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동훼리 ‘동방명주6’호 인천-단동 주3회 운항 / 여객 800명 수용, 화물 160teu 카페리... 단동, 백두산길 관문 역할

 
 

인천국제여객제1터미널에서 출국 수속 준비
인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36번 버스를 이용해 인천국제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인천국제여객터미널은 제1여객터미널과 제2여객터미널로 이원화돼 있어 출발 전 미리 위치를 체크 해야한다. 현재 제1여객터미널에서는 단동, 대련, 영구, 진황도, 연태, 석도로 향하는 카페리사가 운영 중이고, 제2여객터미널에는 연운황, 위해, 청도, 천진으로 향하는 카페리가 운항 중에 있다.

 

 

 
 

국제여객터미널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이미 삼삼오오 모여 있었다. 알록달록 등산복을 입은 관광객들과 자기 몸 크기의 가방을 짊어진 보따리상들을 비롯해 이번 한국해사문제연구소가 주최하는 ‘선상세미나’참가인원 150여명이 인천국제여객터미널 앞에 집합했다. 인원체크와 간단한 소개를 마치고 드디어 터미널 안으로 이동했다.

 

 

 
 
 

인천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두 층을 올라가면 3층에는 출국장이 있다. 이곳 출국장에는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출국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금 전 보았던 보따리상들은 본인들이 가져온 물건을 먼저 검사받기위해 새치기도 서슴지 않았다.


검색인원의 보강이 너무나도 필요해 보였다. 많은 카페리 선사들이 CIQ(Customs, Immigration and Quarantine 세관, 출입국 관리 및 검역) 절차의 간소화와 인력보강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차례를 기다려 드디어 검색대에 이르렀다. 비행기 탑승시와 마찬가지로 가방을 통과시키면 X-Ray 기계를 통과해 반대편으로 나간다.

 

물론 기자도 검색대를 통과해 드디어 출국이 가능하게 됐다. 검색대를 통과해 나가려는 순간 한 바탕 소동이 일어났다. 한 중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새치기를 하자 한국 상인들과 직원들이 그를 제지했고, 다른 중국인이 다가와 항의를 하면서 시끄러운 상황이 발생됐다. 하지만 이내 출국장은 다시 안정된 모습을 되찾았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출국심사로 바삐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국장을 빠져나오자 눈앞에 면세점이 나왔다. 이날 면세점을 관리하고 있던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기존에 있던 면세점에서 고급화를 선언하고 리모델링을 통해 명품 전용관을 새로 조성했다고 말했다. 올해 새롭게 재정비한 명품전용관에는 구찌, 프라다, 코치 등의 고급 브랜드와 에스티로더·랑콤 등 해외 유명 화장품을 백화점이나 시내 면세점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기존에 판매하던 물건들에 명품까지 더해지니 중국으로 돌아가는 중국 관광객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해 보였다.

 

 

 
 

 

 
 

‘동방명주6’호 승선
면세점을 지나 버스를 이용해 단동훼리의 카페리선인 ‘동방명주6’호(ORIENTAL PEARL 6)’로 이동했다. 드디어 중국으로 가는 세미나 일정이 시작된 것이다. 버스 창문으로 동방명주호가 보였다. 굉장히 긴 길이의 동방명주호. 어림잡아 6층 정도 되는 높이의 거대한 건물이 눈앞에 있는 느낌을 받았다. 단동훼리 관계자에 따르면, 동 선박은 승무원을 포함해 850명을 수용할 수 있다.

 

98년 처음 주 3회 인천-단동 운항을 개시 한 이래 지난해 여름 599명 정원의 동방명주 2호에서 200여명 가량의 수용인원을 늘렸다. 컨테이너는 20피트 기준 평균 160teu 정도를 싣는다. 카페리선에 오르기 위해 지상에서 드디어 발을 떼 연결통로에 몸을 실었다. 폭 1m, 길이 20m의 쇠로 된 덜컹거리는 연결통로를 지나 동방명주호에 올랐다.연결통로의 끝에 바로 배의 로비가 나올 것이라 생각했지만 눈앞에 펼쳐진 것은 컨테이너가 야적된 모습이었다.

 

카페리 선박의 특성상 화물을 하부에 넣어야 흔들림이 적기 때문이라는데 배의 첫 인상이 결정되는 곳인 만큼 조금은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바로 객실로 이동하는 계단을 오르니 조금은 서툰 한국어를 구사하지만 친절하게 인사하는 승무원들이 양 손을 가지런히 허리밑에 모아 웃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조선족 특유의 말투와 함께 90도로 인사하는 다부진 체격의 여 승무원이 승객들을 안내했다.

 


중앙 로비에는 안내데스크를 비롯해 잡화점과 면세점, 피자와 윙 등을 판매하는 양식스낵코너점이 원형으로 배치돼 있다. 객실은 안내데스크 로비를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보이는 오른쪽 통로를 통해 이동할 수 있다. 이번 선상세미나 참가인원이 묵었던 객실은 6인실로, 객실은 창측 내측 두 칸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객실당 화장실 1실이 마련돼 있어 기존의 공동화장실을 사용했던 동방명주 2호와 차이를 두었다. 기자가 묵었던 객실은 가운데 창을 통해 바다가 내다보이는 창측 객실로, 선박이 출항했던 오후 6시 즈음부터 저녁식사 전 까지 약 1시간 가량은 녹색 빛을 띄는 바다를 잠시나마 볼 수 있었지만 그 이후부터는 온통 암흑으로 덮여, 창을 통해 바다위에 떠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6인실 객실에서 계단을 따라 한층 더 올라가게 되면 약 200여명이 묵을 수 있는 다인실이 있다. 6인실이 개인공간이 확보돼 있는 장점이 있다면 다인실은 여러 사람과 함께 탁 트인 공간을 공유하는 특징 때문에 동반인원의 특성에 따라 동승객과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도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 승선 소감은 평소 육상에서의 장시간 차량이동에도 어지러운 고통을 호소하는 멀미증상을 느껴본 적은 없었지만 차를 타면 보통 눈을 감고 잠들어 버리는 것이 습관이 되버린 터라 배에서도 육상에서 처럼 크게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했건만, 식사 후부터 시작된 어지러움 증이 선상세미나가 끝나갈 9시 무렵 극에 달했다. 찬 공기를 좀 쐬야겠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갔다지만 결국 안되겠다 싶어 다시 문을 열고 화장실로 들어가 구토를 시도했다.

 

객실에서 잠자리를 청할때는 더욱 어지러움 증이 심해졌다. 누워 있는 동안에도 내내 머리가 이쪽 저쪽으로 쏠리는 듯한 느낌 때문에 마치 놀이기구를 타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동방명주6호 첫 승선의 밤은 일부러 더 잠을 청해보려고 애쓰면서 그렇게 깊어갔다. 선박 내 안내데스크에도 멀미약이 구비돼 있지만 복용 후 일정 시간이 경과해야 약 효과가 나타난다고 하니 평소 차멀미를 겪지 않는다고해도 처음 승선을 앞두고 있다면 멀미약을 꼭 챙겨두라고 권고하고 싶다.

 

6인 객실 이용에는 별다른 불편함은 없었지만 새벽에 한기가 조금 느껴져 가지고 왔던 얇은 긴 소매 겉옷을 더 걸쳐 입고 잤다. 인천에서 약 16시간 남짓인 단동은 1박으로 충분했기 때문에 수면시간과 식사, 행사시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선상에서 보낸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지만 선내에서 이동시에는 간편한 슬리퍼가 요긴하게 쓰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선내 식사는 고등어 조림과 계란말이, 쌀밥과 육개장, 김치 등 한국인 입맛에 맞는 식단으로 준비돼 있어 식사에도 큰 불편함이 없고 객실 편의시설은 각 방마다 TV가 한 대씩 걸어져 있고 잠자리를 위한 침구도구도 대체로 청결하게 정돈돼 있다.

 


이튿날 오전 조식후 마련된 선내 브릿지 체험에서 이번 선상세미나 참가단은 각 일행과 함께 선박 구조물과 항해시스템 등을 둘러보고 바닷바람을 등진 채 선상에서 각자 자유롭게 기념사진을 찍는 등 동방명주 6호 갑판에서 시간을 보냈다. 이번에 동승한 인원의 연령대는 초등학교 취학 아동부터 80세 백발의 노인까지 다양했으나 배 위에서 맞는 아침공기를 들이쉬는 모습에서는 모두 들뜬 기색이 역력히 드러났다.

 

브릿지 체험을 마친 뒤 오전 9시경 동방명주6호는 중국 랴오닝성 단동항에 무사고로 입항했다. 해사문제연구소 측의 선상세미나 참가자 외에도 이날 동 선박에 탑승했던 승객은 652명으로, 워낙 대규모 인원이 이동하다보니 로비에서 줄을 서서 조별로 차례로 이동했다.

 

 

 
 

단동항에 하선할 때는 국방색의 군복을 차려입은 단동항 공안들의 제재로 사진촬영 경고를 받아 하선 촬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딱딱하고 경직된 자세로 서있는 공안들을 보면서 필요이상으로 사뭇 경계가 심하다는 느낌을 받아 기분이 썩 좋진 않았다. 연구소 측이 단동항을 찾은 12일 오전에는 적재된 컨테이너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지만 인천항과 비교해 단동에는 석탄 등이 채굴된 작업장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비온 뒤 흐린 날씨 속에서 단동항에 대한 첫 인상은 회색이 만연한 화산재와 같았다.

 

 

 
 
인천항 여객 부두와 너무나도 비교되는 낙후된 시설과 굳은 얼굴의 공안들, 검은 석탄언덕 등의 이미지는 처음 단동땅을 밟은 기자에게 모두 낯설게 다가왔다. 인천항 여객터미널에서 동방명주호 까지 이동을 위해 버스를 탑승한 시간은 약 2분 남짓이었지만 단동항에서 입국 수속을 밟기 위한 단동 여객터미널까지 버스를 타고 이동한 시간은 약 10~15분으로, 남한의 100배 면적에 달하는 중국의 크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단동훼리 여객선은 백두산 관광 관람객이 전체 승객의 약 80%이상을 차지할 만큼 인천-단동 항로승객이 고정적으로 확보돼 있지만 언젠가는 중국을 통해서가 아닌 한반도 땅을 통해 백두산을 오를 수 있기를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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