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상근 국토해양부 항만물류기획과 과장
송상근 국토해양부 항만물류기획과 과장
“북항 운영사 통합,  기업이 원하면 적극 지원”

 

▪부산 북항 운영사 통합 논의에 대해?

기본적으로 운영사 통합은 정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없다. 회사를 합치느냐 마느냐하는 문제는 기업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다. 통합논의는 부산 북항 운영사쪽에서 먼저 나온 것이다. 부산항 전체 하역료가 너무 낮고 경쟁이 과열되다보니 다양한 방안들이 나온 과정에서 논의된 것이다. 회사마다 입장과 이해관계가 다르기 때문에 시간을 더 가지면서 검토하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매우 숙고해야 하는 사안이고 정부 입장에서도 바람직한 길이라 하더라도 강제로 이끌어 갈 수 없는 것이다. 지금은 기업들이 각자의 입장을 검토하고 조정하는 시기로, 정부도 차분하게 기업들이 실익을 검토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있다. 업체들의 입장이 정리되고 지원과 조정이 필요할 경우에 정부가 도움을 줄 것이다.

 

▪부산항과 광양항의 선석과잉 문제에 대해?

장기적으로는 부산항의 효율성이 점차 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부산 북항과 신항이 절반씩 컨테이너를 처리했고, 2년 연속 200만teu씩 늘고 있다. 올해 경기둔화를 감안하더라도 약 150만teu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대로 물량이 느는데 반해 부산신항은 2017년이 되야 2-5단계가 개발된다. 앞으로 4~5년간은 신항의 물량이 초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이들 물량이 자연적으로 북항으로 흘러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업계에서 주장하는) 선석 과잉 문제가 자연적으로 해결될 것이다.

광양항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16개 컨테이너 선석의 이용률이 39%밖에 안된다. 부두재배치와 기능전환을 통해 효율성을 높일 계획이다. 우선 1, 2번 선석을 일반부두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항만기본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사안으로, 빠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초까지 조치를 취할 것이다.

 

▪광양항 활성화에 대한 방안은?

2월 15일 제2차관 주재로 YGPA, 광양시, 광양경제자유구역청, 지역 선사 및 하역사 대표 들이 모여 광양항 활성화에 대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나름대로의 방안이 나왔고 그 중하나가 부두재배치와 기능전환이었다. 인센티브제도 개선도 논의됐다. 광양항의 문제점 중 하나가 수입화물에 비해 수출화물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선사의 경우 공 컨테이너를 옮겨야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수입화물과 환적화물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광양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건 터미널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장비 재투자가 필요하다. 현재의 18열 크레인으로는 대형선박의 화물을 제대로 처리할 수 없다. YGPA의 재정이 안좋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방안을 국토해양부와 YGPA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어느정도 재정적 결함이 발생하더라도 장비 재투자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다. 또한 배후단지에 우수기업을 유치하고 물류지원센터를 건립하는 등 선화주에 대한 서비스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쪾하역료 신고제 강화의 효과는?

작년에 하역요금 점검을 했고 올해부터 부산항과 광양항은 연 2회, 기타 항은 연 1회 점검할 예정이다. 신고제를 강화해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은 업체에 대해선 법에 정해진 대로 조치를 할 예정이다. 신고제는 하역요금 안정화를 위한 보완적인 방법이다. 세계적인 항만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도 제값을 받지 못한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처럼 원가에도 못미치는 터무니없는 가격까지 내려간 적은 없었다. 신고제 자체가 하역시장을 안정화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산항의 브랜드 질을 높이고 하역사간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한 방안이다.

 

▪선화주의 역할도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선사와 화주를 설득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안타까운 것은 해운시장도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어 선사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구상하고 있는 아이디어는 있다. 예를 들면, 선사, 하역사, 항만전문가들이 모인 협의체를 만드는 것이다. 서로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프레임을 구성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인천항과 평택항에 대해선 어떤 방안을 갖고 있나?

컨테이너 부두를 다루는 입장에서 너무 전 지역에 컨테이너 부두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중심항만과 특성항만 체제로 가야한다. 인천은 수도권지원과 여객·화물·물류를 같이 하고 평택은 자동차 화물 위주로, 울산은 액체 전문부두로 전문분야를 특화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인천은 2014년 개장될 송도신항이 잘 진행되고 있고 무엇보다도 국제여객터미널이 조기에 안정적으로 건립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평택항도 배후단지 지원과 국제여객터미널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

 

▪장기적인 컨테이너 항만 정책은?

우선 부산항은 환적화물을 더욱 늘리는 방안으로 가야한다. 환적화물 1teu당 경제적 이득이 11만원이다. 지난해 부산항에서 1,614만teu를 처리했는데 이 중 735만teu가 환적화물이었다. 약 8,000억원의 효과가 난 것이다. 선사들과 이야기를 해봐도 부산항만큼 환적화물을 처리하는데 좋은 조건을 갖춘 항만이 없다고 한다. 수출입화물이 안정적이고 항로와 피더 네트워크가 다양하며 기상 조건도 좋다. 중국의 경우 지난해 청도항이 안개로 97회, 상해항이 77회로 항만작업이 중단됐다. 이에비해 부산항은 모든면에서 최고의 여건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와 BPA, 선사들이 최근 워킹그룹을 만들어 볼륨인센티브 제도 개선방안을 만들었다. 요지는 안정적으로 부산항을 찾는 선사들을 우대할 수 있도록 틀을 바꾼 것으로 현재 시행되고 있다.

항만 배후부지 활성화도 매우 중요하다. 지난해 부산항 배후단지에서 총 60개 기업이 50만 7,000teu, 전국에서 110만teu를 창출했고, 고용인원이 부산에서만 1,000명, 전국 2,500명에 달한다. 광양항의 절반정도 되는 물량을 배후단지에서 창출한 것이다.

배후단지에 입주한 기업들이 과연 제대로된 부가가치 활동을 하고 있는가에 대한 비판도 있다. 정부차원에서 이를 관리할 계획이다. 전체 배후단지 기업을 분류해 등급화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년 실적과 비즈니스모델을 검토해 3년마다 실적평가를 시행할 것이다. 50년간 장기임대할 수 있고 임대료가 다른 부지에 비해 대단히 저렴하다. 이런 혜택을 받는 기업들은 제대로된 부가가치 창출 활동을 해야한다는 의미에서다. 단순히 땅 나눠먹기식이 아닌 배후단지 입주업체의 수준을 높여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단지로 육성하겠다.

인력양성도 중요하다. 우수한 인력들을 유치하기 위해 정부 예산을 단계적으로 증액할 예정이다. 지원규모를 늘리고 산학연계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 단순 물류 지식이 아니라 대학·기관·기업이 함께해 인재를 키우는 방안을 개발할 것이다. 현재 우리과에서 해운항만전문인력이 모일 수 있는 웹사이트를 구성하고 있다. 물류관련 학생들과 기업의 인사팀, 해운항만 전문가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대화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구인구직은 물론이고 관련 정보와 논문, 커뮤니티 활동도 함께할 수 있도록 구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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