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의 무게, 함께 나눠요

화주사무국 전경
화주사무국 전경

요즘 케이블은 물론이고 지상파TV에서 ‘최고’의 트랜드는 단연 오디션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오디션 열풍은 그러나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살아남기’ 전략이 난무하는 가운데 살아남아 1등이 된 자들에게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인과응보의 이치. 무한생존경쟁으로 질주하는 사회 그 자체로 서바이벌의 장이 이미 오래전부터 펼쳐져 왔다. 하지만 그런 한편에선 ‘지속가능’을 외치는 목소리도 점차 확산되어 왔다. 이에 생존, ‘살아남음’의 또 다른 뜻인 ‘살아있음’의 관점에서 ‘함께 존재’할 것을 지향하는 무역협회 화주사무국을 방문해 이 시대의 경쟁의 의미를 함께 되짚어 보았다.

  

화주사무국 이병무 국장
화주사무국 이병무 국장
화주사무국은 어떤 곳?
화주사무국은 화주의 입장에서 화주의 권익 신장과 물류 관련 제 환경과 시스템 개선을 위해 설립된 수출입단체인 화주협회의 협의체 기관으로서 무역협회 내에 조직을 두고 있다.


화주사무국은 화주의 입장에서 그의 이해당사자와 ‘counterpart’가 되어 협상을 주도함은 물론, 물류관련 대정부업무에 건의하기도 하며 국제적으로 각국의 화주를 대표하는 국제화주협포럼(GSF, Global Shipper’s Forum)과 아시아화주협의회(ASC, Asia Shippers’ Council)에도 참석하여 한국 화주대표로서 관련 이슈와 사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눈여겨 볼 점은, 화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여러 가지 직접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물류관련 각종 정보의 혜택으로부터 상대적으로 후방에 위치한 중·소 화주를 살리는 것을 사업의 우선순위에 두고 영세한 수출입업체에게 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내륙, 항공, 해상 파트별 세부 서비스 내용
화주사무국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분야별로 내륙 운송, 항공 운송, 해상 운송 파트에 따라 각 직원들이 관련 서비스 업무를 담당한다.

내륙운송파트 담당자는 물류보안, 항만관련한 제 업무 및 ‘라디스(RADIS, Rate Discount & Consulting Service)’를 책임지고 있고, 항공운송파트 담당자는 항공운임과 보안할증 및 유류할증과 관련하여 생길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하여 혹은 국내 수출입업무에 관한 물류애로사항, 예를 들면 공동물류센터 건립과 관련된 애로사항에 대한 대정부 건의 등 항공분야의 제반 서비스를 맡고 있다. 해상운송파트 담당자 역시 해상과 관련된 조사 등 제반 문제를 총괄하며, 화주방문물류컨설팅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다. 

 

2010 라디스 협력업체
2010 라디스 협력업체

 중·소 수출입 업체에게 희망을, ‘RADIS’
특히, 물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협상력도 취약한 환경에 놓인 중·소 수출입 업체들을 도와주기 위해 추진된 ‘라디스(Rate Discount Service)’는 원래는 운임할인 및 절감을 목표로 진행돼왔다. 그러나 라디스는 운임할인에 치중해 시장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등 그간의 서비스 시행과정에서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했다. 이에 따라 운임절감 면에서 특정부문과 구간에 있어서의 할인보다는 토탈 물류비 할인 서비스로 목적을 전환, ‘라디스(Rate Discount & Consulting Service)’로 올해 상반기 새출발 했다.

라디스는 처음 수출입에 입문하는 소규모 업체를 포함해 운임협상력이 약한 중·소 화주들을 위해 물류 웹진 ‘Shippers Post’를 배포하고, 해상/항공 시장운임과 물류시장 동향 및 각종 물류요금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과 함께 수출입물류 교육을 책임지고 물류상담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또한 운임 및 각종 물류요금 견적문의를 받고, 운임견적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적정성을 검토하며 물류시스템을 객관적으로 진단한다. 예상되는 부대비용에 대하여는 화주에게 운임실적을 공개해 자료를 통해 협업 가능한 포워딩 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물류업무 협상과정에서의 애로점에 대해서도 상담을 통해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

또 FTA(Free Trade Agreement) 못지않게 무역환경에 적지 않은 영향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었던 물류인증(AEO, Authorized Economic Operator)취득 및 제반 관련사항에 대한 상담을 실시한다. AEO는 9.11테러 이후 보안문제에 민감해진 미국정부의 무역안전조치의 결과로 화물통관이 지연되면서 세계관세기구(WCO, World Customs Organization)에서 도입한 국제적 기준이다. 우리나라는 관세청이 수출입 화물이동과 관련된 업체들을 법규준수도와 안전관리수준, 내부통제시스템, 재무건정성 등의 일정기준에 따라 심사하며, 이를 통과한 기업에게만 인증을 부여해 다양한 관세행정상의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화주사무국은 AEO인증에 대해 무역업체들에게 나서서 장려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그러나 업체들이 직접 다뤄야할 문제이기 때문에 인증취득 필요성과 인증 실태에 관해 올바로 인지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불어 운송클레임 및 분쟁 발생 시에는 무료상담 서비스도 실시한다. 구체적으로 분쟁과 관련해서는 대한상사중재원을 통해 상사중재, 조정, B/L·Trade Terms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클레임건과 관련해서는 법률사무소를 통해 법률상담 및 소송에 자문을 얻도록 도움을 준다.

이로써 기존의 단순 운임할인에서 ‘컨설팅’에 주력을 두고 새롭게 강화된 라디스는 화주협회가 직접 신뢰할만한 물류업체와 협력관계를 맺고, 열악한 상황에 있는 중·소 수출입업체의 물류활동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라디스의 협력물류책임업체는 운송항로(해상·항공), 품목, 서비스별로 지정되어 있다. 

 

 
 

품목별로는 △농수산식품에 람세스물류, 선진해운항공, 로얄디엔엘, CJ GSL, △위험화물에 트러스트앤베스트, 포맨해운항공, 코어국제물류, 디제이트란스, 이스트웨스트해운항공, △전시화물에 선진해운항공, 로얄디앤엘, 트러스트앤베스트, 오리엔트해운, △수입LCL화물에 포맨해운항공, 고려해운항공, 페트라항공해운, 로얄디엔엘, 디제이트란스,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중고자동차에 이스트웨스트해운항공, 우성해운, 페트라항공해운, 동부익스프레스,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벌크화물에 CJ GLS, 디제이트란스, 포맨해운항공, 선진해운항공, 우성해운, 코어국제물류, 람세스물류, 오리엔트해운, 이스트웨스트해운항공, 고려해운항공, 동부익스프레스, △이주화물에 오리엔트해운, 우진글로벌로지스틱스, 트러스트앤베스트, 장비류에람세스물류, 코어국제물류, 이스트웨스트해운항공, 고려해운항공, 로얄디엔엘, 우성해운, 페트라항공해운, 동부익스프레스, CJ GLS가 선정되었다.

 

 
 

서비스별로는 △3자물류에 동부익스프레스, 삼영물류, 한국통운, 한익스프레스, 조양국제종합물류, CJ GLS, △내륙운송에 에스에이치로지스틱스, △물류컨설팅에 물류혁명코리아, 힐스컨설팅이 선정되었으며, △중소기업전용물류센터는 CALT LOGIS 부산, △AEO인증은 조양국제종합물류가 담당한다. 
이밖에도 화주사무국은 모든 수출입 과정에서 화주업체의 애로와 의문을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더불어, 화주사무국은 이러한 서비스의 수혜를 본 화주의 성공사례들을 모아 다른 많은 중소화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사례집의 형태로 정보를 공개할 계획이다. 또, 3년 전 부터는 ‘클린콘솔(Clean Consol)’ 캠페인을 시행해오고 있다.

 

 
 

화주사무국 이정수 차장
화주사무국 이정수 차장
‘클린콘솔’은 컨테이너 LCL 콘솔화물이 수입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베이트로 인한 폐해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 화주에게 물류비 절감 효과를 가져다주기 위해 수입화물을 다루는 모든 진행단계의 원가를 공개하는 서비스이다. 그러나 현재 서비스가 활성화된 상황은 아니다. 화주사무국 이정수 차장은 “무역조건이 CNF, CIF로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클린콘솔을 진행하기 힘들다”며, “클린콘솔의 원활한 서비스 시행을 위해서는 거래조건이 FOB로 바뀌어야 한다. 당장은 어렵지만 물류비 절감을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클린콘솔 외에도 물류비 절감과 관련하여 다양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데, 포워딩·3자물류·내륙운송 등의 라디스 협력업체 서비스를 이용할 시 우대요금을 적용하고 있고, 부산신항에 설치한 ‘중소기업전용 물류센터’를 이용할 경우 화물 보관료와 작업료 등의 물류요금을 할인해주고 있다.
 

자본주의 4.0? 人氣주의 아닌 人器주의!
이와 같이 다양한 서비스를 담고 있는 라디스는 물류지원에 있어서 총체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라디스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세부 서비스 종류와 내용만 보더라도 이미 화주사무국의 사업방향은 충분히 드러나 있다. 하지만 이에 멈추지 않고 화주사무국은 한국근해협의회와 통화할증료(CAF, Currency Adjustment Factor)와 관련해 협상 중이며, 향후 CAF적용률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CAF는 운임표시통화의 가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부과하는 요금이다. BAF와 마찬가지로 유가변동에 따른 리스크와 시장환율제도의 변화, 지불/결제통화 등을 면밀히 살펴, 소형 화주들의 입장에서 대형 화주들의 ‘bargaining power’ 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조사과정 중 부당한 것은 검토를 거쳐 바로잡는 요청을 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내용에 있어서 변화는 있어도 결국 새로 제공할 서비스에 대해서도 ‘중·소 화주의 권익’이라는 일관된 사업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시장 생태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갑과 을의 구조적인 문제를 벗어나 각 유기체가 위치한 그 자리의 가치를 존중하고 함께 ‘윈-윈’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그리고 여기에 화주사무국의 사업방향에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화주사무국은 화주협의체 기관답게 화주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해 세워졌으나 특별히 중·소 업체들과 대형화주의 상생을 도모하고 그를 실현하는 역할로써 사업영역을 넓혀왔다. 포퓰리즘의 한시의 반짝거리는 서비스가 아닌 각 유기체의 존재의 중요성을 알고 상대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존재자체를 위한 화주사무국의 그 일관된 서비스정신이야 말로 이 시대 범 분야에 필요한 지속가능한 대안일 것이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