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회사의 부진한 경영실적에서 알 수 있듯이 최근 해운경기가 좋지 않다. 세계경제의 회복이 지연됨에 따라 해운수요의 증대를 기대하기 어렵고 예상되는 추가 선박 인도량으로 향후 시장에 대한 불안감은 매우 큰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현실을 감안했을 때 유동성 확보에 열을 올리는 해운 회사들의 행보는 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선박투자라는 시각으로 해운시장을 살펴보면 좀 다른 입장에서 시장을 이해하고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경쟁력 있는 선박의 확보는 해운회사의 경영과 직결되는 문제로서 시장에 대한 접근이 복합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다.

현재 시장에서의 선가와 용선료 간의 간극을 살펴보면 다음 표와 같다.
표의 기본 개념은 현재 선가가 중기적 시장 예측을 포함하고 있는 3년 용선료와 어떤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기 위함이다. 선종 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선령이 낮은 경우, 현재 선가와 용선료 간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으나 5년 이상의 선령 대에서 이미 선가와 용선료는 균형을 이루고 있는 것이 공통으로 파악된다. 저선령의 경우 선가와 용선료 간의 차이가 큰 이유는 높은 신조계약 선가에 원인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현재 선박매매 시장에서 형성되는 선박가격이 2005년 이후 최저선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현재 선가는 소위 바닥군을 형성하고 있다고 파악된다.
이러한 시장상황에서 선박투자와 관련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 있다. 그 첫째가 선박매수 시점으로, 바닥을 확인하고 시장에 참여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다. 시장 참여자 모두 선가가 상향 곡선을 그렸다고 판단될 때에는 이미 매물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므로 선박투자에 있어 보다 빠른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1~200만불의 선가추가 하락을 기다리다 오히려 매수기회 자체를 상실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둘째는 선박금융의 문제이다. 막대한 자본을 필요로 하는 선박거래에 있어 금융조달을 고려하지 않고 시장에 참여할 수는 없으니 대비책을 사전에 확보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해운회사의 선박구매 형태를 보면 선박구매의 결정력이 경쟁력 있는 선가보다는 금융권의 금융조달 환경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사례가 많다. 금융조달 능력이 부족한 해운회사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선가상환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불황을 맞을 경우 고가에 구매한 선박은 해운회사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된다. 회사존립에 영향을 줄 수도 있는 사안이므로 이와 관련한 충분한 고려가 필요하다.

금융조달과 관련 중요한 논의중 하나는 선박운용의 유연성 측면에서의 고려이다. 금융조달 행태와 관련해 해운회사의 자금운영에 부담을 주는 것은 높은 금융조달비율이다. 시장불안 시기에 금융조달비율이 높은 경우 자본비 상환부담은 선박운영에 있어 유연성을 상실하게 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금융기관은 원활한 금융상환을 위해 통상 금융기간과 일치하는 용선계약을 금융조달조건으로 요구한다. 시장이 회복되기 전에 맺는 장기 용선계약은 낮은 용선료 수입을 전제하는데, 이 또한 해운회사의 경영에 도움이 되는 일은 아니다. 금융상환의 안정성과 수익성을 함께 고려하는 대선구조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선박금융을 선박투자와 연계하여 고려한다면 선박투자에 적합한 자금원천의 개발이 시급하다. 기존 금융권과 연계하되 선박투자 측면에서 조금 더 유연성을 겸비한 자금원천이 선박투자에 참여한다면 다가오는 선박투자의 호기를 제대로 향유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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