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주협회·MBN 리얼다큐 숨-한국경제 이끄는 외항해운산업 조명 6월 18일 방송

선주협회가 기획하고 MBN이 제작한 리얼다큐 숨-<200억 특급 수송작전, 외항해운을 지켜라!> 편이 6월 18일 방송됐다. 폴라리스쉬핑 소속 ‘스텔라웨이호’에 승선한 한국 선원들의 일상을 담아낸 리얼다큐 숨 방송내용을 선주협회와 MBN 제공으로 편집했다.                                    -편집자 주-

한국경제를 이끄는 10대 수출입 산업중 하나인 외항해운산업. 이 외항해운 산업을 이루는 역군들이 있다. 무려 1만 5,000km의 광활한 바닷길을 헤치며 외국과의 무역을 책임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외항선, 대량의 철광석을 실어 나르다 보니 배 자체의 스케일만도 어마어마하다. 선박의 길이만 해도 350m로 우리나라에서 높이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63빌딩을 눕혀놓은 길이보다 100m나 더 길고, 선박이 실어 나르는 최대 철광석의 무게는 25만dwt. 무역선 등급 중에서도 최고로 친다는 ‘초대형 무역선’이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이상을 끝이 보이지 않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폴라리스쉬핑 소속 '스텔라웨이호'의 한국 선원들, 그들의 삶의 향기 가득한 이야기를 MBN '리얼다큐 숨'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선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한 달 동안 1만 5,000km의 바닷길을 헤쳐 나가기 위한 항해를 빈틈없이 준비하기 위함이다. 총길이 350m에 이르는 거대한 배를 움직이기 위해서 준비해야 하는 과정도 그 수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배를 움직이는 가장 기본 준비물인 기름양만 해도 약 1,000t의 기름을 넣는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무려 3시간! 배를 움직이는 일조차 쉽지 않다. 폴라리스쉬핑 소속 스텔라웨이호가 가진 약 20,000마력의 동력으로는 배 스스로 몸을 움직일 수 조차 없기 때문에 5척의 예인선으로 배를 끌어주어야 한다. 이 때 예인선 한 대의 마력은 무려 5,000마력! 5,000마리의 말이 끄는 힘과 거의 동일하다. 스텔라웨이호의 선미, 선수, 격벽에 골고루 붙은 예인선은 사방에서 배가 출항을 하기 위한 추진력을 실어 준다. 한척 당 겨우 300dwt에 이르는 예인선이 자기 몸의 800배에 이르는 큰 배를 움직이는 것이다.

예인이 시작되고 드디어 배가 바다로 나가면 바다의 꽃이라고 불리는 도선사가 배에 승선하는데 이 승선의 순간이 도선사에게는 절체절명 위기의 순간일 수도 있다. 실제로 망망대해 위에서 사다리 줄 하나에 몸을 의지해 배에 타야 하기 때문에 해양사고 또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배가 안전하게 접안을 마칠 때까지 도선사와 스텔라웨이호 선장을 비롯한 전 선원들은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도선사의 손에 선박의 안전이 달려 있기 때문에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이 필요하다. 아직까지는 기계가 사람 눈의 세심함을 따라갈 수 없기 때문에 배의 안전한 출발을 책임지는 도선사는 바다의 꽃이라 불리기에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긴 항해를 시작하는 준비과정은 모두 끝났지만 스텔라웨이호의 선원들은 쉴 틈이 없다. 선장, 기관사, 항해사, 각 파트 부원 등으로 이루어진 20명의 선원들! 그들은 각자의 할 일에 촉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모든 선원들이 힘을 합쳐야 하는 일과 선원 한명, 한명의 작지만 섬세한 집중력이 더해져야 하는 일까지! 그들 하나하나가 모여 스텔라웨이호라는 배를 움직이는 커다란 동력이 된다.

40년 경력을 자랑하는 스텔라웨이호의 임채만 선장은 배의 모든 것을 총괄하고 선원들은 그의 진두지휘 아래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 선장 다음으로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기관장은 배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가장 중요한 기관실을 담당한다. 기관실은 배의 가장 깊숙한 곳, 햇빛도 잘 들지 않는 지하에 위치해 있다. 그 이유는 배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인 프로펠러를 작동시키기 위함이라고!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위치해 있지만 하는 일의 중요성만큼은 그 어떤 기관 못지않은 기관실. 그곳은 배를 움직이기 위한 첫 단계인 모든 기관들이 즐비해 있어 잠시도 눈을 뗄 수 없다. 25년 경력을 자랑하는 정규재 기관장은 이제 엔진에 문제가 생겼다거나 하는 등 그에게만 나는 냄새가 따로 있을 정도라고. 다음으로 배의 전체적인 안전을 책임지는 1등 항해사. 기관장이 지하에서 배의 움직임을 맡고 있다면 1등 항해사는 갑판에서 배의 안전을 책임진다. 1등 항해사에게는 낮과 밤의 구분이 없다.

아주 사소한 기계의 오차로도 배가 큰 위험에 빠질 가능성을 항상 배재할 수 없어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 위에서 눈을 뗄 수 없기 때문이다. 김용태 1등 항해사는 1등 항해사 생활 20년 동안 배를 타면 한 번도 마음 편히 식사해 본 적이 없다고 하는데... 식사할 때도 배의 안전을 위해 바다에서 눈을 떼지 않는 진정한 프로다. 마지막으로 배의 구석구석을 책임지는 기관사와 기관 부원들! 스텔라웨이호라는 커다란 배가 무사히 항해할 수 있는 데에는 작은 부속품들 하나하나가 원활히 돌아가기 때문이다. 기관사와 기관 부원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그 모든 부속품의 정상적인 활동을 위해 잠시도 쉬지 않는다. 작은 부속품 하나가 배의 운명을 달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광활한 바다와 강렬한 태양에 직접적인 노출을 받는 갑판은 그 청소를 게을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수시로 페인트칠을 해줘야 한다는데! 청소라고 해도 배의 규모만큼 총 20명의 선원 중 10명 이상의 선원이 동원돼야 할 정도로 그 규모부터 다르다. 배가 빠르게 부식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방팔방이 바닷물임에도 불구하고 그 바닷물을 한 번 정화한 청수를 사용한다. 또한 갑판은 강렬한 햇빛을 여과 없이 받을 뿐만 아니라 해수나 빗물 및 해수의 충격으로 인해 부식되기 쉽다. 때문에 일반 페인트보다 보호력이 훨씬 강한 선박용 페인트를 이용해 마찬가지로 10명에 달하는 선원이 페인트칠을 한다. 갑판을 칠하는 데 걸리는 시간만 해도 최소 5일에서 최대 일주일이나 된다고 하니 그 시간만으로도 배의 크기를 입증하기 충분한 셈이다. 모든 배는 기름을 사용하고 연소된 연기를 굴뚝인 연돌로 내뿜는다.

약 1,000t의 기름을 사용하는 스텔라웨이호의 연돌 또한 마찬가지이다. 연기를 내뿜지 못하면 정상적인 항해가 어렵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선박의 굴뚝을 청소해주는 일은 배를 탄 선원이라면 피해갈 수가 없다. 기계가 할 수 없는 일이기에 사람이 직접 30m 높이의 연돌 안에 들어가 손으로 일일이 청소해야 한다. 연돌을 한 번 청소하고 나면 온 몸에 기름을 범벅하게 되니 쉽게 할 수 없는 일임이 분명하다. 선박의 지하에는 배의 균형 유지를 위해 필요한 평형수를 담는 밸러스트 탱크가 있다. 밸러스트 탱크는 배의 균형을 유지해 줄 뿐만 아니라 선박의 균형을 유지해준다고 해서 배의 척추라고 불리울 정도로 중요한 기관이다. 한국에서 호주로 출발할 때 배가 수면에 닿는 면적을 조절하기 위해 호주에서 돌아오면서 싣게 될 철광석의 양과 비슷한 무게인 25만t의 물을 싣는다.

배의 가장 깊숙한 곳에 담긴 물은 호주에 도착하는데 걸리는 시간인 2주가량 선원들의 꼼꼼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밸러스트에 담긴 25만t의 물이 배 전체의 균형을 무너트려 위험한 상황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호주까지 밸러스트 탱크는 스스로도 잠시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바닷물을 순환시키며 항해한다. 각 해협에 서식하는 미생물류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미생물끼리의 생태계 균형유지를 위해 법으로 지정된 중요한 사항이다. 배의 가장 높은 곳인 배의 갑판에서 하는 일부터 가장 깊은 곳인 배의 지하에서 하는 일까지 배에서 하는 일은 하나부터 열까지 결코 쉬운 것이 없다.

이 외에도 그들은 만약의 상황을 대비한 화재훈련과 가장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 배를 버리고 떠나는 퇴선훈련 등을 필수로 받게 된다. 훈련에는 각 선원들이 맡은 임무가 있는데 화재훈련 같은 경우는 얼마나 짧은 속도로 방화복을 입고 방화호스를 이용해서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화재를 진압하는지 등을 훈련한다. 배를 버리는 최후의 보루인 퇴선훈련 같은 경우는 생존을 위해 최소한으로 필요한 물품들을 챙기고 구명정에 신속히 탑승하는 훈련이다. 하지만 이 퇴선훈련 과정에서 선장은 선원들의 안전한 탈출을 위해 모든 선원들의 구명정 탑승 모습을 지켜보고 마지막까지 선교에 남아 배의 운명을 함께 한다고 하니 그 책임감과 임무가 막중한 자리일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 달에 한 번, 주기적으로 혈당검사를 받는데 이러한 훈련과 검사를 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최적의 결과를 낳기 위함이며 만약 선원들 중 누군가의 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그 자리를 책임질 적임자를 적시에 구하기 위해서이다.

이렇듯 스텔라웨이호의 선원들은 항상 최악의 상황까지 대비하여 최선의 항해를 위한 노력을 직접 몸으로 행하고 있다. 호주에 도착하고 나서도 그들은 긴장을 늦출 수 없는데! 가장 먼저 호주의 영토에 들어가기 위해 호주 깃발을 계양하고 현지 도선사의 지휘 아래 다시 한 번 선박을 안전하게 도선해야 한다. 부두 정박을 앞두고 묘박지에서 대기하기 위해 내리는 닻의 무게만 무려 14만t. 닻의 체인 길이도 약 200m로 330m 길이의 스텔라웨이호를 지탱하기 위한 그 무게와 길이만 해도 엄청나다. 스텔라웨이호의 선원들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바로 배의 지하에 담겨 있던 평형수를 모두 배출하고 원래 목적이었던 철광석을 화물창에 싣는 일이다. 로더라는 하역기기를 이용하여 로딩을 한다. 이 때 걸리는 시간이 48시간. 무사히 임무를 마친 그들은 다시 한국으로의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스텔라웨이호에 탑승한 선원들은 짧게는 한 달, 길게는 6개월 이상을 육지 한 번 밟아보지 못한 채 배 안에서만 생활한다. 때문에 가끔씩 끝이 보이지 않는 수평선 너머에 있는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시간이 절로 생기게 된다는데... 그들이 가족들, 혹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사진을 본다거나 핸드폰으로 받을 수 있는 간략한 문자 정도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것도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에게는 그 짧은 안부가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가장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그렇게 얻게 된 힘으로 그들은 다시 한 번 묵묵히 맡은 바 임무를 시행하며 가족들 혹은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는 집으로 돌아갈 날을 손꼽는다.

우리나라는 주로 호주, 브라질, 남아프리카, 캐나다 등지에서 철광석을 수입하는데 그 중 호주에서 수입하는 철광석 양은 연간 650억t정도로 전체의 60%에 해당하여 그 수입량이 가장 많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약 17번을 왕복해야 하는 거리인 1만5,000km의 바닷길을 운항하는 스텔라웨이호와 스텔라웨이호의 선원들! 길거리의 맨홀 뚜껑부터 시작해서 자동차, 모든 건물의 뼈대까지 이미 우리의 생활이 되어버린 그들이 선물하는 대한민국 산업의 밑거름인 철광석! 한국 경제를 이끄는 외항해운산업의 숨은 역군들이 지금도 희망의 바닷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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