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클랑, PTP 동남아 환적화물 허브로 성장

 
 

아시아-유럽항로 확대로 ASEAN 항만 고속 성장 중
말레이시아의 대표 항만인 포트클랑과 탄중펠레파스가 급성장하는 환적화물량을 무기로 싱가폴항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말레이시아의 탄중펠레파스(Port Tanjung Pelepas, 이하 PTP)항과 포트클랑(Port Klang)항은 지난 10년간 컨테이너 화물 처리량에서 놀라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 항만의 성장을 이끄는 것은 릴레이 무역과 환적 무역이다. 싱가폴항의 물동량도 상승하고 있으나 성장세는 말레이시아항에 비해 잠잠한 수준이다.
최근 몇년간 ASEAN 지역의 항만과 터미널들은 인프라 구축에 엄청난 투자를 진행했으며, 이 지역의 대표항만인 싱가폴항의 마켓 쉐어를 나누고 있다. 동 지역 물동량이 증가하면서 선사들의 직기항 서비스도 꾸준히 늘고 있다. 베트남의 경우 몇몇 아시아-유럽간 서비스와 환태평양 서비스가 기항하고 있다. 많은 선사들이 카이멥 터미널을 이용하는데, 10년 전만해도 동 터미널 물동량 중 90~95%가 싱가폴항을 거쳐 중계됐다. 게다가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등과 비교하면 싱가폴은 항만 배후부지가 협소하다. 따라서 대형 선박 기항지로서는 매력이 떨어진다.

 

 

싱가폴, 배후지 협소·비싼 항비 등 단점에도
최고 서비스로 지위 유지
그러나 싱가폴의 최대 강점은 깊은 수심과 최신식 컨테이너 처리시설, 최고의 터미널 관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싱가폴항을 전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항만 중 하나로 만들게한 원동력이다.
싱가폴항의 이용료는 동남아시아 다른항의 이용료보다 비교적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른 화물 처리로 인해 선박 흐름이 좋고, 효과적으로 선사의 마케팅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은 싱가폴항의 건강한 미래를 보여준다.


싱가폴 경제개발청의 한 관계자는 “싱가폴은 선사들의 능력을 최대화하고 그들의 서비스 향상을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며, “특히 높은 화물관리와 효율적인 서플라이 체인, 고부가가치 화물 처리 등 싱가폴항의 서비스는 더욱 향상됐다”고 외신을 통해 밝혔다.


2011년 싱가폴항의 컨테이너 처리량은 전년에 비해 약 5.5% 오른 2,994만teu를 기록했다. 싱가폴 항만청(PSA)은 현재 연간 3,5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이 건실한 운영마진을 남김에 따라 2018년까지 5,000만teu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확충 계획을 검토 중이라고 전해진다.

 

 

 
 
CMA CGM·MSC 조인트 서비스 포트클랑 이용.. 확장 프로젝트 추진
한편 말레이시아의 포트클랑과 PTP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포트클랑은 환적화물의 기회가 많은 관문항으로 특히 동항 서부두에서는 꽤 많은 중계(relay) 화물이 처리된다. 서부두에서 처리되는 화물 중 55%(2010년 기준 310만teu)가 CMA CGM, CSCL, CSAV, UASC의 환적화물이란 점은 눈여겨 볼 만 하다. 현재 동 부두에는 한달에 CMA CGA 선대가 70회 기항하고 있으며, 동 선사의 연간 화물 창출량은 230만teu에 달한다.


급증하고 있는 물동량을 감당하기 위해 서부두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2013년까지 총 1.2km의 부두가 완공될 예정이며 최근 1단계인 300m가 착공되었다. 포트클랑 서부두 측은 “동 부두는 수요에 기반한 시설 확충을 계획 중으로 우선 1만 4,000teu급 대형 컨테이너 선박 처리를 위해 준비하고 있다”며, “2018년까지 1만 8,000teu급 선박의 입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외신이 보도했다.


CMA CGM과 MSC이 최근 합의한 서비스 협약에 따르면, 포트클랑 서부두를 이용한 확장 프로젝트가 시기적절하게 시작될 예정이다. 올해 4월 두 선사가 시행하는 아시아-유럽서비스 네트워크가 그 예이다. CMA CGM가 운영하는 New FAL1 루프에 1만 3,800~1만 4,000teu 선박이 투입돼 서비스 향상이 있을 것이며, New FAL3에는 1만 1,400teu 선박이 배선된다. MSC가 운영하는 FAL6에는 1만 4,000teu급 선박이, CMA CGM과 MSC가 공동 운영하는 FAL9에는 9,500teu 선박이 배선될 예정이다. 동항 서부두가 환적 허브를 목표로 하는 반면, 다른 메인 터미널인 북측부두는 지역 수출입화물에 집중하고 있다.

 


머스크 유치한 PTP, ‘데일리 머스크’ 효과로 ‘날개’달아
반면 싱가폴항과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PTP는 1999년 10월 싱가폴과 경쟁하기 위한 허브항만으로서 개장했고, 곧 머스크 라인과 에버그린을 유치했다. 당시 머스크는 싱가폴항 이용료와 전용터미널 협상 실패에 대해 불만족스러웠던 상황이었다.


현재 PTP에서 처리되는 화물 중 90% 이상은 환적화물이며, 지난해 총 750만teu를 처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PTP 측은 “당사는 유럽과 미국의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2011년 물동량 성장 목표를 공격적으로 늘렸다”며, “향후 화물 성장률을 수용하기 위해 2개의 추가 시설이 2013년까지 완공될 것”이라고 밝혔다. 동항의 2011년 10월까지 물동량은 전년보다 15.5% 상승한 620만teu으로, 이는 머스크의 영향이 컸다. 지난해 머스크라인의 아시아-유럽항로가 크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특히 ‘데일리 머스크’ 서비스의 개시는 동 선사는 물론 PTP의 물량 증가에도 큰 역할을 했다. ‘데일리 머스크’는 아시아-북유럽간 정시 수송 서비스를 제공하며, 4곳의 아시아 기항지 중 하나가 PTP이다. 동남아시아-유럽간 대부분의 화물이 PTP에서 환적된다는 점은 동 항만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밝게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포트클랑과 PTP는 매년 꾸준한 물량 증가를 통해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들의 성장이 싱가폴항의 쉐어를 얼마만큼 차지할 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 두항의 성장과는 별개로 싱가폴항의 현재 지위는 굳건히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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