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차페리의 현장  연태항· 북동부 중심항에 성큼 다가선  청도신항

 

연태-대련 열차페리 육로 1,800km를 160km로 단축

 

연태와 대련 육지와 해상 잇는 중요 교통 결절점으로 부상
2척의 열차페리선박 1日 4편 운행, 척당 화차 50대 수용
1,000만teu 컨화물 눈앞에 둔 청도신항, 선박·화물로 북적 

 

연태 열차페리부두서 화차를 적재하는 광경.
연태 열차페리부두서 화차를 적재하는 광경.
평택시에서 주최하는 선상워크샵 참가 제의가 왔다. 마감 끝무렵이라 참가여부를 고민하다가 영성-위해-연태-청도 투어라는 일정의 매력에 이끌려 중국 출장에 나섰다. 평택시의 항만지원사업소에서 주최한 이번 워크샵은 평택항의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民·官·硏이 골고루 참가한 행사였다.


투어의 일정은 5월 31일-6월 4일 5일간. 모두 47명으로 일행을 이룬 워크샵팀은 첫날인 5월 31일 평택항 여객터미널에서 만나 대룡해운에서 평택-영성 구간에 주 3회 운항하는 ‘대룡’호에 승선, ‘평택항 발전과 항만관련업체간 유대강화를 위한 선상 세미나’를 시작으로 해, 6월 1일에 연태항을 방문했고 6월 2일에는 청도신항을 견학한 뒤 6월 3일 장보고 유적지를 들러 6월 4일 귀국했다.


견학과 관광이 적당히 조화된 일정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워크샵은 놀랍도록 발전하고 있는 중국의 동북부 연해 항만들의 발전상을 견학하는데 집중한, 유익한 여행이었다. 동행했던 멤버들도 중국과의 교역항으로서 급성장한 평택항 관계업무를 보는 각계각층의 관계자들이 고루 합류해 있었기 때문에 평택항 발전방안을 모색한다는 세미나의 취지에 충분히 부합되었다.


이번 워크샵에서는 평택항의 미래 비젼에 대한 평택시의 인식이 시설확충 차원을 넘어서 항만운영의 효율성 제고와 부가가치화물의 유치로 전환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아울러 인천항의 최근 주목할만한 성장이 평택항에는 위기로 다가가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평택항의 향후 자구노력에 관심이 간다 .

 

5월 31일 오후 4시경, 승선 수속을 마친 일행은 ‘대룡’호 승선을 위해 여객터미널의 셔틀버스를 탔다. 불과 2분거리, 걷기에도 충분한 지척의 거리에 2척의 페리선을 수용할 수 있는 여객부두는 작은 규모지만 제법 잘 정비돼 있다. 6년전, 이곳 평택에서 스타쿠르즈의 ‘제미나이’호를 이용해 한중 크루즈여행을 해보았던 기자로서는 여객전용부두가 마련된 평택터미널이 흥미로운 취재대상이었다. 안전한 트랩을 통해 대룡호에 승선했다. 트랩이 아닌 간이계단을 통해 아슬아슬하게 계단을 올라야 했던 수년전에 비하면 여간 쾌적하지 않았다.


인터넷 홈피에서 배의 시설을 미리 알아보았던 기자는 대룡호 실내환경이 무척 궁금했다. 한중항로에 투입되는 다른 선박들에 비해 낡아보여서였다. 트랩을 통해 로비에 도착했을 때 대룡호의 인상은 낡고 허름한데다 좁아 보였다. 선실을 찾아가는 동안 창가의 복도에는 보따리 무역상들의 짐이 여기저기 널려져 있는 것이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느낌을 준다. 평택에서 출항하는 카페리 2개항로 여행객의 90%이상이 보따리상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지저분한 선내인상과 달리 훌륭한 세미나실

선상 워크샵 진행 모습.
선상 워크샵 진행 모습.
객실은 로얄룸이었다. 짐을 풀기가 무섭게 ‘워크샵팀은 세미나실로 모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세미나실은 생각보다 넓고 훌륭했다. 100여명은 족히 앉을만한 좌석에 빔프로젝트까지 갖추고 있어서 육상의 세미나실로도 크게 손색이 없었다. 세미나실은 대룡호에 대한 선입견을 바뀌게 하는 시설중 하나이다. 식당과 휴게실 등 공용공간들은 넓직했다. 이는 유러피안스타일 페리의 특징인데, 대룡호가 이탈리아에서 지어진 배라는 사실을 나중에 확인했다.


세미나는 평택시의회 배연서 의장의 인사말과 평택시 산업환경국의 김영락 국장의 환영사로 시작되었다. 평택시의 발전을 위한 선사워크샵인 만큼 세미나는 평택항 발전과 항만관련업체가 유대강화를 도모하는 자리였다. 무역협회의 김길섭 하주사무국 국장이 <해운무역환경과 평택항 활성화 방안>을, 평택대학의 백종실 교수가 <항만공사제 추진과 평택항의 대응방안>을 발표했으며, 평택시 항만지원사업소 변백운소장이 평택항의 현황과 평택항의 경쟁력제고 방안에 대한 간략한 오리엔테이션을 했다.


김길섭 국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평택항의 활성화 저해요인으로 △부두개발지연과 항만시설 인프라의 부족 △항만배후부지 협소 △배후물류시설및 편의시설 미흡 △배후교통망 미흡 △철도운송과의 연계성 부족 △인천국제공항과의 연계성 미흡 △항만시설사용료에 대한 인센티브 전무 △평택항의 브랜드인지도 미흡 등을 지적했다. 아울러 평택항의 활성화방안으로 △정기선 서비스의 지속적인 확충 △항만인프라 확충과 연계수송망 구축 △평택, 인천항 통합 단일운영시스템 △부가가치항만으로 육성 △철송과 연계, 연안운송 로로부두건설 피더망의 확충 △항만물류 전문인력 양성, 항만서비스 경쟁력 강화 △인천국제공항과의 연계수송체제 구축 △평택항 활성화를 위한 통합운영주체 검토 △평택항 브랜드 홍보와 마케팅 강화 지속 등을 제시했다.

 

평택항도 항만생산성 제고와 부가가치화 역점
평택항의 경쟁력제고 방안과 미래비전을 발표한 평택시 측의 자료에서는 평택항이 장차 시설확충보다는 컨테이너와 여객수요에 대처할 수 있는 항만운영의 생산성 제고와 부가가치화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그동안 자생적으로 급성장해온 평택항으로서는 주목할만한 인식의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항만지원사업소의 변백운 소장은 특히 평택항의 발전을 위해서는 항만관련기관과 업체 상호간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고 교류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평택시 측은 현재 평택항의 현실을 “국내외적으로 치열한 무한경쟁 환경에 노출돼 있다”고 진단하고 지원정책과 자구노력이 절실한 시점에 있다고 자각하고 있다. 특히 무한경쟁의 환경으로 △북중국 항만개발 러시 △중국의 변화 △생산설비 이전및 현지화 △인천 송도신항 개발 △각종 무역자유지역 제외및 개발 지연 △선도세력및 자생력 구축 경쟁을 꼽았으며 이러한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지 못하면 지역의 수출입 항만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변환경의 변화를 위기로 인식하고 이를 극복함으로써 평택항을 환황해권의 물류거점항으로 부상시켜야 한다는 향후 평택항 발전방향을 제시했다.


주제발표가 끝난 뒤 참가자들은 자기소개를 겸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주최측인 평택시 관계자들을 비롯해 평택대학, 평택청, 평택세관, 출입국 사무소, 검역소, 평택터미널, 선사와 화주, 평택항발전협의회, 도선사, 여행사 등 평택항에서 관련업무를 하는 전문가들이 다양하게 참석해 있어 상호 정보및 의견교류의 장이 되었다. 여행의 첫날밤 대룡호에서의 수면은 쾌적했다. 

 

작지만 깔끔한 용안항에 도착
여정의 이튿 날인 6월 1일, 우리보다 1시간 늦은 중국 시간으로 오전 9시경 대룡호는 용안항에 도착했다. 용안항은 작지만 깔끔하게 정비돼 있다. 대룡호가 주요고객인 만큼 아직 항만으로서의 역할이 미미하지만 배후의 영성시 발전과 함께 용안항도 성장해나갈 것이다. 용안항의 주변에는 해수욕하기에 좋을 만한 백사장이 있는데, 얼마전에 인공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라고 한다. 생각하고 계획한 것은 실현해내고야 마는 중국인들의 추진력이 놀라우면서도 섬뜩했다.


대룡호에서 내린 일행은 대기중이던 현지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버스로 위해에 들러 점심식사를 하고 연태로 건너갔다. 연태시에서는 연태항 관계자가 기다리고 있다가 항만견학을 도왔다. 마침 일행이 찾은 오후 시간에 한중페리(CK Ferry Lines)가 운영하는 ‘향설란’호가 입항, 접안해 있었다.

 

연태 08년까지 600만teu 컨시설 계획
서항에 일반부두 10 컨부두 33선석 개발

연태시 관계자에 따르면, 연태항의 기존 컨테이너부두는 2곳으로 분리되어 있으며, 각각 부두길이 6-700M의 2선석씩 모두 4선석이 갖추어져 있다. 수심은 14M이며 컨테이너 크레인은 4대씩 총 8대가 설치돼 있다. 이 두 곳의 컨테이너부두는 각각 80만teu의 화물을 처리할 수 있으며, 지난해(2006년) 170만teu의 컨화물 처리량을 기록했다. 컨테이너 크레인의 경우 올해 하반기에 1대, 내년에 1대 등 총 2대를 더 도입할 예정이라고 연태시 관계자는 밝혔다.


연태시 관계자는 “2008년까지 120만teu를 수용할 수 있는 부두를 추가로 건설하는 등 컨테이너부두를 늘리는 한편, 잡화부두는 서항으로 옮겨가게 된다”고 설명했다. 서항에는 액화화물과 원유, 광석 등 잡화 전용부두로 개발운영하는 한편 컨테이너의 경우 기존부두와 선석의 추가개발 확보를 통해 연간 600만teu의 컨화물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일행이 방문했던 기존 컨테이너부두외에 연태 서항에는 앞으로 컨테이너부두 33선석을 개발한다는 계획이 수립돼 있다. 서항은 기존 부두에서 29Km 떨어진 곳에 소재하고 있는데다가 열차페리부두 방문이 다음 스케줄로 잡혀 있어서 직접 둘러보지는 못했다. 이날 저녁 연태시 측에서 연태시의 부국장(부시장격)과 외사국의 부국장, 교통국 부국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간담회를 가졌다. 연태시측은 이 자리에서 개발중인 연태 서항에 대해 간단히 언급했다. 원유, 잡화 등을 취급하는 일반부두 10개 선석과 컨테이너부두에 33개 선석 등을 건설할 서항 개발계획을 설명했다. 


두 곳의 컨테이너부두를 둘러본 일행은 다시 다음 일정을 위해 이동했다. 연태항만국 사무실행이려니 했는데, 알고보니 연태-대련간 열차페리의 운영을 수용하고 있는 ‘열차페리역사’로 가고 있었다. 열차페리의 운용을 위해 지어진 역사와 열차페리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 그리고 이 부두까지 철로를 통해 운송돼온 화차를 열차페리에 선적하기 위해 설치된 ‘하이웨이 브릿지(Highway Bridge)’를 볼 수 있었다. 말로만 듣던 열차페리가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현장을 보면서 이번 견학투어에 합류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열차페리사업은 한국에서도 대선공약으로까지 거론되는 사안인지라 이미 일반인에게도 그리 낯선 단어가 아니다. 중국내에서의 열차페리의 성공적인 운영을 확인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한국과 중국간의 열차페리 서비스가 가능할 것인지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터라 열차페리부두는 아주 흥미로운 현장이었다.

 

인천-대련간 2척 페리로 1일 4편 운항
2015년엔 6척으로 하루 9편 서비스 계획

열차페리 부두에는 열차페리선박의 운용사인 Sinorail Bohai Train Ferry(SBTF) 관계자가 통역직원과 함께 일행을 반겼다. 열차페리의 이용수속을 처리하는 역사에서 SBTF 측이 연태-대련간 열차페리서비스가 탄생한 배경과 이후 경과, 그리고 현황 및  계획을 간략하게 설명하는 시간을 가진 뒤 열차페리부두를 둘러볼 수 있었다.


SBTF의 열차페리선박이 연태와 대련을 잇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6년 11월이며, 일행이 연태를 찾았던, 6월 1일은 시험운영에 들어간 지 220일이 되는 날이라고 했다.
연태와 대련간의 바다를 횡단하는 열차페리 서비스는 중국 연해 철도망의 일부로서, 2001년 ‘Yan-Da Railway Ferry Project’에 의해 태동했다. 이 열차페리의 운영사인 SBTF는 중국철도국(중앙정부)이 50%, 대련시정부 17.5%, 산동성지역 시정부 17.5%, 연태및 대련관련회사 15%씩 지분참여해 총 28억위엔을 투자해 탄생한 합작회사이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이 사업을 시작한 SBTF는 2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지난해 11월 6일 시험운영에 들어갔다.


SBTF는 열차페리사업의 기획에서 금융, 시설건축, 운영 등을 맡아 시행해왔다. 그 결과 연태-대련 간에 2척의 열차페리가 하루에 4편 운행되고 있으며, 1척당 화차는 50대를 수송할 수 있다.
2010년까지는 연간 수송할 수 있는 화물량이 편도 550만톤에 달하며, 자동차 14만 4,000대와 여객 92만명을 매년 수송할 수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또한 지금은 하루 4편 운항하고 있지만 2010년까지 1일 6편으로 서비스를 확충하고 2015년까지는 모두 6척의 열차페리를 배선해 하루 9편 운행함으로써 편도 연간 820만톤의 화물과 21만 6000대의 자동차, 138만명의 여객을 수송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20년에는 8척의 열차페리 선박을 투입한다는 장기전략도 있다. 
연태-대련 구간에 현재 운영되고 있는 열차페리는 열차와 자동차, 여객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로로선(Ro-Ro Ship)이며, 선박의 길이는 182.6m, 선폭은 24.8m. 수송 가능한 화차는 편도기준으로 50대에 80톤까지 실을 수 있다. 자동차는 25대, 여객은 480명을 수용할 수 있다.

 

육로 1,800km를 해로 160km로 단축
목재, 곡식, 화학비료, 잡화가 주종 화물

아직은 시운영 단계여서 여객과 자동차를 수송하지 않고 있지만 오는 11월에는 일반여객과 자동차를 함께 수송할 예정이라고 SBTF 사장은 밝혔다.
연태-대련간 열차페리 구간은 해로(海路)로는 89마일(160-165km)이지만, 기차를 통해 육로(陸路)로 이동하는 거리는 1,800km에 이른다고 한다. 거리를 단축할 수 있으니 운송시간의 절약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이 구간에서 운영되는 열차페리를 통해 연태에서 대련으로 수송되는 화물은 주로 목재와 곡식 등이며, 대련에서 연태로 들어오는 화물은 화학비료와 잡화가 주종이다.   


중국정부는 연태-대련간 열차페리 프로젝트와 함께 내륙 도로망의 구축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연태와 대련은 육지와 해상을 연계하는 중요 교통 결절점으로 부상하고 있었다. 
연태시 측의 도로망 구축에 대한 설명은 영성시에서 위해를 거쳐 연태를 통해 청도를 오가는 동안 실제로 목격할 수 있었다. 산동성의 동쪽 해안에 건설된 막힘없이 쭉뻗어 있는 ‘고속도로’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13년전 위해와 연태, 청도를 방문했던 기자는 도로며, 도시정비 등 그동안 천지개벽한 산동성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청도의 개발은 2000년에 한번 더 왔기에 목격했지만 다른 지역들의 모습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Yan-Da Railway Ferryboat Project’의 추진경과>
‘Yan-Da Railway Ferryboat Project’는 1996년부터 10년간의 연구검토 끝에 성사된 프로젝트로서, 1997년 처음 제안되었고 2002년에 1월 26일 정부의 승인아래 확정되었다. 그리고 이듬해인 2003년 8월 6일 연태에 China Railway Bohai Railway Ferryboat Company가 공식 설립되었고, 같은해 12월 30일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를 승인했으며, 2004년에는 중국정부의 개발·개혁위원회(NDRC)에서 이를 승인함으로써 2004년 10월 27일 중국이 국가차원에서 추진하는 주요 프로젝트로 채택되었다. 이후 2006년 11월 6일 동 프로젝트가 완성되어 시험운영에 들어간 것이다.
연태 열차페리선박은 열차는 물론 자동차와 여객까지 실어나르면서 Bohai만에서 통합수송시스템을 완성해 중국의 북동지역과 산동지역간 최단 거리 수송로를 오픈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연태-대련간 열차페리는 중국의 8개 수직·수평의 철도망 중 연안축(coastal passage)에 해당한다. 이 연안축은 북측에서부터 Shenyang, Dalian, Yantai, Jiaozhou, Xinqi, Changxing, Hangzhou, Ningbo, Wenzhou, Fuzhou, Xiamen, Guangzhou을 거쳐 Zhanjiang을 남측 끝단으로 하며, 총연장길이는 4,059km이다. 
연태-대련 열차페리는 중국의 동해연안지역에서 이룬 국가경제적인 발전은 물론 기술적인 발전을 이루어냈다는 측면에서 중국정부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한 회사측은 열차페리 역사를 짓고 페리선박을 건조하는데 2년여의 시간이 걸렸으며, 그 과정에서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열차페리사업이 완성되는 동안 정책과 토지수용 문제, 페리보트의 구조변경 문제, 태풍과 눈보라 등 자연재해에 관한 신조 철로기준 향상 등 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연태와 대련시 정부와 중국철도국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프로젝트가 완성되었던 것이다. 중국 열차페리 프로젝트의 시작과 과정, 그리고 시험운영의 결과는 일부 한국에서도 관심을 가지고 있는 한중간 열차페리에 대한 연구검토에 중요한 실증자료가 될 것이다.

 


청도 개발구인 ‘황도’ 초입부터 물류단지
컨부두 3km에 CY는 200만 스퀘어미터 규모

연태시가 주최한 만찬을 마치고 연태의 한 호텔에서 묶은 일행은 다음날 6월 2일, 아침일찍 식사를 하고 청도의 신개발지구인 황도로 이동했다. 고속도로를 110km로 달린 지 3시간 40여분만에 황도에 도착했다.


황도는 초입부터 ‘物流’라는 상호를 내건 크고 작은 도로변 상가들에 이어 널찍널찍한 물류단지가 잘 정비되어 있다. 물류단지와 도로, 주택들도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아파트는 10층이 채 안되는 저층에 단지마다 서로 다른 디자인을 뽐내며 늘어서 있다. 특히 아파트 옥상에 설치돼있는 태양열 에너지를 모으는 열판이 눈에 들어왔다. 올해들어 모 일간지의 기획특집을 통해 세계 에너지자원의 블랙홀이 되어가고 있는 중국이 장차 고갈될 에너지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대체에너지 개발에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다는 보도를 접한 바 있다. 정부는 물론 민간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체에너지 개발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기사의 내용은, 차세대 에너지원 확보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소개했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 기자는 영성시에서 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40여분 이동하는 도중 해안가에 설치되어있는 풍력발전기(일명 ‘풍차’)를 볼 수 있었다. 줄잡아 5km이상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대체에너지를 확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상암동의 쓰레기 매립지에 조성된 하늘공원과 대관령의 ㅅ목장에 세워져 있는 것을 보았다.


황도에서 식사를 하고 일행은 곧바로 청도신항으로 불리우는 황도항을 찾았다. 어느순간 도로의 양켠에 4단으로 적재된 컨테이너들이 빼곡이 야적돼있는 CY 골목길을 지나고 있었다. 황도항의 보세구역으로 보였다. 항만부근 인가보다 싶더니 멀리 항만의 입구가 보였다. CY의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수십개의 컨테이너 크레인의 도열된 모습이 눈에 띠면서 사람들은 모두 “와...”하고 입을 벌렸다.


황도항은 일행을 놀라게 할만한 그러한 규모로 그곳에 있었다. CY는 빈 곳이 없이 적재된 컨테이너들로 숲을 이루고 있었고 부두에는 Emirate, Yangming, Neddloyd, Cosco, Takeko 선박들이 접안한 상태에서 양·적하를 하고 있다. 화물로 북적이는 분주한 항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장금상선의 청도지사에서 관계자가 일행에게 황도항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작년 750만teu 새 부두건설 1,000만teu 처리
4.5km 부두건설 계획, 이젠 내륙운송에 시선돌려
청도시 황도 경제기술개발구에 위한 청도의 신항인, 황도항은 중국의 북부항만 중에서 최대규모로서 지난해(2006년)에 750만teu의 컨테이너화물을 처리했고, 철광석과 석유의 수입기지이기도 하다. 현재 이용되는 컨테이너부두는 길이가 3.4km에 달하며 여기서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크레인은 34대. 기존의 부두에서 바라다보이는 건너편에는 또다른 컨테이너부두가 개발되고 있었다. 이 부두가 완공되면 약 250만teu를 처리하게 돼, 청도신항은 향후 1-2년내에 연간 1,000만teu의 처리물량을 돌파할 것이 예상된다는 것이 장금상선 측의 설명이었다. 컨테이너야드(CY)만는 200만 스퀘어미터(square meter)이고 일반부두의 규모도 비슷하거나 더 넓으니 그 규모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청도신항은 천연수심이 17M며 자연재해가 거의 없는 지리적으로 혜택받은 위치에 있다. 봄과 가을에 안개가 끼고 겨울의 바람이 자연재해라 할 수 있는 약점이 있지만, 이로 인해 작업이 중단되는 경우는 연간 10일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러한 조건이라면 청도신항은 조만간 초대형선까지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로도 8,000teu급의 Cosco 선박이 한번 들어온 적이 있다고 한다.


수심과 자연여건 때문에 천진항의 항만개발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한 상황과 달리 청도신항은 천연 수심과 지리적 여건이 적은 비용으로 항만을 개발할 수 있게 하고 있어 다른 항만들보다 항만의 개발과 발전속도가 더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청도신항의 개발과 운영에는 중국정부(30%)와 Cosco(20%), 머스크(50%)가 공동으로 참여하고 있다. 세계 최대선사인 머스크를 항만의 개발과 운영에 참여시킴으로서 머스크의 기항을 유치하며 중국북부 거점항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는데 성공해가고 있는 듯했다.
2002년 10월에 개장한 이 항만에는 현재 원양선사의 선박이 주간 30회 기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밖에 한중 해상항로에서 청도를 기항하는 풀컨테이너선박이 이곳에 기항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청도신항이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컨테이너부두 개발계획이다. 청도신항은 앞으로 지금의 컨부두보다 더 긴 4.5km의 부두를 추가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들은 또다른 주목할만한 정보는 중국정부가 이제 항만개발(계획)은 어느정도 수준에 달했다고 여기고 내육운송로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산동성 연안에 뻗어있는 고속도로와 연태-대련간 열차페리 사업이 중국내륙의 철도망 구축사업과 연계돼있다는 사실에서도 엿볼 수 있는 것이었다. 지역과 분야에 따라 큰 편차가 있겠지만, 중국은 이미 저만큼 앞서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황도서 청도로 이동에 페리타면 20분 거리
명품 흉내낸 싼 생활품이 유혹하는 재래시장
황도에서 일행은 청도 중심지를 들르기 위해 페리를 탔다. 45분마다 운행된다는 페리는 버스로 1시간 20분 가는 거리를 20분만에 수송할 수 있다. 페리를 기다리는 시간을 포함한다면 시간상으론 큰 차이가 없다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청도시가지를 한눈에 바라보고 들어갈 수 있다는 매력 때문인지 평일 오후였는데도 페리안은 자동차와 사람들로 붐볐다. 청도의 발전상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었다. 거제도에서 부산신항으로 이동하는 수단으로 페리를 이용했던 경험이 있는 기자에겐, 텅빈 부산신항 터미널과 흉측하게 깍여나간 산을 바라보며 진해항으로 들어왔던 기억과 달리 고층의 건물들과 넓직한 공원이 있는 신시가지와 독일풍의 고풍스런 작은 마을들이 있는 고시가지를 함께 바라보는 청도는 한중간의 수교이전부터 한국과 중국간의 물적인적 교류를 담당해온 보다 친근한 도시였다.


청도 중심지에서는 재래시장에 잠깐 들렀다. 명품을 흉내낸 많은 물건들이 여행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참 싸다 싶었지만, 중국이지 하는 순간 물건값과 품질을 연계하는 개념이 깨져버렸다. 과거 중국여행에서는 차(茶)나 깨 등 특산물을 주로 샀지만, 최근에는 값싸게 생활용품들을 파는 소위 짝퉁시장이 인기란다. 품질도 과거보다 향상되었기 때문에 많이들 사간다고 한다. 일행에게는 3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요지경 세상이었다. 이 재래시장은 물건가격을 흥정하는 재미에 찾게 된다는 일행의 말이 그럴듯했다.


청도에서 오후 5시경 출발한 일행은 위해에 숙소를 정한 탓에 3시간 40여분을 또다시 달려 위해에 도착, 늦은 저녁과 함께 강행군의 피로를 풀기위해 발마사지 집을 찾았다. 워낙 여행코스라고는 없다보니 현지여행사가 저녁에 발마사지 코스를 넣었던 모양이다.
고단한 견학일정 끝에 하루남은 6월 3일은 관광과 귀국을 위한 승선수속이 모두였다. 관광은 장보고 유적지인 적산 법화원이었다. 4월중순에 장보고 기념관이 공식 개관한 터라 내심 잘 되었다 싶었는데, 현지가이드는 법화원은 알면서 장보고 기념관에 대해 무지했다. 기자가 수차례 물었지만 잘 모른다고 일관했다. 일행이 가이드 운이 없었던 것인지 아니면 다른 여행객들도 그런 것인지 알 수 없었지만 한국에서 적산 법화원은 장보고 유적지로 모객을 하는데 실제 적산에서는 장보고에 대한 설명과 기념관도 안내하지 않으니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그럼에도 적산은 타국이라는 것을 망각할 정도로 한국 관광객 일색이었다.

 

법화원 장보고유적지엔 한국관광객 일색
일부 가이드 장보고기념관엔 무지 아쉬워
실망스러운 마음을 달래며 법화원을 빠져나오는 도중에 장보고 기념관의 위치를 알았으나 이미 일정상 뒤늦은 때였다. 기념관으로 오르는 길을 바라보니 한국관광객들로 보이는 이들이 내려오고 있었다. 아마도 우리일행의 가이드가 문제였던 것같다. 이미 자료와 사진으로 보도하고 내용도 알지만 직접보지 못한 아쉬움에 투덜거리며 적산을 빠져나왔다. 기자와 달리 일행의 대부분은 장보고 유적지에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여행은 너무 길면 일상보다도 지루한 법. 언제나 타지의 음식과 문화에 대한 호기심이 떨어질 즈음 귀국을 기다리게 된다. 4개 도시를 오가며 여러 항만을 견학했으니 일정이 강행군인 것은 당연지사다. 우리로 치면 서울서 부산과 목포까지의 거리를 버스로 오갔으니 그 이동의 불편함, 언어의 장벽 속에서 항만의 새로운 정보에 귀기울이는 수고로움, 서먹한 이와의 동침, 그저 장소와 규모만 다를 뿐 그게 그거인 항만시설을 대하는 단조로움에 의한 권태가 고개를 내밀때 즈음, 다시 익숙한 일상이 기다리고 있는 한국행 대룡호에 올랐다. 첫 대면과 달리 대룡호는 기름냄새와 너절한 주변이 더 이상 거슬리지 않는 친숙한 공간으로 다가왔다.


적산에서의 마지막 중국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았던 것을 주최측이 안 것일까, 저녁은 삼겹살로 준비되었다. 언제 어디서나 삼겹살은 한국인들의 정-말 좋은 먹거리다. 일행은 대룡호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다음날 평택항에 제시간에 도착했다. 갑문을 통과해야하는 인천항를 기점으로 한 카페리들과는 달리, 대룡호의 운항스케줄은 별 오차없이 예정대로였다. 예정된 스케줄에 도착하는 귀가는 얼마나 행복하던지...


이번 중국여행에서는 평택시의회에서 열정적으로 의정활동을 벌이고 있는 언니같은 의원과 룸메이트를 한 덕에 항만관계외에 평택시의 市政와 그들의 고민에 대해서도 조금 알게 되었다. 그간 평택항의 미래를 평택시와 연계시키지 않았었는데, 앞으론 달리 보게될 것 같다. 평택시와 경기도, 나아가 중앙정부도 20년의 짧은 역사속에서 자생적으로 자동차부문 2위, 컨테이너부문 5위로 성장한 평택항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국익차원에서 그 장래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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