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한진해운, 선광 등 미술·예술사업 활발

   
춥기에 더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 있는 겨울이다. 겨울의 시작이자 한해의 마지막인 12월이 되면 가족과 혹은 연인과 함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문화·예술 공연이나 전시회에 시선이 가기 마련이다. 어디 그 뿐인가. 나보다 더 추운 겨울을 보낼 우리의 이웃에게 따스한 온정을 나누는 다양한 봉사활동, 모금활동에도 참여하게 된다.
 

지난 몇 년간 불황으로 인해 얼어붙었던 해사 산업계도 각종 문화·사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메세나Mecenat’라고도 불리우는 기업의 문화예술 공익사업을 여러 해사기업들도 실천하고 있는 것. 미술관·예술관을 직접 운영하거나 미술·예술상을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기업은 물론, 메세나 매칭펀드, 지역 문화예술 단체와의 협력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한 공익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도 있다.

 

 
 

현대중공업- 현대예술관 등 울산에 6개 문화공간 건립, 아산재단 공익사업도
현대중공업은 1991년 미포회관 건립을 시작으로 1998년 현대예술관까지 울산지역에 6개 복합문화공간을 개관해, 국내외 우수한 문화예술을 지역에 소개하고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한 전시, 공연을 접하게 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1998년 개관한 현대예술관은 개관 첫해 ‘한국건축문화대상’을 받았고, 2007년에는 ‘한국메세나대상’을 수상하는 등 해사기업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이다.


지하 3층 지상 4층 규모로 962석의 대공연장, 212석 규모의 소공연장, 2개의 영화관, 미술관을 갖추고 있으며, 볼링장, 인공암벽, 라켓볼장, 농구, 배구 등 실내스포츠 장도 완비돼있다. 연간 400여 작품, 60~65회 공연이 진행되는 대공연장은 요요마Yoyoma, 조수미, 신영옥, 백건우, 정명화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은 물론, 뮤지컬 ‘명성황후’, ‘맨오브라만차’, ‘시카고’ 등 대형 뮤지컬도 진행됐다.


예술관 1층에 들어서있는 현대미술관은 개관 초기부터 국내외 유명작가의 작품과 세계적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다. 2007년 이탈리아 율란다 가문의 소장작품을 유치한 ‘이탈리아 판화 400년전’은 유료관객 2만 7,000명을 기록해 지방 전시로는 최다 관객 신기록을 달성했고, 2010년에는 지방 최초로 ‘내셔널 지오그래픽전’을 열기도 했다.


이 밖에 현대예술관은 ‘현장콘서트’, ‘찾아가는 음악회’, ‘퓨전국악공연’ 등 다양한 메세나 활동으로 지역민과 소통하고 있다. 또한 울산남성합창단, 동구여성합창단, 현대소년소녀합창단, 현대청소년교향악단 등 4개 지역 아마추어 음악단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2007년에는 울산대학교와 공동으로 ‘USP 챔버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메세나 사업 이외에도 1977년 ‘아산사회복지재단’을 설립 소외된 지역에 병원을 세우고 장학생을 선발하는 등의 사회공원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총 6,000억원 이상의 출연금으로 ‘창업캠퍼스’, ‘청년해외인턴 파견사업’, ‘청년해외봉사단 파견사업’ 등 미래 인력 양성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자원봉사를 통한 ‘경로단 자매결연’과 ‘전통시장 활성화’, ‘다문화가정 지원’ 등 다양한 지역공헌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현대예술관, 울산광역시 동구 서부동 110-1, 052-235-2100, 미술관 개관시간- 11:00~19:30>

 

 
 

한진해운- 양현재단 통해 미술 통한 예술경영, 국내 최초 국제 미술상 ‘양현미술상’
한진해운은 미술을 매개로 한 예술경영의 지평을 넓히고 있는 국내 대표적인 기업이다. 2007년 독일 ZKM 미술관의 개관 10주년 기념전 '새로운 아시아의 물결', 2008년 함부르크 쿤스트할레 미술관 마크 로스코 회고전, 2008년 9월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11월 상하이 비엔날레를 후원했으며 2006년 ‘양현재단’을 설립, 08년부터 우리나라 최초 국제 미술상인 ‘양현미술상 시상식’을 개최해 올해까지 6명의 예술가에게 상을 수여했다. 올해는 브라질 설치미술가인 리바니 노이언슈원더(Rivane Neuenschwan
der)가 양현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양현재단 측은 “예술적 완성도가 높은 국내외 중견 작가들의 작품이 본격적으로 소개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양현미술상을 제정했다”면서 “세계적으로 권위있는 미술상으로 자리매김해 미술 인재 양성 및 한국 미술 발전에 공헌하고 싶다”고 말했다


‘바다와 같이 넓고 어진 마음으로 이웃과 더불어 산다’라는 의미의 양현洋賢재단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부의 환원’이라는 철학과 의지로 설립됐다. 동 재단은 양현미술상은 물론 해운물류와 관련된 학술연구 활동 지원과 해운산업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사업, 소아암 등 희귀병 어린이 환자들에 대한 의료지원활동 등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해나감으로써 기업과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함과 동시에 해운산업 발전에 일익을 담당해 나가도록 노력하고 있다.


양현재단은 메세나 사업 이외에도 각종 사회공원 활동과, 연구지원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해양대학 등 해운물류 관련 학교에 장학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사랑의 밥퍼 봉사활동’, ‘지역주민을 위한 김장나눔’ 등 이웃사랑도 매년 실천하고 있다. 또한 재단을 통해 ‘선박금융 전략수립’, ‘기후변화에 따른 북극해 변화와 대응방안’, ‘선화주 상생협력 수익모델 분석’ 등 다양한 연구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선광- 선광미술관 개관, 선광문화재단 설립으로 인천지역 장학사업 활발
인천항을 중심으로 항만물류사업을 펼치고 있는 선광은 올해 6월 21일 인천 중구 신포문화의거리(중앙동4가)에 ‘선광미술관’을 개관했다. 선광이 지난 2002년 설립한 선광문화재단이 그간 시행했던 장학사업과 함께 문화·예술사업까지 발을 넓힌 것. 선광미술관이 개관한지 불과 5개월여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미 3차례의 특별 전시회를 열었고, 12월에는 인천작가의 개인전도 2차례나 예정돼 있는 등 활발한 문화사업을 펼치고 있다.


선광미술관이 자리한 인천 중구 중앙동은 일제강점기 시절 근대 건축물이 그대로 보존돼 있는 근대 역사의 거리이다. 선광미술관 역시 80년 역사의 근대 건물을 리모델링한 것으로 건물 자체에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선광미술관은 개관 전시회로 인천지역 활동작가 33인을 초대, ‘인천愛’전을 40일간 진행했다. 동 전시회에는 서양화, 한국화, 서예, 조각 등 50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전시회 중간에는 인천-터키간 교류전도 열려 이목을 끌었다. 지난 9월부터는 인천 아트페어(Art Fair)가 개최돼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작가 전시회는 물론 인천지역 학생 전시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인천지역에 아마추어 작가들이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당초 선광문화재단과 선광미술관의 설립 취지도 인천시민의 도움을 받아 발전해온 선광이 인천시민을 위해 돌려줄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함이었던 것만큼, 인천지역의 미술학도를 위한 열린 전시공간으로 활용성을 넓히겠다는 것. 황순형 선광문화재단 국장은 “인천이 서울과 가까이 있다는 점은 오히려 문화예술공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된 이유”라면서, “특히 학생들이 전시할 수 있는 공간은 거의 없기 때문에, 연간 20% 정도는 학생들을 위한 대관전시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관람객들은 많지 않다. 개관 초기라는 점도 이유이지만, 아직 인천시민들에게 미술관은 낯선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급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미술관측의 설명이다. 이제 시작이라는 생각으로 천천히 미술관의 대중화를 이루겠다는 것. 얼마 전에는 미술관 내에서 소규모 음악회도 개최해 시민들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황 국장은 “서울의 대형 미술관이나 인사동 거리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우리에게 미술관 문화는 낯설다”면서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일이라 생각한다. 미술관 근처에 크고 작은 회사들이 많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자연스럽게 미술관에 드나드는 문화가 나타날 것이라 믿는다. 주말에는 가족 관람객들과 개항장 거리를 구경 온 시민들도 입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선광문화재단의 주요 사업은 장학 사업이다. 2002년 설립된 선광 문화재단은 지금까지 연간 고등학생 245명, 대학생 30여명, 총 6억원 규모의 장학사업을 펼쳐왔다. 인천에서 사업을 시작한 선광이 지역사회에 수익을 환원함으로써, 지역과 기업의 상생을 꾀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지난해부터는 선광직원 가족과 협력업체 직원 가족, 그리고 선광문화재단 장학생들을 초청해 송년음악회도 열고 있다. 작년에는 ‘금난새 유라시안 오케스트라’를 초청했으며, 올해는 유명 뮤지컬 배우인 ‘남경주·최정원의 뮤지컬 갈라 콘서트’를 11월 27일 개최했다. 인천 지역에서는 쉽게 만날 수 없는 거물급 음악인들을 초청해, 인천지역 문화예술 사업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황 국장은 “비록 회사 임직원 가족과 선광 장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이지만, 금난새 오케스트라나 남경주·최정원의 갈라 콘서트는 서울에서도 쉽게 볼 수 없는 공연이다. 인천에도 이러한 공연을 열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며, 이를 통해 인천에도 다양한 문화공연이 펼쳐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선광미술관, 인천광역시 중구 중앙동 4가, 032-773-1177, 개관시간-10:00~18:00>

 

우련통운 모든해상손해사정- 예술지원 매칭펀드 통해 지원
이들 기업 외에도 예술단체와의 직접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하거나, 예술지원 매칭펀드를 통해 예술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들도 있어 눈에 띈다. 현대중공업은 2010년부터 UPS챔버 오케스트라와 결연을 맺어 이들을 후원하고 있으며, 우련통운은 극단 자유와 ㈜모든해상손해사정은 아트브릿지에 예술지원 매칭펀드를 통해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렇듯 기업과 문화예술단체와의 만남은 장기적으로 기업에게 창조적인 문화와 함께 사회공헌, 마케팅전략 등에 도움이 되고, 예술단체에게는 안정된 창작활동을 보장하는 계기가 된다. 한국 메세나협회에 따르면, 2012년까지 문화예술 활동 지원 기업수는 566개사로 2011년 대비 11.2% 증가했으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에 까지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들 기업 중 해사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러나 몇몇 기업들이 선도적으로 위와 같은 사업을 실시하고 있고, 우리 기업문화의 분위기도 차츰 변하고 있다는 점은 이제 더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사업에도 눈을 돌려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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