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체제하에의 재고관리가 지향하는 목표로 모든 물품은 필요한 때(Just In Time)에 필요한 양이 있으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 용어로서 우리말로는 ‘제 때’라고 번역하기도 하나 그대로 JIT로 사용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오늘 날과 같이 경제가 발달하기 이전까지 생산업체들은 원료나 부품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양을 확보해 놓고, 필요할 경우, 창고에서 꺼내다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고, 제품도 완제품을 만들어서 팔고 남은 것은 창고에 쌓아두고 수요에 따라 출고하는 것을 원칙으로 생각하였다. 이것이 재고(在庫)다. 그리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재고는 자산의 축적이라고 생각되고, 재고=부라는 개념이 정착되어 있었다. 그러나 국제경제가 발달하고, 경제가 글로벌 경제로 전환되면서,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제품 생산이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로 전환되고, 제품의 수명이 단축되고, 시장수요에 비하여 공급이 항상 많은 만성적인 공급과잉체제가 되면서 재고는 기업의 무덤이라고 할 정도로 재고의 개념이 달라졌다. 이러한 경제 현상을 반영하여 각 백화점을 비롯한 거의 전 유통시장에서 소위 바겐세일이라는 이름의 덤핑이 일상화되고 있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기는 하지만 현대 경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경영기법의 하나이기도 하다.


한편 경제가 글로벌화 되면서 생산요소의 핵심사항인 원료나 부품의 조달이 전 세계로 확산 되었을 뿐만 아니라 보다 양질의 값 싼 생산요소들을 찾아 생산 공장도 세계 각 지역으로 분산되어 생산 공장 간의 거리가 장거리화되고, 생산된 상품의 소비시장도 전 지구적으로 확대되면서 원료와 부품의 조달, 생산 공정, 그리고 소비자에로의 상품의 이동이 전지구로 확대되었다. 이렇게 되자. 유통과정상에 많은 원료와 부품이 정체되고, 원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원료와 부품과 완제품의 재고량이 많아지게 되고, 물류과정상의 애로(예를 들면 해난사고로 인한 원료의 적기 조달 차질 등) 발생이 당해 상품 전체의 생산 및 유통에 지장을 주게 되는 경우가 잦아지게 되었다. 이러한 현상들은 재고를 제로화해야 한다는 전술한 최근의 경제경향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재고를 최소화하면서도 전 지구적 규모로 확대된 원료 및 부품조달과 생산 공정의 차질 없는 관리, 생산자와 소비자간의 경제적 거리 단축을 실현할 것인가가 중요한 물류의 과제로 등장하게 된다. 이의 실현은 아주 정교하게 설계된 물류네트워크와 이 물류네트워크의 차질 없는 운영을 통하여 재고는 경제활동에 즉시 필요한 양만 확보하여, 재고비용을 최소화하고, 상품의 진부화를 방지하여야 한다.


물품이 필요할 때, 필요한 양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하고, 재고를 최소화하고, 때로는 재고를 제로화 해놓았다가, 어떤 이유에서든지 갑자기 수요가 늘어날 때 어떻게 이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재고가 기업의 무덤이라면, 기회를 상실하는 것은 또 하나의 기업의 큰 손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교하게 설계된 물류네트워크에는  이러한 상황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도 포함되어야 한다.


JIT라는 개념은 일본의 자동차 생산업체인 도요다 자동차가 세계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생산원가의 최소화를 목표로 개발 실행하여 크게 성공을 거두자 이것을 다른 제조업체에서도 모방하게 되었고, 그 후 국제경제의 발달과 경제의 글로벌화로 국제물류의 중요성이 전 세계 경제 활동의 핵심주제가 되자 글로벌 물류가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로 정착되었다. 그러나 아직도 재고의 제로화는 달성하지 못하고, 적정재고관리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어쩌면 이 JIT라는 개념은 바로 이러한 이상과 현실의 조화점을 찾는 경영기술이 아닐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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