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 CIS ‘지식기반 경제협력채널’강화 필요”

 
 

 

수교 20년 기념 한-CIS 비즈니스 파트너십 발전 모색

 

지식경제부가 주최하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주관한 ‘한-CIS 비즈니스 포럼’이 지난 14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한국과 CIS 지역의 수교 2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양국의 미래 동반성장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모색하고자 마련됐으며 오성근 KOTRA 부사장, Rosvsan Jamshidov 주한 아제르바이젠 대사, 문재도 지식경제부 산업자원협력실장 등 정부기관 및 관련업계에서 약 28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발제는 김석환 주성대학교 부총장의 ‘한-CIS 20주년 평가 및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주축으로 진행됐다. 그 외에도 조지아와 벨라루스 등의 CIS 국가투자청이 동 지역과 관련한 투자환경과 유망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으며, CIS지역 사업진출 성공사례 발표로써 김윤식 신동에너콤 회장과 정만수 영산CIS 본부장, 이재환 현대종합상사 상무가 각각 우즈베키스탄,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의 사례를 소개했다.

 

수교 20년간 對CIS 무역량 26배 성장
“EU 맞먹는 인구규모, 거대 단일시장 부상 기대”

지난해 기준 한-CIS가맹국 연합과의 무역규모는 260억달러를 기록해 한국과 CIS국 연합이 처음 수교를 맺은 지난 1992년 당시의 10억달러에 비해 약 26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對CIS국 시장에 대한 국내 수출입 기업의 관심도 지난 10년동안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CIS시장에 진출한 국내기업 현황에 대해 오상근 KOTRA 부사장은 “현재까지 KOTRA 집계에 따르면, 약 250여사가 진출해 50억불 이상 의 투자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모지에 가까웠던 대 CIS시장이 국내 기업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다국적 기업의 높은 관심에 따라 이머징 마켓으로 급부상하자 신흥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이해관계자 및 정부당국의 투자유치경쟁은 앞으로 더욱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라는 것이 KOTRA 측의 설명이다. CIS 지역은 전세계 천연가스의 40%가량을 보유한 차세대 에너지부유국으로서, 지정학적으로도 아시아-유럽의 교량역할을 하고 있다. 동 지역은 또한 유라시아 경제권에서 유럽연합에 버금가는 인구규모를 기반으로 한 거대 단일시장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KOTRA 측은 “한-CIS 수교 20주년을 계기로 양국간 비즈니스망 확대를 위해 신사업 창출에 노력을 더욱 기울이겠다”고 밝히며 이같은 노력이 양국 협력체제와 수반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석환 주성대학교 부총장 ‘한-CIS 수교 20주년 평가 및 경제협력 강화 방안’
“지식, 협력, 개방 3박자 맞아야”

기조연설 발제자로서 강단에 선 김석환 주성대학교 부총장은 ‘더 큰 협력을 통한 더 큰 기회 창출’이란 부제로 수교 20년 해를 맞아 한국과 CIS지역의 지난 사업을 평가하고 향후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국제개발전략연구소장을 동시에 역임하고 있는 김석환 부총장은 CIS연방 통계청의 자료를 통해 최근 20년간 CIS지역 경제력 집계는 자원부국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CIS가맹국내 자원빈국에 대한 기존의 인식은 내정혼란에 기인한 불안정 경제개발 소외국이었으나, CIS지역 전체국가의 경제안정성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며, 자원보유 정도를 척도로 국가정치경제 상황을 평가하는 것은 동 지역에서 발생하는 변화를 정확히 판단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CIS 국가 내에서 모두가 칭찬했던 정치 리더십의 모범적인 전형이었던 키르기스스탄은 실질적으로 민주주의를 대표하는 국가라는 평을 받지 못했다. 키르기스스탄 저변에도 역시 민주주의가 확산돼 있었을 뿐만 아니라, 올바른 정치 리더십 이면에는 예측 불가한 정치적 혼란이 국가 내부적으로 지속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권위적이이라는 평을 받았던 주변 국가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정치적 형태를 보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가장 민주적이라고 손꼽았던 키르기스스탄의 정치 안정성은 회의적인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따라서, CIS 진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은 동 지역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 ‘지식’의 중요성을 선결적으로 파악하고, 가명국가별 정치·사회·문화·경제를 주변국과의 역사적인 관점을 통해 정확한 지식을 체득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확한 국가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CIS 국가별 통계자료를 시의적절하게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대CIS 진출 기업은 또한 기존의 화석연료시장에 대응하던 단순 기업점유율 경쟁에서 벗어나 인류 전체를 위한 차세대 원료 개발 협력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김 부총장은 “한-CIS 양 지역간 협력 강화를 위해 시각을 좀 더 넓혀 보면 냉전 종식에 따라 한국과 중앙아시아는 수교를 맺을 수 있었고, 냉전종식을 잘 활용했기 때문에 한국은 오늘날과 같은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며, ‘지식’과 더불어 ‘협력’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제개발은 또한 CIS 국가들에게 있어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국제경제관계에 있어서도 고도화된 산업국가로서 한국은 천연자원 등 원자재 부족과 금융위기라는 열악한 경제발전환경 가운데서도 빠른 GDP성장을 이룩했고, 이러한 사례는 CIS 국가에게 새로운 경제전략모델을 제시할 뿐만 아니라 고무적인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반대로 CIS국가의 천혜의 자원환경은 국내 산업 및 경제개발에 보완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따라서 양국의 전략적 경제 파트너십 구축 20주년은 그 의미가 깊고, 향후 발전모델에 있어서도 양국의 협력강화 입장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 부총장은 “에너지 및 지식경쟁심화는 냉전 후 세계흐름을 주도하는 큰 흐름이었으며, 이같은 경쟁관계에서 지식, 협력, 그리고 개방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며, 이들 3요소가 서로 조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CIS 진출, 각국 발전양상·시장특성 고려
“국가별 지역별 유망사업 진출분야 꼼꼼히 따져야”

김 부총장은 CIS가맹국을 5그룹으로 분류하고 그룹별 개별 국가별 특성을 고려한 진출전략을 수립할 것을 권고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CIS 지역을 대표하는 러시아와 한국의 교역현황은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러시아의 왕복 교역규모는 이미 200억 달러를 넘어섰으며 대 러시아 수출 규모도 100억달러를 돌파했다. 그는 “러시아 1개 국가와의 단독 무역규모가 100억달러가 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양국간 전략적 파트너십의 중요성이 설명된다”며, 러시아는 앞으로 전략적인 시장으로 점차 경제발전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한국의 對 러시아 자원진출은 시기상 일본 및 기타 선진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늦게 시작됐다. 미국, 일본 등은 이미 70년대 이후부터 적극적으로 구소련 지역의 자원개발에 참여해오면서, 러시아 극동 지역을 중심으로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전역에 넓게 확보된 천연 광물에너지 자원과 연계한 외국기업들의 대표적인 대 러시아 투자 참여방안은 광물자원 매장지 개발을 위한 라이센스를 획득한 조인트 벤처를 러시아 현지에 설립하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대규모 투자 자본을 통해 다양한 개발 프로젝트를 상대적으로 진행하기 수월한 입장에 있고 또 러시아내 광구에 상당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사례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소 기업의 시장진출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러시아를 포함한 CIS 지역에 대한 외국기업 진출현황에서 마이너 기업들의 적극 진출 사례도 종종 집계되고 있다.

 

한 예로 중국국영석유공사 CNPC가 사우디아라비아의 Nimir사와 Chevron Texaco사로부터 유전지분을 인수해 카자흐스탄내 지분을 증대시킨 바 있다. 국내 사례에도 한국석유공사와 한국가스공사를 주축으로 해외 에너지원 탐사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들과 국내 기업들 간의 컨소시엄이 구성돼 러시아 등지에서 자원개발 사업 참여가 진행되고 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시베리아 지역은 기계 및 플랜트에 대한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서 노보시비르스크를 비롯해 알타이 지역 등에서 발전소용 중장비, 금속제련 플랜트, 광산 기계, 설비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에너지 관련 기자재의 수출이 유망한 지역은 주로 러시아 극동 지역 및 시베리아 지역에 집중돼 있는데, 이는 실제 생산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지역이 러시아 극동 및 인근 지역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러시아는 2000년대 이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달성해왔다. 이와 관련, 러시아는 자력으로 독자적인 개발력을 구축함에 따라 최근 지하자원법, 외국인 투자제한법, 대륙붕 이용법 등 자원관련법 개정을 통해 자국의 자원 통제를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더불어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로 러시아 에너지 기업들의 수익이 악화되면서 자국 경제개발속도가 주춤세를 달리자 이러한 러시아의 경계대응 태세가 더욱 강화될 우려도 적잖게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진출 사업별 대 러시아의 철저한 사전조사를 통해 사업진출 리스크를 분석해야 하는 동시에 관련 사업법도 꼼꼼히 점검해야 한다.


김 부총장에 따르면, 올해 러시아는 국제금융시장의 안정화를 국정의 최대 과제로 진행할 전망이다. 이머징 국가로서 국제금융 발언권 확대와 국제안정금융권 확충이 러시아 대외경제정책의 주요 목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러시아의 ‘경제발전 2030’ 전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는 “러시아는 글로벌 탑 10의 무역볼륨을 확보한 상태이며 2030년에는 세계 GDP성장 집계에서 4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를 비롯한 대 국내기업의 CIS진출 확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대외역량 강화를 위한 지식력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김 부총장은 한국이 “관료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며, 국가기관의 엘리트 관료 및 기업인들이 신흥시장에 대한 발빠른 정보와 정확한 지식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전 국민이 행복한 2조달러 돌파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신흥시장에 대응하는 국가 관료와 기업인 공동 노력이 필요하며 CIS 지역과의 협력강화는 물론 사업분야별 국가·지역별 효율정책을 개발해 나가는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문재도 지식경제부 산업자원협력실장은 “안정적인 우정은 도끼로도 갈라놓을 수 없다”며,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동 행사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는 양국의 상호보완 발전정책을 통해 경제시너지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도록 대 CIS 산업 다각화 및 민간주도의 경제협력 채널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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