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항지로서 한국을 매력화 하라

 

한중일 3국 항만국장회의서 공동연구 결과 발표
크루즈 박람회·심포지엄·웹사이트로 적극 PR 필요

 

손꼽아 기다렸던 여행도 다 마치고 귀가하면 “역시 집이 최고야”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귀소본능 탓도 있겠으나, 여러 여행지를 이동하는 수고가 불편하기 때문일 것이다. 크루즈는 여행지간의 이동시간에 자유와 편안함을 준다는 측면에서 날로 수요가 늘고 있어 전세계 크루즈 여객 수요가 1,000만명을 넘어섰다.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해온 크루즈산업은 최근 동남아시아지역에까지 확산돼 아시아의 시장점유율이 7%에 이르렀다. 아시아지역은 중국을 축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룩하고 있는 만큼 크루즈사업도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스타크루즈사가 한중간 단기 크루즈상품을 운영한 경험이 있고, 현대아산이 크루즈선박을 이용한 금강산 관광상품을 운영함으로써 크루즈산업이 진작 선을 보였다. 그러나 지금은 이 모든 서비스가 중단되고 팬스타드림닷컴이 부산에서 운영하는 주말 연안크루즈만이 크루즈의 명맥을 잇고 있는 정도다. 

 

부가가치 높은 미래산업으로 크루즈 뜬다

크루즈산업이 해운산업 중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미래산업으로 인식되자 해운강국을 중심으로 크루즈사업 활성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이 자체 연구과제로 ‘크루즈 관광산업 발전기반 조성방안’을 채택해 우리나라의 크루즈산업 발전가능성을 점검하고 그 기반조성 방안을 도출해 정책제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정부는 크루즈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기초작업으로 크루즈사업을 해상여객운송사업에 추가시킬 계획이다. 대외적으로는 한중일 3국간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한 공동연구와 협력 논의에 민관이 동참하고 있다. 


지난 해 10월말 일본에서 개최되었던 한중일 3국 항만국장회의에서도 ‘동북아시아 크루즈산업의 잠재력’이라는 주제의 한중일 3국의 공동연구 결과가 보고돼 관심을 끌었다. 이 보고서는 “한중일 3국 크루즈 사업의 잠재력이 높다”고 진단하고 “크루즈사업을 효과적으로 성장시켜 활성화하려면 3국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 나라중에는 크루즈산업의 선구자격인 일본도 한국과 중국에서 크루즈산업이 성장발전하면 일본의 크루즈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한중일 3국의 공동연구진은 지난 3년간 진행해온 공동연구 결과를 이번 회의에서 발표하고 3국의 크루즈사업 전략프로모션과 실행계획을 보고했다.


공동연구진은 △동북아시아 크루즈산업의 잠재성 분석(1차년도) △크루즈사업의 잠재적 경제효과(2차년도) △한중일 3국의 크루즈사업 전략프로모션과 실행기획(3차년도)을 3년간 연구해왔다.


1차년도 연구결과 세계 크루즈 여객수요 1,100만명이며, 1985년 이후 크루즈산업이 연평균 8%의 성장률 보였고, 지역별 크루즈시장 점유율은 북미지역이 68%, 유럽 19%, 아시아 7% 로 나타났다.

 

크루즈 경제효과 2010년에 22억 5천달러
연구진은 상해와 부산, 고베를 중심으로 한중일 3국 동북아시아 국가의 주요 기항지 특색을 점검한 결과 목적지(기항지)로서 북동아시아의 크루즈 잠재성이 높은 것으로 진단했다.


2차년도에 진행된 연구내용인 크루즈사업의 경제효과는 2010년을 기준으로 할 때 22억 5,000만달러(미화)에 여객은 270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었다. 국가별로는 일본이 101만명, 중국 89만명, 한국 35만명으로 추산되었다.

 

크루즈 전용터미널 건설이 선결과제다
이같은 연구를 통해 도출해낸 3차년도 연구결과 크루즈사업의 전략적 프로모션으로 (1)크루즈 터미널 건설 (2)크루즈 박람회·심포지엄·웹사이트 개설 (3)협력 등이 제안되었다.
연구진은 3국간 크루즈사업의 발전 전략으로 우선 크루즈터미널 건설을 제안했다. 대형크루즈 정기선박이 기항하게 하려면 크루즈 전용 터미널이 먼저 갖추어져야 한다는 것. 실례로 요코하마의 새 국제여객터미널은 터미널을 건설이후 터미널 이용자와 터미널 기항 선박의 콜링수가 현격하게 바뀌었고(증가) 경제적 효과도 컸던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림1 참고>

그림 1.
그림 1.

또한 연구진은 크루즈 박람회나 심포지엄의 개최와 관련 웹사이트의 개설을 제안했다. 크루즈선박을 볼 수 있는 컨벤션에서 박람회를 개최함으로써  크루즈선이 기항하는 목적지로서 동북아시아지역을 알려야 한다는 논리이다.


일본은 이미 2004년부터 ‘Seatrade Cruise Shipping Convention’에 참가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크루즈 컨벤션이 매년 미국의 마이애미주에서 개최되고 있는데, 이 박람회에는 1,000여개의 관계업체와 기관이 참여하고, 참가인원이 1만명에 이른다.  

 

3국 교통장관 마이애미서 공동박람회 합의
한중일 교통부장관의 제 1차 회합이 2006년 7월 일본의 호카이도에서 있었다. 이때 한국에서 김명곤 문화관광부 장관과 중국의 관광부서의 Qiwei, 일본 국토운송국의 관광분야담당카즈오 키다가와가 참석했던 이 회의에서 3국 교통부장관은 물론 다른 나라들과 관광시장을 확대해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2007년 3월 마이애미에서 열리는 ‘씨트레이드 크루즈 쉬핑 컨벤션’에서 공동박람회를 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3국의 공동연구진은 크루즈사업의 전략적 프로모션을 연구한 결과, 크루즈의 목적지로서 동북아시아지역은 역사와 문화, 음식, 베이지 올림픽 등 잠재력이 크며, 여행객에게 3국을 포함한 여러나라를 방문하는 것은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결과를 도출했다.(동북아시아지역 기항회수 증가 현황은 도표 참조)


이에 따라 1차적으로는 크루즈선의 기항지로서 동북아시아지역 홍보를 극대화하는 한편 차별화된 크루즈 여행상품을 개발해야 한다는 발전방향이 제시되었다. 또한 크루즈산업의 활성화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내외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크루즈산업과 관련한 여행사와 대리점 등을 포함한 다양한 국내 기관들이 공통의 목적을 공유해야 하며, 한발 더 나가기 위해서는 국가차원의 창구를 통해 국가간의 효과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


일본은 크루즈프로모션회를 구성해 시장전략 개발과 크루즈 심포지엄 주관, 크루즈 컨벤션 박람회 참가 등의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항만관계 당국과 관광당국, 여행대리점, 크루즈선사, 언론, 지자체 등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도 한중일 3국의 크루즈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불교문화와 전통축제, 사계절을 이용한 상품 등 3국만의 독특한 크루즈 여행상품 개발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었다. 아울러 여행의 발전과 인적자원,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해 크루즈 펀드를 마련하는 것도 발전적인 방안으로 제시되었다. 편리한 교통시스템 구축 역시 크루즈 관광을 활성화하는데 필요한 조건으로 꼽혔다.


또 한편으로는 해외 유수 크루즈선박에의 효과적인 홍보(PR)가 절실한 것으로 지적됐으며, 홍보방법으로는 크루즈 박람회 개최, 심포지엄 주관, 웹사이트 개설이 제안됐다 .
아울러 한중일 3국간 협력은 크루즈의 기항지로서 크루즈선박을 유치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냈다. 이를 위해 동북아시아의 3국은 동북아 크루즈 협의체를  조직해 공동의 마케팅과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연구진의 보고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새로운 기항지로서 한국의 크루즈가 아시아지역 크루즈 사업의 발전적인 미래로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3국은 일본의 오키나와 주변 남서아일랜드와 대만, 중국을 잇는 항로와 한국, 그리고 한국과 중국, 베트남, 필리핀을 커버하는 그랜드 아시아크루즈의 시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한중일 3국이 크루즈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협력을 논의하는 시점에 맞추어 국내에서도 크루즈사업의 발전방안을 모색하려는 연구가 KMI의 주도하에 진행되고 있다. KMI는 2006년 초부터 ‘우리나라 크루즈 관광산업 발전기반 조성을 위한 정책방안’이라는 연구를 통해 정부의 크루즈정책에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연구를 위해 크루즈관련산업에 종사하는 전문가와 해수부와 문화관광부 등 관련부처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워크샵을 수차례 열어 우리나라 크루즈산업의 현황과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져왔다.

 

최근 4년간 크루즈여행객 연간 5만명
이 워크샵을 통해 한국도 크루즈사업을 시행할 수 있는 수요측면의 환경은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지난 4년간 크루즈여행을 선택한 내국인은 연간 5만명으로 집계(업계 자료)된 것으로 보아 크루즈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상황은 갖추어져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본보다 소득수준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인구대비 해외관광 비율은 일본보다 높은 성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 점이 크루즈사업의 발전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사계절이라는 계절적인 요인이 제약조건이 될 수 있지만 한중일 3국을 연계해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한류스타와 함께하는 ‘눈(스키)’ 관광과 연계하는 등 특화된 서비스를 발굴하면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것.


그러나 관광객을 유치하고 또한 우리기업이 크루즈사업을 운영하는데는 전용부두의 건설과 제도개선 등 정부의 정책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해외 크루즈선박이 자주 기항하는 제주도의 경우 크루즈 관광수요를 폭발시킬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관련 인프라가 부족해 이의 보강이 시급하다고 업계는 말하고 있다.

한중간 카페리선을 운영하고 있는 한 회사에 따르면 한중간 여객은 과거 보따리상이 전체의 70-80%였으나 지금은 20-30%로 줄어들었으며, 국가별 여객비율도 한국인 50%, 중국인 40%, 기타 10%로 중국 관광객의 증가가 두드러진다. 이는 중국인들의 한국관광 절차가 간편해지고 중국의 소득 수준이 증가하면서 관광인구가 증대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중국관광객의 유치는 앞으로 크루즈 승객을 모집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진단된다.


크루즈는 수요자가 사람이고 단순 운송이 아니라 관광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관광산업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크루즈산업의 발전전략에는 관광업계의 전문적인 견해도 중요하다.

 

항만인프라와 내륙관광프로그램 개발 시급
관광업계는 해외 관광객의 유치 차원에서 크루즈산업에 접근할 때, 외국선사가 어떤 한 항구를 모항지로 선택하려면 outgoing이 85% 이상이 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선결돼야 한다는 뜻인데, 해외 크루즈선박의 국내항 기항 유치는 수요의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내 크루즈수요를 창출하고 외국선사가 우리항만에 기항하게 되면 중기적으로 국내항에서의 1박을 유도하거나 아침에 입항해 저녁에 출항하도록 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항이 외국크루즈선사의 모항으로 선택될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항만 인프라는 물론 크루즈와 연계한 내륙 관광프로그램의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좋은 프로그램만으로도 외국선사의 기항을 유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관광공사 측은 말한다. 이에따라 관광공사에서는 외국 크루즈선사의 노선 결정자들을 초대해 ‘내륙 관광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시찰시키는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관광업계에서는 연안-제주 크루즈와 한중일-대만-홍콩 연계 크루즈를 사업성 있는 상품으로 제안하고 있다.  


크루즈는 호텔급 수준의 배를 타고 유람하면서 여러 기항지에서 이색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관광산업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만의 독단보다는 동북아시아에서 뜻을 같이 하는 국가와 공동으로 연구하고 협력하는 것이 크루즈산업의 발전을 앞당길 수 있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생각된다. 한·중·일 3국간에 진행되고 있는 크루즈산업 발전을 위한 협력논의는 그래서 중요하고 주목된다. 한·중·일을 연계한 크루즈 상품이 기다려진다.     

저작권자 © 해양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