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차이나반도, 물류 신천지로 떠오른다

 

세계 제조․물류기업 베트남 투자 확대

최재선 KMI 부연구위원
최재선 KMI 부연구위원

  세계 물류기업이 베트남에 몰려들고 있다. 베트남 또한 자국의 물류 인프라 확충

에 적극 나서는 등 인도차이나 반도가 새로운 물류 신천지로 떠오르고 있다. 정기 컨테이너 선사들은 베트남을 오가는 화물을 잡기 위해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선사뿐만 아니다. 디피 월드(DP World) 등 글로벌 터미널 운영업체(GTO : Global Terminal Operator)도 베트남 항만 개발에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의 롯데마트, 프랑스의 버본 그룹(Bourbon Group) 등 세계적인 유통업체들도 베트남 소비시장을 공략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세계적인 제조업체 또한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70개 넘는 나라가 6,400건이상 투자

  1988년 이후 지금까지 70개국이 넘는 나라가 베트남에 6,400건 이상 투자했다. 외국 기업이 투자한 금액은 640억 달러를 넘고 있다. 외국인 직접투자 금액(FDI)은 최근 들어 가속도가 붙고 있다. 2005년의 경우 2004년(42억 달러)보다 40% 이상 늘어난 58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이 유입됐다. 베트남에 투자하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라와 일본, 그리고 타이완 등 대부분 아시아 국가라는 점도 특이하다. CI가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3개국은 주로 하이테크 산업과 제조업 분야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넉 달 동안 세 나라는 모두 118개 사업에 7억 7,5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외국 기업의 베트남 투자 열기를 다음과 같이 진단하고 있다. 첫째, 정치적인 안정을 기반으로 외국인들의 투자 여건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베트남은 1970년대 이후 점철됐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내고 개혁․개방정책(도이모이 정책)을 추진하면서 투자 환경을 크게 개선했다. 최근 미국과 투자․무역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이끌어 내는 등 정부 차원에서 외국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그 동안 87개국과 양자 협정을 체결, 외국인의 베트남 진출을 간소화하고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둘째, 베트남 시장 자체에 대한 매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의 하나다. 베트남 소비시장은 인구 8,400만 명이 버티고 있을 정도로 탄탄하다. 2005년에 외국의 한 시장 조사기관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베트남의 경우 구매 욕구를 기준으로 세계 8위의 이머징 마켓으로 분류됐다. 인도와 중국을 제외하고는 아시아권 국가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베트남 소비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씀씀이가 큰 젊은 층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다는 점이다. 한달에 적어도 31달러 이상을 소비할 수 있는 22세에서 55세까지의 연령층이 전 인구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의 소비 성향도 슈퍼마켓이나 백화점을 선호하는 쪽으로 변하고 있다. 소비시장 규모가 더욱 커진다는 의미다.

 

정치적 안정과 경제성장 외국투자 유인요인

  셋째, 베트남 진출에 따른 비용 부담이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예컨대 베트남의 평균적인 매장 임대비용은 중국이나 인도, 싱가포르보다 훨씬 낮아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베트남의 경우 공장 근로자의 인건비가 낮고, 근면할 뿐만 아니라 기계를 다루는 솜씨가 좋아 외국 기업이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자 임금은 남중국 지역의 광둥성보다 50% 정도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외국의 일부 제조업체들은 중국 집중화에 따른 위험 분산차원에서 베트남에 진출하는 등 베트남에 대한 선호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넷째, 세계무역기구 협정(WTO) 가입의 가시화 등으로 교역 자유화가 크게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WTO 회원국이 되는 경우 관세 인하 등으로 국가간 교역이 크게 촉진되고, 투자 및 교역 여건이 지금보다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당초 베트남은 2006년 상반기에 WTO 가입을 추진했다. 그러나 협정 가입에 따른 국제적인 기준 이행 등 행정적․법적인 개혁 조치가 늦어지고, 미국과의 양자 간 시장접근협정 체결이 지연되는 바람에 이 같은 일정에 차질이 빚어졌다. 그러나 베트남의 WTO 가입은 거의 확정적인 상태다. 이에 덧붙여 베트남이 속해 있는 아세안이 이 협정에 따라 주요 제품의 관세를 올해 안에 5% 인하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베트남을 아시아 역내 생산․수출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어 외국 투자기업에는 득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하 내용 첨부 파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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