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대 갈맷길’ 다채로운 조형 등대 어우러진 겨울바다

 
 

   “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위에 차고..

    한겨울의 거센 파도 모으는 작은 섬~...”

 

사계절 우두커니 망망대해를 비추는 등대는 올곧지만 한없이 쓸쓸한 이미지로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겨울 바다의 정취에 고독과 낭만의 美를 절묘하게 얹어 놓는 등대가 빠지면 왠지 모를 허전함이 느껴질 것도 같다. 얼마 전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는 부산의 해안선을 따라 설치되어 있는 아름다운 조형등대를 잇는 ‘등대 갈맷길’을 조성해 여행 블로거 등과 함께 ‘등대 갈맷길’투어를 선보이는 등 부산 해안가의 떠오르는 상징물로 등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최근 국토해양부는 해양문화재단과 함께 아름다운 해양경관과 해양문화를 자랑하고, 인근에 관광자원 등이 풍부한 전국 36개 시·군·구의 바닷길 52 곳을 해안누리길로 선정했다. 이같은 해안누리길 노선을 가장 많이 확보한 지역은 전남지역으로 영광군 백수해안 해당화길, 함평군 돌머리 해안길, 우안군 유월갯벌해안길 등 총 12개 곳으로 나타났다. 부산지역도 사하구, 영도구, 해운대구, 기장군을 아우르는 갈맷길이 해안누리길로 지정됐는데, 구체적인 구간은 사하구 몰운대에서 다대포 해수욕장까지의 몰운대길, 영도구 동삼동 태종대의 절영해안로, 해운대구 동백섬에서 송정까지의 해운대삼포길, 그리고 기장군 죽성리 등지의 해안산책길이다. 

 


한편 국토부의 이러한 해안누리길 선정과 더불어 부산지방해양항만청에서는 부산시의 새로운 상징물로서 등대를 문화아이콘으로 내걸면서 부산앞바다 연안선을 따라 설치된 등대를 잇는 등대 갈맷길을 도보 코스로 새롭게 조성했다.

 

 
 
부산 ‘등대 갈맷길’ 산책로는 2개 코스로 해운대에서 송정, 기장군에서 칠암항을 잇는 구간이다. 해운대 달맞이 고개-청사포-송정을 잇는 ‘달맞이 길’ 에서는 성공적인 APEC 정상회담을 기념하는 연꽃 모양의 아름다운 등대를 볼 수 있고, ‘쌍둥이 등대’라 불리는  청사포 포구의 한 쌍의 등대는 서로 의지라도 하듯 듬직하게 나란히 마주보고 서서 방문객들 반길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 코스로 넘어가 기장군 서암포구에 발길을 멈추면 출산장려를 위해 세워진 ‘젖병등대’와 관직과 성공을 염원하는 ‘닭벼슬 등대’ 등 독특한 등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서암포구의 이같은 등대는 또한 2013년 세계인구총회의 부산유치에 대한 희망을 담고 있다고도 한다.

 


한편 전국 최대의 멸치어항인 대변항에선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기념한 ‘월드컵 등대’가 당시의 감동을 이색적으로 드러낸다. 월드컵 등대 바로 맞은 편으로 보이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장승등대는 재미있는 모습과 함께 해안풍경에 해학적인 여유를 더한다.

 


뿐만 아니라 붕장어 주산지로 유명한 칠암항엔 ‘2008 베이징 올림픽’ 야구 우승을 기념하는 동시에 구도 부산을 상징화하기 위해 야구배트와 야구공, 그리고 글러브로 조형된 ‘야구 등대’도 있다.

 


이처럼 유일무이의 독특한 등대를 배경으로 한 해안길을 따라 걸으며 다가오는 겨울 한때를 더 이상 고독하지만은 않다고 말하고 있는, 좀 더 친근한 이미지로 거듭난 등대와 함께 추억해 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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