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학 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김 학 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
우리나라는 지난해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무역 1조 달러를 넘기는 쾌거를 이루었다. 국민 1인당 GDP가 4만 달러 이하인 국가로서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연 국가는 중국과 한국뿐이었다. 앞으로 한국이 무역대국으로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무역규모 2조 달러를 목표로 다시 정진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즉 무역 2조 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수출주력 산업이 한 단계 더 성숙되어야 하는 동시에 국가 미래를 열어갈 신성장 동력산업이 발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한국을 이끌며 견인차 역할을 해온 수출 주력상품인 자동차, 반도체, 석유제품, 휴대폰, 조선산업, 해외건설 등의 주요 산업들이 중국, 인도 등과의 경쟁으로 인한 레드오션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경쟁력을 갖춘 새로운 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한편으로는 이러한 산업들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신성장동력산업의 창출과 육성이 절실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제시되어온 산업들은 정보통신산업, 생명공학산업, 나노기술산업, 녹색에너지 산업 및 환경산업이다. 여기에 태양광, 풍력, 전기자동차, 스마트기기, 바이오산업이 제시되어 왔다. 이러한 견해에 대하여 필자는 전적으로 동의하고 있으며 국가백년대계를 위하여 반드시 추진하여야 할 국가적 과제라고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산업들이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간과 많은 도전과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우선적으로 경쟁국들에 비하여 우월한 원천기술을 확보 또는 개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 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양산기술을 확보하여야 하며 관련분야의 전문인력도 충분히 확보되어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이들 산업들이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으로서 세계시장을 석권하기 위해서는 과거 수출 산업들이 그랬듯이 과감한 해외시장 진출이 필요하며 국제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국내에  관련산업의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어야 한다. 여기에다 산업별로 글로벌 기업을 육성하고 과감하게 지원하는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하다.

 


신성장동력산업의 발굴은 반드시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천기술의 확보와 양산기술, 전문인력의 확보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거나 경쟁력확보를 위한 비용이 많이 소요되지 않을 분야가 있다면 그 분야에서도 동시에 신성장동력산업을 발굴하여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해양수산업은 이미 상당한 기간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해왔으며 국내에 관련산업의 생태계가 충분히 조성되어 있는 산업이다. 이미 상당한 규모의 해외시장이 확보되어 있으며 국민적 관심과 정책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 충분한 성장잠재력으로 인하여 새로운 국부창출과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산업이다. 

 


우리나라가 글로벌 해양수산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이다. 우선 글로벌 해양수산시장은 그 규모가 엄청나게 크다는 것이다. 글로벌 해양수산시장의 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약 7.6조 달러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GDP의 약 7배에 이르고 있는 어마어마한 시장규모이다. 세계 전체 GDP의 10% 정도라고 보면 된다. 글로벌물류시장이 3.6조 달러, 조선을 포함한 해양산업이 3.1조 달러, 수산시장이 8,000억원, 해양신산업은 1,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글로벌 해양수산 시장은 2020년에 가서는 14조 달러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글로벌물류시장이 8.1억 달러, 해양산업이 4.5조 달러, 수산시장이 1.2조 달러, 해양석유가스시장이 2,000억 달러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시장에서 우리나라 해양수산업이 차지하고 있는 시장규모는 2010년 기준으로 약 1,390억 달러로서 약 1.8%에 불과한 실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상선대 보유량, 컨테이너 물동량 규모, 공항물동량 등 우리나라 해양수산업의 잠재력을 감안할 때 최소한 3.5%는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 향후 국가적 관심과 정책적인 노력을 기울여 10%의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다면  우리나라의 해양수산업은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서 국부창출과 고부가가치 창출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둘째, 세계해양수산 산업은 이제 막 꽃을 피우기 시작하는 블루오션시장이다. 21세기는 해양의 시대라고 불리고 있다. 인류의 미래가 해양에 달려있다는 의미이다. 지구표면의 71%를 차지하고 있고 세계 교역량의 75%를 담당하고 있는 해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세계적인 해양국가들이 해양자원 개발, 해양생명공학, 해양신산업 정책, 녹색성장 정책, 글로벌양식산업, 북극해전략 등에 전념하기 시작한 것은 제법 오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글로벌해양수산시장에서의 강자구도가 형성되지 못한 분야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해양을 이용한 경제활동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을 통한 선제적인 정책의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글로벌 해양수산시장의 잠재력이 엄청나다는 것이다. 아직도 바다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가설은 유효하다. 과거의 해양강국이 주로 해군력과 항로개척 능력을 지칭하였다면 글로벌시대에서는 14조달러에 달하게 될 세계해양수산업을 석권할 수 있는 경쟁력을 보유한 국가를 지칭한다. 즉 강력한 국제경쟁력을 갖춘 세계 1위의 해양수산업을 육성하는 경우 막대한 국부창출과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적 기회를 창조할 수 있다.

 


이러한 글로벌 해양수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다음과 같은 전략을 추진하여야 할 것이다. 첫째, 해양수산산업 분야별로 포럼과 논의를 통하여 국가적 전략과 대책을 수립하여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해양산업에 종사하는 각 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획득한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연구와 토론의 장이 만들어져야 하며 해외시장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 글로벌해양수산 시장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혁신적인 원천기술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것이다. 마치 디지털기기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삼성의 일거수 일투족에 관심을 두며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에 주목하고 있듯이 우리나라 해양수산 기업들이 선보이는 새로운 원천기술과 비즈니스 모델들에 대해서 세계 각국에서 열광적인 관심을 보이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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