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터미널 확보 경쟁 “공급망 안정 최우선”
MSC, 머스크, CMA CGM, 하파그로이드 등 터미널 투자 열풍
COVID19 이후 항만 터미널 ‘주목’ HMM은 해외 8곳 운영 중

 

글로벌 정기 컨테이너 선사들이 각국 항만 컨테이너 터미널의 확보를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MSC, 머스크, CMA CGM, 하파그로이드 등 주요 선사들은 COVID 19 이후 성장전략이 바뀌면서 공급망 안정화를 최우선 기치로 내걸고 터미널 신규개발과 확대, 지분인수, 운영계약 연장 등을 통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고 공급망 서비스 프로바이더로 확실히 자리매김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항만 컨테이너 터미널에 투자하는 정기선사들의 수가 크게 늘고 있다. COVID19의 글로벌 공급망 대란 이후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항만 터미널 인프라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선사들은 컨테이너 해운사업 뿐 아니라 항만 터미널 확보를 위한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MSC, 머스크, CMA CGM 등 항만 자회사를 두고 전 세계 거점에 활발히 투자하고 있는 대형 선사들 뿐 아니라 하파그로이드, 에버그린, ONE 등이 후발주자로 항만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들은 제한된 항만시장에서 지분 인수나 신규개발 및 확대투자, 임대계약연장 등을 통해 점유율을 높여가면서 전 세계 컨테이너 항만의 시장 판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드류어리에 따르면, 컨테이너 선사들의 항만시장 진입으로 PSA, DP월드, 허치슨포트 등 글로벌 항만 운영사(GTO) 뿐 아니라 리저널 항만 오퍼레이터들과의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특히 최근 개발도상국 및 신흥국에서 계약이 만료된 컨테이너 터미널의 경우 연장갱신 및 신규 진입을 위한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1990년대말에서 2000년대 초 체결된 터미널 임대계약은 현재 갱신 시점이며, 특히 남미, 동남아, 아프리카 등지의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의 터미널에 주목하는 선사들이 늘고 있다.

드류어리에 따르면, 2022년 전세계 GTO의 수는 21곳이며 연간 성장률은 0.6%로 나타났다. 리딩 오퍼레이터들은 글로벌 항만 물동량의 48%를 처리했다. 매출액은 물동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증가세였으며, 2022년 하반기의 경우 팬데믹 이후 공급망 정상화로 보관 매출액이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머스크, 전 세계 항만 인프라 확대 적극 투자

머스크는 항만운영 자회사 APM터미널을 통해 전 세계 항만 네트워크 공급망 안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APM터미널은 올초 미국 루이지애나에 5억불을 투자하여 최신식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하기로 했다. 동사는 플라크마인즈(Plaquemines)항에 5억달러를 투자하여 최신식 컨테이너 터미널을 개발하기로 했으며, 항만당국과 LOI를 체결하고 확장 옵션과 함께 30년간 부지를 임대했다.

초기 5억달러 투자는 민간 펀드로 진행된다. 터미널 개발 초기 단계는 200에이커이며, 온도크 레일과 1만 4,000teu급 선박을 처리할 수 있는 선석을 갖추게 된다. 확장 옵션은 최대 900에이커이다. APM터미널은 현재 미국에서 4개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전 세계에서 62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26년까지 브라질 항만 터미널 개발을 위해 9억 6,200만유로(10억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수아페(Suape) 신규 터미널의 1단계 개발에는 4억 8,300만달러를 단독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로테르담항에서는 마스블락테II 터미널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동 프로젝트는 2026년 하반기 운영을 목표로 약 47.5헥타르 부지와 1,000미터의 심해 안벽을 확보한다. 터미널 물동량 처리 능력은 약 200만teu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이집트에서도 터미널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집트 포트사이드 동부에 있는 수에즈운하컨테이너터미널(SCCT) 개발을 위해 5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반면 운영 효율성이 떨어지는 비핵심 자산은 적극 매각하고 있다. APM터미널은 올초에 지난 8년간 운영해왔던 스페인의 ‘가스뗄욘(Castellon) 터미널’을 AD Ports에게 매각했다.

MSC, 인도 아다니 인수 및 HHLA 인수 추진

MSC는 항만터미널 자회사 TiL(Terminal Investment Ltd)을 통해 전 세계 컨테이너 터미널 확장에 힘쓰고 있다. TiL은 2000년에 설립돼 현재 유럽, 북미, 남미,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서 74개 컨테이너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TiL은 지난해말 인도 ‘아다니(Adani Ennore Container Terminal Pvt Ltd, AECTPL)’의 지분 49%를 인수했으며, Ennore 터미널 운영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인도 동안에 자리한 AECTPL은 연간 80만teu를 처리하고 있다. 터미널 운영계약은 2044년까지이며, 연간 처리 물동량은 140만teu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MSC는 지난해 10월에는 독일 터미널 오퍼레이터 ‘유로게이트’와 합작하여 ‘MSC Gate Bremerhaven’을 25년간 연장 운영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MSC의 독일 북부 항만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브라질 산토스항과 나베간테스항에도 오는 5년간 14억 6,000만달러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TiL은 우선 APM터미널과 파트너십으로 운영하는 산토스항 BTP 컨테이너터미널에 8억 4,000만달러를 투입한다. 2027년 만료예정인 임대계약은 20년 더 연장할 예정이다. 나머지 6억 3,000만달러는 나베간테스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투자하기로 했다.

TiL은 브라질 산토스 및 나베간테스항 외에도 리오데자네이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으며, 카보타지 회사 Log-in Logisctica를 인수한 바 있다.

현재 MSC는 독일의 터미널 오퍼레이터인 HHLA의 지분 49.9%를 추가로 인수하는 절차를 추진 중이다. 현재 HHLA는 MSC와 함부르크시가 공동으로 지분 92%를 소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계약은 2024년 2분기 내 완료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이 완료되면 MSC는 HHLA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CMA CGM이 인수한 GCT 뉴욕 터미널
CMA CGM이 인수한 GCT 뉴욕 터미널

 

CMA CGM, 미국·브라질·스페인 터미널 투자 확대

CMA CGM은 항만 터미널 자회사로 ‘CMA Terminals’와 ‘Terminal Link’ 2곳을 두고 있으며, 전 세계 60여개의 항만 터미널을 운영 중이다.

CMA CGM은 최근 미국 동안과 서안에서 총 3곳의 터미널을 인수하면서 북미 지역 핵심 게이트웨이로서 공급망을 한층 강화했다. CMA CGM은 2022년 뉴욕·뉴저지항에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GCT(Global Container Terminals)’와 계약을 체결하고 GCT 베이온 및 GCT 뉴욕터미널 2곳의 인수를 완료했으며 총 6억달러를 투자해 터미널 확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뉴저지 베이온과 뉴욕 스테이튼섬에 위치한 2곳의 터미널은 다목적 시설로 연간 200만teu의 처리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번 확장사업으로 최대 80%까지 증가된 캐파가 예상된다.

또한 2021년에는 미국 롱비치항 ‘Fenix Marine Services(FMS)’를 인수하면서 현재 미국에서 보유, 운영 중인 터미널은 총 7곳으로 늘어났다.

유럽과 지중해 컨테이너 터미널 입지도 다지고 있다. CMA CGM은 2023년 6월에 코스코십핑포트 발렌시아(CSP) 터미널의 오너십 지분 49%를 인수했으며, 스페인 북부에 위치한 빌바오 터미널의 지분 38%도 인수했다. 동 터미널들은 CMA CGM의 엔드투엔드 해운 및 물류 내륙 솔루션을 지원하게 된다. CSP 발렌시아는 스페인 최대 컨테이너 터미널 중 하나로 350만teu를 처리할 수 있으며, CSP 빌바오는 95만teu를 처리할 수 있다.

CMA CGM은 브라질 항만시장에서도 신규 투자에 나선다. 동사는 브라질 포르탈레자에 있는 Mucuripe항에서 터미널을 운영 중이며, 8,000만달러의 기존 투자 뿐 아니라 새로운 투자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파그로이드가 지난해 인도 터미널 운영사 JM BAXI의 지분 40%를 인수했다.

 

하파그로이드, 터미널 전문회사 신설 등 ‘후발주자’ 공세

독일선사 하파그로이드도 후발주자로서 컨테이너 터미널 전문회사를 신설하는 등 공세를 펼치고 있다.

동사는 지난해 9월 터미널사업 전문회사 ‘하파그로이드 터미널 홀딩(HLTH)’을 로테르담에 설립하며 인수전략을 중심으로 한 본격적인 터미널 포트폴리오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하파그로이드는 2023년 칠레의 대형 운항사인 SM SAAM의 자회사 2곳에 대한 인수를 완료하고 북미와 중남미에서 컨테이너사업을 한층 강화했다. 지난해 1월에는 이탈리아 물류기업 스피넬리 그룹의 주식을 49% 확보하면서 이탈리아 터미널 Livorno의 지분을 확대했다. 인도에서도 현지 터미널 운영사 ‘J M Baxi Ports & Logistics Limited(JMBPL)’의 지분 40%를 인수하면서 핵심 성장시장으로서 입지를 넓혀나가고 있다.

이외에도 하파그로이드는 윌헴슨하벤의 JadeWeserPott, 함부르크 컨테이너터미널 Altenwerder, 탕헤르의 터미널 TC3 등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터미널 및 인프라 사업을 전략적으로 확대해나가는 모습이다.

코스코, 에버그린, ONE도 터미널 확장 열풍

중국 코스코도 터미널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 코스코 그룹 산하에 있는 ‘코스코십핑포트(COSCO Shipping Ports)’는 항만 자회사로 아시아, 미주 등지에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코스코십핑포트는 지난해 3월에는 이집트 Sokhna 신규 컨테이너 터미널의 지분 25%에 대한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동 프로젝트는 이집트 정부의 지원 하에 코스코십핑포트를 포함한 산업계가 운영, 건설할 예정이다. 운영기간은 30년이며 투자금액은 3억 7,500만달러이다. 연간 처리능력은 170만teu가 예상된다.

대만선사 에버그린은 ‘Evergreen Marine Corporation(EMC)’을 항만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EMC는 대만(타이창, 카오슝), 파나마(Colon), 미국(캘리포니아, 워싱턴) 등지에서 컨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다. 에버그린은 COVID19 이후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내세우고 로테르담의 유로막스 터미널 지분 20%를 지난해 8월 인수한 바 있다.

ONE는 MOL과 NYK로부터 LA항의 트라팩(TraPac)과 유센 터미널(Yusen Terminals)의 지분 51% 인수를 지난해 완료했다. 유센터미널은 THE얼라이언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에버그린, CMA CGM, APL, COSCO, OOCL에 슬롯 차터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ONE는 글로벌 무역흐름의 유지에 있어 컨테이너 터미널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새롭게 인수한 컨테이너 터미널들을 핵심 및 전략적인 게이트웨이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또한 ONE는 컨테이너 해운 허브 및 게이트웨이에 터미널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동사는 수익의 변동성에 대응하고 컨테이너 해운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부문의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ONE는 싱가포르에서 PSA와 합작 터미널회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합작회사 지분은 40%이다.
 

HMM은 지난해 9월 대만항만공사와 카오슝터미널 임대계약을 20년 연장했다.

 

HMM, 전 세계 8곳 거점 터미널 운영

현재 우리나라의 HMM이 운영 중인 국내외 컨테이너 터미널은 총 8곳이다. HMM은 국내 부산, 광양의 2곳 터미널과 더불어 미국(타코마), 대만(카오슝), 스페인(알헤시라스) 3곳에서 자영터미널을 운영하며 최신 시설과 시스템, 철저한 안전관리로 높은 운영 효율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 롱비치, 네덜란드 로테르담, 싱가포르 등 3곳의 항만에서는 터미널 지분 참여를 통해 안정적 기항과 수익 확보를 시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HMM은 오는 2026년까지 선박과 터미널, 물류시설 등 핵심자산에 10조원을 투자한다는 중장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HMM은 지난해 9월 대만 카오슝터미널을 운영하는 법인 ‘HMM퍼시픽’을 통해 임대가 만료된 계약을 갱신했다. HMM은 대만항만공사 TIPC(Taiwan International Ports Corporation)와 계약을 맺고 카오슝터미널 선석 76-78에 대한 임대계약을 20년 연장하기로 했다. HMM은 이를 통해 카오슝항을 아시아태평양 운영 센터 중 하나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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