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물류네트워크 허브를 위한 인천항의 발전전략

김병일 교수
김병일 교수

Ⅰ. 글을 실으며

 

  지금 인천항은 동북아 물류네트워크 허브로 가기 위한 항만물류네트워크 전략의 수립과 실행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어야 할 때이다. 표류하고 있는 인천항의 미래 청사진, 충분한 논리적 근거없이 파편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무책임한 정책을 대신하여 합리적이고 논리적 근거를 갖춘 정책정립이 시급하다. 보다 중요한 것은인천항과 관련한 이해당사자간 논의의 출발점이 같아야 한다는 것이다. 즉 비전과 가치전략에 대한 공감대가 전제되지 않고서는 각기 주장되는 내용에 대해 서로간에 수긍할 수도 일치된 결론을 이끌어 내기도 어렵다. 인천광역시와 인천항만공사가 인천항 발전청사진과 전략들에 대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관련기관과 단체, 연구자들이 이에 장단을 맞추는 한 인천항의 미래는 그만큼 더 불투명해진다. 본고는 이러한 상황을 반영하여 인천항의 비전과 가치전략이 무엇이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자 하였다. 또한 인천항의 경쟁력제고를 위해 항별 기능정립이 어떤 방향으로 되어야 하고, 항만물류산업관련 주요기관과 업체가 현단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정책적 내용이 무엇인지를 밝히는데 그 목적이 있다. 

 

Ⅱ. 왜 항만물류네트워크전략인가!!

 

  인천항을 둘러싼 주변여건이 매우 빠르고 폭넓게 변화하고 있다. 경제의 글로벌화와 지역경제의 블록화경향 심화, 기업간 전략적 제휴 및 M&A, Joint Venture 현상 이 보편화되고 있다. 산업공동화 현상은 심화되고 있으며, 북중국 항만의 급성장과 부산항?광양항의 물동량 둔화현상, 글로벌 물류기업의 국내시장 진출 증대 등도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항만물동량, 기항항로수의 증감 및 인센티브 미비와 같은 단편적인 문제의식을 뛰어넘어 산업과 연계된 물류네트워크의 변화를 면밀히 조사하고 분석할 것들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기업들의 글로벌경쟁 강도와 복잡성이 증대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며, 항만물동량 창출에 가장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핵심변수로 부각되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의 상황은 글로벌 기업간 네트워크 뿐만아니라 물류네트워크의 구축과 강화가 보편적인 가치전략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기업들의 상생발전과 함께 한정된 시장을 확대하는 유용한 방법이 되기 때문인데 오늘날 널리 회자되고 있는 ‘블루오션 전략’이나 ‘코피티션 전략’과도 그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네트워크전략’의 필요성은 자본과 기술ㆍ정보와 자원의 한계, 시장확대 및 정보인프라 구축의 용이성, 마케팅시너지 및 규모의 경제에 기인하고 있다. 이를테면 기업의 장기적 생존에 긍정적인 역할(Oliver 1990), 기술, 자금, 유통채널, 노하우 등 경영자원의 교환 및 공유로 경쟁우위 획득(Porter 1990), 네트워크 참여 기업에게 중요한 가치창조의 원천을 제공(Gulati 1999), 국제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경영자원의 통합과 공유로 기업시너지 효과 증대(Gulati et al 2000)가 주요한 배경이 되고 있다.

 

  이는 인천항의 비전이 왜 ‘동북아 물류네트워크 허브’이어야 하고 그를 달성하기 위한 가치전략이 ‘항만물류네트워크’ 전략이 될 수 밖에 없는 가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는 주요한 요인이 된다. 항만최고의 발전단계로서 ‘항만물류네트워크’ 및 실행전략은 전술한바와 같이 인천항을 둘러싼 객관적인 환경요인을 반영함과 동시에 주체적 역량도 감안하고 있다. ‘Market Volume'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인천항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주체역량은 항만물류네트워크전략의 수립과 실행의 타당성을 높여 준다. 예컨대 유럽, 중국, 미주, 일본의 항만 등에 비해서는 미흡함이 있지만 세계 12위 무역국이라는 배경과 전국최대의 생산 및 소비시장을 배후에 둔 점, 화물처리 세계 3위 및 여객부문 세계 10위(2003년기준)의 인천국제공항이 최 근접거리에 있으며, 최적의 항만물류네트워크를 구현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IT인프라수준을 갖추고 있는 점은 인천항이 전략적 ‘항만물류네트워크’를 실행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항만물류네트워크에 대해 “항만물류를 구성하고 있는 관계 요인들이 상호간의 목적달성을 위해 자본, 기술, 자산, 정보와 같은 자원을 공동으로 이용하기 위한 협력적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이 전략의 실행이 중요한 것은 그 자체가 독특하고 모방 불가능한 기업의 자원으로서 기업에게 가치창조적인 경쟁우위의 혜택을 가져다 주고 기업의 활동범위, 자원접근의 다양성 및 자원 확보의 안정성 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Jarillo 1988; Gomes-Cassers 1994; Gulati 1995a, 1995b). 또한 기업에게 잠재적인 정보, 자원, 시장, 기술 등의 접근을 가능하게 해주며 기술개발, 비용절감, 시장확대 등과 같은 기업의 전략적 목적을 달성하게 해준다(Gulatr et al 2000).

 

  이같은 이유로 항만물류네트워크전략은 이미 세계 항만들에서 고객만족 및 고객충성(항만이용과 재이용, 잠재고객유인, 긍정적 구전)을 높이는 보편화된 가치전략으로 유용하게 활용되어 지고 있다. 실례로 지분참여를 통한 Joint Venture 및 배후지 연계사용(홍콩항과 선전항), 신규터미널 운영사 설립-Eurogate-과 합병에 따른 기술, 노하우, 핵심역량공유(함브르크항과 브레멘항), 컨테이너처리를 위한 항만간 협정(엔트워프항과 제브르쥐항), 항만구역의 공동사용을 위한 전략적 제휴(로테르담항과 플러쉬항), 항만당국간 통합 및 인력, 배후수송체계, 항만자원공유(코펜하겐항과 말뫼항) 등은 항만물류네트워크 전략의 다양한 운용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고객가치전략의 3가지 유형 즉 제품리더쉽전략, 운영상의 탁월전략, 고객밀착전략 중 최상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역점을 둔 ‘고객밀착전략’과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인천항의 물류네트워크전략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서는 국내외 선사 임직원 300명을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을 통해서도 확인되었다. 인천항의 서비스품질차원이 고객만족도에 미치는 영향정도를 AMOS4.0을 사용하여 검증한 결과 아래 <그림 1>에서와 같이 상호작용품질>내적품질>외적환경품질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인천항의 경우 항만비용, 접안시설, 스케줄의 신뢰성과 같은 서비스 ‘내적품질’이나 항만물동량, 배후지 등과 같은 ‘외적환경품질’ 요인보다 관계마케팅차원의 ‘상호작용품질’이 고객만족에 주요하게 반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직원의 능력, 고객파트너쉽, 항만물류정보와 같은 항만물류네트워크 전략의 실행상 중요 요소들이 고객만족에 상대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림 1> 인천항의 인과관계분석을 위한 연구모형과 경로계수
<그림 1> 인천항의 인과관계분석을 위한 연구모형과 경로계수
  인천항의 항만물류네트워크 전략 운영범위는 매우 넓다고 할 수 있다. 그 중 중요하게 고려할 네트워크 유형으로는 항만간 네트워크(허브항, 피더항간 네트워크), 항만과 배후지간 네트워크(배후 물류단지, 산업단지, 소비시장과의 네트워크 및 배후물류단지간 네트워크), 항만과 운송수단간 네트워크(공항, 철송, 육송, 수로와의 네트워크), 항만과 산ㆍ학ㆍ연간 네트워크(물류관계기관간 네트워크, 물류업체와 네트워크, 교육 및 R/D 기관과 네트워크)가 있다. Hagedoorn(1993), Zhao and Aram (1995), Stearns(1996), Gulati(1999), Baum et al(2000), Rickne(2001)의 연구결과를 반영하면 항만물류네트워크 유형들은 네트워크의 크기(자본, 정보, 서비스에 대한 전략적 제휴대상 및 파트너의 수와 규모), 네트워크 다양성(항만간, 항만과 배후지간, 항만과 운송수단간, 항만과 산ㆍ학ㆍ연간 네트워크 운영 정도), 네트워크의 강도(네트워크 관련 주체간에 상호 교류된 자원의 양과 상호작용의 빈도), 네트워크의 신뢰성(네트워크 관련 주체간 상호의존하고자 하는 의지 정도) 정도에 따라 고객충성에 달리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천항이 ‘동북아 물류네트워크의 허브’로 비상하기 위해서는 전술한 네트워크 특성을 고려한 ‘항만물류네트워크전략’의 운영이 세계경제사를 새롭게 쓴 한국의 ‘속도경제’에 부응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인천항 관련 주체들의 마인드와 역량은 여기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을 뿐만아니라 별반 관심도 두고 있지 않다. 조직이나 개인의 이해에 너무 깊숙이 매몰되었기 때문으로 정작 인천항의 미래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굵직 굵직한 현안에 대해 매우 비 논리적이고 수세적으로 대응을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인천항 물류네트워크의 최적 구축과 운영을 위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할 항만인프라(배후단지를 포함한 항만시설)의 적기구축을 장애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인천항의 기능재정립관련해서도 그 전제가 되어야 할 내항의 기능정립방향이 표류하고 있다. 이 문제가 보다 심각하게 받아 들여지는 이유는 내항의 미래청사진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따라 외항 특히 인천신항의 개발 규모와 타이밍이 직간접인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수도권이란 최대의 배후지가 주는 혜택에 너무 오래도록 안주한 조직과 단체들의 안이한 자세가 21세기 동북아 물류네트워크허브로 곧고 빠르게 질주해 나갈 인천항의 발길을 묶어 두고 있는 것이다. 마치 머리는 작고 몸통만 비대한 거대 공룡과 같이 되어버린 인천항의 활로를 찾기 위한 비상한 결단과 노력이 시급하다.     


 

(이하 내용 첨부 파일 참조)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