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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조선업
대우조선 3조원 손실 숨기고 성동조선 법정관리行 가능성
[503호] 2015년 07월 28일 (화) 13:41:58 김승섭 komares@chol.com

7월 한달 우리 조선업계에 엄청난 ‘폭풍’이 불어닥쳤다. 3대 조선사 중 그나마 견실한 것으로 보였던 대우조선해양이 최대 3조원대 손실을 숨겨왔던 것으로 드러나며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국내 대표 중소조선사 중 하나인 성동조선해양도 법정관리 위기에 처했다. 위태했던 중소조선소의 위기는 어느정도 예상돼왔던 바지만 불황에도 잘 버텨왔던 대형조선사, 그 중에서도 안정적인 실적을 보였던 대우조선해양이 휘청거리면서 우리 조선업계는 그야말로 ‘패닉’ 상태이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손실 미반영 소식은 조선업계는 물론 국내 경제계에도 엄청난 충격이었다. 7월 15일 대우조선해양의 소식이 주식시장에 전해지자마자 장중 주가가 30% 하락하며 하한가를 기록했고, 한국거래소는 손실 은폐 의혹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했다.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에 들어갈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퍼지기 시작했다.


다른 업체도 아닌 대우조선해양의 이 같은 소식은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다. 7월 15일 포털 검색어 1위를 대우조선해양이 독차지할 정도로 전 사회적으로 엄청난 이슈였다. 그도 그럴것이 대우조선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3조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0% 감소했음해도 불구하고, 4,711억원의 영업이익(6.8% 감소)을 내면서 굳건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BIG 3’ 조선사 중 유일하게 선방한 업체가 대우조선이라는 평가도 여기저기서 나왔다.

 

대우조선, 해양플랜트 3조원 손실 회계 미반영, 부채비율 600% 상회
대규모 구조조정, 금융당국 자금수혈 시급
그러나 대우조선은 3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회계처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꾸준히 제기돼왔던 해양플랜트 부문의 손실이다. 지난 2011년에 수주한 반잠수식시추선 4척에 대한 손실이 1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전해졌고, 해양플랜트를 중심으로 자체사업손실 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 자회사 부실까지 일시에 반영할 경우 손실이 3조원도 상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확한 규모는 올 2분기 실적발표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이지만, 대략적인 손실범위는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조원의 손실만 반영해도 부채비율이 600%를 넘어서게 된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단계에 돌입할 가능성은 적으나 대규모 구조조정과 금융당국의 자금수혈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사장은 7월 20일 담화문을 통해 대규모 손실의 원인과 자체 구조조정 등 향후 대책에 대해 밝혔다. 정 사장은 “가장 큰 부실원인은 수주한 프로젝트들의 원가가 실제 건조과정에서 크게 늘어나면서 실행 예산을 넘어섰기 때문”이라며, “선박을 인도하고도 못 받은 외상값들, 이른바 장기매출채권 중 일부는 회수가 어렵다는 사실도 상당수 확인됐다. 회계 원칙상 손실이 예견되면 바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이 금액 또한 현재 우리가 일시에 감당하기엔 벅찬 규모”라고도 밝혔다.


정 사장은 “해외 조선소나 풍력사업 등 자회사 손실이 우려했던 것 이상”이라며, “잠정 파악된 손실을 회계원칙에 따라 이번 2분기에 모두 반영하기로 결정했으며, 2분기 실적발표도 최대한 앞당길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용불안을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업무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력 재배치, 순환보직 등 질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면서, “부동산과 주식 등 비업무성 자산을 매각할 것이며 고정비등 각종 비용 절감에 배전에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은, 법정관리보다는 자금수혈... 긴급실사 진행 중
연말까지 최대 2조원 투입 계획 가닥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시장 충격을 고려해 법정관리보다는 자금 수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에 따르면,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긴급수혈이 이뤄질 것이며 규모는 연말까지 최대 2조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우조선 정상화에 최소한 유상증자 2조원, 신규대출 1조원, RG 2조원대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산업은행이 막대한 규모의 신규자금 지원을 추진할지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긴급 실사를 진행 중이다. 실사기간은 대략 2~3개월 정도가 걸릴 예정이다.
 

워크아웃 등 최악의 상황은 면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대우조선의 앞길은 가시밭길이다. 채권단 관리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주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추가자본 조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연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우조선해양이 2조원의 손실을 인식할 경우 이는 1분기만 지배주주 자본의 42%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증자까지 현실화될 경우 기존 주주들의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도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향후 채권단의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관리가 강화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아 수주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며, 재무적 관점에서도 “추가자본조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예측했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7월 20일 ‘언론보도 구조조정 추진내용에 대한 대우조선해양 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에서 구조조정 최후의 수단으로 차·부장급 이상 인력 감축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으나, 확인 결과 인원감축 등에 대한 어떠한 논의도 없었다”라며, “담화문에서 밝힌 구조조정은 부동산과 주식 등 비업무성 자산을 매각하고, 인력 재배치, 순환보직 등 질적 구조조정을 한다는 내용이지 인원감축 등의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다”라고 해명했다.

 

해양플랜트 손실 ‘눈덩이’... 작년 현대重이어 대우조선, 삼성重도 1조원 추가손실 가능성

성동조선 위탁경영에 삼성重, 한진重 ‘난색’
조선업계가 더 크게 걱정하는 것은 해양플랜트로 인한 손실이 대우조선뿐 아니라 다른 업체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해 한차례 큰 홍역을 치른 현대중공업과 함께 삼성중공업도 1조원대 추가 손실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이치스CPF와 에지나FPSO에 대한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 그러나 설계지원과 해외 현지제작이 늦춰지면서 추가손실 규모가 1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삼성중공업의 추가 손실 가능성은 성동조선해양의 미래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시중은행들의 자금지원 거부로 법정관리 위기에 처해 있는 상황으로, 지난해 5월 수출입은행이 단독 지원한 3,000억원이 7월에 완전 소진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 현 상황에서 주채권자인 수출입은행은 지난달 삼성중공업과 한진중공업에 성동조선해양의 위탁경영을 제안한 상황이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6월 말부터 성동조선해양의 실사를 진행해 7월 21일 현재 대부분의 실사를 끝마친 상황이다. 그러나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위탁경영을 포기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히려 삼성중공업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동사는 사무직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을 방안을 두고 고심 중이다. 이에따라 성동조선의 위탁경영은 사실상 어려운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위탁경영에 관해서는 아직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라며 짧게 답했다.
 

삼성중공업과 함께 성동조선 위탁경영 대상자로 지목된 한진중공업도 위탁경영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한동안 국내 ‘BIG 5’ 조선소로 불리웠던 동사가 아직 경영정상화에 이르지 못한 상황에서 성동조선을 떠맡기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성동조선에 추가자금 지원? 수은도 ‘부담’ “조선산업 신뢰성 크게 떨어져”
현 상황에서 성동조선해양을 관리하는 수출입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동 조선사에 추가자금을 지원하거나 시중은행을 설득하는 일 뿐이다. 만일 추가자금지원 실패로 성동조선해양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최대 수조원의 대손충당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밖에 수은이 최대주주로 있는 SPP조선과 대선조선도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출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당장 성동조선 문제부터 해결해야 나머지 조선사들의 구제방안이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추가 자금지원에 대해 금융권의 시각은 부정적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 현재 수출입은행이 성동조선해양에 공급한 대출은 총 1조 1,000억원대, 만만치 않은 자금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상화 기미를 보이지 않는 성동조선에 추가 자금지원은 수은 입장에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실제 작년 5월 수은이 성동조선에 지원에 3,000억원의 자금을 두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집중포화를 맞기도 했다.
 

업계가 더욱 불안해 하는 것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이 조선산업의 대출·여신규모를 축소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조선사의 경우 국내 은행과의 거래가 비교적 손쉽게 이뤄졌으나, 막대한 손실이 동시에 발생하고 부실회계 논란까지 이어지면서 조선업계에 대한 신뢰성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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