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매입가 30억불 제안, 이사회 반대로 무산

                                                                                     이미지 출처 : MI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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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페트로나스(Petronas)가 LNG 선사 MISC를 100% 지분의 완전자회사로 편입하여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미 MISC의 지분 63%를 보유하고 있는 페트로나스는 잔여지분 매입에 총 30억달러(91억 링깃)를 투자하여 인수를 추진했으나 최근 이사회 반대로 인수가 무산됐다.

페트로나스가 인수제안을 철회함에 따라 MISC의 주식은 4월 22일 현재 14% 폭락한 주당 4.57링깃에 머물렀다. 이는 1998년 9월 콸라룸푸르 주식거래시장에 등록된 이래 최저치다. 첫 인수제안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페트로나스는 계속해서 MISC와의 인수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완전 자회사 인수추진 배경은?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 및 가스 기업인 페트로나스는 올해 1월 30일 그룹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인 방침에 따라 MISC의 남은 지분을 매입하여 100% 지분을 확보한 완전 자회사로 만들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페트로나스는 이를 통해 MISC의 완전한 경영권을 확보하여 최근의 손실을 만회하고 그룹 차원의 통합 비즈니스 전략을 원활하게 수립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인수 이후 MISC의 구조조정이나 감원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MISC가 페트로나스의 완전자회사로 편입된다면 MISC의 다양한 사업부문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구조조정이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좋은 LNG사업분야는 상장을 시키는 반면 손실을 입던 화학 및 케미컬 운송사업은 철회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MISC의 페트로나스 편입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도 이어졌다. 해외 애널리스트들은 MISC가 모기업 페트로나스의 호주 및 캐나다의 네트워크 확대로부터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고, 새로운 LNG 선박을 확보할 수 있는 자본력을 키우면서 MISC LNG사업부가 새롭게 주식시장에 상장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를 통해 해운그룹으로서 주가를 높이고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분매입가 30억불, 주주반대 부딪쳐
하지만 페트로나스가 MISC에게 제시한 30억불의 인수제안은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현재 무산된 상황이다. 4월 5일 페트로나스는 MISC에게 기존 인수가 보다 4% 증액한 30억달러를 새롭게 제시했다. 이는 말레이시아공제기금(EPF, Employees Provident Fund) 등 MISC의 소액 주주들이 페트로나스가 첫 번째 제시한 매입가격이 낮다며 인수에 불만족을 표시했기 때문이다.

이에 페트로나스는 인수금액을 높여 30억달러로 최종 제시했다. 현지 투자 자문가들은 새롭게 제시된 인수가에 대해 “해운업계가 직면한 리스크와 도전과제를 고려했을 때 ‘적정하지 않지만’, ’합리적’”이라고 평가를 내렸고 4월 11일 EPF측은 수정된 인수제안서를 받아들였다.

페트로나스의 MISC 완전자회사 편입시도가 불발로 돌아간 이유는 내부 이사회 일각에서 불확실하다는 의견을 보였기 때문이다. MISC 지분인수를 위해서는 이사회에 참석한 주주들의 찬성율이 90%가 넘어야 통과되지만 투표결과 86.07%에 그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대한 주주들의 경우 MISC를 완전자회사로 편입시키기 위해 투입되는 현금 30억달러(92억 링깃)에 대한 자금 부담이 매우 컸던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페트로나스는 주주들의 충분한 지지를 받지 못하고 결국 MISC에 제시한 인수제안서를 철회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페트로나스의 인수 포기에 대해 시장예상과는 매우 다른 결과라며 “매우 놀랐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페트로나스는 어떤 형태로든 MISC측에 또 다시 인수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업계 애널리스트는 “장기 투자자들은 화학제품과 케미컬 탱커 운임이 앞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면서 “페트로나스가 최소 6개월 후에 MISC 측에 새로운 인수제안을 시도할 것이라 본다”고 예상했다.

MISC, 작년 컨테이너 사업 ‘중단’
 
 
MISC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지분을 보유한 세계 최대 LNG 수송선사이다. 또한 페트로나스의 자회사이자 포춘지 선정 500대 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MISC는 총 1,300만dwt에 달하는 130척 이상의 선대를 보유 및 용선하고 있으며 비교적 젊은 선령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다. 선대의 평균선령은 LNG선대가 13.1년, 화학제품전용선이 6.36년, 석유운반선이 8.63년 등이다. 핵심사업은 LNG, 석유, 오프쇼어, 해상 및 중장비 엔지니어링, 통합물류, 케미컬 등이다.

MISC는 2011년 4월부터 그해 12월까지 LNG운송 및 FSU 운용에서 상당한 성과를 달성했다. 회사측에 따르면, 이 기간 총 1,807만톤의 LNG화물을 수송했으며 이는 일본의 수요 급증으로 인해 전년동기 대비 10.2% 증가한 규모다. 또한 2척의 LNG선을 FSU(부유식 LNG저장설비)로 전환해 2012년 3분기부터 운용했다.

한편 MISC는 지난해부터 컨테이너운송사업을 중단했다. MISC는 운임하락과 초과 선복량으로 최근 3년간 컨테이너 부문에서 7억 8,900만 달러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악화된 사업을 정리하고 핵심사업인 LNG수송에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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