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하면 ‘동부’ 떠올리게 하겠다”

 

훼미리택배 인수 후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로 출발
(주)한진 출신 최시영씨 영입 택배사업 ‘진두지휘’
올 연말까지 영업소 500개·500억원 달성 목표

 

인터넷 쇼핑몰에서의 상품구매가 잦아지기 시작하던 시절, 주위 사람들과 함께 일괄구매를 하곤 했다. 일정금액 이상을 구입해야 무료배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때를 회상해보면 지금은 참 ‘좋은’ 세상이다. 책 한권을 사도 무료배송에 주문한 다음날이면 상품을 받아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울상 짖는 이’들이 있다. 택배사업자들이 바로 그들인데 갈수록 치열해진 경쟁 탓에 요즘 택배사업자들은 혀를 내두른다. 수익의 하향곡선이 해를 거듭할수록 깊게 박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그룹사를 배후에 두고 비교적 탄탄하게 시장을 이끌고 있는 대형사들에까지 미치고 있으니 택배만을 업으로 하는 중견업체들은 두말할 것도 없다. 즉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국내 택배시장 전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이런 와중에 동부익스프레스가 4월 1일 택배사업을 본격 개시해 이목을 끌었다. 기존 택배사업자들은 그렇지 않아도 치열한 이 시장에 동부익스프레스의 진입이 또 어떤 영향을 가져올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이다. 사실 보는 이들도 동부익스프레스의 택배사업 성패와  택배시장의 상황이 사뭇 염려스럽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택배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마음먹은 동부익스프레스가 소위 ‘아무것도 없이’ 발을 담그지는 않았을 터, 그 각오와 비전이 궁금했다.

 

택배 12년 경력자 최시영씨 전격 영입
‘택배사업의 표준이 되자’는 비전 선포
동부익스프레스의 택배사업 부문은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라는 브랜드로 4월 1일자로 오픈, 2일부터 영업을 본격 개시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택배사업에 첫발을 들여놓는 방법으로 ‘중견 택배사 인수’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아무래도 사업초기부터 자산형 투자 방식은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동부익스프레스는 2005년 말부터 인수할만한 중견 택배사 물색에 나서는 한편, 2006년 3월 택배사업을 진두지휘할 인사로 최시영 상무를 전격 영입했다. 최시영 상무는 (주)한진에서 12년간 택배사업을 맡아온 터라 최시영 상무를 영입한 때부터 업계는 동부익스프레스의 택배시장 진출을 예견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중견 택배업체 인수는 초기 난항을 거飴求?인수대상으로 훼미리택배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작년 11월부터 인수에 대한 협상을 시작한 지 4개월만인 올 2월말 합의에 이르렀다.


그간 통합작업을 거친 동부익스프레스는 4월 초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라는 신규 브랜드를 세상에 내놓았고 ‘우리나라 택배사업의 표준이 되자’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동부익스프레스 택배의 비전에는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충족시킴으로써 업계의 표준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 이로써 ‘택배하면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를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본사-영업소간 신뢰 구축이 관건
“사람에 대한 투자 아끼지 않을 것”
택배 영업을 본격적으로 개시한 동부익스프레스는 인증종합물류기업으로서 택배사업까지 영위하는 물류사로서 기존 사업자인 현대택배, 대한통운, (주)한진, CJ GLS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하지만 택배시장에 갓 입문한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는 이들 4사가 대형 화주를 대상으로 물량을 유치하는 대기업형이라면, 영업소를 중심으로 영위하는 중소기업형으로 사세를 확장한 후 점진적으로 대기업형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맥락에서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는 본사와 영업소간의 신뢰관계를 최우선에 둔다는 방침이다. 직영이 아닌 이상 프랜차이즈의 성패는 영업소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적을 최소한으로 막고 얼마만큼의 시너지를 창출하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국내 택배사업자들의 대부분이 프랜차이즈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다 본사와 영업소간 배당이익의 수준도 비등비등하다. 동부익스프레스 택배의 경영진은 이런 시장구조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라고 믿고 앞으로도 이를 최우선에 둘 생각이다.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는 200개의 영업소에 작년 매출액 350억원을 달성했던 기존 훼미리택배의 역량위에 올 연말까지 영업소를 500개까지 확대하고 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이다. 이를 위해 물류센터와 분류센터 등 하드웨어의 확충은 기본이고 고객 서비스에 더욱 역점을 두기로 했다. SMS 서비스로 배송 위치를 고객에게 신속하게 제공하고 해피콜 제도를 통해 고객의 불편함을 해소할 예정이다.

 

또 물건 확인 후에 결제할 수 있는 ▲지불대행 서비스와 여행을 가더라도 걱정 없는 ▲택배보관 서비스, 현금 없이도 택배를 보낼 수 있는 ▲캐쉬온 카드 서비스 등을 시행해 고객 편의성을 크게 향상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는 이러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고객만족 서비스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고객을 접견하는 영업소 직원의 친절한 태도라는 것을 간과하지 않았다. 이는 향후 택배사업 성장을 위한 투자항목에 ‘사람’을 가장 우선에 두고 있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택배사업을 총괄하는 최시영 상무는 “앞으로 동부익스프레스는 택배사업의 성장을 위해 많은 투자를 할 것이다. 투자항목에는 크게 사람과 IT, 그리고 거점을 꼽을 수 있는데 이중에서도 사람에 대한 투자를 가장 우선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는 또 중장기적으로 국제택배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지구촌 곳곳에 안전하게 전하는 서비스를 구축할 예정이고 특히 고객이 원하는 원스톱 서비스 체제를 구축해 시너지를 창출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10년까지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부산 등 6대 항만에 운송 거점 구축
회수물류까지 3자물류 일괄 서비스 제공
치열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택배시장에 과감히(?) 뛰어든 동부익스프레스는 어떤 기업일까.


동부익스프레스는 1971년 동부그룹내 두 번째 계열회사로 설립된 기업으로서 작년 한해 4,05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특히 중량화물로 대표되는 철강물류와 세심한 안정성을 요구하는 화학물 물류 등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항만·하역사업자로서는 부산, 광양, 울산, 인천, 당진 등 전국 6대 주요 항만에 하역거점을 구축하고 권역별로 철도 및 운송거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부산항에 컨테이너 전용부두 및 LME 창고를 운영하고 있는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해 4월  당진항에 기존 5,000톤급 1선석에 이어 5만톤급 1선석을 새로이 개장한 바 있다. 또 올 하반기부터 인천북항에서 최대·최초의 5만톤급 다목적 부두 3선석을 운영할 예정이다.
2차 인증종합물류기업으로 선정된 동부익스프레스는 한국라파즈와 신대양제지, 동부한농의 물류 아웃소싱 파트너로 잇따라 선정되면서 3자물류시장에서도 그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첫 3자물류 아웃소싱 수주업체인 한국라파즈는 원료 운송을 시작으로 제품 수송, 물류창고 운영 및 배송서비스뿐만 아니라 회수물류까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신대양제지에는 CNTR 운송뿐만 아니라 원료 및 제품운송, 상하차, 장비용역 서비스하고 있다. 또한 동부한농에는 농업부문 3자물류 서비스를 개시해 원료 및 제품운송 뿐만 아니라 종전 하주가 직접 관리하던 포장·출하·재고관리·택배 배송 및 파렛트 운영관리에 아우르는 전 분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동부익스프레서의 모 그룹인 동부는 ▲동부제강 ▲동부일렉트로닉스 ▲동부한농 ▲동부정밀화학 ▲동부건설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저축은행 ▲동부정보기술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 박차
정부의 해외항만 계획에도 적극 참여
동부익스프레스는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는 국내 사업과 더불어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정부의 글로벌터미널육성 계획에 참여하는 동시에 자체적으로도 해외 물류거점 개발을 추진하고 있는 것.


정부의 글로벌터미널육성계획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해외 항만은 베트남, 그리스, 러시아 등이며 현재 가시화되고 있는 자체 해외 거점 개발지역은 인도와 중국이다. 인도는 국내 제조업체와, 중국은 국내 무역업체와 공동으로 물류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이처럼 국내 사업역량을 확대하는 동시에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에도 적극 나서고 있는 동부익스프레스는 중기계획 목표 시점인 2011년, 매출 1조를 달성해 업계 선두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이다. 특히 이번 택배사업 진출은 이러한 기존 사업인 화물운송·보관, 3자물류, 국제물류, 국내외 항만하역에 택배사업을 더해 높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판단과 자신감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존의 기업물류 네트워크에 소비자 유통물류 네트워크를 추가함으로써 토탈 물류서비스 체계를 구축해 고객의 다양한 물류 서비스 요구를 충족시키고 아울러 3자물류 및 국제특송 사업의 확대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 동부익스프레스 택배 총책임자 최 시 영  상무

 

“신뢰 바탕으로 점유율 25%까지 끌어 올린다”

 

최시영 상무.
최시영 상무.
□ 통합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신뢰다. 기존 동부익스프레스 직원과 훼미리택배 직원간, 동부익스프레스 택배의 관리자들과 영업소 직원간의 신뢰를 구축하는 것에 가장 역점을 두었다. 이는 앞으로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를 이끌어가는 데에도 핵심이 될 것이다. 특히 영업소의 확보가 중소기업형에서는 최대의 관건이라 할 수 있는데 동부익스프레스 택배는 확보한 영업소와의 신뢰를 유지하는 것에 계속해서 초점을 맞추어 나갈 것이다.”

 

□ 치열한 경쟁 속에도 택배시장에 진출한 까닭은?
“현재 모든 물류기업은 종합물류기업을 지향한다. 이런 맥락에서 택배사업은 여러 가지 물류사업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영역이다. 이런 시각에서 동부익스프레스는 오래전부터 택배시장에 진출하기를 희망했고 바로 지금 진출하게 된 것이다. 진출시기로 현 시점을 선택한 것은 현재 택배시장은 택배사들간 심화되는 경쟁 속에서 수익성이 떨어져 점차 택배업을 영위하고자 하는 영업소 수가 줄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드림팀’을 구성해 강화시켜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재 택배시장은 그야말로 원가싸움에 몸살을 앓고 있는데 사실 더 낮은 원가로 많은 물량을 유치하는 것은 그 어느 기업보다 자신 있다. 후발주자로서 택배사업에 투입된 자원이 타사보다 적기 때문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로지 물량 유치만을 위해서 가격을 덤핑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다.”

 

□ 시장 진출 초년인 올해의 영업 전략은?
“영업소를 확충하는 것이 우선이다. 인수 이후 불과 20여일만에 50개의 영업소가 늘어나 현재 250개로 확충된 상태이다. 지금도 계속해서 영업소를 모집하고 있고 많은 영업소가 신청하고 있다. 좀 더 많은 영업소를 확보하는 것, 이것이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이긴 하지만 분별없이 모두 받아들이지는 않을 방침이다. 현재 영업을 하고 있는 기존사업자와 신규사업자, 그리고 회사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구도를 형성하는 것, 즉 각 지역별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전국망을 형성하는 것이 영업소를 확충해 나가는데 있어서 가장 중점사안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 동부익스프레스 택배가 시장에서 올바른 평가를 받을 수 있고 또 제대로 영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본사차원에서는 영업 및 마케팅을 도맡을 영업팀을 꾸려 B2C의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그룹내 택배물량도 함께 유치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45~50%를 차지하고 있는 중견택배사의 점유율 중 50%를 점유할 것이다. 업계 최고로 꼽히고 있는 현대택배의 점유율이 현재 18%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니 우리의 비전을 쉽게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 국내 택배사업자의 구도와 시장을 전망한다면?
“지금까지 국내 택배사업자는 빅4사와 10여개의 중견택배사, 그리고 우체국 등을 포함한 기타로 분류할 수 있다. 향후 이 구도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편성될 것이다. 즉 중견택배사들의 그 입지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 기업들은 다시 대기업으로 인수되거나 실적부진으로 스스로 도태되는 기업으로 나누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 이 시간에도 택배시장을 진입하기 위한 대기업과 중견택배사간 인수가 논의되고 있다. 앞으로 택배사업자의 구도는 이렇게 일괄서비스를 지향하는 대기업에 의해 재편될 것으로 보이고 택배시장 자체는 아직까지도 충분한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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