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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규(朴鍾圭) KSS해운 고문
[396호] 2006년 08월 31일 (목) 17:29:55 이인애 komares@chol.com

 

규제개혁 공로에 무궁화장 수상 영예

 

투명·정도경영으로 ‘바른 경영인’ 귀감


 

8월초 국무총리실에서 있었던 규제개혁 유공자 포상식장에는 반가운 원로 해운인의 모습이 보였다. KSS해운의 창립자이지만 지금은 고문의 자리로 물러앉아 있는 박종규씨가 규제개혁 유공자 표창자 가운데 국민훈장을 수상하기 위해 참석해 있었던 것.


박종규 고문은 2004년부터 올해 3월까지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장직을 맡아 규제개혁을 추진한 공적을 인정받아 민간분야에서 최고영예의 국민훈장인 무궁화장을 수상했다. 해운업계 CEO출신으로 무궁화장을 수상하는 것은 아마도 처음일 게다.


1960년 대한해운공사에 첫발을 들여놓은 이후 KSS해운을 설립하고 정도(正道)경영으로 ‘바른 경영인’의 모범을 보여준 인물로 잘 알려져 있는 박종규 고문이 궁금했다.

 

 

“개인·기업의 경제활동 존중돼야” 소신
박종규 고문이 규제개혁에 관심을 가진 것은 1998년 해양수산부의 행정규제개혁위원회 활동을 시작하면서다. 이때부터 그는 2002년까지 동 위원회에서 활동하며 공동위원장직을 수행했고, 2004년에는 규제개혁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올해 3월까지 2년간 매년 1,000여건의 규제를 심사했다.


국무총리실에서는 그의 공적을 “현장과 수요자 중심의 규제개혁을 추진한 점과 자율적인 규제개혁 추진 강화, 규제품질 제고”에 두었다. 실제 박 고문은 규제개혁위원장직을 수행하는 기간에 기업애로해소센터를 통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원스톱으로 처리하고 현장과 수요자 중심의 규제개혁을 추진했다. 규제심사 안건을 검토하기 위해 직접 현장조사를 수행하는 등 규제개선과 규제업무 발전을 위해 앞장섰다. 뿐만 아니라 각 부처의 규제개선 실적을 정부 업무평가시 반영하도록 해 부처의 자율적인 규제개혁 추진강화에도 기여한 것이 높이 평가받았다.

 

“경쟁않는 기업에 미래는 없다” 일침
규제개혁위원장 시절 그는 ‘모든 경제활동에서 사전규제는 대부분 불필요하거나 좋지 않다’고 역설했다. 온나라가 카드로 몸살을 앓을 때, 그는 카드업계 규제완화의 주범으로 주목된 가운데도 한 조찬강연에서 규제를 푼 것은 잘한 조처라며 “단 경영상 문제가 있는 기업은 시장의 냉정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규제개혁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이로써 그는 ‘기업인 출신이면서 기업편이 아니다’라는 오해를 사기도 했다. 개인과 기업의 자유로운 경제활동은 존중돼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오도된 결과였다. 그의 규제개혁에 대한 생각의 중심은 “지킬 것은 지키되, 풀 것은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규제행정보다는 장려행정이 필요하며, 기업은 규제로부터 보호받으려 하기보다 경쟁을 통해 체력을 튼튼히 해야한다는 그의 소신은 점차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다.

 

“기업가는 경쟁의 원리를 잊어서는 안된다. 경쟁하지 않는 기업에게 미래는 없다”는 그의 말은 지금 한국 해운업계가 안고 있는 개방과 규제완화에 대한 문제와 타개방향에 가이드가 되는 일침으로 다가온다. 


1961년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한 박종규 고문은 당시 국영기업이었던 대한해운공사에 입사하면서 해운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해운의 불모지였던 화학약품, 가스 등 특수화물의 운송에 선구적인 역할을 한 KSS해운을 1970년 설립해 투명경영과 윤리경영을 실천하며 귀감이 될만한 CEO상을 정립했다. 

 

‘리베이트’ 근절 분식회계는 ‘No’
박 고문은 해운산업의 태동기에 해운에 대한 열정과 애정으로 혼신의 힘을 기울여 해운산업의 발전에 일조했다. KSS해운은 작지만 알찬 특수선 전문선사로 성장한 결과 97년 외환위기 때도 흑자기조를 이어가는 튼실함을 보였다.


그가 ‘해운계의 거목’으로 주목받은 이유는 KSS해운을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시켰다는 사실보다는 그 성장과정에서 투명한 경영과 원칙경영, 바른 경영인상을 실천한데 있다. 해운업계의 고질병이었던 ‘리베이트’를 근절한 선구적 기업인인 박 고문은 90년대 중반부터는 회계결산도 직원들에게 맡김으로써 분식회계의 뿌리를 뽑아냈다. 게다가 그가 소유한 주식까지 출연해 우리사주조합 결성을 주도했으며, 경영권을 자식에게 세습하지 않고 전문경영인 체제를 실현했다.

 

노동자가 기업의 주인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은 대한해운공사 재직시절부터 갖고 있던 그의 소신이었다. 당시에 대한해운공사가 민영화를 앞둔 시점에서 우리사주조합 운동을 펼쳤던 주역이었다. 안타깝게 실패로 끝났지만 그때의 실패는 그가 기업을 세워 경영하는데 원칙으로 녹아들었다.


공사 재직시 노조관계일의 주역이었던 만큼 그는 노사관계의 바람직한 상을 정립하는데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평판이다. KSS해운의 성장과정에서 어려운 고비마다 노사가 화합해 고난을 극복했던 사례는 그가 직원들로부터 신뢰받은 경영인이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재계서도 ‘바람직한 경영자’로 주목
‘바른 경영’ 실천을 향한 그의 족적은 해운계 차원을 넘어서 재계에서도 모범이 되어 한국 경제계의 바람직한 경영자상을 보여준 것으로 주목받았다. 규제개혁위원장으로 활동하며 기업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바른경제동인회를 결성하고 이사장직을 수행하면서 ‘바른 경영’의 실천과 확산을 도모했으며, 유서쓰기 등의 시민활동에도 적극 참여했다.


그는 93년 이후 바른경제동인회의 활동을 통해 바람직한 경영자상을 추구했고 이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활동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바른경제동인회를 통해 기업의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세금공제제도 도입에 앞장섰는데, 바른 경영을 위한 사회적 환경을 만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현대 상업사에서 기업윤리와 기업문화, 기업가 정신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준 인물’이라는 그에 대한 예찬에 가까운 평가는 그럴만한 이유가 분명하다. 외상으로 산 배 1척으로 회사를 세워 30여년간 알차게 키워온 회사에 대한 그의 無慾(무욕)이 그것을 잘 설명해 준다. 힘들었던 시절 임금이 밀리자 노조에서 파업을 결의했으나 박 고문의 자택을 방문한 노조위원장이 그의 근검절약하는 생활상을 보고 파업을 거두었다는 일화는 꽤 유명하다.


이처럼 ‘욕심없는 경영’을 펼쳐온 박 고문은 유산을 회사와 사회, 자식들에게 1/3씩 물려준다는 ‘3·3·3’ 원칙을 공개해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003년 회사의 고문으로 물러앉은 것은 경영권을 자식들에게 대물림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실천한 것이며, 이때부터 KSS해운은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기업은 개인 사유물 아닌 사회의 공기”
그의 경영권 세습의 불가론은 ‘기업은 개인의 사유물이 아니라 사회의 공기(公器)’라는 생각에 기인하고 있다.

 

그는 2003년말 발간한 그의 자전적 사사(社史)에서 “기업인이 재산과 함께 경영권까지 자식에게 물려주는 것은 기업을 소유의 한 형태로 인식하는데 있다. 기업보다도 가족을 위하는 마음이 우선하기 때문. 참다운 기업인이라면 기업이 최우선 관심사항이어야 하는 것이며, 그것이 프로다운 기업인이다”라고 적었다. 특히 종업원을 ‘머슴’으로만 인식하는 기업인은 자신만 믿고 자기만이 사업구상을 낼 수 있다는 오만에 빠지기 쉽고, 이는 경쟁에서 패자가 되는 지름길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경영자들에게 정도경영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말로서, 종업원에 대한 배려와 기업인의 사회적 책임 등 그의 기업가 정신이 잘 드러나 있는 대목이다. 


투명하고 원칙적인 경영을 실천해온 정도경영은 박종규 고문에게 ‘아름다운 CEO상’과 ‘좋은 한국인상’, ‘경제정의실천시민상’ 등을 안겨주며 바람직한 경영인의 귀감으로 평가받고 있다. 어느 누구에게도 생각은 있으되 실천하기는 어려운 ‘바른 길’을 확신하고 직접 실현한 그의 기업가정신을 아름답다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종규 고문 약력>
△1935년 서울 출생 △55년 서울고 졸업 △61년 서울대학 정치학과 졸업 △60년 12월-69년 2월 대한해운공사 재직(조선과장) △70년-2003년 3월 KSS해운 회장(現在 고문) △93년-97년 바른경제동인회 이사장, 경실련 중앙위원회 의장(현 고문) △96년-98년 노사관계개혁위원회 위원 △97년-2004년 KT&G 비상임 이사 △97년-2001년 행정개혁시민연합회 공동대표(현 고문) △98년-2002년 해양부 행정규제개혁위원회 공동위원장 △2002년-2003년 투명성 포럼 공동대표(현 고문) △2004년-2006년 3월 규제개혁위원회 위원장 △2003년-현재 통일경제연구협회 이사장, 해사재단 이사장, 바른경제인회 이사장
△수상경력: 78년 국무총리표창(제2회 해운의 날), 83년 산업포상(제7회 해운의 날), 92년 은탑산업훈장(제16회 해운의 날), 93년 경제정의실천시민상(경실련 4주년 기념), 94년 일가상(제4회-산업부문), 95년 좋은한국인상(제
4회-산업부문), 2006년 8월 국민훈장 무궁화장(2005년 규제개혁유공자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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