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핑데일리 부두진 기자
쉬핑데일리 부두진 기자

적대적 M&A 과장된 측면
  올해 추석을 전후로 한진해운이 적대적 M&A(인수합병)설로 한바탕 뒤집어졌다.


한진해운의 지분 8.7%(624만여주)를 소유했던 제버란트레이딩(Geverantrading co. Ltd)이 지난 10월 4일 장 마감 이후 시간외 대량매매를 통해 정체불명의 3자에게 보유주식 전량을 1,545억원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후 주식의 최종 인수자가 이스라엘 ZIM라인과 영국 조디악마리타임 등을 경영하고 있는 이스라엘 해운재벌 Sammy Ofer회장이라는 추측이 나돌면서 추석이후 한진해운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M&A설에 휘말렸다.


  이에 앞서 한진해운은 조양호 대한한공회장의 계열사인 한국공항이 9월 13일 한진해운 주식 24만5,700주를 50억원에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조양호회장이 동생인 조수호회장의 와병중임을 이용해 한진해운을 집어 삼키려한다는 이야기가 번지면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 당시 역시 M&A설이 나돌아 한진해운 주가가 크게 올랐다.


  결과적으로 조양호회장의 한진해운 지분 추가매입 사실이 밝혀지자 주가가 크게 올랐고, 현대상선(지난 7월 현대중공업에 매각), 대한해운, 흥아해운 등 우리나라 해운업계에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는 골라LNG 계열의 제버란트레이딩이 전격적으로 3자에게 매각하면서 한진해운을 통해 2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이에 앞서 제버란트레이딩은 지난 4월 현대상선 지분을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하면서 641억원의 매각 차익을 남긴 것으로 밝혀진 바 있는데, 국적 2대 선사들을 이용해 도합 9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인 것이다.

 

M&A설이 떠돌면서 한진해운의 주가는 점차 상승세를 타다가 조양호회장의 주식 매입설이 돌자 가파르게 상승하였으나(오른쪽 그래프), M&A설이 루머로 그치면서 요동치고 있다. (왼쪽 그래프)
M&A설이 떠돌면서 한진해운의 주가는 점차 상승세를 타다가 조양호회장의 주식 매입설이 돌자 가파르게 상승하였으나(오른쪽 그래프), M&A설이 루머로 그치면서 요동치고 있다. (왼쪽 그래프)

 

누가 샀나?
  라이베리아 국적 투자회사인 필릿 마리타임(Fleet Maritime Inc)은 10월 16일 한진해운 주식 914만9,220주에 대한 청구권을 갖게 됨에 따라, 12.76%의 지분을 실질적으로 확보하게 됐다고 공시했다. 플릿 마리타임의의 최대주주는 퍼스트오메가쉬핑(First Omega Shipping Inc)이다.


  쉬핑데일리 취재결과에 따르면 씨티그룹글로벌마켓과 CGM 파이넨셜, 플릿 마리타임이 보유한 한진해운 지분의 최종 보유자는 새미 오퍼(Sammy Ofer)회장임이 거의 확실시되고 있다. 플릿 마리타임의 최대주주인 퍼스트오메가쉬핑을 운영하는 주체는 유로타워홀딩스(Eurotower Holdings SA)이고, 유로타워의 실제 오너는 사우디아라비아 소재의 투자전문기업인 SAMAMA그룹이다.


  지난 2000년 12월 영국 P&O그룹은 벌커부문 자회사인 ABC(Associated Bulk Carriers plc)사의 지분 50%를 유로타워 홀딩스에 매각한다고 발표했으며, 이 때 오퍼家가 유로타워에 대한 모든 수익을 갖는다고 덧붙이고 있어 조디악마리타임의 새미오퍼회장이 유로타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새미 오퍼(Sammy Ofer)회장은 누구
  유태계인 새미 오퍼씨는 현재 영국법인 조디악마리타임(Zodiac Maritime Agencies Ltd)을 경영하고 있고, 2명의 아들중 장남인 이단 오퍼(Idan Ofer)씨가 이스라엘 ZIM라인의 사장을 맡고 있다. 둘째 에이알 오퍼(Eyal Ofer)는 아버지가 만든 투자회사 L.Y.N.(Holdings) Ltd.와 Millennium Investments의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ZIM라인과 조디악은 조인트벤처를 통해 서로간 선박리스매매와 신조발주에 깊숙히 관계하고 있다. ZIM라인의 지분 98%를 보유하고 있는 Israel Corporation Limited도 사실상 새미 오퍼 회장과 그의 아들이 경영하고 있는 Mashat(Investments) Ltd 와 Ofer Ships Holding Ltd가 지배하고 있다.


  조디악은 특히, 정기 부정기선 등 모든 해운부문에 관여하고 있으며, 현대상선의 유동성 위기때 현대상선 소유의 상당수 선박을 사서 다시 대선(purchase lease back)해주는 등 유동성극복에 일정정도 도움을 주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04년도에 실시된 범양상선(현 STX팬오션)의 M&A에도 참여했었다. 비록 노조의 반발 등으로 최종입찰에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김&장법률사무소와 국내 브로커업체인 한원마리타임을 통해 범양상선 인수에 주력한 바 있다. 실사팀은 시티뱅크가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적대적 M&A 가능성은
  한진해운에 대한 M&A방안은 크게 ①한진해운 vs 대한항공, ②한진해운 vs 대한항공+Sammy Ofer회장, ③한진해운+대한항공 vs 새미 오퍼 회장 등 외국인(기업) 3가지로 전망할 수 있다. 그러나 ①번과 ③번의 경우는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지만, ②번의 경우는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계열사인 한국공항은 한진해운 주식 224만 5,700주를 50억원 가량에 매입하기로 하면서 지분율이 4.01%에서 4.35%로 증가했고, 이에따라 조양호회장측의 한진해운 지분율은 11.08%(대한항공 6.25%, 한진 0.48%, 한국공항  4.35%)로 조금 증가했다.


  하지만 현재 한진해운의 최대주주는 조수호회장으로 지분율 6.87%를 보유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조수호회장의 우호지분으로 볼 수 있는 자사주 10.46%에다가 한진해운이 전체지분의 18%(5,000만달러 규모, 주식전환시 1,291만 4,000주/액면가 5,000원)정도에 달하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이 있어 34% 정도의 지분행사가 가능해 대한항공을 충분히 누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기업)의 적대적M&A도 한진해운과 대한항공이 공동대응할 경우 현실화시킬 수 없는 구조다. 때문에 ①번과 ③번의 사례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②번의 경우처럼 대한항공과 새미 오퍼회장이 연합하는 경우 즉각적인 적대적 M&A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해도 양측의 지분격차가 10%정도에 불과하다는 측면에서 ①번, ③번과는 달리 M&A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②번의 경우도 사실상 현재로선 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한항공측은 최근의 사태와 관련해 장남인 조양호 회장은 선친의 유지에 따라, 조수호 회장의 경영권이 위협받는 것에 대해 백기사로서 조수호 회장의 경영권을 적극 보호할 것이라는 내부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외국인(기업) 결탁 가능성 ‘제로’
  한진그룹은 故조중훈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형제간 독자 경영 및 계열분리를 시행하고 있으며, 한진해운의 경영권은 계속 조수호 회장의 뜻에 따라 결정되며, 현재 한진해운의 지분중 28.46%가 한진그룹 지분으로, 한진그룹의 자금력, 조양호 회장(장남)과 조수호 회장(3남)의 의지 및 우호 주주들의 지원을 고려할 때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최근 한진해운 지분의 추가매입건도 한진해운이 M&A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조양호 회장 측에서 백기사로서 조수호 회장의 경영권 보호를 위해 한국공항을 통해 한진해운 지분 0.34%(24만여주)를 매입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한진해운에 대한 적대적 M&A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ZIM라인을 통한 정기선 운항경험, 범양상선 입찰참여, 벌크선 운항 경험, 막대한 재력 등의 측면에서 Sammy Ofer회장이 2,000억원(제버란 1,500억원 포함)의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는 것에 대해 단순투자목적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한진해운이 적대적 M&A에 노출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현재의 지분구성대로라면 Sammy Ofer회장은 한진해운 이사회에 자기사람 1명 정도는 심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진해운이 M&A설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책은 조수호회장이 건강한 모습으로 공식석상에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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