 이러한 시장상황으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빅3로 불리는 초대형 조선사의 수익성은 향후 5년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5년에는 2002년부터 2003년까지의 저선가 시기 수주물량으로 적자를 기록한 회사들도 있었으나 저선가 물량의 소진으로 2006년부터 본격적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는 것.


물론 환율과 원자재가격이 불안정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신조선 시장에서는 이러한 요인이 선가에 충분히 반영되고 있고 초대형 설비에 대한 신규진입이 어려운 산업의 특성상, 국내 빅3 조선사의 위치는 10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한국 중대형 조선소 중국과 치열한 공방 예상
세계 7대 대형조선소로 랭크하고 있는 현대미포, 현대삼호, STX조선, 한진중공업 등은 중국의 도전목표가 되어 향후 거센 도전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는 이 회사들의 주력선종인 탱커와 중형 컨테이너선의 시장전망이 좋은 편이이서 중기적으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나 LNG선 등과 같은 부가가치 선종의 추가 진출을 성공해야만 선두그룹을 고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LNG선 성장세, 중국의 시장진출이 변수로 작용”
선종별 시장전망도 내놓았는데 우선 탱커시장은 고유가의 지속과 미국, 중국 등 경제대국들의 에너지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원유 및 정유의 운송거리가 늘어나 향후 3~5년간은 수요증가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2006년 들어 수주량이 2배 이상 늘어났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연평균 3~5%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컨테이너선 시장은 2005년 하반기부터 냉각양상을 보이고 2006년 1분기 수주가 극히 부진한 양상을 보였으나 이는 선가의 추가하락을 기대하는 선주와 상대적으로 물량확보에 여유가 있는 조선소간의 신경전 양상에 의한 결과로 서서히 회복할 것이라 예견했다.  Drewry사가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증가 전망 폭을 8~9%으로 제시했으나 양 연구원은 교체발주물량이 이미 거의 이루어진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는 약간 낮은 7% 정도의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 전망했다.


LNG선 시장은 고유가 추세가 계속되면서 대체에너지원인 LNG의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도 많은 물량의 수입을 계획하고 있어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증가해 LNG선의 신조선시장도 장기적인 호황을 누리며 연평균 8%가량의 성장을 전망했다. 단 중국의 LNG선 시장진출을 변수로 추정했다.


실제로 중국은 자국선으로 2007년 11월을 납기로 LNG 1호선을 건조하고 있어 이 시기가 중국이 LNG선 세계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선도지위를 한동안 뛰어넘지는 못할 것으로 양 연구원은 내다봤다.


해양플랜트 시장은 해양석유의 개발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해양플랜트 시장도 중장기적인 호황을 예상했다. 연간 발주대수가 적으나 대당 단가가 5억불을 넘는 FPSO 리그선, 드릴쉽 등 고부가가치 선종이 많아 조선사의 수익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中 “향후 10년내 세계조선대국 자신 있다”호언
2010년이냐 2015년이냐. 중국은 세계 조선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것은 미래의 자명한 일이라 자신하고 있다. 단지 그 시기를 두고 중국 내에서도 의견이 갈리고 있다.
중국전문가포럼 자료에 의하면 지난 7월 열린 ‘중국 500대 기계기업’발표회에서 위전(于珍) 중국기계산업 연합회 회장은 2010년경 중국이 세계 1위의 조선대국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편 중국국방과학기술공업위원회 소속 선박업 담당부 장샹무(張相木) 부사장은 2015년을 1위국 도약의 해로 보았다. “조선업은 보통 자본 집약형, 기술 집약형, 노동 집약형의 3가지 특징으로 분류된다. 현재 중국은 해당 3가지 분야에서 모두 비교 우위를 확보한 상태이며 향후 조선업에서 중국의 두드러진 발전이 기대된다”며 “2010년을 전후로 세계 조선업은 한·중·일 3국의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이며, 2015년쯤이면 중국이 3국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선박 건조국으로 부상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기계산업 기업관리협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5년 세계 선박 거래량은 2004년보다 28% 줄어들었지만 2006년 중국이 수주한 선박 주문량은 1,700만 톤으로 2005년보다 7.6% 늘었다. 이 보고서는 “이상의 데이터를 보면 조선업이 중국으로 이전되는 경향이 뚜렷함을 알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2006년 1분기 중국 선박산업 수익이 크게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 통계에 따르면 1분기 중국 선박산업의 이윤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증가한 10억 위안에 육박하고, 이 가운데 선박산업 기업의 증가폭은 280%에 달한다.


중국은 2010년경 선박 건조능력을 현재의 1,250만DWT(재화중량톤수)에서 4,000만DWT로 늘려 세계 조선대국으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中 “2005년 수익성 한국과 일본보다 나았다”
조선공업협회가 중국선박보에 게재된 중국선박공업경제연구소 고문의 보고서를 요약해 게재했다. 여기에서도 중국이 주시하고 있는 한중일 조선경쟁력에 대해 알 수 있다.
중국은 자국 조선에 대해 21세기 초 빠르게 발전해 건조능력 확대, 건조량 증가, 상품구조의 변화, 생산효율 및 경영성과 개선 등 산업의 규모와 수준이 모두 새로운 단계에 도약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에 일본의 지위보다 더욱 상승할 것이며 자국 조선의 경쟁력이 눈에 띄게 상승한 것은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것으로 2000년까지만 해도 중국의 수주, 건조, 수주잔량은 세계의 5% 정도에 불과했고 중소형 벌커, 원유운반선, 석유제품운반선, 컨테이너선, 다목적선을 주로 건조하는 등 기본적으로 대형선박 건조영역에 진입하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2005년에는 중국의 건조량이 대폭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Capesize벌커, VLCC, 포스트 파나막스급 컨테이너선 등을 대량 건조할 정도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3국간 경쟁력을 요소별로 비교한 결과, 기업 수익성 측면에서 2005년 기준 중국의 수익성이 한국, 일본보다 나았다. 일본은 2005년에 대형조선소들이 대부분 적자였고 올해는 더욱 악화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또 중국은 1인당 생산효율이 일본의 1/3.5, 한국의 1/2.6이지만 노동원가가 일본의 1/7.3, 한국의 1/8.4이므로 1CGT 생산에 투입되는 인건비는 일본의 절반, 한국의 1/3정도라고 분석했다.

 

中 “한국조선, 성장기 지나 성숙기로 진입”
동 자료는 한국조선의 경쟁력이 다음의 3가지 측면에서 점점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첫 번째는 인적자원의 우위가 상실되고 있다는 점. 선진국보다 저렴한 인건비는 한국조선의 중요한 우위 중 하나였다. 그러나 1998년까지 일본의 43%, 독일의 32%에 불과하던 한국 조선소의 인건비는 최근 몇 년 사이 임금상승 및 원화가치 상승까지 더해 일본수준으로 상승하고 있어 점차 우위요소를 상실하고 있다는 것.


둘째 강재 등 원자재 부족 및 가격상승. 한국은 선박용 강재의 최대 소비국이나 자국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2004년과 2005년 한국의 선박용 강판 소비량은 각각 460만, 510만 톤이었으나 양대 철강회사의 공급량은 300만톤에 불과해 1/3이상을 수입에 의존했다. 강재가격 또한 2003년 톤당 36만원에서 2004년 58만원, 2005년 포스코 64만5,000원으로 상승했고 일본 수입가격 역시 320달러에서 680달러로 2배 이상 상승했다. 2006년 들어서 국내 공급가가 다소 하락했으나 여전히 톤당 60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셋째 원화가치 상승. 2005년 주요 조선국 화폐의 대 달러 환율을 보면 2003년말과 비교해 엔화가치는 10%하락, 위안화가치는 2.5% 상승했는데 원화가치는 무려 15.8%상승했다. 원화의 급격한 가치상승은 건조원가 상승으로 이어져 한국조선소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것. 이의 요인들로 한국조선은 후성장기에서 전성숙기로 가는 과도기의 양상을 드러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조선 중국 견제하며 제고방안 모색해야
중국 내에서 자국이 조선대국으로 거듭나는 시기를 2010년으로 삼고 있는 자신감은, 우리나라가 길게는 2020년까지 선도지위를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물론 이러한 주장들은 전망일 뿐이지만 여러 가지 시장동향을 바탕으로 분석·검토한 결과라는 점에서 결코 간과할 수만은 없다.


세계조선 주요국 한·중·일. 3국의 경쟁력을 비교한 자료를 보면 기술력 부문에서는 일본이, 생산설비부문에서는 한국이, 인건비 부문에서는 중국이 각각 앞서 있다고 공히 평가하고 있다. 이밖에도 복합적인 요소들이 상호작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본이 우리나라에게 그 경쟁력을 내주었던 주요한 요인 중 하나가 인건비 부문에서 비교열위에 놓여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국조선업계에서 바라보고 있는 대로 한국조선업계의 인건비는 해를 거듭할수록 상승하고 있다. 국내 주요 중공업에서 올 임금협상이 마무리됐는데 그 협상안을 보면 많은 부문에서 인건비가 상향조정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몇 년째 수익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근로자들의 인건비가 상향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지만 수익규모와 다소 무관하게 협상이 진행되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성과금 지급부문. 한해동안 회사의 성과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돼야 하는 부문이지만 임금협상 과정 중에 미리 정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회사가 그해 더 많이 수익이 개선되든 적자가 발생하든 지에 상관없이 협상 중 성과금 등이 모두 결정되고 있는 것이 관례이다. 이는 결코 바람직한 양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수출선의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동안 34억 달러를 달성해 2005년 전체 수출액을 이미 초과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70%가 성장한 것이다. 또 8,530TEU 컨테이너선을 수주한 것을 비롯해 고부가가치선의 시장진입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상반기 동안 후동중화조선이 그리스로부터 8,530TEU 컨선 4척을 수주한 것. 이는 그간 중국이 수주한 수출선 중 가장 큰 규모이면서 동 조선소가 독자적으로 연구·개발한 모델이어서 그 의미를 더하고 있다.


국가의 전폭적 지원정책을 등에 업고 설비확장 또한 빠르게 추진되고 있는 중국을 언제까지 후순위로 남겨 둘 수 있을지가 향후 한국조선의 과제이다.


제 3국의 관련전문가로서 노르웨이 선급 사장인 Henrik Madsen씨가 한 공식석상에서 “2015년 중국이 세계 1위 조선국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은 것은 한국조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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