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해외직구 반입량 1천만건 이상, 10억불 규모
3월 인천항 특송물량 46% 급증, 계속 증가 전망

최근 해외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직접구매(직구) 열풍을 타고 선박을 통한 해상운송이 틈새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직구 물량은 항공을 통해 운송되고 있으나 운임이 저렴한 해상을 통한 특송물량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올 1~3월 기준 인천항을 통한 특송물품 반입 건수는 1만 6,312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1,175건에 비해 46% 급증했다. 반입지역은 기존의 중국, 일본에서 미국으로 확대되었으며 유아용 놀이기구, 장난감, 운동기구 등 내구성이 크고 부피가 큰 품목이 주를 이뤘다.

물류업계도 다양한 국제특송 서비스를 개발하고 자체 특송통관장을 갖추어 해외배송을 진행하는 등 기존의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직구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업계는 앞으로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수요가 다양해지고 직구대상 품목이 무게와 부피가 큰 대형물품으로 확대될수록 배송비를 낮추기 위해 해상운송을 통한 해외직구 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배송대행업체들은 항공 뿐 아니라 운임이 저렴한 해상특송을 틈새시장으로 주목하고 있으며 관련 서비스의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30대 소비자 직구 붐, 대부분 美 반입
해외직구 건수가 매년 두자릿 수 이상의 증가율을 보이며 꾸준히 늘고 있다. 해외직구는 해외 인터넷 쇼핑몰이나 구매 및 배송대행업체 등의 사이트를 통해 해외 제품을 직접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1년 1,300만달러에 불과했던 해외직구 금액은 지난해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직구를 통한 국제특송화물의 반입량은 전체 1,000만건으로 전년대비 4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인터넷 쇼핑 건수는 전체 특송물량 대비 2008년 29%(195만건)였으나, 2011년에는 50%(506만건)를 넘은 후 2013년에는 전체 69%(1,003만건)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 등 연말세일기간 중 특송물량은 평상시 대비 28%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족 4명 중 1명은 해외 인터넷 쇼핑몰이나 구매·배송대행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과 국내에서 판매되지 않는 우수한 품질의 상품 구매가 목적으로 이용 고객 중 70% 구매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관세청 자료에서도 해외 직접구매 건수가 2012년 한·미 FTA 발효 후 720만회로 급증했으며 지난해 해외직구 거래 건수는 2012년보다 40%, 금액은 47% 가량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특송업계 역시 해외직구 물량은 전년대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미국·일본·홍콩지역을 중심으로 물량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주로 20~30대 소비자들과 20~30대 알뜰 주부의 해외직구 활동이 늘어났으며 특히 해외 특송물량 가운데 수도권 배송화물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해외 온라인 직접 구매에 익숙한 서울 및 수도권 20~30대 소비자들이 해외직구의 주요 고객층이라 보았다.

전문 배송대행업체가 등장하고 커뮤니티를 통한 정보공유가 활성화되는 등 해외직구는 점점 진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해외인터넷 쇼핑몰의 결제절차가 간소화되고 한국어 서비스 및 구글번역 등을 통해 언어장벽도 해소되고 있다.

직구지역도 다양해졌다. 미국으로부터의 구입이 해외직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지만 미국의 비중은 2010년 81.6%에서 2012년 73.9%로 다소 줄어든 반면 중국, 독일의 비중은 2010년 1% 내외의 비중에서 2012년 각각 9.7%, 5.2%로 확대됐다. 해외직구를 통해 구매되는 상품은 주로 의류·신발 등 잡화, 분유·장난감 등 유아용품, 건강기능식품 등 식료품, 화장품 및 전자기기 등으로 나타났다.

한편 관세청은 해외직구시 간이 통관 절차를 모든 품목으로 확대한다고 4월 17일 발표했다. 해외직구 시 특별통관인증을 받은 업체에만 적용하던 간편한 통관 절차를 앞으로는 모든 업체로 확대해 소비자의 편익을 높이고 구입한 물품의 반품과 환불 시에도 관세환급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해외직구 물품의 통관 소요시간이 3일에서 반나절로 줄어들고 연간 120억원의 물류비 절감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물류업계, 해외직구 시장 적극 공략
해외직구 물량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물류업계도 기존의 B2B 위주의 국제특송사업에서 탈피해 개인 소비자들의 직구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모습이다. 인천공항세관에 따르면, 현재 인천공항에 등록되어 특송영업을 하고 있는 업체는 총 26개사다.

글로벌 특송업체인 FEDEX, UPS, DHL, TNT를 제외한 모든 특송업체는 해외 인터넷 쇼핑물량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CJ대한통운, (주)한진 등은 직구 특송물량이 계속해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물류인프라를 기반으로 해외 인터넷 쇼핑몰 고객과 사업자를 위한 다양한 국제택배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직접 해외배송 서비스도 진행하고 있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올 1~2월 항공 특송물량은 34만여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20.5% 증가했다. 지난해 CJ대한통운의 해외법인별 반입된 특송물량 비율은 미국이 87%로 가장 높았으며, 그 뒤로 홍콩(8.4%), 중국(2%), 싱가포르(2%), 독일(0.6%)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입 품목별 비율은 '유아용품 및 의류'가 전체의 약 30%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가방, 지갑 등의 잡화류가 28%, 커피, 초콜릿 등 식품류가 14%, 전자제품이 11%를 차지했고, 화장품, 건강식품, 신발 등 기타 품목이 17%를 점유했다.

CJ대한통운은 2011년부터 배송대행업체 몰테일과 함께 직구물품의 항공운송, 해외 현지 및 국내세관 통관, 택배 배송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미국·중국·독일 등 해외거점을 통해 안정적인 직구물품 취급이 가능하며 인천공항에 자체 특송통관장까지 갖추고 있어 통관이 신속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주)한진은 해외직구 고객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해외배송·구매대행 서비스브랜드인 ‘이하넥스(eHanEx)’를 운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항공특송 물량은 매달 20%씩 증가하고 있으며 미주지역에서 대부분의 직구 물량이 들어오고 있다는 설명이다. 스마트폰용 이하넥스 애플리케이션도 선보였다. 앱을 통해 배송ㆍ구매대행 서비스 조회, 배송 정보 조회, 운송료 결제, 이용 문의, 해외쇼핑 정보 등이 실시간으로 가능하다.

범한판토스도 지난해 3월부터 기존 B2B 위주의 특송사업에서 탈피해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직구관련 특송서비스로 사업을 확대했다. 회사의 직구처리물량은 지난해 월평균 5만건 수준에서 미국 연말 블랙 프라이데이 특수 등에 힘입어 연말에는 월 10만건을 넘어서는 등 증가세를 보였다. 범한판토스는 글로벌 네트워크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직구 특송서비스 지역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부분 항공운송, 운임 저렴한 해상 ‘눈길’
현재 해외직구 물량의 대부분은 항공을 통해 운송되고 있으나 최근에는 운임이 저렴한 해상운송을 통한 특송물량도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올 1~3월 기준 해상운송을 통한 특송물품 반입 건수는 1만 6,312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1만 1,175건에 비해 4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입지역도 중국 일변도에서 일본, 미주지역으로 확대됐다. 중국은 전년동기보다 41% 증가한 1만 2,879건을 차지했으며 일본은 전년 동기보다 32% 증가한 2,720건으로 집계됐다. 미국의 경우 전년도 1건에서 올해는 713건으로 대폭 늘었다. 2013년 전체 해상운송 특송물품 건수는 5만 6,121건이며 금액은 3,111만달러로 집계됐다. 해상을 통해 반입되는 특송물품은 내구성이 크고 부피가 큰 품목이 주종을 이루고 있으며 유아용 놀이기구, 장난감, 운동기구, 자전거, 유모차 등 시간이 촉박하지 않은 물품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인천세관 측은 해상특송 물품의 급증 요인으로 20~30대 젊은 소비자 등의 전자상거래를 통한 해외직접구매 증가와 항공보다 60% 이상 저렴(미국선적 10Kg 기준)한 해상운임 등을 꼽았다. 특히 국가별 운임을 비교했을 때 해상운송은 항공운송 대비 미국은 60%, 일본은 83%, 중국은 30%가 저렴한 것으로 분석했다.

인천세관 측은 앞으로 해상운송 특송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 전망했다. 현재 인천세관의 해상운송 특송업체 등록 수는 6개 업체이나 해상운송을 이용하려는 특송업체의 신규 등록 문의가 계속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관 관계자는 “항공특송을 진행 중인 업체들이 경인지구 수요로 인해 해상특송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미주지역 노선을 신청하는 특송업체가 늘어남에 따라 해상 직구물량도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이라 말했다.

소형품목 중심의 해외직구는 앞으로 쇼파와 캠핑카 등 무게와 부피가 큰 대형 품목으로 다변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배송기간이 길어지더라도 배송비를 낮추기 위해 해상운송을 택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특히 일부 해외직구 배송대행업체들은 배송비 절감을 위한 틈새시장으로 해상특송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해상특송은 배송시간이 항공 보다 2~3배 이상 늘어나지만, 배송비는 40% 이상 낮아진다는 설명이다. 국내 최대 배송대행업체 A사는 배송비를 줄이기 위해 올해 내에 해상택배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라 밝힌 바 있다.

아직 해상특송 제반여건 미비
하지만 대부분의 해외직구 물량은 여전히 항공을 통해 운송되고 있으며 해상은 아직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배송대행업체 및 특송업체들은 해상특송을 별도로 서비스하지 않고 있으며 여전히 항공운송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한 특송업체 관계자는 “현재 직구는 무게와 부피가 작은 패션 및 유아용품 뿐 아니라 카시트나 유모차 등 부피가 큰 물건도 대부분 항공특송으로 진행된다”면서 “구매대행의 대부분이 미주지역 물량이고 해상은 특송이라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우리 회사는 대부분 항공을 통한 직구물량을 처리하며 해상특송은 현재로선 없다”면서 “해상은 항공보다 통관절차가 보름 이상 걸리고 아직까지 소비자 니즈가 크지 않으나 일부 배송대행업체들이 해상직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배송대행업체들이 항공특송을 통해 국내 직구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상특송을 틈새시장으로 여기고 준비 중인 후발 신규 소형업체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한다. 한 특송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가전제품 등 부피가 큰 품목과 상하지 않는 비식품류 등에 대해 해상 쪽으로 진출해 특송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주)한진 등 물류업체들은 배송대행 서비스로 다양한 운송루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언제든지 해상특송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주)한진 관계자는 “우리는 해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으며 물류사 입장에서 고객 니즈가 있으면 언제든지 해상운송을 할 것”이라 말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앞으로 FTA가 확대되고 대형물량이 직구대상으로 되면 해상특송도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상특송의 경우 항공과 달리 물량이 미미하여 특송통관장이나 통관전담부서 등 제반여건이 잘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까지 해상특송은 투자대비 효율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 따르면, 모 대형물류사가 해상특송을 잠시 진행했으나 투입인력과 특송장 시설 등에 비해 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서비스를 중단하고 철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부산세관 관계자는 “아직 해상은 항공에 비해 물량과 건수가 매우 미미하다”면서 “특송과가 따로 있는 공항세관과 달리 항만세관은 특송전담부서나 담당자가 없으며 수입과에서 들어오는 건별로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직구물량이 폭증하고 있는 인천공항세관은 지난해 특송통관부서를 증설한 데 이어 현재 2016년 가동을 목표로 특송물류센터 신축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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