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사의 크루즈선 건조 동향과 세계시장 전망

 

국내 조선사 대형 여객선 수출로 기초 다져
‘최고의 선박 상’ 잇단 수상으로 기술력 세계에 입증
삼성重 미래전략 선종 지정, 2010년 시장진입 목표

 

세계 조선시장에 우위를 점하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의 공통적인 경영전략은 ‘부가가치선을 우선적으로 수주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같은 생산요소를 투입해 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그렇다면 선종별로 기대할 수 있는 부가가치의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산업연구원의 산업경제 분석 자료에 의하면 철강재를 100으로 할 때, VLCC 219, 컨테이너 393, FPSO 1,250, 크루즈선 2,000으로 나타나 역시 크루즈선이 최고 수준으로 꼽혔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크루즈선 시장진입을 국내 조선사들의 향후 과제로 꼽고 있다. 특히 신규선종 시장진입에 많은 투자자금이 소요되는 산업의 특성상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바로 지금이 그 부담을 경감할 적기라는 것. 여기에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 오는 중국조선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크루즈선 시장진입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의 동향과 산업연구원의 홍성인 연구위원의 산업분석 보고서를 토대로 크루즈선 세계시장의 동향을 알아보았다.

 

삼성중공업 =

“2010년 ‘삼성重형’으로 크루즈선 건조한다”
인테리어 국산화 위해 ‘기술협력위원회’ 결성
국내 조선사 중 삼성중공업의 움직임이 가장 두드러진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90년대 후반부터 크루즈선을 미래 전략선종으로 지정하고 ‘2010년 전후 크루즈선 건조사업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백문이 불여일견’, 삼성중공업은 ‘삼성重형’ 중·대형 크루즈선을 만들기 위해 경영진과 기술인력 등을 중심으로 1999년부터 10여 차례에 걸쳐 세계 3대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社(美), RCCL社(美), Star社(말레이시아)가 운영하는 호화 크루즈선에 직접 승선해 조사·연구 활동을 벌였다. 또 세계 크루즈선 건조시장을 독식하고 있는 유럽 조선소들을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면밀하게 분석해 나가고 있다.


크루즈선 시장진입에 대한 삼성중공업의 기반마련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크루즈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테리어 기술에 대한 국산화 작업에도 여념이 없다. 2000년부터 인테리어 업체들과 ‘inTEC’이라는 기술협력위원회를 결성해 인테리어 기자재의 국산화, 설계 및 시공기술 향상을 주도해 오고 있는 것. 그 결과 최근에는 국내업체 단독으로 여객선 인테리어 시공을 맡을 정도로 기술력을 성장시키는 가시적 성과를 거뒀다. 이밖에도 그간의 여객선 건조실적을 통해 방화, 소화, 구명설비 등 국제기준의 인명안전시설에 대한 자체기술력을 확보했고, 여객선의 자동제어 운항시스템도 자체개발함으로써 여객선 건조에 필요한 기술적 기반을 확고히 하고 있다.

 

삼성重의 대형여객선 각종 시상식서 수상 영광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크루즈선의 전초격인 여객선 6척을 건조했다.
1999년 그리스 미노안社에게서 수주한 2만8,000톤급 대형여객선 3척을 2002년까지 성공적으로 인도한 데 이어, 2003년 4월 독일, 프랑스, 이태리 등 유럽의 쟁쟁한 여객선 전문조선소와의 경쟁을 뚫고 네덜란드 운송전문회사인 노포크社로부터 3만5,000톤급 고속여객선 3척을 수주했다.
특히 노포크 여객선은 크루즈선의 前단계에 해당하는 것으로 길이 187m에 폭이 29m에 달하며 850명의 승객과 차량 320대를 싣고, 최대 시속 26노트로 운항할 수 있는 高기능 초대형여객선이어서 의미를 더했다.


호텔 수준의 대형레스토랑과 쇼핑몰, 극장, 인터넷 게임룸 등을 갖추고 있는 同 여객선은 ISO에서 요구하는 60dB 보다 50dB로 소음기준을 낮춘 데 이어 최신 트랜드를 반영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인테리어로 디자인됐다. 또 여행객들이 전망을 최대한 즐길 수 있도록 조망설계를 새롭게 적용하는 등 현재 운항되고 있는 同級 여객선 중 고객편의를 제1순위로 고려한 최고급 사양으로 건조됐다.


이외 主엔진 설치구역을 분리함으로써 하나의 엔진공간이 손상된 경우에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고 초속 45노트에 달하는 강풍에서도 4개의 보조추진기를 이용하여 선착장에 접안할 수 있도록 안전성을 높였다. 또 오수ㆍ하수 정화시설 설치와 배기가스가 보이지 않는 「Invisible Smoke」디자인을 적용하는 등 안전 및 환경친화형 여객선이라는 점 또한 특징이다.


삼성중공업은 노포크사에 인도한 3척의 대형여객선으로 다양한 수상의 영광도 누렸다. 우선 통합 화재안전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적용하는 등 고도의 안전성까지 갖추었다는 평가로 지난 7월 19일 IR52 장영실 상을 수상했다. 이에 앞선 5월 24일에는 스웨덴에서 개최된 ‘Ferry Shipping Conference 2006’에서 최우수 여객선으로 선정된 것과 더불어 해당선박을 건조한 조선소에 시상하는 ‘Ship Pax Award’를 한국 조선업체 최초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Ship Pax Award는 여객선 전문매체인 Ship Pax Information社가 매년 그 해에 새로 건조된 여객선 및 크루즈선을 대상으로 인테리어, 외부디자인, 기술력 등 제반사항의 심사를 통하여 수여하는 여객선분야 세계 최고 권위의 상으로서, 올해는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여객선이 영예의 종합대상을 수상하는 개가를 올린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

국내 여객선 건조실적 ‘최고’
가볍고 튼튼한 선체구조가 특징

대우조선이 건조한 여객선 '모비원더'호.
대우조선이 건조한 여객선 '모비원더'호.
대우조선해양은 1994년 서경해운의 40노트급 초고속 카페리 ‘로얄페리’호를 시작으로 472인승 ‘트레저 아일랜드’호, 1,500명의 승객과 자동차 200대를 운송하는 그리스 블루스타 카페리, 이탈리아 모비라인사의 1,880인승 호화카페리 등 모두 7척의 여객선을 건조해 국내 조선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여객선들은 가볍고 튼튼한 선체구조, 뛰어난 실내 인테리어 등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그 결과 2000년과 2001년 국내 최초로 해외에 수출한 두 척의 카페리가 연속으로 세계 최우수선박에 선정돼 전세계에 그 우수성을 알렸다.


스웨덴에서 발행되는 여객선 전문잡지 ‘크루즈 앤 페리 인포(Cruise & Ferry Info)’紙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 인도한 여객선 ‘모비 원더(Moby Wonder)’호를 ‘2002년 세계 최우수 여객선’으로 선정한 것. 이 잡지는 최고의 여객선에게 주어지는 ‘최우수 페리 컨셉(Outstanding Ferry Concept)’ 분야에 모비원더를 선정하고 “선박 안에서 승객이 움직이는 동선이 매우 효과적으로 이뤄졌고 웅장한 라운지를 갖추고 있으며, 승객들이 구석구석 움직이는 것을 고려하여 주 통로를 거치지 않고 생활공간으로 오갈 수 있도록 돼 있다”고 선정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2001년 5월 이탈리아 모비라인사에 인도돼 이탈리아 제노아와 코르시카 섬 등 지중해 연안에서 운항되고 있는 3만6,000톤급 모비원더 호는 길이 174.99m 폭 27.6m 크기에 2000명의 승객과 665대의 승용차, 100대의 트레일러를 싣고 27노트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호화카페리로 300여개의 고급객실과 선박 전면에 3층 구조의 쇼룸(Show room), 아트리움, 스포츠 바, 수영장, 어린이 놀이방, 고급레스토랑 등을 갖추고 있어 크기나 규모만 작을 뿐 크루즈 호화유람선에 버금가는 세미 크루즈(Semi Cruise)이다.


이로써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2001년 건조 인도한 ‘블루스타 이타키(Blue Star Ithaki)’호가 최우수 여객선에 선정된데 이어 2년 연속 세계 최우수여객선을 건조한 조선소가 됐다. 또 국내 조선소 중 가장 많은 7척째의 수출여객선을 인도함으로써 국내 최초의 40노트급 초고속 카페리 건조(94년), 472인승(6,500t급) 대형 여객선 건조 인도(97년), 국내 최초 수출여객선 건조 인도(99년) 등 국내 여객선 건조 분야의 선두주자 위치를 굳건히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까다로운 선주의 요구 모두 ‘충족’
실내 디자인과 인테리어 모든 작업 국내서 실시

현대중공업의 여객선 첫 호선 '스태나 브리태니커'호.
현대중공업의 여객선 첫 호선 '스태나 브리태니커'호.
현대중공업은 지금까지 2척의 여객선을 건조했다. 두 척 모두 2000년 스웨덴의 스테나 로로사로부터 수주한 것으로 각각 2003년 1월과 5월에 성공적으로 인도했다. 
이 선박은 길이 211미터, 폭 29미터, 높이 29미터 규모로 현대중공업이 자체 제작한 8,820마력급 디젤엔진 4기를 장착해 22노트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현재는 승객 900명과 150대의 차량을 선적해 영국과 벨지움, 아일랜드로 이어지는 북해 인근 해역의 해상 노선에서 운항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여객선의 첫 호선인 ‘스태나 브리태니커’호는 ‘마리타임 리포터’紙로부터 2002년도 그 해에 건조된 선박 중 ‘세계우수선박’으로 선정되었다.
이 선박은 대규모 승객을 위한 고급 선실과 부대시설, 트레일러, 자동차의 수송을 위한 화물구역을 동시에 갖추는 로팍스(RO-PAX/여객화물겸용선)로, 로로(RO-RO/자동차·중장비 운반선)선과 여객선에서 요구하는 설계 및 건조에 관한 여러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기술력이 요구됐는데 이를 현대중공업이 모두 충족시켰다.


특히 이 선박은 다목적 홀과 레스토랑, 라운지, 쇼핑아케이드, 각종 회의실, 스낵바, 게임구역 등의 각종 편의시설과 고급 객실을 갖춘 세미크루즈로, 호텔 수준의 실내디자인과 인테리어 등 모든 작업을 국내에서 실시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승객과 화물의 안전을 위한 최신 전자방화 장치 등 첨단시설을 설치하는 등 설계부터 마무리까지 현대중공업의 자체 기술로 건조된 이 선박은 선주로부터 기술력과 공정관리 등 모든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STX 조선 =

“새 한바다호 건조로 여객선 기반 다져”

STX 조선이 건조한 '새 한바다호'
STX 조선이 건조한 '새 한바다호'
STX 조선 비록 수출선은 아니지만 해양실습선 ‘새 한바다호’ 건조를 통해 여객선 사업의 기반을 다졌다. 해양실습선은 학생들이 일정기간 해상생활을 실제로 체험하게 함으로써 교육효과를 높이고 적응력을 배양해 실무에서 요구하는 기본적인 해상경험을 갖게 하는 것이다. 즉 사람이나 화물을 운반하는 일반 상선의 의미에 학교라는 개념이 추가된 선박이라는 것. 이러한 기능을 충족시키기 위한 해양실습선은 상당수의 학생과 교수를 위한 주거공간과 강의실, 각종 편의시설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여객선의 설계개념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 STX 조선은 자체기술로 착공 1년 반만에 ‘새 한바다호’를 국내 최대 크루즈형 해양실습선으로 건조했다.


STX 조선은 새 한바다호의 설계 당시 기능별 요소에 따른 위치와 면적·용적의 조화를 고려했다. 제한된 공간을 설계목적에 따라 각 구역별로 할당하고 할당된 구역의 위치, 크기, 통로 등을 적절히 조정함으로써 최적의 교육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배치했다. 또한 실습능력 향상, 생존성 향상, 인간 공학적인 측면과 조선 공학적인 설계 측면 등 각종 제한사항 및 고려사항을 복합적으로 수용했다.


특히 정보화시대에 적합하도록 동시통역 시스템, 화상회의 시스템, 실시간 해상·기상상황 전달용 운항종합정보표지 시스템 등 최첨단 과학기술을 도입한 운항장비 및 실습 장비를 구비하여 교육 및 훈련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도록 설계했다. 이밖에 교육훈련생의 쾌적한 선내 생활, 교육훈련공간으로의 효율적인 이동성과 개인사생활의 보호 및 효율적이고 쾌적한 실습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크루즈 수요 ’10년까지 연평균 5%씩 증가
건조수요는 ’19년까지 연평균 12척 규모 전망
그렇다면 세계 크루즈선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될까. 2004년 1,335만명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크루즈선 전문잡지 G.P.Wild紙는 2008년에는 1,520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199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연평균 약 8% 정도의 높은 증가율을 보이며 확대되어 왔고 2010년까지 약 5% 내외의 증가율이 예상되고 있는 것.
2004년 기준으로 각 지역별 분포도는 북미지역이 60~70%, 유럽 20~25%, 아시아 지역이 10~15%를 차지했다.


크루즈선 건조는 물량기준 2001년까지 증가하다 9·11 테러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 2004년에는 약 89만CGT 수준에 머물렀다. 그러나 2010년을 전후로 중·대형선을 중심으로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클락슨에서 내놓은 크루즈선 향후 건조수요 전망치에 따르면 2019년까지 연평균 12척, 170만CGT에 이르며 금액기준 6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나막스급 크루즈선이 연간 5척, 10만GT이상의 초대형 크루즈선이 연간 4척 정도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고, 반면 중소형 크루즈선 수요는 연간 1~2척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시기별로는 향후 2015년까지 장기 수요증가율은 연평균 6~6.5%로 예상되고 있고 2010년 이전에는 약 7.5%, 후반 5년간은 약 6% 정도의 증가율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세계 선박시장의 약 20%(금액 기준)을 차지하고 있는 크루즈선 건조시장을 이끌고 있는 업체는 이탈리아의 Fincantieri, 프랑스의 Alstom Marine, 핀란드의 Aker Finnyards, 독일의 Mayer Werft 등 유럽의 4개 조선소이다. 특히 가장 많은 수주잔량을 확보하고 있는 Fincantieri 조선소로 최대 크루즈선사인 Carnival 그룹과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인테리어 부문과 동반진출 꾀해야 실익 있다”
크루즈선은 넓은 바다를 배를 타고 떠다니며 그 안에서 숙식은 물론, 유흥·오락·식사·스포츠 층 최고의 위락시설을 갖추고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박이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이 크루즈선에 대한 수요가 아직 미미한 편이어서 다소 낯선 영역이다. 하지만 2008년 중국의 북경올림픽, 2010년 상해 엑스포를 계기로 아시아지역의 크루즈시장도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이는 최근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본사 마이애미)가 2007년 12월부터 랩소디호(Rhapsody of the seas)를 투입시켜 정규 일정을 운행하기로 해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는 싱가폴, 홍콩, 상하이를 모항으로 2007년 12월 10일부터 싱가폴 일정으로 첫 선을 보일 예정이며 겨울철에는 싱가폴, 홍콩을 중심으로 하는 동남아 일정을, 봄부터 가을까지는 상하이, 한국(평택항 예정), 일본을 잇는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동향은 국내 조선사들의 시장진입을 더욱 부추기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인테리어 부문과의 동반 진출이 또 다른 문제로 꼽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높은 선가로 크루즈선을 수주한다고 해도 내장재 등 인테리어 관련 자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해야 한다면 수익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크루즈선의 특성상 아시아지역에서의 수요가 급증해 아시아인들에게 맞는 새로운 모델의 크루즈선이 등장하지 않는 한, 크루즈선 건조는 국내 조선사들에게 기대만큼의 큰 실익을 가져다주지 못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크루즈선에 대한 대부분의 수요가 유럽시장에 머물러 있는 점과 선주사의 주문을 전적으로 충족시켜야 한다는 선박시장의 특성을 감안하면 타당성 있는 주장으로 평가된다.
아시아지역의 크루즈 시장 성장 전망과 삼성중공업을 비롯한 국내 조선사들의 크루즈선 건조시장 진입에 대한 행보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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